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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임대인이다’ 성황리 공연

경북매일
등록일 2025-05-11 19:55 게재일 2025-05-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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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극’이라는 새로운 장르 탄생… 문학소비시장 새로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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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미니극단 ‘나는 임대인이다’ 공연 모습.

라온미니극단(단장 곽명옥 수필가)이 ‘활자를 뛰쳐나오는 문학’ 행사의 일환으로 수필극을 지난달 27일 오후 대구 김광석길 야외 콘서트홀 무대에 올렸다.

이날 공연에서는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첫 번째 공연은 박민재 수필가의 원작 ‘나는 임대인이다’를 이경은 작가가 각색하고, 곽명옥 단장이 기획하였으며, 김용조 시인이 연출을 맡았다.

아버지의 병원비를 충당하느라 보증금까지 바닥난 상태로 집세가 밀리자 ‘아버지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넋두리하는 직장 여성. 시골 부모님 생각에 꿈을 중도 포기해야겠다는 청춘의 안타까운 모습. 그리고 노력과 성실로 앞날의 삶을 잘 풀어가는 청춘을 보며 흐뭇해 하는 임대인의 이야기까지를 모두 엮어 평범한 우리의 삶을 조명한 스토리의 수필극이다.

어려움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아웅다웅 살다가 가진 것 다 내려놓고 떠나야 하는 우리 인생도 궁극에는 세입자 신세 아니겠는가. 지구별의 세입자끼리 사랑과 정을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우리 시대의 메시지를 담았다. 갈등과 사랑, 인정의 묘사가 관객들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재미와 궁금증을 더해갔다.

이날 참석한 원작자 박민재 수필가는 임대인으로서 겪은 고충과 꿈을 향한 청춘의 도전을 응원하는 부모의 마음이 회의와 보람의 접점이었음을 확인하고 청춘들에게 꿈과 용기를 잃지 않도록 격려했다.

그 다음 시간에는 이명지 수필가의 원작  ‘낮술’이 앙코르 공연으로 올려졌고, 이어 ‘나는 임대인이다’가 다시 무대에 올랐다. 방종현 수필가의 하모니카 연주를 배경으로, 연기자들은 아마추어 이상의 연기를 뽐내 관중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한혜경 문학평론가(명지전문대 명예교수)는 “살아가면서 겪는 일들과 소회, 삶의 희로애락, 우리 사회의 여러 현상 등을 진솔하게 담아낸 수필이 수필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탄생해 태양처럼 빛났다”고 평했다. 이영옥 작가는 “수필극은 원작에 원근법을 입혀 작가와 감상자가 일체감에 이르게 하는 고도의 작업”이라는 감상을 밝혔다.

장호병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계간문장 발행인)은 “미디어 환경이 바뀜에 따라 예술 소비 모드가 변화되고, 수필작품이 10분 내외의 수필극으로 재탄생하고 있으며, 이경은 작가의 수필극본집  ‘튕’이 이런 예술 소비 패턴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인사말을 했다.

사람들의 정서, 감각에 효과적으로 호소하기 위해서는 시각예술이나 청각예술 등 여타 장르의 이질적인 특성을 접목하는 하이브리드, 또는 그 특성을 차용, 교차하는 크로스오버의 작법이 문예활동에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문장인문학회가 주도하는 ‘활자를 뛰쳐나오는 문학’이 라온미니극단의 공연을 통해 문학소비시장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방종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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