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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의 한 아파트, 하루 동안 ‘워터파크’ 변신… 폭염도 잊었다

박호평 기자
등록일 2025-07-27 10:24 게재일 2025-07-2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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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즐겁게 물놀이, 어른들은 이웃간 소통
경북 칠곡군 왜관읍 소재 ‘태왕 아너스 센텀 아파트' 주민들이 힘을 모아 설치한 10m 길이의 수영장 두 곳에서 아이들이 시원하게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칠곡군 제공

“워터파크로 변한 우리 아파트! 폭염도 잊었어요."

35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 아파트 주민들이 지난 26일 힘을 모아 단지 한복판에 길이 10미터짜리 풀장 두 개를 설치했다. 아이들은 집 앞에서 물장구를 치며 여름을 즐기고, 부모들은 그늘 아래서 이웃과 마주 앉아 웃음을 나눴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북 칠곡군 왜관읍 ‘태왕 아너스 센텀’ 입주민들이다. 728세대가 거주하는 이곳에서 입주자대표회의가 주도해 아이들을 위한 여름방학 맞이 특별 이벤트를 연 것이다. 

가로·세로 10m 짜리 초등학생용 풀장과가로 10m·세로 8m 짜리 유아용 풀장이 나란히 설치됐다. 안전을 고려해 연령대별로 공간을 분리했다. 
단지내 아이들 약 200여 명이 참여했고, 풀장 한쪽에는 소박한 플리마켓도 함께 열렸다. 부모들은 장을 보고, 아이들은 물놀이에 푹 빠졌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대학생 아르바이트 안전요원 3명이 현장에 투입됐다./칠곡군 제공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었다. 관리소에서 사전 교육을 받은 대학생 아르바이트 안전요원 3명이 현장에 투입됐고, 주말인데도 아파트 관리소 전 직원이 모두 나와 물놀이 현장을 지켰다. 

여기에 아파트 주민 12명이 일일 자원봉사자로 나서 풀장 운영을 도왔다. 

아이들을 위한‘슬라이딩 에어바운스’도 설치됐다. 공기를 불어넣어 만든 대형 미끄럼틀은 아이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만큼 인기였다. 물 위를 미끄러지는 짜릿한 재미에 아이들은 좀처럼 풀장을 떠나지 않았다. 

뜨거운 날씨 속에서 차가운 물놀이만 시켜도 괜찮을까 걱정하던 어른들을 위해 따뜻한 정성을 더한 주민도 있었다. 윤경미(60) 이장은 혹시 아이들이 감기라도 걸릴까 염려돼 직접 어묵탕을 끓여 무료로 제공했다. 

 

환경을 생각해 일회용기 대신 개개인이 가져온 개인 용기에만 담아줬다. 어묵을 받아 든 아이들은 따뜻한 국물에 함빡웃음을 지었다. 수박과 과자 등 150인분의 간식도 등장했다.

입주자대표회의 최슬민(48) 회장은 “단지 안에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고, 부모님들도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주민들끼리 소통하는 계기가 되고, 입주민 이외의 아이들까지 함께 어울리면서 지역 사회의 화합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반까지 운영됐고, 마무리 정리는 오후 5시까지 이어졌다.

/박호평기자 php111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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