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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군위군 포함 항공사진 통합플랫폼 통해 대시민 서비스

대구시가 군위군을 포함한 시 전역을 대상으로 2024년 항공사진 촬영을 완료하고 ‘항공사진 통합플랫폼’을 통한 대시민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항공사진은 대구시 전역을 1973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1회 촬영해 불법 건축물의 단속과 국·공유지 불법행위 검토, 과세자료 정비, 도시계획 등 각종 공간정보 관련 부서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항공사진 통합플랫폼(airmap.daegu.go.kr)을 통해 고해상도 항공사진과 다양한 공간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방문 신청 등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2023년부터 온라인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주소 및 장소명 검색을 통해 특정 지역의 항공사진을 저장하거나 출력이 가능하며 보상, 세무, 소송 등 각종 민원을 해결하는 데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밖에도, 항공사진 영상을 연도별로 나열한 타임라인 기능과 원하는 연도의 사진들을 비교할 수 있는 화면분할 및 지번에 대한 부동산정보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으며, 올해부터는 군위군 영상도 포함돼 있어 활용도가 더욱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허주영 대구시 도시주택국장은 “앞으로도 고품질의 항공사진을 지속적으로 구축·제공해 스마트한 공간정보업무를 추진하고 시민들도 항공사진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서비스 제공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6-04

대구교육청, 주민참여예산 편성 설문조사 7월11일까지 실시

대구시교육청이 2026년 예산편성 시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2026년 주민참여예산 편성 설문조사 및 공모’를 실시한다. ‘주민참여예산제’는 교육 재정 운영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제고하기 위해 예산편성 과정에 주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학부모, 학생 등을 비롯해 대구교육에 관심 있는 대구 시민 누구나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설문조사’는 5일부터 오는 7월 11일까지 시교육청 및 각급 학교 누리집 팝업창과 QR코드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설문 문항은 대구교육재정의 방향, 예산편성 우선순위, 희망 사업에 대한 의견 등 총 22개로 구성돼 있다. 이와 함께, 이달 말까지 주민참여예산사업 공모 집중 기간으로 지정하고 주민참여예산사업을 공모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은 시교육청 누리집(www.dge.go.kr) 또는 우편·팩스로 참여 가능하다. 접수한 주민 의견은 9월까지 사업부서와 주민참여예산위원회의 검토·심의와 예산안 편성, 시의회 심의·의결(10~12월) 등의 절차를 거쳐, 2026년도 대구시교육청 예산에 반영된다. 또한, 예산이 확정된 후 주민참여예산제 참여자 중 추첨을 통해 60명에게 1만 원 상당의 상품을 지급할 예정이다. 강은희 교육감은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대구교육을 위해 2026년도 예산 편성에 학생, 학부모 등 교육수요자와 대구시민들이 적극 참여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지난해 102건의 주민 제안을 접수해 학교폭력 예방 조치 강화, 초등돌봄교실 지원 확대, 독서인문교육 강화 등 82건의 제안을 선정하고, 약 4209억 원의 예산을 반영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6-04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 결제 체험 이벤트

대구시가 한국은행과 협력해 디지털화폐의 실생활 활용 가능성을 시민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화폐 체험 이벤트’를 5일부터 개최한다. 이번 체험 이벤트는 한국은행에서 추진 중인 ‘디지털화폐 활용성 테스트’의 일환으로, 시민이 ‘디지털화폐’를 실제 상점에서 결제 수단으로 사용해 봄으로써 디지털화폐의 사용성·편의성을 경험할 수 있다. 참가 신청은 블록체인 기반 통합 모바일 신원 인증 플랫폼인 ‘다대구’ 앱을 통해 진행된다. 신청 대상은 ‘다대구’ 앱에 대구통합도서관 회원증을 등록하고, 지정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IBK기업, 부산) 중 한 곳에서 전자지갑을 개설한 만 19세 이상 내국인이다. 응모 기간은 5일부터 12일까지며, 선착순으로 2000명을 모집한다. 선정 결과는 오는 13일 발표된다. 선정된 참가자에게는 교보문고 대구점 및 칠곡점에서 디지털화폐로 1만 원 이상 결제 시 사용할 수 있는 ‘다대구 디지털화폐 리워드 바우처’가 제공된다. 바우처 사용 기한은 2025년 6월 30일까지다. 류동현 대구시 ABB산업과장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는 미래 금융의 핵심 기반이 될 기술로, 이번 체험은 시민들이 디지털화폐를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블록체인 시민 체감 서비스를 통해 대구시민의 디지털 역량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행사와 관련해 보다 자세한 내용은 ‘다대구’앱 고객센터(053-710-3401)로 문의하면 된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6-04

대구교통공사, 재난관리평가 ‘대통령 표창’

대구교통공사가 4일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5년 재난관리평가에서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공사는 2022년과 2023년에 이어 세 번째로 철도분야 최우수기관(1위)에 선정됐고, 철도기관 최초로 5년 연속 우수기관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재난관리평가는 전국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340개 재난관리 책임기관을 대상으로 재난 예방·대비·대응·복구 전 과정에 걸친 관리체계 운영 실태와 위기대응 및 안전관리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번 성과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추진해 온 공사의 안전관리 노력이 결실을 맺고, 공사의 재난대응 체계가 전국 최고 수준임을 공인받은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 공사는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과학적·예방적 안전관리 △IOT(사물인터넷)과 AI(인공지능)기반의 스마트 유지관리시스템 구축 △시설물에 대한 선제적 점검과 예방중심 안전관리 강화 △리튬배터리 화재 등 신종 재난에 대응한 맞춤형 대책 수립 등을 통해 안전경영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끈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도 공사는 2024년 도시철도 개통 이후 철도안전사고 ‘무사고’ 달성, 철도안전관리 수준평가 ‘2년 연속 최우수 등급’ 획득, 지속적인 비상대응훈련으로 ‘현장 대응력 강화’ 등 재난안전관리 전반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대구교통공사 김기혁 사장은 “이번 대통령 표창은 임직원 모두가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헌신해 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철도사고·장애 및 안전 데이터 DB(데이터베이스)화 등 과학적 분석에 기반한 스마트 재난대응체계를 고도화하고, 안전관리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6-04

수제화로 걷는 54년 외길, 손끝에서 빚어낸 작품

“지역의 뿌리 제조업인 수제화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후진양성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구시수제화협회장을 맡고 있는 최병렬(64) 한양제화 대표의 말이다. 최병렬 대표는 지난 2019년 대구 중구의 ‘제1회 수제화 명장’으로 선정됐다. 수제화 명장은 20년 이상 수제화 분야에 종사하고 5년 이상 중구에서 수제화를 제작하는 기술자를 대상으로 한다. 54년간 한 길만을 걸어왔다는 최 명장의 손에 박힌 굳은살은 숱한 세월 가죽을 가르고 두드려온 여정을 대변하는 듯 했다. 그가 운영하는 한양제화는 대구 중구 향촌동의 수제화 골목에 위치해 있다. 1970년대부터 형성된 수제화 골목은 수제화 생산·수선·원자재 공급업체와 도·소매점 130여 곳이 성황을 이루던 곳이다. 1980년대 본격적으로 수제화 골목으로 불리며 호황을 누리며 중년층의 단골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1990년대 말부터 값싼 중국산 구두와 기성화가 쏟아지면서 쇠퇴의 길을 걸었다. 현재는 약 30여 곳만 남아있다. 최 명장은 “중학교 1학년 때 집안 형편이 어려워 학교를 중퇴하고 당시 이 골목에서 가장 규모가 큰 양화 가게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서른 한살이 되던 해 가게를 열고 20여 명의 직원들과 함께 하루에 150컬레 정도를 밤새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수제화를 만들어 놓기가 무섭게 팔려 나갔다. 직접 디자인한 제품이 크게 히트를 친적이 있는데, 그땐 매장에 진열할 구두가 없을 정도로 인기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좋은 가죽으로 고객들의 발모양 맞추고 끝까지 A/S를 보장하고 있다. 이렇게 정성을 다하다보니 아직까지 단골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이곳에서 계속 영업을 할 수 밖에 없다”며 활짝 웃었다. 매장 뒷편 그의 작업실에는 오랜 세월 최 명장과 함께 해온 장비들과 다양한 가죽들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그는 지금도 손님이 찾아오면 종이에 발 모양을 본뜨고 디자인을 정한다. 디자인을 종이에 옮기는 ‘패턴 뜨기’가 끝나면 가죽을 디자인대로 재단하고 붙인다. 마지막으로 신발 윗단과 밑창을 결합한다. 튼튼한 구두 하나를 만들기 위해선 꼬박 하루가 걸린다. 보통 주문을 받고 일주일에서 열흘이면 새신발을 받아볼 수 있다고. 수제화는 발이 크건 작건 상관없이 본인의 발형에 맞게 주문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최 명장은 “수많은 단골이 있지만 20여 년 전 찾아온 여성 손님의 발이 195㎜나 됐다. 기성 신발은 맞는 게 없어서 발 모형을 떠 놓고 전화만 하면 신발을 만들어 보내줬었다. 그 손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고 했다. 그는 최근에는 지역의 수제화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후진 양성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대구시수제화협회를 통해 수강생을 모집해 전·후반기 과정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시수제화협회장인 최 명장은 교육 총괄로 실습 물품부터 강의에 이르기까지 꼼꼼히 수강생들을 챙기고 있다. 건강이 허락하는 동안 지역의 뿌리 제조업인 수제화를 만들겠다는 최병렬 명장은 “외국산 저가 제품과 고령화 등으로 기술자가 점점 사라지면서 수제화 산업도 쇠퇴해 가는 것이 안타깝다” 면서 “골목에 남아 있는 수제화 장인들이 장인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6-04

늦둥이 어린 자식 데리고 오백 년 긴 세월 주민과 동고동락

경북 예천군 용궁면 금남리 696번지, 넓은 들판 가운데 황목근(黃木根)이라는 노인이 늦둥이 어린 자식을 데리고 오백 년이라는 긴 세월을 주민과 함께 동고동락하고 있다. 이름 황목근, 나이 500살, 키 15m, 몸 둘레 3.2m라는 거인의 노인이다. 정확히 말하면 그는 1998년 12월 23일, 천연기념물 제400호로 지정되어 국가 보호를 받는 팽나무 노거수이다. 주민들은 그보다 먼저 ‘황목근’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주민등록증까지 발급해 주어, 명실상부하게 재산을 보유하고 세금을 납부하는 존재가 되었다. 사람도 아닌 나무가 이름을 가지고 재산을 소유하며 세금까지 내는 일은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특별한 사례이다. 500살·키 15m·몸 둘레 3.2m 팽나무 1998년 12월 23일 천연기념물로 지정 주민들 이름 붙이고 주민증까지 발급 ‘황만수’라는 27년된 자식도 하나 있어 정월대보름 당제·백중 잔치 화합 도모 나무이면서 사람이며 신적인 존재로 주민들의 삶에 깊숙이 스며들어 공존 금남리 넓은 들은 마을 주민은 물론, 인근 마을까지 일용할 양식을 공급하는 식량 창고이자 삶의 터전이다. 이 들판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황목근 노인은 사계절을 맞이하고 보내며 마을의 평안과 풍년을 함께 기원했을 것이다. 들판의 푸른 물결이 황금빛으로 출렁일 때, 주민들과 함께 웃음을 짓지 않았을까. 보지 않아도 눈에 선하다. 마을의 중대사를 의논하고 결정하는 마을 행사 중심에는 늘 황목근 노인이 있었다. 주민들은 이 팽나무를 ‘근본 있는 나무’라는 뜻에서 ‘목근(木根)’이라 부르고, 봄마다 노랗게 피는 꽃에서 ‘황씨’라는 성을 붙였다고 한다. 넓고 깊게 뻗어나가는 뿌리처럼 마을이 번창하라는 뜻도 담겨 있다. 그에겐 자식도 하나 있다. 1998년 봄, 팽나무 앞에 세워진 마을 제단 주변 석축 사이에서 싹이 터 자란 어린 팽나무를, 2002년 봄에 주민들이 이름을 공모해 ‘황만수(黃萬樹)’라 지었다. 장수를 기원하는 이름이다. 어미 품에서 떼어내 지금의 자리에 옮겨 심었고, 이제는 한창 흙 맛을 본 27세가 되었다. 500살 어미를 바라보는 감회는 어떨까.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일 것이다. 대부분 팽나무 노거수는 잠재 자연식생 정보를 포함하는 자연적 기원에 잔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인공적으로 식재된 것으로부터 기원하는 문화적 기원은 드문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황목근 팽나무는 인공적으로 식재된 것으로 보인다. 들판 한가운데, 누가, 왜 이 팽나무를 심었을까? 팽나무는 본래 바닷가 포구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포구나무’라 불린다. 내륙 깊숙한 이곳 들판에 심어진 이유는 농경지 한가운데, 그늘 한 점 없는 곳에 잎이 무성한 팽나무가 농부들에게 더없이 좋은 쉼터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무성한 가지, 병충해에 강한 체질, 넓게 뻗은 뿌리. 팽나무는 현명한 선택이었다. 누군가 함부로 훼손하지 못하도록 마을의 수호신인 당산나무로 모셨고, 이는 조상의 자연관과 나무 사랑을 잘 보여준다. 20여 년 전, 황목근 팽나무 노거수를 처음 마주했을 때 ‘황목근 보존회’의 엄영우 씨로부터 나무의 유래와 삶의 이야기를 들었다. “황목근 팽나무는 약 12,232㎡(3,700평)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재산을 보유한 나무 중에서도 가장 많습니다. 1939년에는 이름과 함께 등기이전까지 했고요.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에는 행정자치부로부터 주민등록번호에 해당하는 특별 등기 번호(3750-00735)를 부여받아 1995년 4월 29일 등기할 수 있었습니다. 2001년 12월 29일에는 마을회관 부지 690㎡를 황목근 팽나무 명의로 등기이전했고, 주민 권오인 씨와 권대윤 씨가 자신의 땅 239평을 희사하기도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황목근계’를 조직해 이 토지를 경작하고 연간 약 여섯 가마니의 쌀을 수확합니다. 이 수익으로 마을 제사와 백중 잔치 비용을 충당하며, 남은 돈은 장학금으로 사용합니다.” 미담은 이뿐 만이 아니었다. 황목근 팽나무는 ‘담세목(擔稅木)’으로도 불리며, 세금을 성실히 내는 ‘모범 납세목(納稅木)’으로 유명하다. 주민들은 매년 정월대보름 자정에 당제를 올리고, 백중날에는 나무 아래에서 잔치를 벌이며 마을의 화합을 도모한다. 이처럼 나무는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주민의 삶과 문화, 민속 신앙이 깃든 존재로,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즉 한 그루의 나무는 나무이면서 사람이며 또한 신적인 존재로 주민들의 삶에 깊숙이 스며들어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공존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노거수의 과잉보호는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건강했던 황목근은, 주민들이 옹벽을 쌓고 주차장을 만들면서 토지 환경이 바뀌자 급속히 쇠약해졌다. 이는 나무의 뿌리가 다칠 수 있고 또 뿌리가 뻗어나가는 데 방해가 되어 자람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일 수 있다. 지난 환경에 오랫동안 최적화되어 있는 나무에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는 특히 노거수의 경우에는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수도 있다. 주민들과 방문객에게는 좋을지 모르지만, 황목근 팽나무 노거수는 치명적인 결과로 작용할 수 있다. 그 현상이 오늘날 뚜렷이 나타났다. 현재 황목근 노인은 많이 아프다. 나뭇잎은 지고, 앙상한 몸에는 상처가 선명하다. 팽나무의 임계 수령은 보통 300년이라는데, 이 나무는 200년을 더 산 셈이다. 속은 썩어 비어 있고, 쓰러지지 않게 굵은 철심을 박아 지탱한다. 주민들이 선물한 10개의 지팡이에 의지하고, 가지는 서로 브릿지로 연결되어 있다. 주차장, 피뢰침, 돌탑, 제단, 방책까지 만들어졌다. 이는 나무 주변의 환경 변화를 초래하여 주민과 방문객들에게는 편리하여 필요할지 모르지만, 나무에는 무용지물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방해물일 지도 모른다. 또한 황목근과 황만수 팽나무 주변에 은행나무, 이팝나무 등 자람이 빠른 다른 나무들을 심어 놓아 자칫 황목근과 후계목 황만수를 가릴 수 있으니, 다른 곳으로 옮겨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필자의 시 ‘황목근 앞에서’ 예천 용궁면 금남리 들판 한가운데, 이름을 가진 나무 한 그루 서 있다. 오백 년을 견디며 마을과 함께 웃고, 울고, 살아온 생명. 속은 비었어도 지팡이 열 개에 몸을 싣고, 어깨를 맞대어 하늘 끝을 우러른다. 그 빈 속을 지나간 바람마다 이야기 한 자락씩 스며들고, 그늘 아래선 사람들이 모여 전설을 다시 짓는다. 그 곁엔 대를 잇는 황만수 팽나무 한 그루. 묵은 그늘 아래 빛을 배우고, 바람 속에서 나이테를 키우며 말없이 뿌리를 내린다. 잎은 여리고 가지는 가늘지만 세월의 숨결을 기억하며 조용히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작은 잎으로 노래한다. /글·사진=장은재 작가

2025-06-04

‘제국의 진열장에서 민중의 저항으로’ 경주박물관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경주고적보존회 금관총 유물진열관_경주고적보존회 진열관은 신라의 빛이 제국의 손에 들려 타오르던 공간이었다. 경주의 유산은 일제의 유리장 안에서 빛났고, 그만큼 어둠도 짙게 드리워졌다. ■햇무리 진 박물관 뜰 햇살이 뜨겁게 떨어진다. 박물관 정문은 숨조차 땡볕에 잠긴다. 사람들은 연신 이마의 땀을 훔친다. 박물관 뜰 오른편엔 성덕대왕신종이 우람하게 서 있다. 청동빛은 햇살 아래서 더욱 단단해진다. 종은 더 이상 울리지 않지만, 보는 이의 가슴 한가운데를 두드린다. 경주엔 오늘 햇무리가 생겼다. 태양을 감싸고 도는 무지갯빛 고리가 신비스럽다. 사람들은 일제히 발걸음을 멈추고 천체의 이변을 구경한다. 예로부터 하늘은 인간 세상을 관장하는 신의 영역이라 여겨졌다. 하늘 위에 펼쳐진 모든 천문 현상은 신들의 말이었고, 해는 그중에서도 왕의 징표이며, 하늘에 생겨난 빛의 환(環)은 하늘이 보내는 신호로 여겨졌다. 경주 하늘에 떠오른 햇무리를 보며 신라인의 믿음이 잠시 되살아난다. 인간이 작아지고, 신라가 다시 머리를 드는 순간이다. 박물관 뜰은 폐허를 딛고 온 절터 같다. 누가 따로 배치하지 않은 듯, 탑과 석불과 석등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언덕엔 탑이, 뜰엔 유물이 서로 제빛을 낸다. 귀부는 등을 돌린 채 말이 없고, 봉로대 위 연꽃 문양은 향로를 기다리는 듯 허공을 응시한다. 어쩌면 태초에 돌덩이였던 것들이 천 년을 품은 살아있는 영혼 같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오히려 스스로의 침묵이 깊어진다. 바람조차 걸림 없이 자연스레 스쳐 가는 걸 보면, 이 풍경이 깨나 오래 여기 있었던 것만 같다. 1913년 조선 총독 데라우치 의해 수탈 공간 경주고적보존회 시작 경주부 관아 ‘내아’ 건물에 진열관 이차돈 순교비·석조 반가사유상 사찰 문화 유산·고미술품 등 전시 1921년엔 황금빛 ‘금관’ 처음 발견 “유물이 사라진다” 소문 떠돌더니 도쿄국립박물관 컬렉션의 목록에 분노한 경주 시민 “천고의 귀중품 천년의 땅에 있어야” 저항의 함성 서라벌전역 뒤흔들어 관람객들은 각자의 시선대로 문화유산을 바라본다. 누구는 돌 앞에 손을 모으고, 누구는 눈을 감는다. 아이는 종각 주변을 뛰어다니고, 노부부는 석불이나 석등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이국의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외국인들조차 뭣하나 대충 보지 않는다. 언어는 흩어지지만 시선은 신라에 머무른다. 그러고 보면 시선은 고요한 서사를 껴안는 마음이다. 신라역사관은 자체로 하나의 서사다. 끝없이 푸른 하늘 아래, 지붕은 좌우로 길게 뻗어 유연한 곡선을 자랑한다. 바람이 불듯 자연스럽고 유려하다. 마치 이 땅의 능선이 박물관 지붕 위로 이어진 듯하다. 처마는 그늘을 드리우고, 햇빛은 천천히 지붕 위로 떨어진다. 나무와 돌, 유리와 그림자가 함부로 다투지 않는다. 모든 건축과 문화유산이 오래된 미감으로 제자리를 찾아 서 있는 것만 같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거대한 박물관은 찬란한 유물들로 가득하지만, 어느 한때, 역사의 어두운 그늘이 함께 놓여 있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긴 침묵의 시간을 살던 땅을 들추고 식민 권력의 박물관이 세워졌다. 그러나 오늘의 박물관은 어두운 시간을 딛고 다시 세워진 우리의 거룩한 표상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보존’이라는 이름의 그늘, 일제강점기 경주의 침묵과 시선 1913년의 봄, 경주의 골목엔 바람결마저 낯설었다. 흙먼지가 이는 길을 따라 총독의 전용차가 석굴암을 향해 굽은 길을 올랐다.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 1852~1919), 조선을 단단히 틀어쥐고 있던 인물이 경주에 닿은 것이다. 그는 석탑과 불상의 균형을 바라보며 말을 아꼈고, 일본 관리는 수첩을 펴놓고 수시로 눈을 맞추며 그의 언어를 읽고 기록했다. 세밀한 시선이 고적을 더듬었다. 신라 천 년의 숨결 위에 새로 깃드는 통치의 질서가 그려지고 있었다. 경주고적보존회는 그렇게 태어났다. 신라의 역사가 살아 숨 쉬던 터에 일본은 ‘보존’이라는 명패를 내걸었다. 속내는 과거를 지키려는 의지보다 과거를 해석하려는 야망이 더 컸다. 경주에 터를 잡은 일본인들과 행정 관리들은 ‘보존’을 이야기하며 권리를 확보해 나갔고, 경주는 점차 하나의 ‘박물관’으로 변해갔다. ■경주고적보존회, 빛을 가둔 진열관 경주고적보존회는 조선 왕조 행정의 흔적인 경주부 관아 내아(內衙) 건물을 택해 진열관을 열었다. 현재 동부동에 있는 경주문화원 자리다. 1915년에는 조선시대 부사청과 양무당을 이축해 전시 공간을 넓혔다. 조선 총독 데라우치의 휘호 ‘온고각(溫古閣)’ 현판도 내걸었다. 논어의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에서 따온 ‘옛것을 익혀 새로움을 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일제의 새로움은 일본 제국의 권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한마디로, 단순한 유물 전시관이 아니라 과거의 권위를 대놓고 수탈하려는 공간이었다. 그들의 박물관은 단순히 과거를 수집하는 장소가 아니었다. 식민 권력으로 역사마저 노골적으로 소유하려는 시도였다. 경주는 더 이상 우리들만의 도시가 아니라, 침묵하는 과거와 웅변하는 제국이 동시에 일어서는 도시가 되어 갔다. 경주고적보존회 진열관은 역설의 공간이었다. 신라의 빛이 제국의 손에 들려 타오르던 공간이었다. 민족의 정수가 낯선 말로 해설되던 시절, 진열장은 과거를 보여주는 것이라기보다 우리의 미래를 빼앗는 창이었다. 경주의 유산은 일제의 유리장 안에서 빛났고, 그만큼 어둠도 짙게 드리워졌다. 낡은 기와 아래에 전시된 것은 단지 토기나 금관이 아니었다. 해체된 조선의 얼과 넋, 그리고 그들대로 함부로 해석된 조선의 정체성이었다. 유물은 일본말로 쓰인 설명문 아래 유리장 너머에 놓였고, 관람의 시선은 권력과 맞닿았다. 경주의 사찰과 능지에서 가져온 문화유산과 개인이 기증한 고미술품들이 전시되었다. 백률사에서 옮겨온 이차돈 순교비와 송화산에서 출토된 석조 반가사유상 등이 대표적이었다. 경주의 혼이 깃든 유물들은 유리 진열장 안에서 차갑게 식어갔다. 사람들은 감탄했지만, 감탄 너머에는 약탈된 자산의 통증이 도사리고 있던 셈이었다. 1916년, 경주 읍성 남문 밖 봉황대 옆에 있던 성덕대왕신종이 종각과 함께 진열관으로 옮겨졌다. 종각은 아직도 남아 있다. 종은 신라의 아침을 울리던 음색을 잃고, 관람객을 맞는 하나의 구경거리로만 시간을 견뎌야 했다. ■신라의 빛, 금관의 출현 1921년, 하나의 관(冠)이 세상을 뒤흔들었다. 금관총에서 찬란한 황금빛 유물과 함께 금관이 처음으로 발견된 것이다. 경주고적보존회는 새로운 전시관, ‘금관고(金冠庫)’를 지었다. 경주 시민들의 기부로 세워진 금관고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찬탈된 유산을 간직한 보루가 되었다. 그러나 금관고는 일본의 문화 침탈을 은폐하는 가면이기도 했다. 금관고는 경주의 명소가 되었다. 반짝이는 황금 유물들이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 퍼졌다. 많은 관람객이 경주를 찾았다. 금관은 권력의 상징이었고, 권력은 제국주의의 빛으로 조명되어 갔다. 진열장의 조명이 밝아질수록 민족의 기억은 그림자 속에 묻혔다. ■문화유산을 향한 경주 사람들의 분노와 사수 1921년 9월, 금관이 처음으로 발굴된 이후 10월 14일과 15일, 일반인에게 임시 공개되었다. 4천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유물보다 사람들의 눈빛이 더 뜨거웠다. 이후 경주 골목마다 소문이 흘렀다. 유물 일부가 사라졌다는 것과 신라의 왕관을 경성으로 가져간다고 했다. 경주 민심은 흔들렸고, 거리엔 융숭한 기운이 감돌았다. 어떻게 사라졌는가. 누가 가져갔는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다만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그것들은 도쿄국립박물관 오쿠라 컬렉션의 목록에 실렸다. 분노는 커졌다. 유물의 실종은 기폭제가 되었고, 금관을 경성으로 가져간다는 소문은 불씨가 되었다. 경주의 민심이 불붙기 시작했다. 단순한 반발이 아니라, 시대와 민족을 지키려는 저항이었다. 경주 사람들은 더 이상 가만히 앉아 두고 볼 수 없었다. ‘왕의 무덤을 왜 파헤치냐’, ‘우리 조상의 금관을 왜 가져가느냐’는 항의가 이어졌다. 장터에서, 학당에서, 사찰 마당에서도 말들이 이어졌다. 시민대회가 열렸다. 장정과 노인, 유생과 상인들이 하나로 모였다. ‘천고의 귀중품은 천년의 땅에 있어야 한다’는 구호가 종처럼 울렸다. 한마음 한뜻으로 모인 군중의 함성은 서라벌 전역을 뒤흔들었다. 이는 단지 유물의 문제가 아니었다. 정체성의 사수였다. 경주 사람들은 단호했다. 전보를 쳤고, 진정서를 보냈다. 청원서를 손에 들고 대표자 열 명이 경성으로 향했다. 그들의 행렬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침묵으로 꾹 눌러 담은 조상의 분노와 무너진 자존의 무게가 함께 실려 있었다. * 시민 모금으로 만들어진 ‘금관고’와 ‘조선총독부박물관 경주분관국립박물관’에서 ‘국립경주박물관’이 되기까지의 여정은 다음 주 경주박물관 <중> 편에 펼쳐집니다.

2025-06-04

소비자 물가 대구 2%·경북1.8%↑

대구의 소비자 물가는 2%대를 유지한 반면, 경북은 한달 만에 1%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5월 대구·경북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대구와 경북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6와 117.02로, 작년 같은 달보다 각각 2.0%, 1.8%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는 전월 2.3%보다 0.3%포인트 하락했으나 세달 연속 2%대 상승률을 보였고, 경북은 전월 2.0%보다 0.2%포인트 하락해 1개월 만에 1%대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같은달보다 2.5% 상승했고, 신선식품지수는 1.5% 하락했다. 지출 목적 별로는 교통(-1.1%), 통신(0.0%)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보험서비스료가 16.3%로 가장 많이 올랐으며, 가전제품수리비(13.5%), 자동차용LPG(12.1%), 돼지고기(10.6%), 국산소고기(8.1%)가 높은 오름세를 기록했다. 토마토(-27.7%)와 사과(-5.8%)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경북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17.02으로 작년 동월대비 1.8%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1%포인트 하락했지만, 작년 동월대비 2.1% 오름세다. 신선식품지수는 전월대비 5.2%, 작년동월대비 3.4% 각각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통(-1.4%), 통신(0.0%)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상승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6-04

서울 오르는데… 대구 아파트값 끝없는 추락

서울·세종 등의 아파트값은 오르고 있으나 대구·경북은 끝없이 추락을 거듭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공개한 ‘2025년 5월 4주(5월 26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대구는 전 주보다 0.14% 하락하며, 79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약 1년 반 아파트값이 내려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구 아파트값의 하락세는 지난 2021년부터 약 4년 가까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 소장은 “대구는 아파트값이 상승할 때 공급이 많아지는 등 특정 시점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특히 전국 주택 가격탄력성이 가장 큰 곳”이라며 “실질적으로 대구 아파트값의 변동을 조사해보면 중간에 반등한 부분을 제외하면 2021년부터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구의 경우 이 기간에 아파트 공급량이 많았다”면서 “또한, 2022년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소비심리를 악화시킨 점과 미분양, 전세시장 불안 등이 합세하며 지역 아파트 시장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북 역시 같은 기간 보합이나 반등이 있었지만, 꾸준한 하향세를 보였다. 반면 서울과 세종은 연일 아파트값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은 올해 초까지 실거주 매수자가 많았지만, 최근 전국에서 몰려오는 갭투자 목적 매수까지 몰리며 호가가 뛰고 있다. 또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시작돼 용산·마포·성동구 등 핵심지로 번진 서울 아파트값 확산세가 갈수록 뚜렷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는 “공급 부족 우려에 더해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 전 내 집 마련에 나선 수요자들이 늘어난 데 따른 현상”이라며 “금리 하락과 맞물려 노원·도봉·강북 등 그동안 집값 오름세가 더뎠던 서울 외곽 지역에서 갭 메우기 현상이 나타나면서 올 하반기에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은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실·국회 이전 기대감에 급등세를 보였지만, 최근 상승 폭이 크게 줄었다. 지방의 아파트값 하락세가 장기화하자 대구지역에서도 ‘똘똘한 한 채’에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40대 김 모 씨는 “스트레스 DSR로 인해 일반 직장인이 대출해 집을 사는 것은 거의 힘든 상황이며, 집을 구해도 가격 유지에 대한 걱정이 크다”면서 “여건이 된다면 서울·경기 쪽 외곽지라도 값이 오르고 거래량이 많은 곳에 투자하는 게 재산을 유지할 방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6-04

iM금융, 핀테크 스타트업의 혁신 이끈다!

iM금융그룹은 최근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프로그램인 ‘피움랩 7기’ 출범식을 개최했다. 피움랩은 iM금융그룹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고 핀테크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9년 6월 설립된 핀테크랩으로, 6기까지 총 62개 기업을 선발·육성했다. ‘FIUM’은 핀테크(Fintech)의 ‘F’와 혁신 (Innovation)의 ‘I’를 합쳐 ‘핀테크 혁신을 꽃피운다(FIUM)’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7기 모집은 iM금융그룹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 기술·서비스 분야와 그룹 계열사별 집중 모집 영역으로 이뤄졌으며, iM금융그룹과 협업을 희망하는 다수의 유망 스타트업이 지원하는 등 많은 관심 속에 총 14개 기업을 선발했다. iM금융그룹과 협업을 추진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트랙’에는 커스터디를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자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피닛블록’, 마이데이터 기반의 개인재무관리 인공지능 에이전트 ‘웰스가이드’, 소상공인 매출관리 및 선정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얼리페이’와 ‘겜퍼’, ‘유니포트’, ‘그로잉랩’, ‘퀀텀에이아이’, ‘트랜스파머’, ‘미리내테크놀로지’ 등 총 9개 사가 선발됐다. 초기 창업기업을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트랙’에는 다국어 의료보험 서비스 INMEDIC ‘국제화연구소’, 수수료 0.3%의 계좌기반 PG서비스 ‘바이올렛페이’, ‘크로스허브’, ‘바로코퍼레이션’, ‘워크비자’ 등 총 5개 사가 선발됐다. 공식 선발된 14개 스타트업은 출범식을 시작으로 iM금융그룹과의 공동사업화 및 업무 협력을 추진하게 되며, 스타트업 규모와 현황에 맞는 맞춤형 성장 컨설팅 지원과 투자 연계, 지원사업 연계 등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황병우 회장은 “출범 7년 차를 맞고 있는 피움랩을 통해 발굴된 스타트업과 많은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피움랩 스타트업의 혁신이 iM금융그룹의 미래 성장 기반이 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6-04

‘악성 미분양’ 골머리… 대구·경북 7000여 가구나

#1. 대구 달서구에 있는 A 아파트 정문에는 4일 차량은커녕 행인도 눈에 띄지 않았다. 아파트로 들어가는 주차장은 플라스틱 블록으로 막혀 있고 1층 상가는 모두 공실이었다. 관리사무실에 붙은 들어와 있지만, 사람 행적은 보이지 않았다. 전체 가구가 작년 준공 이후 1년 넘게 텅 비어 있다. #2. 대구 동구에 있는 B 아파트는 준공 후에도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자 분양가의 85%를 5년 뒤 납부하는 잔금 유예 5년 또는 선납 할인 7000만~9300만 원이라는 파격적 조건을 제시했다. 수성구에서는 C 아파트가 분양가보다 4억 원 싸게 내놓아 법정 소송까지 번졌다. 대구·경북 등 지방을 중심으로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계속 쌓이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도권은 주택 공급 부족으로 집값 상승 우려가 많은 상황이지만, 지방에서는 미분양 주택 누적으로 가격이 지속 떨어지고 있다. 지역에서는 할인 분양 등 다양한 혜택을 제시하며 분양 촉진에 나서고 있으나 실상은 여의치 않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4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지난달 말 기준 6만7793가구였다. 신규 공급 축소 영향으로 지난 3월보다 1.6% 감소했다.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6422가구로 3월보다 5.2% 증가했다. 2013년 8월(2만6453가구) 후 11년 8개월 만의 최대다. 전체 악성 미분양의 80%인 2만1897가구가 지방에 몰려 있다. 대구가 3776가구로 가장 많고, 경북(3308가구) 경남(3176가구) 부산(2462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대구는 지난해 연말보다 1100가구가 늘어났으며, 경북은 2237가구에서 1000가구 이상 늘어났다. 특히 대구 지역에선 ‘새 아파트가 완전히 동네 흉물 됐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 A씨는 “건물이 완공되고 할인 분양한 지도 한참 됐다”며 “저녁에 산책하다 보면 아파트 전체가 불이 꺼져 있어 무섭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아파트 인근 주민 B씨는 “동네 흉물이어서 누구든 빨리 입주했으면 좋겠다”면서 “이런 사태를 예측 못 하고 무작정 허가를 내줘 아파트를 짓게 한 지자체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업계에서는 한숨을 내쉴 뿐이다. 지원 및 할인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미분양을 해소하려 노력하지만, 결과가 딱히 좋지 않아서다. 현재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구 전체 분양 단지의 절반인 30여 개 단지가 할인 분양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축 당시 든 비용과 할인 분양가가 맞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식의 할인 분양에 나서고 있지만 호응은 거의 없어 한숨만 쉬고 있다. 또한, 지속되는 경기 침체에 분양마저 부진하자 상당수 업체는 경영난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역 한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아무것도 안 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수입은 없는 데 매월 들어가는 경비는 그대로 들어가니 경영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특단의 대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상당수 업체가 위험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 소장은 “악성 미분양의 경우 건설사가 임대를 놓던지 할인 분양을 통해 해소해 왔지만, 현재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과거 2008년도 할인 분양을 통해 해소한 경험과 테크노, 금호 등 미분양 사태를 전세로 털어 낸 사례(case)는 있지만 현재는 물량이나 소비자 심리가 받쳐주지 못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스트레스 DSR 규제 때문에 기존 주택에 있던 사람이 새로운 곳으로 옮기기도 힘든 실정이라 악성 미분양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6월은 전국에서 아파트 2만6000여 가구에 대한 분양에 나선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가 적용되지 않는 마지막 분양이어서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 4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6월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총 2만6407가구로, 전년 동월 실적(1만8969가구) 대비 약 39%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일반분양은 약 2만1550가구로 추정된다. 이 중 대구는 1419가구, 경북 463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6-04

불법사금융에 의한 피해 발생시 대처방법

△피해사실부터 확인한다. 어떤 피해를 받고 있는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한다. 현행 법상 원금의 연 20%를 초과하여 이자를 요구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때로는 연간 금리를 기준으로 했을때 20%가 넘는 불법임을 알수없도록 1일, 1개월, 1분기 등으로 금리를 쪼개어 표시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1일 금리 0.0547% 이상, 1개월 금리 1.66% 이상, 1분기 금리 5.0%이상이라면 연간으로 환산했을 때 20%를 초과하는 금리에 해당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또 본인이 아닌 가족이나 지인 등 관계인을 통해 채무 독촉 등과 같은 추심행위도 모두 불법행위다.자신이 당한 피해사실이 어디에 해당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확인해야만 대응할 수 있다. △법에 위반된 사실임을 알고있다고 알린다. 자신이 지금 당하는 것이 불법행위라는 사실을 알리고 중단할 것을 확실하게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래상대방에게 자신이 지금 겪고 있는 상대방의 행위가 불법행위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통보하고 추가적인 불법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청해야한다. 정확하게 상대방에게 이러한 사항을 알리는 것이 나중에 상대방이 그러한 사실을 들었으면서도 계속했다는 것에 대한 증거로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와 같은 과정에서 상대측이 채무해결을 제안하며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에는 단호하게 거절해야한다. 그 자체가 불법 내지는 사기일 가능성이 높기에 절대로 순간적으로 당황하거나 겁이나 상대방의 말대로 따르면 안된다. △피해 증거를 확보한다. 피해를 입었을때는 반드시 증거를 기록하는 등 증거확보가 중요하다. 계약서, 입출금 등 거래내역과 통화·문자 기록 등 거래상대방과 주고 받았던 모든 자료는 꼭 보관해 두어야 한다. 피해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피해사실을 신고한다. 피해를 입었을 때 피해사실을 금융감독원 또는 경찰서에 신고한다. 확보해둔 거래내역과 증빙자료를 갖춘 다음 금융감독원(1332번, 1333번)에 신고하거나 경찰에 신고(112번)한다. 피해를 당한 사실이 부끄럽거나 아예 잊고싶더라도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신고를 할때 본인의 피해를 구제받거나 또 다른 제3자의 추가적인 피해를 예방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불법 금융거래 상대방으로부터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위해를 입었을 때는 즉시 가까운 경찰서·파출소 등에 신변보호를 신청하자. △법률적인 구제요청도 신청한다. 분명히 불법적인 피해를 입었지만 방법을 모를때는 무료 법률서비스 등이 제공되고 있으니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망설이지 말자. 불법사금융(고금리 대출, 불법추심 등) 이용으로 힘든 상황이라면 ‘채무자대리인 무료 지원제도’를 신청해 이용할 수도 있다. 이 제도는 금융감독원(1332번, 1333번)이나 대한법률구조공단(132)을 통해 구제요청을 할 수 있다. 이곳을 통해 불법대부계약에 대해서는 계약 무효화 소송(금융감독원), 부당이득 반환청구, 손해배상 소송(법률구조공단) 등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출처: 금융감독원 홈페이지(http://www.fss.or.kr))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6-04

대부업체를 이용할 때 유의사항 등록업체확인, 연20%이상 불법

△ 급전이 필요해도 자신이 정책서민금융상품 이용이 가능한지부터 확인해보고 대부업체를 찾자. △ 대부업체가 등록 대부업체인지 사전에 확인 한다음 대출을 상담한다.불법사금융(미등록 대부) 업체 이용시 비정상적 고금리 부과, 불법 추심 및 개인정보 유출 등 각종 피해로 이어지기 쉽다. 합법적인 등록업체인지를 확인부터 하는 것이 피해 예방의 지름길이다. 확인은 금감원 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금융회사 정보→“대부업체 조회“)에서 가능하다. △ 대출상담중 아래 세가지 사례가 발생하는 즉시 상담을 중단하자. 1) 가족·지인의 연락처, 사진 등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 2) 특히, 파일공유 앱을 통한 주소록 공유 요청, 가족관계증명서 등 요구. 3) SNS(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오픈채팅 등을 통해 연락하자는 경우. △ 법정 최고금리를 초과한 이자와 중개수수료는 지급 의무가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법정 최고금리(연 20%) 초과 대출금리는 무효다. 여기에는 사례금, 수수료 등 명칭 불문 대부와 관련 대부업자가 받은 모든 돈을 이자로 보며, 선이자 공제시 공제액을 제외하고 채무자가 실제로 받은 금액을 기준으로 이자율을 산정한다. 또, 연체 가산 이자율은 연 3%를 초과못한다. 연체 가산 이자율을 포함한 총 이자율 연 20% 초과 금지. 대부중개업자가 대출을 대가로 중개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은 불법(금융컨설팅 수수료, 보증보험료, 저금리 대출 전환 등 명목 불문)이다. △ 대출조건을 꼼꼼히 확인하고, 대부계약서는 반드시 보관한다. 금리, 상환방식, 연체시 불이익 등 주요 대출조건을 미리 충분히 확인 후 계약서 등 관련 서류를 받는다. 특히, 대부계약서는 법적 분쟁 발생 또는 피해구제 요청시 중요 증거자료가 되므로 본인의 권리보호를 위해 꼭 보관해둔다. △ 개인채무자보호법상 채무자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추심연락의 유예’ 또는 ‘추심연락 유형의 제한 요청’ 등의 제도를 이용해 연락을 일정기간 유예하거나 특정 연락을 제한할 수 있는 채무자의 권리도 곤란한 경우 활용하자.(출처 금융감독원(www.fss.or.kr))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6-04

냉방병의 관리와 치료

여름이면 많은 이들이 더위를 피하기 위해 에어컨 바람 아래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낸다. 하지만 시원함을 찾다 보면 몸의 면역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흔히 냉방병이라고도 불리는 질환에 걸릴 수 있는데 단순한 감기와는 다르다. 더운날 갑자기 그리고 장시간 너무 찬바람을 많이 맞아 일시적으로 몸의 균형이 깨지고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로 한의학에서 보면 체온조절 기능의 교란, 기혈의 순환 장애, 그리고 장부의 기능실조가 복합적으로 얽힌 상태다.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는 감기 증상과 비슷하다. 두통, 코막힘, 오한, 피로감 등이 주로 나타나고 증상이 심한 사람은 위장 장애, 생리불순, 관절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여름엔 외기에 맞춰 적당히 땀을 흘려주도록 인체 시스템이 형성되는데 에어컨은 아주 강력하게 피부 표면을 차갑게 해 이를 막아 버린다. 순환의 관점으로 보면 피부 밖으로 나가야할 땀이 못나가고 막힌 피부로 인해 소통되어야 할 기혈의 순환에 문제가 생긴다. 피부와 근육 표면은 차가운 기운에 노출되어 막히고 속은 오히려 열이 차서 체내 에너지가 원활히 순환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위장이 냉해져 소화력이 떨어지고, 어깨나 무릎 같은 관절 부위에 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평소 몸이 찬사람 혹은 비위가 약하거나, 한랭한 음식을 즐겨 먹는 체질의 사람들에게 이런 증상을 더 자주 볼 수 있다. 치료는 피부를 따뜻하게 하는 약재를 사용해 냉기를 몸 밖으로 몰아내고 장부의 기능을 조화롭게 맞춰주는 것이 관건이다.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계지탕 시호계지탕이 등이 있고 속에 열이 많으면 석고나 치자 등으로 가미를 한다. 습이 많이 끼어 있는 경우 오령산 같은 몸의 습과 물을 제거하는 처방들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처방은 피부 쪽을 따듯하게 하면서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고 습기를 제거하며 기혈 순환을 도와 전신의 기능을 회복시킨다. 만약 관절 통증이 동반될 경우 독활이나 강활 같은 약재를 추가하는 처방을 사용할 수 있다. 한편, 여름철에는 “한약을 먹어봤자 땀으로 다 빠져나가서 효과가 없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한약의 유효 성분은 대부분 위장관을 통해 흡수되고 땀을 통해 배출되진 않는다. 오히려 여름처럼 체온조절과 수분, 기력 소비가 많은 시기에는 더더욱 장부를 보호하고 기를 보충해주는 한약이 도움이 된다. 여름철에는 기허로 인한 식욕저하, 과도한 땀 배출로 인한 탈진 소화장애 등이 흔히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보중익기탕, 생맥산, 사군자탕 계열의 처방이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실내외 온도차는 5도 이하로 유지하고, 장시간 에어컨 아래에 있지 않도록 하며 특히 배와 허리를 덮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에어컨은 현대인의 여름을 견디게 해주는 훌륭한 도구이지만 그만큼 체온 조절이라는 생리적 부담을 우리 몸에 안겨준다. 한의학은 이 부담을 자연스럽게 해소해주는 조율의 의학이다. 차가운 바람 아래서 ‘괜찮겠지’ 하고 넘기지 말고, 여름철 몸의 신호에 귀 기울여야 한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6-04

스페어(Spare)

스페어는 영어이지만 우리 일상에서도 종종 사용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있는 단어다. 급한 경우에 바꾸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예비로 준비하여 두는 같은 종류의 물품을 이른다. 볼링에서는 남은 핀을 그 다음에 모두 쓰러뜨리면 스페어 처리라고 한다. 스페어 타이어(spare tire)는 자동차의 펑크에 대비한 예비 타이어다. 어떤 단어이든 간에 여분이나 예비용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데, 외래어로 그대로 쓰고 있어 익숙한 말이다. 그런데 이 스페어라는 단어를 다소 생경한 의미로 사용한 책을 최근에 읽었다.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즐겨 본다. 동서양을 가리지 않지만, 특히 서양 왕실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일부러 찾아보고, 본 걸 또 볼 정도로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영국 왕실 배경 영화는 시대를 가리지 않을 정도로 즐긴다. 좋아하는 영화를 역사로 확인하려고 종종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기도 한다. 그러던 중에 포착된 책이 바로 영국의 둘째 왕자 해리가 쓴 ‘스페어(Spare)’였다. ‘예비용 왕자에서 내 삶의 주체가 되기까지’라는 부제가 붙어있었고 책 소개글에 이렇게 적혀있다. “형은 나보다 두 살 위인 데다 왕위 계승자였고, 반면에 나는 ‘예비용(spare)’이었으니까.” 스페어라는 말은 그가 태어난 날, 그의 아버지이자 현 영국의 국왕인 찰스가 한 말이기도 했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그 자체로 귀하고 소중한 것이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누구에게나 동등하고 고결한 것이다.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심지어 미물이라 할지라도. 따라서 어느 누군가의 탄생도 여분일 수 없고, 예비용일 수는 없다. 그런데 태어나자마자 예비용이라니, 그것도 아버지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니 정말 말이 되는 말인가. 아들의 탄생을 기뻐하고 아내의 수고로움에 대한 고마움을 표해야 할 그 순간 뱉은 말이라니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충격이었다. 평소 찰스가 왕자였을 때도, 그의 결혼 전 갖가지 추문과 행실에도, 다이애나와의 결혼과 이혼, 다이애나비의 충격적 죽음 이후 지금의 왕비와의 연애사와 결혼에 이르는 온갖 뉴스를 접할 때도 밉상이었던 그였는데, 속물적 근성의 그를 철저히 경멸하기로 작정한 것은 바로 이 책 때문이었다. 책을 소개하면서 저자가 처음으로 전하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여실하고 주저없이 솔직한 태도로 삶의 여정을 기록한 기념비적인 책이며, 통찰과 고백, 자기성찰, 그리고 힘겨운 삶 속에서도 슬픔을 넘어서는 영원한 사랑에 대한 깨달음으로 가득한 향연이라고 야단을 떨었지만 아직 40살도 채 되지 않은 남자의 삶이 뭐 그리 성찰적이겠는가. 단지 그가 특별한 신분의 왕자의 삶을 살아 세간의 관심이 힘들었고, 누구나 다 겪는 방황의 시기를 어머니의 죽음으로 더 특별히 겪었을 것이라는 정도의 내용은 뭐 그다지 감동을 줄 만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나는 그가 태어나면서 규정된 ‘예비용(spare)’의 삶을 어찌 살아내었는지에만 관심이 쏠렸고, 그것이 안쓰러웠을 뿐이었다. 이 세상 그 누구의 삶도 예비용은 없다. 온전히 그만의 삶이다. /이정옥 위덕대 명예교수

2025-06-04

‘견제없는 최강정권’, 2028년 총선까지 간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취임사에서 국민통합을 다시 한번 약속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든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열의 정치를 끝내겠다. 국민통합을 동력으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했다. 그가 취임식에서 국민통합을 재차 강조한 것은 한국사회의 진영·세대·지역 간 갈등이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이 대통령의 ‘통합정치 선언’과는 달리,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를 열어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 법안은 국민의힘이 ‘대한민국 사법체계를 근본부터 허문다’며 극렬하게 반대해왔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법안을 상정하면서 “국회는 국회대로 할 일은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현재의 의석으로 국민의힘이 아무리 반대해도 못할 일이 없다. 법안뿐만 아니라 내각 인사, 예산처리까지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무소불위의 최강정권이 탄생한 것이다. 이 구도는 2028년 4월 총선까지 계속된다. 윤석열 정부 때는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대해 거부권으로 맞섰지만, 이재명 정부에서는 당정이 한 몸이기 때문에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그대로 시행된다. 민주당은 조만간 대통령에 당선되면 형사 재판을 정지시키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면소(免訴) 판결을 가능케 하는 선거법 개정안, 시민사회 단체에 공영방송 이사 추천권을 주는 ‘방송 3법’ 개정안도 처리를 예고한 상태다. 사정기관인 감사원을 국회 소속으로 둔다는 개헌안도 처리할 움직임이다. 감사원을 다수당인 민주당이 좌지우지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나타난 민심이 유지된다면, 민주당은 내년 6월 예정된 지방선거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입법·사법·행정 3부 권력은 물론 지방 권력까지 민주당이 가져가면, 이 대통령은 그야말로 ‘절대 권력’이 된다. 견제와 균형 시스템이 망가진 절대권력은 결국 권력남용의 늪에 빠지게 된다.

2025-06-04

어쨌건 삶은 계속된다

6개월 전인 2024년 12월 3일 늦은 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비상계엄이 선포됐다. 그 이후 오늘까지 한국 사회엔 참으로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비상계엄은 그 즉시 국회에 의해 해제됐고, 계엄을 선포했던 전 대통령 윤석열은 탄핵된 후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이 결정됐다. 지금은 내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그의 아내 역시 검찰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진통을 겪어야 했다. 선거운동 기간 주요 대선 후보들은 서로를 향해 비판과 비난의 말을 쏟아냈다. 후보와 가족의 도덕성 문제, 과거 적절치 못했던 발언과 행실, 후보 선출까지의 잡음 등이 질타의 대상이었다. 네거티브 선거전은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심해졌다. 이에 따라 국민들도 진보와 보수, 청년과 노년, 남성과 여성으로 갈려 상처가 될 말들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6월 3일. 6개월의 혼란 끝에 21대 대선이 끝났다. 누구는 승리했고, 누구는 패배했다. 국민 10명 중 5명은 승리한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고, 10명 중 4명은 패배한 김문수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결과가 어떻건 대선 과정은 서로에게 상처를 남긴 피투성이 싸움이었다고 하면 과한 표현일까? 앞으로의 6개월, 아니 새 대통령의 임기 내내가 지난 6개월의 갈등과 상처를 봉합하는 화해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왜냐? 승리한 후보와 패배한 후보는 물론,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모두에게 어쨌건 삶은 단절 없이 계속되는 것이니까.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사라지지 않는 법이니까. 허니, 오늘. 국민은 과도한 환호나 비탄에 빠질 이유가 없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2025-06-04

수도권 블랙홀 깨고 균형발전 다시 시작하자

이재명 새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국민통합의 길을 열어야 한다는 것부터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등에 이르기까지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각계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지방소멸을 걱정하고 살아가는 비수도권 지역 주민들이 바라는 소망 가운데 하나는 지역균형 발전이다. 국가균형발전의 문제는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정부가 주요 시책으로 삼았지만 변화를 이끌 만큼 실효적인 성과는 한번도 낸 적이 없다. 오히려 지방의 인구는 더 줄고 반대로 수도권은 인구가 넘쳐나는 결과를 초래했다. 국토 전체면적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50%가 넘는 사람이 몰려 사는 기형적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지금도 이런 구조는 진행형이다. 지금 지방은 인구소멸을 넘어 지방소멸을 걱정하며 살아가고 있다. 물론 이런 문제가 어제오늘 벌어진 일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절망적 수준에 도달해 균형발전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지방소멸을 넘어 국가 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심각한 상황을 알면서 국가의 모든 정책이 여전히 수도권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도권의 대규모 반도체단지 조성과 같은 정책이 대표적 사례다. 대기업 본사의 80%가 수도권에 있고, 행정, 경제, 문화, 예술 등 모든 것이 수도권에 몰려 젊은이들은 취업을 위해서라도 수도권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작년 말 수도권 취업자 수는 국내 취업자의 51.6%에 달했다. 반면에 지방은 기업이 줄고 일할 청년도 줄어든다. 지방경제의 기반 자체가 무너지는 구조다. 새 정부는 절망적으로 바뀌는 지역의 이런 문제에 대해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그 중 하나는 지방분권형 개헌이다. 윤석열 정부도 전국이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으나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지방 도시에 금융회사 하나 이전하지 못하는 나약한 정책 의지로는 균형발전을 실천할 수 없다. 공공기관 2차 이전 등 과감한 균형발전 의지가 뒷받침 돼야 한다. 새 정부 출범 1년 이내가 이를 실행할 골든타임이다.

2025-06-04

갈라진 지도를 보며 통합을 생각한다

새 대통령이 선출되었다. 선거는 끝이 났고 결과는 분명했다. 결과보다 깊이 헤아릴 것은 선거가 남긴 판세 지형도다. 투표 결과를 지도에 올려놓는 순간, 동과 서로 뚜렷하게 갈라진 색깔이 눈에 들어온다. 지역이 갈리고 민심이 나뉘었다. 선명한 분할이 남긴 건 승패라기 보다 어디까지 멀어져 있는 가 바로 그 현실이다. 경북은 이번에도 등을 돌렸다. 새 대통령을 밀지 않았다. 낯선 일도 아니다. 반복되어온 정치의 대립구조 속에서 경북은 늘 특정한 정치세력에 무게를 실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예전과는 다르다. 경북의 선택은 단지 정치적 보수성이 아니라 오늘 정치가 흘러가는 방향에 대한 날카로운 거부로 보인다.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정치는 민생과 동떨어졌고 정쟁이 일상이 되었으며 사람들은 삶보다 진영을 먼저 말하기 시작했다. 지역은 소외되었고 정책은 공허했다. 경북이 보인 ‘등돌림’ 현상은 무력한 저항이자 마지막 자존심이다. 선거는 끝났다. 대통령은 결정됐고 정권은 교체됐다. 상황이 바뀌었으니 시선도 달라져야 한다. 대통령은 특정 진영의 대표가 아니라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어야 하듯, 유권자 역시 등을 돌린 채 그대로 있을 수는 없다. 무작정 거부하는 것만으로는 지역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 마음을 닫은 채 냉소에 머무르면, 변화는 늘 우리를 스쳐만 갈 터이다. 화합은 인위적으로 성취되지 않는다. 통합은 선언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돌아선 마음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돌이켜야 한다. 대통령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화해를 말하기 전에 국민의 삶을 돌아봐야 한다. 말보다 실천으로 증명해야 한다. 정치는 혐오의 무대가 아니라 시민의 일상을 책임지는 마당이다. 실증적인 변화가 느껴질 때 지역도 마음을 열기 시작할 것이다. 책임이 대통령에게만 있을까. 지역 역시 냉정한 눈으로 새로운 정부의 행보를 지켜보아야 한다. 못하면 비판하되 잘하면 지지해 주어야 한다. 중요한 기준은 정치적 성향이 아니라 일상을 중심에 둔 판단과 실천이다. 지역이 시민적 성숙을 이루어야 한다. 경북은 한때 한국 정치의 중심이었다. 산업화의 초석이었으며 보수정치의 심장이었다. 지금은 외면받고 있다는 자각이 있다.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중심성을 회복해야 한다. ‘반대’ 일변도는 방법이 아니다. 정치의 방향성을 가늠하고 지역을 위한 비전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성숙한 정치 주체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대통령은 5년마다 바뀌지만 국민은 오래 남는다. 지역의 생명 또한 길고 또 길다. 돌아앉은 마음이 돌아서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변화는, 새 대통령의 진정어린 실천과 시민의 준비된 마음이 만나는 지점에서 가능하다. 그럴 때 비로소 오늘처럼 갈라진 지형도 위에도, 다리가 놓이고 새길이 열릴 터이다. 우리 모두는 나라와 국민이 잘되기를 바라는 같은 마음으로 한 배에 타고 있지 않은가. 차이를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하며 자신 있게 미래를 열어가는 대한민국의 참모습을 다시 만나고 싶다. 어려운 시점에 5년을 책임질 새 대통령의 어깨에 온 나라와 모든 국민을 살피는 진심이 실리기를 기대한다.

2025-06-04

“우리 마을에서 대통령이 나오다니”… 안동 시골마을 ‘들썩’

산자락 아래 10가구가 안되는 조용한 시골 마을이 제21대 대통령선거 투표일 밤부터 한껏 들떴다. 바로 이재명 대통령 고향인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을이다. 이 마을은 안동에서도 오지에 속한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거주하고 있는 주민 대부분은 옛날 화전민들이었다. 사람들의 발길도 거의 닿지 않던 곳이었다. 이런 마을에 아주 큰 경사가 생겼다. 못 먹고 못 살던 시절을 함께 보낸 이웃의 아들이 대통령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마을 주민들은 전날부터 잠을 이루지도 못한 채 개표 방송을 지켜보면서 그의 당선을 소망했다고 한다. 4일 찾은 이 마을은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곳곳에는 ‘예안 도촌에서 청와대까지!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축하 현수막이 걸렸다.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하려는 외지인의 발길도 이어졌다. 이재호(72) 도촌리 이장은 “지난 3일밤 마을 주민 전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개표 방송을 함께 시청했다. 방송 3사에서 출구조사를 발표하는 순간부터 우리마을에서 대총령이 나온다는 생각에 마을 전체가 축제장으로 변했다”고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또 “당선이 확정된 4일에는 주민들이 아침부터 대통령 취임식을 시청했다. 이곳에서 대통령이 나오다보니 각종 언론사 기자들부터 외지인들까지, 지금까지는 좀처럼 방문객이 없었던 이곳에 갑자기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전국 각지에서 온 외지인과 일본 외신기자들이 이 대통령 고향을 찾았다. 이들은 ‘제20대 대통령 후보 이재명 생가터’라는 안내판이 붙은 땅콩밭에서 마을사람들에게 (이재명 대통령이 살던 집) 입구는 어느쪽이었는지, 몇 명이 살았는지 등을 묻고는 특별한 기운을 받으려는 듯 한참 동안 안내판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일종의 ‘성지순레’ 같은 모습이었다. 이 대통령의 생가터 바로 위 주택에는 15년 전 귀농한 황영기씨(74) 부부가 살고 있다. 황씨는 처음에는 자신의 주택이 대통령의 생가터 윗쪽에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가 나중에 성남 사람들이 하나 둘씩 마을로 찾아오면서 알았다고 한다. 그는 “성남 시민들이 찾아와 참 대단한 사람이라고 칭찬했다”며 “이번 선거에서 고향 사람을 밀어줘야 한다는 얘기들이 많았다. 그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싶다”며 기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어린 시절 친구인 이동구씨(68)는 “재명이 집이 가난해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그럼에도 성적은 늘 상위권이었다”며 “자신이 어려운 시절을 겪어 봤으니 국민들의 어려움을 잘 알 것이다. 대통령직 퇴임 후에 자신을 되돌아 봤을 때 ‘정말 좋은 대통령이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고, 국민으로부터 늘 인정 받는 그런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마을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대통령을 냈다는 것만으로 가슴이 벅차 오른다”며 “대통령이 나고 자란 마을이니 안동시에서도 조금 더 신경쓰지 않겠나. 교통이나 도로사정이 지금 보다는 나아져서 살기좋은 동네가 될 걸로 믿는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6-04

‘빛의 예술’ 펼칠 불꽃·드론쇼 포항 밤하늘에 감동 수놓는다

‘2025 포항국제불빛축제’가 ‘맑은 시대 빛나는 일상’이라는 주제로 오는 14일부터 22일까지 9일간 포항시 형산강체육공원과 포항운하 일대에서 열린다. 포항의 대표 축제이자 문화관광체육부가 지정한 문화관광축제인 포항국제불빛축제는 2004년 첫 개최 이후 21주년을 맞아 다양한 변화를 선보인다. 축제 기간이 일주일 연장됐고, 국제불꽃쇼와 드론 라이트쇼, 시민참여 퍼레이드 및 프린지 공연, 인기가수들이 출연하는 불빛콘서트와 불빛라디오 등 관광객의 요구를 반영한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운영된다. 포항운하에는 축제기간 내내 ‘라이트아트웨이’가 설치돼 미디어아트와 빛 조형물이 전시되고, 까날마켓과 프린지 공연 등이 열린다. 포항운하 일대를 예술로 재해석한 빛 콘텐츠로 도시 전체를 빛으로 물들일 예정이다. 본 행사는 20일부터 21일까지 형산강체육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20일에는 데일리 불꽃쇼가, 21일에는 캐나다의 ‘변치 않는 대중의 빛’, 이탈리아의 ‘사랑의 연금술’이 음악과 함께 연출되고, 1000대의 드론이 ‘당신의 하루에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담아 포항의 상징과 시민의 일상을 표현하는 드론 라이트쇼가 펼쳐진다. 이어서 한국의 ‘불의 심장에서 피어나는 빛’을 주제로 한 그랜드피날레가 축제의 정점을 찍는다. 형산강 체육공원 행사장에는 퐝스토랑, 체험 및 마켓, 먹거리 등이 마련되며, 해도에는 새록새로 거리와 연계된 ‘불맛·매운맛 테마의 불맛미식로드’도 조성된다. 또한 ‘함께 걷는 우리의 빛나는 시간’을 주제로 한 퍼레이드가 포항운하관에서 형산강 체육공원까지 약 1km 구간에서 진행되며, 학생, 직장인, 예술인 등 시민들이 대거 참여해 지역 공동체의 열정을 보여준다. 20일 전야제 ‘데일리 불꽃쇼’에는 한동대 출신 가수 에녹과 인기 방송 ‘한일톱텐쇼’ 출연 아티스트 아즈마 아키가 출연하며, 21일 메인무대에서는 포항시 홍보대사 이지훈이 진행하는 ‘불빛 라디오’가 열린다.이밖에도 송도해수욕장 에서 ‘포송마차’, 포항운하에서 KBS JOY TV 버스킹 오디션 ‘보이스 온 더 스트리트’, 건강한 삶을 주제로 한 ‘맨발걷기 축제’, ‘CEO 포럼 & 무역 상담회’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올해 포항의 밤은 도시 전체가 빛의 예술로 가득한 갤러리로 변신한다“며 ”시민과 관광객이 일상 속 예술을 발견하고 특별한 순간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6-04

포항 지진 손배소 상고심 대응 총력

포항 촉발지진 손해배상 청구소송 대법원 상고심을 앞두고 지역 전문가들이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4일 포항시에 따르면 이날 시청 중회의실에서 ‘포항시 촉발 지진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 판결 대응 전문가 자문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는 지난 2심에서 원고인 포항 시민들이 패소함에 따라 지진 피해 주민들의 권익 보호와 실질적인 배상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자문회의에는 이진한 고려대 교수, 이국운 한동대 교수 등 지진·지질, 법률, 사회과학 분야의 전문가 5명과 촉발 지진 소송을 대리한 변호인이 참석해 2심 판결의 주요 쟁점 사항을 검토하고 대법원 상고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자문위원들은 2심 재판부의 판결에 아쉬움을 표했다. 한 자문 위원은 “지진 발생을 사전에 예측하거나 통제하기 어렵더라도 지열 발전사업의 지진 발생 가능성과 관리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진 위험도 평가 및 관리 자체가 어려운 일이라고 판단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5일 산업통상자원부를 방문해 시민 여론을 전달하고 정부 차원의 정책적 결단을 요청할 예정이다. 또 오는 11일에는 대법원에 시민들의 뜻을 담은 호소문을 제출하고, 12일에는 포항촉발지진 손해배상 소송 진행 상황을 설명하는 대시민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6-04

포항시, ‘제7회 가속기 기반 국제 심포지엄’ 개최

포항시가 이차전지, 수소, 바이오 등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의 방사광가속기를 기반으로 하는 미래 소재 산업의 글로벌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시는 4일 오후 포항가속기연구소 과학관 강당에서 ‘차세대 미래 소재 산업기술 육성 및 발전’을 주제로 ‘제7회 가속기 기반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강덕 포항시장,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 양금희 경상북도 경제부지사, 김종규 포스텍 부총장을 비롯해 국내외 산학연 전문가와 미래 소재 관련 기업 관계자 등 200여 명이 대거 참석했다. 2018년 ‘그린신소재산업’을 주제로 첫 발을 내디딘 이 심포지엄은 7회째를 맞이하며 국내외 석학과 산업계 전문가들의 꾸준한 호평속에 국제 기술 교류의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호주, 일본, 스페인 등 주요 방사광가속기 기관의 연구진과 국내 유수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여해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차세대 미래 소재 기술의 최신 동향과 응용 사례를 공유하고, 산업 육성 전략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오전 세션에서는 호주 싱크로트론의 레이첼 윌리암슨 박사가 ‘결정학의 응용–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제약·소재 혁신 가속화’를 주제로 발표했으며, 일본 싱크로트론 방사광연구소의 서옥균 박사는 ‘수소에너지용 촉매의 AP-HAXPES 연구’에 관한 최신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어 스페인 ALBA 싱크로트론의 후안 벨라스코 벨레즈 박사는 ‘빔라인을 이용한 전기화학 계면 실시간 연구의 활용과 전망’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제시했다. 오후 세션에서는 국내 산업계와 학계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차세대 미래 소재 산업기술의 발전 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홍병희 그래핀스퀘어 대표이사, 김혜리 Voronoi 수석연구원, 문수진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판교R&D센터장, 박규영 포스텍 배터리공학과 교수 등이 각 분야의 최신 기술 동향과 전망을 공유했다. 포항시는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지역의 첨단 연구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차세대 미래 소재 산업의 혁신과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또 향후 국내외 신소재 기업 유치와 첨단 분석기술·융합 연구 활성화를 통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산업 생태계 조성에 행정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강덕 시장은 “오랜 기간 철강 산업으로 국가 기간산업을 견인해 온 포항이 이제 미래소재 산업을 선도하는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며 “앞으로도 방사광가속기를 비롯한 첨단 연구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차세대 미래 소재 기술 연구개발과 산업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대한민국 미래산업의 중심도시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