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지호텔 박영미·정자빈 작가 고양이 작품전
호텔 입구 계단에 여유롭게 늘어진 고양이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경주 지지호텔의 마스코트이자 특별한 전시가 열리게 된 계기를 만든 주인공이다. 삼색 고양이 지지는 지난해 2월 다리 골절 및 타박상으로 호텔 화단에서 발견되었다. 이후 직원들이 사비로 고양이 치료에 나섰고 현재 기업 차원에서 보호 중이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보호에 조심스러웠으나 투숙객들과 교감을 통해 이미 SNS와 구글 리뷰를 통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초기엔 경계가 심했다고 하나 사랑을 듬뿍 받아서인지 사람에 대한 경계는커녕 가까이 다가가자 스스럼없이 등을 들이밀었다. 한참 등을 긁어주고 나서야 전시가 열리는 호텔 로비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내부에는 고양이를 주제로 작업 중인 박영미, 정자빈 작가의 작품 30여 점이 설치되어 있었다.
박영미 작가는 갤러리미지 외 초대개인전 12회 및 국내외 아트페어와 단체전에 다수 참여하며 김해미술협회에서 활동 중이다.
박영미 작가의 작품 속에는 ‘깜장 봉다리’라는 검은 고양이가 등장한다. 그림 속에서 그는 구름 위에서 유유자적 책을 읽기도 하고 초록으로 우거진 숲 속에서 의자에 앉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가 자리 잡은 곳엔 초록이 가득하다. 초록이 가득 담긴 공간에서 여유롭게 자리 잡은 고양이는 보는 이를 편하게 만들어 준다. 이번 전시 대표작 초록이 좋아5 에서는 귀여운 하트를 만들어 보이는 봉다리의 포즈에서 절로 미소를 짓게 했다.
정자빈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섬유미술과를 졸업, 개인전 17회, 부스전 9회 그 외 유수 단체전에 다수 참여하였다. 정자빈 작가의 작품 속 고양이는 화사함과 우아함이 가득하다. 만개한 꽃 고운 색깔의 나비 사이에서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작 ‘Blossom’에서는 여러 가지 꽃들이 활짝 핀 나무 사이 올라앉은 파랑새를 지켜보는 고양이의 표정이 재미있다. 귀여운 고양이들을 차치하고도 부드럽고 온화한 색상만으로도 행복함이 느껴진다.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유기묘에 대한 인식 전환 및 공존의 메시지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길고양이를 상생할 수 있는 존재로 그를 통해 생명에 대한 존중과 책임을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전시를 준비했다고 한다. 또한 호텔 공간을 시민과 공유하며 문화와 복지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더해졌다.
이번 전시에 따라 추후 지역 작가와의 협업을 통한 제2, 제3의 전시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경주 지지호텔 주최, 갤러리 미지의 후원으로 진행 중인 ‘GG’와 함께하는 박영미, 정자빈 콜라보 전시회는 5월 1일부터 17일까지 경주 GG 호텔 로비에서 진행된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