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농축산물 개방 등 핵심쟁점 접근 시도 美, 다음주 EU·中과 협상…韓, 시간 많지 않아
한·미 산업장관이 2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만나 관세 문제를 놓고 심야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타결에는 이르지 못한 채 “내부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협상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자택에서 비공식 회담 형태로 진행됐다. 한국 측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날 워싱턴DC 회담에 이어 다시 미국 협상팀과 마주 앉았다.
이번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25%의 보복관세를 예고한 8월 1일 시한을 앞두고 열린 것이어서 국내외 이목이 쏠렸다.
김 장관은 대통령실과의 통상대책 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대미 투자 확대 △소고기·쌀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문제 등에 대해 수정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 측은 한국의 양보 수준이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추가 조건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협상 결과를 토대로 대통령실에 보고했고, 26일에도 비서실장 주재로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김 장관은 조만간 다시 미국 측과 후속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백악관은 “한국과 생산적인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지만, 미국이 요구한 조건 대부분이 한국 정부 입장에선 부담이 크다. 미국은 △농축산물 추가 개방 △구글 정밀지도 반출 허용 △플랫폼 규제 철회 △자동차 관련 비관세 장벽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 제시한 4천억달러(약 55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는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한편 러트닉 장관은 한국과의 협상을 마친 뒤 곧바로 스코틀랜드로 이동, 트럼프 대통령과 EU 집행위원장과의 협상에 동석할 예정이며, 이어 스웨덴에서 중국과 3차 무역회담에 나선다. 미 정부의 빡빡한 일정상, 한국과 협상할 시간도 많지 않아 우리 정부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