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참석자들과 눈높이 맞춘 격의 없는 행보

박형남 기자
등록일 2025-07-03 20:01 게재일 2025-07-04 4면
스크랩버튼
 李 대통령 첫 기자회견 ‘소통 의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121분 진행
‘민생·경제’ 등 질문 추첨 문답 등
이색적인 장면들 여럿 포착 ‘눈길’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출입기자 대표가 추첨함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질문할 기자를 뽑기 위해 추첨함에서 명함을 집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취임 30일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이번 기자회견은 이전 정부와 다른 이색적인 장면들이 여럿 포착되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이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예정된 100분의 시간을 넘겨 약 121분간 진행된 회견은 파격 그 자체였다.

우선 행사장에는 연단이 없어 이 대통령의 ‘소통’의지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연단 없이 참석자들과 동일한 눈높이에서 앉은 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하며 격의 없는 소통의 모습을 보여줬다.

참석자들과 거리도 좁혔다. 참석자들 좌석은 일렬이 아닌 반원 형태로 둘러앉는 ‘타운홀 미팅’ 형태로 마련됐고, 이에 이 대통령과 회견에 참석한 기자단 좌석 간의 거리는 1.5m가량에 불과했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뿐만 아니라 지역 풀뿌리 언론들을 챙긴 점도 달랐다. 이날 회견에는 국내 매체 119곳, 외신 28곳이 참여했는데 지역 풀뿌리 언론인들도 벽면에 설치된 ‘미디어월’ 화면을 통해 원격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질문자를 즉석에서 추첨해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과정 등이 남달랐다. 기자단에서 선정한 기자가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등 질문 주제가 적힌 상자에 담긴 기자들의 명함을 뽑으면 추첨된 명함의 기자가 대통령에게 질문하는 ‘제비뽑기’ 방식이었다. 이 같은 질문자 즉석 추첨은 미리 짠 것처럼 질문하고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전 기자회견을 지양하려는 취지에서 도입했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이같은 방식과 관련, 이 대통령은 “아침에 제가 이야기를 들어보니, 추첨한다고 하니까 ‘벌 떼’처럼 명함을 몇 개 주신 분도 계신다고 한다. 관심들이 많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질문자를 직접 지목해야 할 순서에서는 “여성으로 하겠다”고 말하며 국내 매체와 외신에서 각각 여성 기자를 질문자로 선택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기자회견장 특유의 긴장된 분위기를 풀려는 노력도 눈에 띄었다. 이 대통령은 뽑기를 통해 질문자로 선택된 기자들에게 “로또 이런 게 돼야 하는데요”, “이거 뽑히면 상금이라도 주고 그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 농담으로 격의 없는 모습을 보였다. 중앙 언론 중심의 관행을 깨고 지역 중심으로 질문이 이뤄진 점도 주목할만했다. 이 대통령은 외신 2곳을 포함, 총 15곳 매체 기자로부터 질문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지역지가 4곳이었다.

모두발언이 최소화된 점도 이전 정부들과는 달라진 모습으로 평가받는다. 이날 붉은색과 푸른색 줄이 교차하는 ‘통합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한 이 대통령은 회견을 시작하며 미리 준비한 약 3천자 분량의 원고를 읽은 뒤 본격적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최대한 언론의 질문을 많이 받겠다는 대통령의 뜻에 따라 모두발언을 최소화한 것이라 밝혔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정치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