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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도 경주서 만나는 ‘고려의 푸른 빛’ 상형청자

경북매일
등록일 2025-05-08 18:53 게재일 2025-05-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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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展
8월 24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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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 전시장 모습.

상형청자가 경주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라는 타이틀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의 3월 전시를 마친 후 처음으로 순회 전시를 열었다. 이번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97점의 작품과 주요 도편들이 전시된다. 

상형청자가 경주로 첫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라는 타이틀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의 3월 전시를 마친 후 처음으로 순회 전시를 열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97점의 작품과 주요 도편들이 전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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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 입구 전경. 

‘상형’이라는 말의 의미처럼 다양한 형태들이 장식되어 있어, 전시 관람 전에 각 형상의 의미를 익히면 더욱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예로 오리, 물고기, 원숭이는 관직을 상징한다. 입구를 들어서자 1부  ‘그릇에 형상을 더하여’가 시작되었다. 익숙한 사자와 오리 모양의 토기가 보였다. 좌측엔 고려의 사자와 오리, 그리고 오른쪽엔 통일 신라 시대 유적인 사자와 오리다. 상형청자의 원류가 신라임을 보여준다. 그렇게 서로의 연결고리가 이어지고 2부 ‘제작에서 향유까지’에서는 고려 상형청자의 역사적 맥락과 생산, 유통, 소비 과정을 알려준다. 지도를 배치해 상형 청자의 이동 경로를 쉽게 살펴볼 수 있게 했다.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완벽한 조형미를 갖춘 향로들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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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형청자 주자와 병은 각각 얼마만큼의 액체를 담을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번 전시가 만족스러웠던 이유 중 하나는 유물을 한쪽 면이 아니 사방에서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굶주리다 미끼를 물어버린 동물처럼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향로의 경우 모조품으로라도 실제 활용 모습을 보여줬다면 더 환상적이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백제 금동대향로 사건을 익히 들었던 터라 더는 바라지 않기로 했다. 

세밀하게 만들어진 형태들에 감탄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을 잊어버렸다. 연꽃모양 향로의 경우 꽃잎 사이 사이 몰려든 유약이 만든 농익은 비취색이 깊이를 더해줬다. 도무지 흙에서 나온 빛이라고 가늠되지 않았다. 사자모양 향로는 입과 발 부근 구멍에서도 연기가 나온다고 한다. 꽤 신비로운 모습이 상상되었다. 

 

3부 ‘생명력 넘치는 형상들’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상형청자들을 살펴볼 수 있다. 기린, 오리, 원숭이, 석류, 죽순, 귀룡 등 다양한 향로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어느 부분 하나 허투루 만들어진 곳이 없다. 발톱 하나 문양 하나 놓칠새라 유심히 들여다 보았다. 죽순모양 주자와 승반은 화려한 문양이나 장식 없이도 완벽한 미를 갖춘 채 그 시대 장인의 우수성을 보여주고 있다. “똑떨어진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여야 한다. 

이때쯤 궁금증 하나가 생긴다. 이 아름다운 물체들 속엔 얼마나 많은 물을 담을 수 있을까? 친절하게도 한쪽 벽에 그 답이 그려져 있다. 무려 소주잔을 기준으로 표기되어 있어 재미를 더했다. 참고로 죽순모양 주자엔 소주잔 기준으로 30잔이나 들어간다고 한다. 실용성도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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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모양 향로와 사자모양 향로.

3부와 4부 사이엔 ‘청자 어룡모양 주자’ 단 한 점만을 배치해두었는데 그 공간을 모두 지배할 정도로 존재감이 굉장하다.

용의 얼굴에 물고기 몸을 형상화한 형태로 금방이라도 꼬리가 펄떡일 것 같은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4부 ‘신앙으로 확장된 세상’에서는 당시 유행했던 도교와 불교에서 상형청자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활짝 웃고 있는 나한상이 특히 눈에 띄었다. 이 작품을 들여다보면 나도 모르게 함께 미소 짓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4부의 끝부분에는 화면 터치를 통해 전시품들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기능이 마련되어 있어 더욱 세밀하게 감상하기에 좋다. 또한 출구 쪽에는 모조품을 진열하여 관람객들이 청자를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이는 매우 친근하고 다정한 전시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전시는 5월 3일부터 8월 24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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