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역사는 바르게 전해져야 한다

경북매일
등록일 2025-05-11 19:54 게재일 2025-05-12 12면
스크랩버튼
시민기자 단상

Second alt text

며칠 전 김해 가야테마파크에 갔다. 가락국의 모형 궁전인 태극전 내부를 둘러보았다. 사면에는 가락국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는 게시물이 여러 곳에 있었다. 동쪽 벽면 중앙에는 우리나라 남부 지역 지도에 여섯 개 가야국의 지명과 국명을 게시해 둔 곳에 시선이 모였다.

가야국은 42년 김해에 가락국, 함녕에 고녕가야, 성주에 성산가야, 고령에 대가야, 함안에 아라가야, 고성에 소가야를 건국했다. 남부 지역 지도에 기록한 가야 국명을 보는 순간 가슴이 덜컹 내려 앉은 기분이었다. 상주 함창에 있어야 할 고녕가야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고, 진주에 고령가야로 표기해 둔 것이 있었다.

고녕가야는 가야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고로가 시조왕이고 2대 마종왕, 3대 이현왕이 있었다. 254년 신라 제12대 첨해왕에 멸망한 고대 가야국이다. 213년간이나 존속한 고녕가야가 지도상에 기록이 없다는 것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이병도 역사학자 등은 함창에 있었던 고녕가야를 진주로 비정하기도 했다. 고녕가야의 ‘고녕’이 진주시의 옛 지명인 ‘거타’ 또는 ‘거열성’의 음과 비슷하기 때문이라 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음이 비슷한 점은 찾을 수가 없다. 역사적으로 존재하지도 않은 진주에 고녕가야가 존재했다는 설은 비약적인 해석이라 생각한다.

고녕가야를 고령가야라 표기하면 대다수가 고령의 대가야로 인식하기가 쉽다. 대가야가 고령에 건국되었기에 지명인 고령을 생각하여 대가야를 고령가야로 부르기도 하나 바른 국명을 사용해야 한다. 함녕(함창)에 있었던 고녕가야를 일부는 고령가야로 기록하는 때도 있었으나, 이는 고녕가야로 기록해야 한다. 고녕가야의 한자는 ‘古寧加耶’이다. 한자의 ‘寧’자는 어두에 오면 ‘영’으로 읽지만, 어두 다음에는 ‘녕’으로 읽는다.

고녕가야가 지워진 원인에는 일부 사학자에 의해 가야의 역사가 경상북도 북쪽에 존재해 있으면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임나일본부설에서 369년에 한반도 가야 땅에 임나일본부를 설치하여 200년간 다스렸다고 주장하는 것에서 그 연유를 찾아볼 수 있다. 임나국을 한반도 남부의 가야 지역에 비정한 사학자가 있다. 우리의 역사 왜곡으로 본다.

몇 년 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 신청한 가야고분군 7개 중에서 합천의 옥전고분군을 ‘다라국’으로, 남원의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을 ‘기문국’으로 등재 신청한 일이 있었다. 다라국과 기문국은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임나국의 이름이다. 왜 이 이름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신청에 올렸는지 의문이 갔으나 민족사학자들에 의해 두 개의 임나국 이름이 빠지고, 합천 옥전고분군으로,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으로 등재된 사건도 있었다.

역사적 사실은 후손에게 바르게 물려 줄 책무가 있다. 역사학자나 역사학을 전공하는 사람은 유념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김성문 시민기자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