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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모교 안동 삼계분교 67년 만에 역사 속으로

피현진 기자
등록일 2025-07-26 10:44 게재일 2025-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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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마지막 후배 김이지 학생 경북도 폐교 정책에 2학기부터 본교서 수업
이재명 대통령 모교인 안동시 예안면 월곡초등학교 삼계분교장./독자 제공

제20대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의 모교인 안동시 예안면에 위치한 월곡초등학교 삼계분교장이 25일 67년의 역사를 뒤로한 채 마지막 수업을 마쳤다. 이 대통령은 1976년 이 학교를 졸업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6학년 학생 수는 70명에 달할  정도로 제법 규모가 컸다. 

 

그러나 이날 마지막 수업에는 단 한 명만 자리에 앉아 있었다. 김이지(12) 양이였다. 그는 담임 전재준(42) 선생님으로부터 사회 교과 보충 수업을 들었다.

김 양은 입학 동기가 여러명이었지만 6년 간 친구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 혼자 남겨졌다.

수업을 마친 뒤 담임에게 다가간 김양은 “졸업할 때까지 함께 해 주기로 했잖아요”라며 애정어린 투정을 부렸다.

아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선배로 이 학교를 졸업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우리 학교에서 대통령이 나온 게 자랑스럽다. 제가 마지막 후배니까 자부심을 갖고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또 “오는 9월 안동시민운동장에서 열리는 육상대회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응원 해 주세요”라며 활짝 웃었다.

이날 수업을 마친 김 양은 책가방을 메고 교실 밖으로 나와 정든 교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이 대통령이 졸업한 이 학교의 마지막 학생 하교로, 이것으로 월곡초등학교 삼계분교장의 67년 여정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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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를 앞둔 예안면 삼계분교장 6학년 교실에서 김이지 학생과 전재준 담임선생이 마지막 수업을 함께 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김 양은 2학기부터 월곡초등 본교에서 학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본교 역시 전교생이 6명 뿐인 작은 학교다.

이날 삼계분교에서의 마지막 수업을 마친 전재준 선생은 “예전에는 작은 학교를 살리려는 교육 당국의 노력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시도조차 지속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월곡초등학교 삼계분교장은 본래 1954년 동계국민학교의 분교로 시작해 1999년부터는 월곡초등학교에 통합된 분교장으로 운영됐다. 오지 마을 도촌리에서 먼 등하굣길을 걸어 다녔던 이 대통령은 이곳에서 꿈을 키웠고, 지금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됐다.

한때는 지역의 중심 역할을 하며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기도 했지만 2021년 이후로는 신입생이 없어, 수년째 김 양 혼자 수업하며 운동장을 누볐다.

경북도는 9월 1일 자로 도내에서 총 7곳의 초등학교 및 병설 유치원의 폐교를 예고했다. 삼계분교장 역시 그 안에 포함됐다. 현직 대통령을 배출한 학교지만 시대의 흐름은 피해가지 못하고 이제는 ‘대통령의 모교’라는 상징으로만 남게 됐다. 
지역주민들은 못내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어떻게든 명맥을 유지할려고 노력도 했지만 학생 제로라는 현실 앞에서는 결국 두손을 들어야 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농어촌의 현실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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