이/사/람 <br/>한기환 대구 동구보건소장<br/>동구 의사회·약사회·한의사회 등<br/>지역 보건의료단체와 협력 구축<br/>공공·민간 함께 주민 건강 지켜야<br/>취약층 세심한 돌봄 실현 새 목표<br/>조화·신뢰로 보건소 이끌고 싶어<br/>
제53회 보건의 날(4월 7일)을 맞아 한기환 대구 동구보건소장을 만났다. 지난 2월 10일 동구보건소장에 취임한 한 소장은 “지금 생각해보면 의사가 된 이유는 결국 ‘봉사’였다”며 자신의 길을 돌아봤다.
한 소장은 “성형외과라는 소위 ‘사치 품목’의사가 공중보건 행정을 맡게 된 것을 두고 많은 분들이 칭찬과 격려를 보내주신다”면서 “그동안 쌓은 경험과 배움을 지역사회에 돌려드려야 한다는 마음이 이 길을 선택하게 했다”고 말했다.
한 소장은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지역 보건의료 단체들을 만나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그는 “동구 의사회, 약사회, 치과의사회, 한의사회 등 보건의료 단체·단체장과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대구한의대병원, 파티마병원, 강남종합병원 등 주요 의료기관들과도 협력 관계를 맺었다”며 “공공과 민간이 손을 맞잡고 주민들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 소장은 그동안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성형외과 교수, 대한미용성형외과학회 이사장, 대한두개안면성형외과학회 회장,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장과 구순열·얼굴성형센터장까지, 다양한 직책을 맡으며 풍부한 의료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화려한 경력보다도, 그의 마음에 남은 것은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이었다고.
한 소장은 “2004년도에 아킬레스건 절단 수술를 받고 집에서 석달 정도 머문적이 있는데 그때 평소 하고 싶었던 조소(조각)를 시작했다”며 “환자의 외형을 바로잡는 데 집중하다 점토로 환자들의 얼굴을 빚기 시작하면서 그들이 겪는 마음의 고통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때부터 환자를 대하는 마음이 바뀌었다. 수술대 위의 환자에게도, 동구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연민의 정’을 가지고 대하게 됐다”고 했다.
한 소장은 자신의 지도력을 ‘부드러운 카리스마’라고 표현했다.
그는 “강한 것은 부러지기 마련이고 충돌과 갈등의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라면서 “조화와 신뢰를 바탕으로 보건소를 이끌고 싶다”고 밝혔다.
동구의 공공의료 수준에 대해선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큰 위기 속에서도 동구보건소는 철저하게 대응해 주민들의 건강을 지켰고, 현재 의료대란 상황에서도 기본 의료서비스 제공에 차질이 없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구보건소가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의료 모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소장은 “경제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가정 방문의료를 제공하고, 보다 세심한 돌봄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라며 “의료와 요양, 사회복지를 통합한 ‘통합돌봄지원사업’을 내년부터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심 지역에 ‘건강생활지원센터’를 건립해 주민들이 더 쉽게 공공의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안정적인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더욱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 소장은 “동구 주민을 사랑하는 마음을 품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서겠다. 그것이 의사라는 이름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