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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K푸드의 인기...해외에선 한 달 기다려야 먹는 특식은?-투데이 핫 클릭!

일단 사전적 정의부터 해보자. ‘돼지의 갈비 부근에 붙은 뱃살 부위를 지칭한다. 세겹살이라고도 한다. 비계가 세 겹으로 겹쳐 보이기 때문에 생겨난 이름. 생김새를 보면 비계-살코기-비계-살코기 순이다. 그렇기에 사람이 섭취할 땐 사겹살. 배바깥빗근, 배속빗근, 배가로근 이렇게 근육 세 층으로 구성된 배벽을 먹는 것이다.’ 다소 장황하지만 한국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삼겹살’에 관한 설명이란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직장인들의 회식 자리나, 식구들이 모여 앉은 주말 저녁이면 쉽게 맛볼 수 있는 메뉴. K팝과 K드라마를 앞세운 한국의 문화가 유럽과 남·북 아메리카,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끌면서 언필칭 ‘K푸드’의 위세도 갈수록 세계인들의 입맛을 점령해가는 추세다. 최근 ‘위키트리’는 K푸드의 인기를 주도하는 아이템 중 하나인 삼겹살에 관한 기사를 게재했다. 요약하면 아래와 같은 내용. “아프리카와 지척인 포르투갈의 한식당에선 예약 없이는 삼겹살을 먹기가 어렵다. 손님이 많아 웨이팅 시간이 갈수록 길어진다. 일본 오키나와의 삼겹살 전문점도 호황을 누린다. 저녁엔 예약이 필수. 한국에선 언제든 먹을 수 있지만, 해외에선 한 달 전에 미리 예약해야 맛볼 수 있는 게 삼겹살 구이다.” 사실 유럽에선 삼겹살의 인기가 높지 않았다. 비계 부위를 꺼리는 식습관 탓이었다. 그렇기에 프랑스와 덴마크 등 축산업이 발달한 국가에선 예전부터 삼겹살의 상당 양을 한국으로 수출했다. 일본 역시 ‘본격화된 육식’을 하기 이전엔 지방이 과도한 돼지의 삼겹살과 내장 부위는 꺼리는 음식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시대와 판이 바뀌었다. 전방위적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음식 문화’ 역시 유럽과 남·북미 사람들에게 호기심과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한국의 ‘독특한 섭식 스타일’로 부를 수 있는 ‘쌈’은 고기와 함께 채소를 섭취함으로써 영양적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것에서도 외국인들은 매력을 느끼는 듯하다. TV에선 삼겹살 구이를 앞에 두고 ‘코리안 바비큐 넘버 원“을 연발하는 유럽인들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화려한 샹들리에 매달린 미국과 프랑스, 포르투갈과 도쿄의 고급 식당에서 ‘한 달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고 있는 한국 스타일 삼겹살 구이의 인기. 우리로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2-20

K-콘텐츠 열기 이끌 경북 이야기 찾는다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이하 진흥원)이 경북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소재로 한 시나리오를 발굴하기 위해 '제23회 경상북도 영상콘텐츠 시나리오 공모전'을 개최한다. 이번 공모전은 경북의 역사, 인물, 문화, 자연경관 등을 소재로 한 우수한 시나리오를 발굴해 영화나 드라마 콘텐츠로 제작함으로써 경북 영상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해왔다. 지금까지 공모전을 통해 17편의 작품이 제작되거나 시나리오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SBS에서 방영된 '강구이야기', '영주', KBS에서 방영된 '수운잡방' 등이 있으며, 이들 작품은 경북의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대중에게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번 공모전의 모집 분야는 극영화, 드라마(단막극, 시리즈) 분야로, 시나리오 창작에 열정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단순히 배경만 경북인 작품보다는 스토리 속에 담긴 경북의 가치를 중점적으로 반영해 심사할 예정이며 최종 5편의 수상작이 선정된다. 대상과 최우수상 1편, 우수상 3편 등 수상작에는 경북도지사상을 비롯해 총 2600만원의 창작료를 수여한다. 또 수상 작품이 영상화될 수 있도록 ‘경북 K-스토리 페스티벌’과 연계해 우수작품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작품 접수는 5월 2일부터 29일까지이며 제출내용 및 접수방법은 경상북도 영상콘텐츠시나리오 공모전 공식 홈페이지(www.storyg.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전화(054-840-7041) 또는 홈페이지 문의 게시판을 이용하면 된다. 이종수 진흥원장은 “경상북도 영상콘텐츠 시나리오 공모전은 지난 22년 동안 총 148편의 우수작품을 발굴하여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며 “올해도 공모전을 통해 K-콘텐츠 열풍의 주역이 될 참신한 작품이 발굴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20

35년간 대구 문화예술의 주축이된 DAC ‘다시 시민속으로’

대구문화예술회관(DAC)이 개관 35주년을 기념해 올해 시민과의 소통 및 즐거움 공유를 목표로 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다시 시민 속으로’라는 새로운 슬로건 아래 마련한 이번 계획에는 기획공연, 기획전시, 시립예술단 활동뿐만 아니라 올해 20주년을 앞둔 제10회 대구사진비엔날레 준비도 포함된다. 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지난 35년간 대구 문화예술의 발전과 시민 문화 향유 증진에 힘써왔다. 앞으로도 시민의 문화적 욕구와 소양을 충족시키는 다양한 콘텐츠로 그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DAC 기획공연, 42개 다채로운 장르 83회 공연 여정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올해 13개 시리즈에서 총 42개의 기획공연(총 83회)을 선보이며, 한층 더 다양한 장르와 대폭 늘어난 공연으로 관객을 찾아간다. 지역 예술인과 단체들의 무대를 모은 ‘아츠스프링 대구 페스티벌’을 비롯해 대구시립극단, DIMF와 공동 제작한 뮤지컬 ‘설공찬’, 국립정동극장과 함께하는 전통 음악극 ‘서편제: the original’ 등을 무대에 올린다. 또한,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홍련’,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 ‘굿모닝 홍콩’ 등 대한민국 공연계를 뒤흔드는 화제작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발레 ‘호두까기 인형’, 한국무용 ‘유림’, 전통연희 ‘광대’, 전통 뮤지컬 ‘적로’ 등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이외에도 아트서커스 ‘블리자드’가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아츠스프링 대구 페스티벌’에서는 ‘2025 원로연극제’, ‘이희수 첼로 리사이틀’, ‘화이트데이 콘서트 with 송클레어’ 등 클래식, 성악, 오케스트라, 탱고,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인다. 특히 대구문화예술회관, DIMF, 대구시립극단이 공동 제작한 뮤지컬 ‘설공찬’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바라본 정의와 새로운 변화의 촉구를 담은 ‘조선판 오컬트’ 작품이다. 국내 최고의 창작가로 손꼽히는 추정화의 탄탄한 극본과 세밀한 연출, 섬세함을 담아내는 작곡가 허수현의 음악, 2024 DIMF 어워즈 3관왕을 기록한 대구시립극단의 뛰어난 연기와 대구문화예술회관의 제작 역량이 더해져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사한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의 국공립단체 네트워크를 통해 최고의 작품이 관객을 찾아오는 ‘서편제: the original’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역사의 현신이다. 다양한 작품 발굴과 창작을 통해 공연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국립정동극장과의 협력을 통해 11월 중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대한민국 공연계를 뒤흔드는 화제작들도 차례로 무대를 펼친다. 한국 창작 뮤지컬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수많은 뮤지컬 애호가들이 고대하는 작품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2013년 초연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이 뮤지컬은 한국 전쟁 당시의 국군과 인민군의 이야기를 다룬 신화와도 같은 작품이다. 무인도에 갇힌 두 진영의 병사들이 피로 가득한 최악의 상황이 아닌 ‘여신님이 보고계셔 대작전’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위해주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외에도 2024 한국 창작 뮤지컬의 떠오르는 신작이자 대학로를 강타한 최고의 초연작 ‘홍련’,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및 심사위원상·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감독상 및 최우수 작품상 외에도 다양한 국제 영화제에서 상을 휩쓴 일본 영화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국내 최초 무대화 작품인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도 무대에 오른다. 2024 국립정동극장 세실 ‘창작ing’ 작품으로 장국영과 나이키를 찾아 떠난 홍콩에서 세계시민으로 거듭나는 장사모 회원들의 이야기 ‘굿모닝 홍콩’ 등도 관객을 찾는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매년 겨울이 다가올 때마다 ‘호두까기 인형’ 발레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해왔다. 올해도 마린스키 발레단 안무 버전의 유니버설발레단 ‘호두까기 인형’으로 클래식 발레의 우아함과 연말의 설렘을 예약하고 있다.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공연도 준비돼 있다. 유림의 고귀한 정신세계와 사당패와의 사랑 이야기로 신분의 격차를 넘어 갈등을 즈려밟고 가슴을 달래는 백현순무용단 ‘유림’, 국립정동극장 건립 이념인 원각사의 전신, 협률사에서 진행된 최초의 유료 공연으로 당대의 대작이자 화제의 공연이었던 ‘소춘대유희’가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의 ‘광대’로 120년 세월을 곰삭여 다시 나타난다. 일제강점기 활동한 대금 명인 박종기와 김계선 두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전통 뮤지컬 작품 ‘적로’도 무대에 오른다. 일제의 억압 속에서도 전통음악을 지키고 발전시키며, 필멸의 운명을 초월한 불멸의 예술을 꿈꾸는 이야기다. 세계적인 서커스로 유명한 ‘태양의 서커스’에서 활동한 브루노 가뇽이 설립한 ‘프릭 파브리크’의 대표작 ‘블리자드’가 초여름 대구에 한겨울을 불러온다. 피아노, 기타, 벤조를 오가는 7명의 서커스 예술가와 1명의 음악 시인으로 구성된 캐나다의 대표적인 아트 서커스다. 이외에도 개관 35주년을 맞아 전관을 활용한 프로젝트도 마련한다. 지역 아마추어 합창단에 무대 기회를 제공하는 ‘시민합창제’가 9월에 열리고, 같은 달 대구문화예술회관 야외에서 ‘시민행복축제’가 개최된다. 이 축제에서는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지역예술인을 비롯해 대구시립예술단의 레퍼토리, 그리고 국내 유명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이어져 음악이 끊이지 않는 축제의 장이 펼쳐질 예정이다. □ ‘기획전시 전용관’ 개관 및 다양한 전시 개최 대구문화예술회관은 공립미술관으로서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시민에게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2월부터 1층 5개 전시실을 상설 ‘기획전시 전용관’으로 운영한다. 첫 대형 기획전시로는 국공립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한국 추상미술 수작들을 모은 ‘한국 추상미술 하이라이트’(2월 27∼4월 13일)를 개최한다. 이어 ‘괴물소환’(4월 24∼6월 7일), ‘2025 리딩 아티스트’(6월 17∼7월 19일), 그리고 ‘2025 올해의 청년작가’(7월 31∼9월 6일) 등 다양한 전시들이 이어질 예정이다. 특히 ‘올해의 청년작가’에서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활동 중인 25∼40세의 젊은 작가 5명을 지원하며, 이들 중 1명에게는 ‘삼보미술상’을 수여한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주제전과 특별전, 인카운터 8, 그리고 프린지 포토 페스티벌 등으로 구성되며, 시민 작가들의 우수 전시도 함께 선보인다. 또한 포트폴리오 리뷰와 워크숍, 포토북 페스티벌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예술총감독으로는 프랑스 출신의 엠마뉘엘 드 레코테 감독이 선임돼 전시 주제 선정과 큐레이터진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19

[투데이 핫 클릭!] 마약사범 유아인...석방됐지만 “영화 홍보 나오지 마”

수많은 청소년에게 연예인은 닮고 싶은 동경의 대상이다. 그러기에 대중의 사랑으로 큰 부(富)를 이루고 이름을 얻은 배우나 가수들은 보통 이상의 도덕성을 요구받는 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절제되지 않은 마약 사용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21세기. 유명 영화배우나 인기 가수가 마약을 상용해 구속·처벌 받았다는 뉴스는 어린 학생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작지 않다. 멀끔한 외모와 좋은 연기로 대중의 지지를 받던 영화배우 유아인이 지난해 9월 마약 상습 투약으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는 소식은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지난 18일 열린 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돼 일단 석방됐지만 유씨에게서 ‘마약사범’이란 딱지가 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런 현실을 감안한 것일까? 얼마 후 개봉하는 유아인 출연 영화 ‘숭부’의 배급사는 “시사회와 기자간담회 등 마케팅 행사에 유씨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배우 이병헌과 조우진, 고창석 등이 함께 출연하는 ‘승부’는 원래 넷플릭스가 2023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유아인이 마약 관련 수사를 받으면서 개봉이 미뤄졌다. 우여곡절 끝에 결정된 극장 개봉일은 내달 26일. ‘승부’의 제작사와 배급사 모두 거액이 투입된 영화가 “마약사범이 출연한 작품”이라는 손가락질 속에 관객들의 외면을 받지 않을까라는 걱정에 속이 탈 듯하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2-19

문화캘린더(2월 17∼23일)

안동 합창 공연 2025 안동국제합창축제 1일차 - 안동시립합창단 하이든 ‘천지창조’ (2월21일 오후 7시30분) 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입장료: 전석 1만원│문의: 054-840-3600 청도 전시 정갑용 展- ‘내가 빚은 대로 생겨난다’ (1월 6일∼3월 3일) 갤러리 이서│입장료: 무료│문의: 054-373-5657 강경신 포항 합창 공연 2025 필리핀 마드리갈 싱어즈 내한공연(특별출연 가온누리 어린이합창단) (2월 28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입장료: 2~3만원│문의: 010-3534-5905 뮤지컬 포항시립연극단 제10기 어린이 뮤지컬 아카데미 특별공연 ‘어머니 이야기’ (2월 21~23일. 21일: 오후 7시30분, 22~23일: 오후 4시)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입장료: 전석 5천원│문의: 054-270-5483 대구 클래식 공연 제2회 강경신 반주 독주회 ‘우리들의 이야기’ (2월 19일 오후 7시30분) 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입장료: 전석 3만원│문의: 010-2449-2051 전시 전시공간 지원 프로젝트 Ⅰ : 오금숙 개인展 (2월 19일~3월2일) 봉산문화회관 1전시실│입장료: 무료│문의: 053-422-6280 전시 흐름의 교차 (2월 18일~23일) 대구문화예술회관 8전시실│입장료: 무료│문의: 053-430-7600 전시 2025 대덕문화전당 특별기획- 2025 남구 아카이브-옛날 옛적 풍물’展 (2월 17일∼3월 3일) 대덕문화전당 제3전시실│입장료: 무료│문의: 053-664-3118 전시 지은주 개인展 : 검은 낮 - 흰 밤 (2월 18일~23일) 봉산문화회관 2전시실│입장료: 무료│문의: 053-422-6280 /박정은 객원기자

2025-02-16

예산 앞에 무너지는 ‘문화재생’ 실현의 장

포항의 대표적인 구도심 북구 중앙로 298번길 14-4 일대에 위치한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가 조성 8년 차를 맞이하며 입주작가들이 시름에 빠졌다. 2017년 6월 조성 이후 포항시가 매년 제공하던 임대료 지원이 올해 크게 줄어들면서, 입주작가들은 창작촌 잔류 여부를 고민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중앙상가 소상공인들의 빈 점포 임대료 지원 예산이 늘어나면서, 꿈틀로 작가들에 대한 예산 지원이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꿈틀로작가연합회는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여러 공모사업을 진행해왔지만, 최근에는 포스코1%나눔재단 후원금 사업에서도 탈락하는 등 난관에 봉착했다. 그동안 월 35만원가량 지원받던 작업실 임대료를 올해부터 연합회 소속 작가 32명 중 8명의 작가만 지원받게 되면서 75%의 작가들이 지원 없이 작업실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가들은 예술인들의 존엄을 확보할 다양한 지원책들이 공언되고 있지만, 당장 필요한 것은 예술적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조속하고 현실적인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라고 강조한다. 포항시가 문화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시도한 창작지구 조성은 침체된 원도심을 문화예술을 통해 되살리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빈 점포에 작가들이 입주하면서 새로운 예술 공간으로 거듭나고, 황량했던 거리에 행인이 늘어나며 꿈틀로에 생기가 돌았다. 2017년 6월 8일 정식 개장한 이후 중앙파출소는 대한민국 제1호 부엉이 파출소로 거듭났으며, 버려진 벽면은 독특한 발상의 조형작품이 설치됐다. 조악한 간판은 아름다운 글판으로 대체됐고, 9월 꿈틀로 아트페스티벌, 12월 꿈틀로 작은 축제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려 시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 텅 비었던 도심 곳곳에 틈새 갤러리가 들어서고 길바닥에 바닥화를 그려 넣는 등 문화적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시민들의 호응을 얻어냈다. 포항시의 꿈틀로 조성 초기에는 중앙동 일원이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구조적인 뒷받침도 든든하게 이뤄졌다. 중앙동 일원을 청년창업 허브·문화예술 허브·스마트 시티로 조성하고, 시정 핵심사업 간 네트워크화를 통해 원도심 전체가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진희 꿈틀로작가연합회 회장은 “포항시의 도시재생사업으로 출발한 꿈틀로 활성화 사업이 포항시의 취지대로 진행될지 우려가 된다. 사업이 뿌리를 잘 내려 원도심을 살리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포항시와 여러 기관의 관심과 지원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포항문화재단의 임대료 지원이 줄어들면서 자생하기 위해 작년부터 작가들은 공모사업에 도전해서 실행해왔다”면서 “전업 작가가 대부분인 작가들의 생계를 위해 많은 사업을 기획하고 있지만 지금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꿈틀로는 조성 이후 21개 팀의 입주작가가 공모 선정되면서 회화, 공예, 음악, 조각 등 포항 지역 예술인들이 꿈틀로 내 유휴공간에 입주해 현재는 32명의 작가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꿈틀로작가연합회 회원들이 생산한 회화와 도예, 액세서리 등 작품들은 기성품 대비 가격이 높아 일반 시장에서 쉽게 거래되지 않으며, 대량 생산도 어려워 거래처 납품은 고려되지 않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2020년 공익법인 꿈틀로사회적협동조합을 출범했다. 조합원들은 지역 문화 관광 기념품을 판매 돌파구로 고안해 냈으며, 공동으로 ‘체험마켓 298 놀장’ 등을 개최하고 예술 상품 판매 가게 ‘꿈틀 상회’를 오픈해 시민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행사를 통해 판매하고, 납품처를 발굴하고 있다. 포항시는 포항문화재단과 함께 창작 공간과 임대료 지원을 비롯해 꿈틀 갤러리, 운영지원센터, 문화 공판장, 방문객 쉼터 청포도 공원 등을 조성해 꿈틀로의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문화 사업을 운영했다. 현재 꿈틀로작가연합회 창작 공간과 대안공간 스페이스 298, 문화경작소 청포도 다방, 청포도 공원 등이 들어서 있는 꿈틀로는 포항지역 예술가들의 창작활동 구심점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예술의 거리에 걸맞은 창작지구 활성화를 위해서는 입주작가들에 대한 혜택과 지원 방안에 대한 모색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역의 한 예술경영자는 “지역예술인 스스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도권과 다른, 지역이라는 물리적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꿈틀로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해 청포도 다방 임시 운영 기간을 거쳐 2차 심의에 통과돼 2026년까지 2년간 운영단체로 선정돼 꿈틀로 주민의 작은 쉼터로 역할을 이어갈 예정이다. 4월부터는 꿈틀로298놀장을 시작해 11월까지 총 6회를 포항문화재단과 함께 운영해 시민에게 문화예술의 즐거움을 더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개막한 포항시립미술관 원로작가전 박수철 ‘오래된 꿈’ 전시에 이어 꿈틀로입주작가들의 개인전과 단체전이 다양하게 기획되고 있다. 꿈틀로작가연합회 작가들의 지속 성장을 견인하고 창작 의욕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모색돼야 할 시점이다. 꿈틀로작가연합회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활성화하고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한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16

5000원짜리 다이소 화장품, 유럽 스튜어디스를 유혹하다-투데이 핫 클릭!

세련되고 유행에 민감하다고 알려진 항공기 승무원들은 어떤 화장품을 선호할까? 가격이 비싼 세칭 ‘명품 화장품’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고 실용과 실속을 따지는 승무원도 있는 모양이다. 최근 한 경제신문은 한국에 온 유럽 항공사 승무원을 인터뷰해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그 승무원은 “세계 이곳저곳을 다니며 한국 뷰티 제품을 접했고, 유럽에서 한국 메이크업이 아름답다고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교적 저가의 상품을 판매하는 다이소에서 화장품을 구매한 그 스튜어디스는 친구들과 딸에게 다이소에서 구매한 화장품을 선물할 것이라 답했단다. 외국인과 한국인 가릴 것 없는 다이소 색조화장품의 인기를 증명하듯 관련 제품 매출은 지난 1년 사이 80%나 훌쩍 뛰었다. 해외 카드 결제금액도 50%가 증가했다고 한다. 실제로 기자의 직장 주변에 있는 다이소 매장에 가보면 아이라이너, 아이브로우, 틴트, 블러셔 등의 화장품들이 진열된 코너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다이소의 매력은 누가 뭐래도 저렴하다는 것. 화장품 역시 마찬가지여서 5000원이 넘는 제품은 거의 없다고 한다. 백화점이나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고가의 브랜드 뷰티 제품 하나 가격이면 10개 이상의 다이소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 서울에 산재한 다이소 매장에선 젊은 엄마와 딸이 함께 화장품을 고르는 모습을 하루에도 몇 번씩 볼 수 있다고. ‘K팝’과 ‘K푸드’에 이어 ‘K뷰티’의 물결까지 유럽인들을 매혹하고 있다는 건 반가운 소식이다. 다이소에겐 한 걸음 더 나아가 ‘저렴하면서 품질까지 좋은 화장품’을 판매햐야 한다는 숙제가 남았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2-12

대구문예진흥원 ‘예술인파견지원-예술로’ 공모 선정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하 문예진흥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주관하는 ‘2025년 예술인 파견지원 - 예술로’ 지역사업 공모에 6년 연속 선정됐다. 이번 공모에서는 11개 광역문화재단 중 최대 규모인 3억4800만원의 사업비를 확보했으며, 이를 통해 10개 지역 기업·기관과 예술인 50명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예술인 파견지원 - 예술로’ 사업은 예술인과 기업·기관을 매칭해 예술적 역량과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고, 예술인의 직업 안정화와 예술적·사회적 가치 확산을 목적으로 한다. 문예진흥원은 2020년부터 5년간 총 57팀, 285명의 예술인을 지역 기업·기관에 파견했으며, 2023년부터는 전국 단위 ‘예술로’ 지역사업 주관처 평가에서 2년 연속 수상하는 등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예술인들은 참여 공모를 통해 선발되며, 기업·기관과 함께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기업·기관의 이슈를 해결하고, 예술인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활동 종료 후에도 지속적인 성과 관리를 통해 예술인들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예술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11

혼란 속 질서 찾으려 한 몸부림 선인들은 어떻게 亂을 극복했나

한국국학진흥원은 최근 ‘난(亂)’을 주제로 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2025년 2월호를 발행했다. 이번 호에서는 연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과거의 난을 극복한 선인들처럼 지금의 어려움도 함께 이겨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 조선시대 뉴스 미디어, 조보로 전해진 홍경래의 난 ‘조선 최대의 내란, 홍경래난은 어떻게 전국에 알려졌나’에서는 연세대학교 성아사 박사가 1811년 평안도에서 발생한 홍경래의 난이 체계적인 조직력을 바탕으로 정부군에 맞서 일어난 대규모 반란이었으며, 조선시대의 뉴스 미디어였던 조보(朝報)를 통해 전국적으로 소식이 퍼져나갔다고 설명했다. 또, 안동권씨 수곡문중에서 기탁해 한국국학진흥원에서 보관 중인 ‘역서(曆書)’에는 당시의 상황이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고 전한다. △ 난(亂)의 역사를 담고 있는 작품들 정용연 작가는 ‘난(亂)을 소재로 그린 만화들 정가네 소사에서 백정 동록개까지’에서 역사에 기반을 둔 창작 활동의 여정을 담담하게 펼쳐놓았다. 정용연 작가의 첫 장편작 ‘정가네 소사’는 작가 본인 및 가족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전쟁 와중에 일상이 사라진 가족과 마을의 이야기를 다룬다. 제주 원주민과 목호의 아픈 역사와 비극을 그린 ‘목호의 난 1374 제주’, 조선시대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친정 가는 길’, 그리고 갑오농민전쟁 당시 ‘동네 개’로 불린 백정 동록개를 다룬 ‘백정 동록개’까지, 작가는 역사적 사건의 저변에 흐르는 인간의 고뇌와 아픔,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다. △ 난(亂)을 풀어내는 다양한 시선 이외에도 ‘웹진 담(談)’에서는 ‘난(亂)’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다. ‘스토리웹툰 독(獨)선생전’ 13화 ‘꽃의 세상’에서는 정감록을 퍼뜨려 역모를 꾀했다는 죄로 거열형을 받는 무녀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각색했다. ‘선인의 이야기, 오늘과 만나다’의 ‘존재가 역적이 된 왕, 연산’에서는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권력의 다양한 층위를 느껴볼 수 있다. ‘백이와 목금’의 ‘난리통에 죽은 귀신을 달래다’에서는 역병을 달래기 위해 여제(53B2祭)를 준비하는 한 사또와 세책방 낭자 목금의 이야기를 다룬다. ‘스토리테마파크를 쓰다’의 ‘난민, 난민(亂民)과 난민(難民)’에서는 영조 대의 서원 훼철(毁撤) 사건, 을미사변, 3·1 운동, 그리고 오늘날의 사건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난민(亂民)과 난민(難民)을 조명한다. 웹진 ‘담’은 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홈페이지(https://story.ugyo.net/front/webzine/index.do)에서 볼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5-02-10

경북문인협회 “문학으로 세상을 이롭게”

(사)한국문인협회 경상북도지회(이하 경북문인협회)는 지난 8일 오후 2시 경북여성정책개발원에서 2025년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단독 후보로 출마한 김신중 전 ‘경북문단’ 편찬위원장이 제29대 회장으로 뽑혔다. 감사로는 고재동 시인(안동)과 김인수 시인(영덕)이 선출됐고, 부회장에는 김동수(시, 상주), 김용진(시, 포항), 김정화(시, 안동), 박윤희(시, 구미), 조광식(시, 경주) 등 총 5명이 선임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김민정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박찬선 낙동강문학관장, 김원길 지례예술촌장, 권오수 경북예총회장 등의 내빈과 도내 20개 지부 회원 200여 명이 참석했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1부 정기총회와 2부 제28·29대 회장단 이·취임식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김신중 신임 회장은 ‘소통하고 공감하며 문학으로 세상을 이롭게’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취임사를 통해 “문학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자 인간의 정신과 감성을 풍요롭게 하는 힘이 있다”며 “급변하고 혼란스러운 시대 상황 속에서도 문학이 지닌 가치와 역할을 지켜나가며, 경북 지역에서 회원들의 뜻과 힘을 모아 경북문학의 새로운 장을 열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경북문학의 정체성 확립 및 계승, 타 단체와의 다양한 MOU 체결을 통한 회원들의 문학적 역량 향상, 화합과 소통을 통한 경북문학의 성숙과 순수성 회복, 한국문인협회 등과의 교류 활성화를 통한 경북문인협회의 위상 제고 등을 약속했다. 김신중 회장은 영주시 출신으로 1995년 ‘월간문학’을 통해 시 부문으로 등단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시집 ‘집에 돌아와 불을 켜다’, ‘둥근 밥상’과 사화집 ‘잠들지 못하는 것들이여, 안녕’등이 있다. 그는 영주문협지부장, 경북중등문예교육연구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문학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으며, 현재는 한국문인협회 문인권익옹호위원, 영주문화연구회 회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러한 업적을 인정받아 교육부장관상, 경상북도문학상, 홍조근정훈장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10

이상과 현실 사이의 예술가, 파울 힌데미트

박정은 객원기자 헤르만 헤세는 말했다. “내 속에서 솟아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 보려고 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어려웠을까?” 우리는 살아가며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내면의 소리대로 살아가고 싶은 이상과 지금 여기를 살아야 하는 현실 사이의 격차는 종종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이 갈래에서 의지로 장벽을 넘어 한계를 제약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무기력함을 느껴 현실과 타협하기를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파울 힌데미트(1895~1963)는 이러한 격차를 극복하고 삶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현실적인 고찰을 한 대표적인 인물로, 1895년 독일 하나우에서 태어났다. 그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비올리스트, 작곡가로 활동하며 20세기 독일 음악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의 음악은 낭만주의의 영향을 받은 곡들, 현대음악 초기 스타일을 연상시키는 곡들, 그리고 바로크 양식과 현대음악의 결합을 지칭하는 신고전음악 스타일의 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초기에는 의도적인 불협화음과 과감한 화음 진행이 많았지만, 점차 낭만적인 선율과 익숙한 조성의 흐름 아래 작곡했다. 힌데미트는 어린 시절부터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했으며, 1914년에는 프랑크푸르트 음악원에 입학하여 바이올린을 전공했다. 그의 스승인 아돌프 레브너는 자신의 4중주단에 그를 합류시킬 정도로 그의 실력을 높이 평가했다. 같은 해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관현악단 부악장으로 입단했고, 1917년에는 악장으로 임명됐다. 이후 그는 비올리스트로 활동하며 비올라를 위한 곡을 쓰는 데에도 많은 애착을 보였다. 특히 그의 관현악곡에서는 비올라가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는 부분이 자주 등장한다. 그의 음악적 삶은 지속적으로 변화했다. 바이올리니스트에서 비올리스트로, 연주자에서 작곡가로, 불협화음에서 협화음으로, 나치 정권의 협조자에서 망명자로. 순수 독일 혈통인 힌데미트는 그의 대표작 ‘화가 마티스(1933~34)’를 통해 나치 정권과의 갈등을 겪었다. 이 작품은 힌데미트가 직접 대본까지 작성한 오페라 교향곡으로, 귀족에 대항해 농민의 편에 선 화가 마티스의 행적을 찬양하고, 억압의 시대에 살고 있는 예술가의 역할에 대해 언급하는 등 나치 정권을 자극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로 인해 그의 음악은 ‘타락한 음악’으로 분류됐고, 결국 그는 미국으로 이주하는 현실적인 선택을 하게 됐다. 작곡가로서 힌데미트의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업적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아마추어 음악을 작곡했다는 점이다. 불협화음이 난무하는 현대음악은 일반 대중에게 받아들여지기 어려웠다. 이러한 현실에서 힌데미트는 실용음악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며, 이는 단순히 재즈나 팝과 같은 특정 장르의 음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실용적인 음악(실제 사용을 위한)’이라는 개념으로 작곡한 것이었다. 그는 쉬운 곡들을 작곡함과 동시에 청중과의 물리적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무대를 없애고 청중과 연주자의 경계를 없앴으며, 서로 가까이서 교감할 수 있도록 해 청중이 더 쉽게 음악을 이해하고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음악적 성향은 힌데미트가 결국 현실적으로 따르게 된 19세기 낭만주의 음악 사상을 거부하는 ‘신고전주의’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힌데미트는 초보자도 연주할 수 있는 ‘기악합주를 위한 학교용 작품’을 작곡했으며, 어린이들도 쉽게 연주하며 노래할 수 있는 ‘우리 함께 마을을 만들어요’라는 노래극도 만들었다. 이처럼 그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요구하는 바를 잘 수용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했다. 과거와 현재,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해답을 찾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한 파울 힌데미트. 우리는 현실을 선택한 사람을 보고 진실되지 않다고 비난할 수 없다. 오히려 한층 더 성장한 자아를 확립할 수 있는 하나의 방식이기도 하다. 무엇이 나를 움직이고 설레게 할 수 있을까? 그것이 타인의 인정과 편의일 수도 있고, 오로지 나의 열정일 수도 있다. 힌데미트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지치지 않는 노력과 열정을 기울이면서도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갔다. 인간은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갈등을 피할 수 없지만, 이를 넘어서는 지혜가 필요하다.

2025-02-09

대구문화예술회관, ‘2025 찾아가는 미술교실’특별전 개최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오는 11일부터 22일까지 ‘2025 찾아가는 미술교실’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역 초등학생들의 교육 결과물을 예술의 장으로 이끌어, 아이들에게 빛나는 성취감을 선사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별전에서는 ‘2024(하반기) 찾아가는 미술교실’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의 작품 중 우수작으로 선정된 126점이 전시된다. ‘찾아가는 미술교실’은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주관하는 지역사회 교육 기부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전문적인 미술 교육을 제공하고 예술적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전시는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 4, 5전시실에서 진행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지역 초등학생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예술적 재능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자리로 예술을 사랑하는 많은 시민들의 관람을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미술을 통해 창의력을 키우고, 이를 직접 발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예술 교육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아 교육부로부터 ‘교육기부 우수기관’으로 지정된 바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2-04

손경찬 수필가, 제6대 수성구 문인협회 회장에 당선

손경찬(67) 수필가가 제6대 수성구 문인협회 회장에 당선됐다.    22일 수성문화원 2층 회의실에서 진행된 선거에는 손 당선자를 비롯 이태석∙ 설준원 시인이 출마했었다. 손 회장은 이번 선거에서 회원을 일일이 만나 지지를 호소하는 기존 방식보다는 문인답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심을 간절한 글로 전달하는 식으로 운동, 회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손 회장은 “말은 흘러가버릴 수 있으나 글은 마음 그릇에 오래 담겨있기 때문에 다소 오해를 살 우려도 있었으나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선거  패턴을 나름대로 바꿔봤다”며 뜻을 같이 해 주고 성원해 준 회원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손  회장은 선거에서 △기존 사업 계승 및 확장 △고문단 운영 체계화 △수성 따뚯한 문학상 제정 △문학봉사 △창작 교육 강화 등 9가지 공약을 내놨다.  그는 당선 후 인사말을 통해 "수성구문인협회는 그간 문차숙, 정재숙, 심후섭, 이병욱, 김종근 역대 회장님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견고한 기반이 쌓여졌다"면서 "소중한 유산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수성문학의 새로운 장을 열어 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기는 2027년 1월까지이다. 영덕 출신인 손 회장은 영덕군의회 초대 군의원, 경북도의원을 역임했으며 머리맡 책 두기 운동 공연장 찾아가기 운동 전시장 찾아가기 운동 등 예술문화 소비운동을 하며 문학에 입문했다. 수필과 시로 등단한 그는 작가로 활동하며 대구일보대일산필, 매일신문매일춘추, 브레이크뉴스 칼럼, 경북매일신문의 시인 손경찬의 대구 경북인 손경찬의 산행기 등 그동안 왕성한 집필활동을 해왔다. /황인무 기자

2025-01-24

맥시조문학회 동인지 44집 ‘시들지 않는 꽃’ 발간

맥시조문학회(회장 강성태)는 시조의 전통을 잇는 동인지 44집 ‘시들지 않는 꽃’을 출간하고, 이를 기념해 지난 19일 포항시 북구 청하면의 Page38 카페에서 회원 13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간 기념회와 2025년 정기총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출간 기념회, 2025년 정기총회, 공진시장·이가리 닻 전망대 탐방 등의 순서로 진행됐으며, 1부 출간 기념회에서는 회장 인사, 맥시조 44집 발간 경과보고, 시평 등이 이뤄졌다. 이번 44집에는 회원 18명의 신작 시조 83편과 수상 특집 코너, 시집 발간 서평 2편, 연간 활동 화보 등이 수록돼 있다. 특히 올해 맥시조문학회는 제10회 낙강문학상 수상작인 김우연의 ‘나는 우주여행 중이다’와 제28회 현대시조문학상 수상작인 이경옥의 ‘무의탁 못’을 비롯 수상 작품과 심사평, 수상 소감을 수상 특집으로 수록했다. 또한, 회원 2명의 시조집 발간 서평을 실어 44집의 발간 의의를 더했다. 그리고 경북문화재단의 ‘2024년 참여형 예술거점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개최한 영덕 축산항 고려다방과 포항 육거리 꿈틀로 청포도다방에서의 시화전, 진주의 ‘한국시조문학관’ 및 함양의 ‘지리산문학관’ 문학기행, 영덕 신돌석 장군 유적지 탐방 하계세미나 등의 활동을 화보로 담아 맥시조문학회의 다양한 모습과 위상을 제고했다. 강성태 맥시조문학회장은 인사말에서 “창립 45주년을 맞아 문학상 수상, ‘포구 다방’ 시화전 개최, 포항시시낭송가협회와의 협업 등 풍성한 성과를 거뒀다”며 “700여년 전통의 민족시를 현대적으로 계승, 발전시키며 시조의 명맥을 잇고 대중화와 활성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2부 정기총회에서는 2024년 사업 및 결산 보고와 신년 사업 계획 논의, 시조시의 정통성과 대중성 확보 방안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이후 회원들은 이가리 닻 전망대와 청하면의 드라마 촬영지인 공진 시장을 방문해 시심을 키웠다. 한편, 1979년 창립된 맥시조문학회는 46년 동안 매년 동인지를 발간하며 19명의 회원들이 시조의 아름다움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회원들은 활발한 창작활동으로 중앙시조대상 등 여러 상을 수상했으며, 문학기행과 시화전 등을 통해 시조의 발전과 한국시조의 융성에 기여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1-21

신라왕경 핵심 유적·유물 다룬 멀티미디어형 점자감각책발간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모든 국민들이 동등하게 국가유산을 즐길 수 있도록 신라왕경 핵심유적을 다룬 멀티미디어형 점자책 ‘손끝으로 읽는 신라왕경 핵심유적 이야기’를 출간했다. 이번 점자 감각책은 신라 천년 수도인 경주의 월성을 비롯해 황룡사지, 동궁과 월지, 첨성대, 대릉원 일원 등 14곳의 신라왕경 핵심유적과 출토 유물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낸 콘텐츠로,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찬란한 신라 문화유산을 느끼고 공유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책자는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구성원들의 풍부한 해설을 통해 각 유적의 역사적 의미를 이해하고, 신라인의 삶을 엿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시각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점자와 점화, 음성 해설이 추가됐으며, 음성 해설 녹음에는 영화배우 정준호, 송채환, 김나운, 김태우씨와 일반 국민 6명이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점자감각책은 함께 제공되는 소리펜을 활용하거나, 각 페이지에 삽입된 정보 무늬(QR코드)를 모바일 기기로 촬영하면 음성 해설을 들을 수 있어,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신라왕경인 경주의 문화유산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신라문화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은 ‘국가유산 지식이음’ 누리집(https://portal.nrich.go.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전국의 맹학교와 시각장애인 관련 기관에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1-20

전 세계 사로잡을 K-콘텐츠 개성 있는 ‘경북 콘텐츠’ 스토리로 승부 본다

“한국 콘텐츠 산업이 올해도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경북 콘텐츠의 활약이 필요합니다.”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이 경북지역 콘텐츠산업 성장과 혁신을 이끌기 위한 2025년 운영 방향을 공개했다. 이종수사진 원장은 이야기의 고장인 경북만이 가진 콘텐츠를 잘 개발해 경북 관광을 활성화할 수 있으며, 이것이 K-콘텐츠의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서 “K-콘텐츠의 시대에 스토리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콘텐츠기업지원센터를 거점으로 지역콘텐츠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기업 유치, 일자리 창출, 기업 성장 지원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추진하는 50여 개 사업 가운데 주요 사업으로는 스토리 산업 기반 조성 및 육성, 지역 특화 콘텐츠 개발 지원, 독도수비대 강치 TV 시리즈 애니메이션 제작, 그리고 경북 영상콘텐츠 산업 육성 등 4개 사업을 꼽았다. △스토리 산업 기반조성 및 육성 경북콘텐츠진흥원은 스토리 산업 기반 조성 및 육성을 위해 총 4개 사업에 4억40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 4회째를 맞는 경북 K-스토리 페스티벌은 9~10월쯤 안동에서 개최한다. 지난해에 이어 스토리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한 ‘K-스토리 산업 스케일업 지원사업’도 추진한다. 영화, 드라마뿐만 아니라 웹소설, 웹드라마, 웹툰, 음악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스토리 기획자 양성과정을 특화했다. 또 23회 영상콘텐츠 시나리오 공모공모전과 경북 스토리 클럽 및 스토리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2022년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된 웹툰 ‘안동선비의 레시피’ 인기로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브랜드웹툰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래서 올해도 안동시, 구미시, 영천시, 청도군 등과 협업해 각 시군의 원형 자원으로 브랜드웹툰 제작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역특화콘텐츠 개발 지원 지역특화콘텐츠 개발지원을 위해 K-로컬콘텐츠 플랫폼 육성 사업에 10억3000만원을 투입한다. 이 사업은 지역 로컬 소재(역사, 문화, 관광 등)를 활용한 경북 특화 콘텐츠산업 육성을 목표로 하며, K-로컬 콘텐츠 플랫폼(기획-창작-전시 및 마켓운영) 조성 및 운영, 로컬크리에이터 양성 등이 목표다. △경북콘텐츠기업 지원센터 운영 경북콘텐츠진흥원이 미래 먹거리를 위해 2021년 12월 포항에 개소한 ‘경북콘텐츠기업지원센터’ 운영의 활성화를 도모한다. 이 센터는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인 ‘지역거점형 콘텐츠기업 육성 센터 조성 지원사업’에 선정돼 설립한 뒤 매년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한민국 독도! 글로벌 애니메이션 개발 독도를 대표하는 콘텐츠 개발·제작으로 독도의 가치와 중요성 인식 확대를 위해 ‘대한민국 독도! 글로벌 애니메이션 개발’ 사업을 통해 올해 하반기에 TV 방영을 추진할 계획이다. 2025년 12월까지 36개월간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독도 3D 애니메이션 TV 시리즈 제작 시즌 1~2로 구성돼 있다. 제작 규모는 11분×26화로 시즌별 각 13화다. 작품 내용은 독도의 마법 학교에 다니는 강치들이 신비의 섬 독도와 바다를 지키는 수호 마법사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경북 영상콘텐츠 산업 육성 경북 영상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해 총 3개 사업에 3억원을 투입한다. 우선 경북 로케이션 DB를 구축한다. 경북 동부권 지역을 대상으로 로케이션 촬영 스팟 60개를 발굴해 홍보 및 홈페이지 신규 구축을 통해 정보를 제공한다. 경북 영화·드라마 로케이션 제작 지원 사업은 순 제작비 10억원 이상, 경북 도내 소비액 3000만원 이상인 작품을 공모 선정해 지원한다. 국내·외 방송영상콘텐츠 제작 관계자를 초대해 진행하는 ‘경북 로케이션 팸투어 사업’이 새롭게 추진된다. 경북콘텐츠진흥원은 2012년 개원 이후 지역 콘텐츠산업 거점기관으로서 경북의 콘텐츠산업 발전을 총괄하는 구심체 역할을 해왔다. 또 22개 시군과 유기적 협력을 강화해 지역의 콘텐츠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2021년에는 포항 경북콘텐츠기업지원센터와 경주 음악창작소, 2022년에는 경주 웹툰캠퍼스 등 중요 콘텐츠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콘텐츠 산업의 지역 간 균형발전과 성장 기반을 조성했다. 이종수 원장은 대구 출생으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5대학(르네데카르트 대학)에서 사회학 문화정책 석사, 지역축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서울신문 기자를 거쳐 문화체육관광부 홍보콘텐츠기획관, 주프랑스(대) 공사참사관 겸 문화원장을 역임했다. 재직 당시 ‘한국의 봄’ 축제, ‘공예비엔날레 한국의 해’, ‘한국 드라마 파티’ 등을 기획·주최해 한국의 문화콘텐츠 확산에 공헌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1-19

손주 같은 아이들과 하하호호 ‘이야기할머니’에 도전하세요

한국국학진흥원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유아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줄 제17기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650명을 오는 2월 14일까지 공개 모집한다.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업은 여성 어르신이 전국 유아교육기관을 방문해 옛이야기와 선현 미담을 들려주는 사업으로, 2009년 대구·경북 지역에서 제1기 30명 선발로 시작해 현재 3000여 명의 이야기할머니가 8300여 개 유아교육기관에서 활동하는 전국 단위 사업으로 발전했다. 참가 대상은 1951년 1월 1일∼1969년 12월 31일 출생한 대한민국 국적의 여성으로 평소 자원봉사에 관심이 있거나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한 여성 어르신이면 누구든 지원할 수 있다. 다만 기초자치단체 중 선발 제외 지역이 있으니, 공고문의 지역별 선발 현황을 확인해야 한다. 지원 방법은 이야기할머니사업본부 누리집(www.storymama.kr)에서 선발 공고문을 확인 후 15일부터 2월 14일까지 지원서를 작성해 우편 또는 온라인으로 접수하면 된다. 1차 서류심사와 이야기 구연 능력을 포함한 2차 면접심사를 거치게 되고 면접심사에 합격한 예비 이야기할머니들은 4월부터 10월까지 36여 시간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향후 5년간 거주 지역 인근의 유아교육기관에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활동을 하게 된다. 지원서 접수 등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문체부와 한국국학진흥원, 이야기할머니 누리집(www.storymama.kr) 또는 이야기할머니사업본부 대표전화(080-751-0700)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1-16

한국국학진흥원, 19세기 한글 필사본 번암 채제공의 ‘번상행록’ 번역본 출간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18세기 영·정조와 함께 개혁을 이끌었던 재상 번암 채제공(1720∼1799)의 한글 행장 ‘번상행록’에 주석을 달고 현대어로 번역한 책을 출간했다. 현재 남아 있는 ‘번상행록’은 19세기 한글 필사본으로, 풍산 류씨 하회 마을 화경당(북촌)이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한 자료다. 이 한글 필사본은 채제공의 한문 행장을 번역한 것이며, 아쉽게도 한문 저본(底本)은 전하지 않는다. 한글 필사본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이 책이 집안 여성들을 위해 선조의 행적을 학습할 수 있도록 특별히 작성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번암 채제공은 노론과 소론의 당쟁이 격화된 시기, 임금의 정치적 비호를 받으며 남인으로서 재상에까지 올랐다. 채제공은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정치가로서 정조의 개혁 정치를 설계하고 실행한 핵심 인물이다. 번암(樊巖)이라는 호를 가지고 있으며 충청도 홍주(홍성) 출생이다. 15세에 향시에 합격하고, 1743년에 문과 정시에 급제한 후 출사해 도승지, 대사헌, 형조판서, 병조판서 등 다양한 벼슬을 지냈다. 1758년 도승지 재직 당시 영조가 사도세자를 폐위하는 비망기를 내리려고 하자 죽음을 무릅쓰고 이를 막아 훗날 영조가 정조에게 ‘진실로 나의 사심 없는 신하이고 너의 충신’이라고 말할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이후 정조 즉위 후 홍국영이 실각하면서 반대파의 공격을 받아 8년간 은거 생활을 했으나 1788년 국왕의 특명으로 우의정에 올랐다. 이후 좌의정, 영의정에 임명됐으며, 수원 화성 축성을 담당했고, 신해통공을 단행해 금난전권을 폐지하는 등의 업적을 남겼다. ‘번상행록’은 영·정조 시대 정치적 탄압 속에서 재상으로 성장하는 채제공의 성공 스토리를 담고 있다. 채제공은 1755년(영조 31) 겸필선에 제수돼 사도세자를 가르치게 된다. 1758년(영조 34) 8월 도승지에 제수된다 ‘번상행록’은 한글로 적혀 있지만 흘림체로 돼 있고 난해한 문구와 어휘가 많아 읽기가 쉽지 않다. 이에 ‘번상행록’을 교주하고 현대어로 번역해 일반 독자들이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번역 작업에는 채제공의 한시를 전공한 한국고전번역원의 번역 전문 위원 이도현 박사와 국문 장편소설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한국국학진흥원의 홍현성 박사가 함께 참여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1-13

정보라 소설가 ‘너의 유토피아’, 한국 최초 필립 K. 딕 상 후보

정보라 소설가. /정보라 소설가 제공 소설가 정보라(49·포항시 남구 송도동) 의 소설집 ‘너의 유토피아’가 세계 3대 SF(과학소설)상으로 꼽히는 미국 ‘필립 K.딕상(賞)’ 후보에 선정됐다. 한국 작품이 이 상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판사 인플루엔셜의 문학 브랜드 래빗홀은 “‘너의 유토피아’ 영어 번역본이 필립 K.딕 상 최종 후보 6편 가운데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고 13일 밝혔다. 미국에 출판된 SF에 주어지는 필립 K.딕상은 휴고상, 네뷸러상과 함께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SF문학상이다. 20세기 SF 문학을 대표하는 미국 작가 필립 K.딕(1928∼1982)을 기념하기 위해 1983년부터 매년 수여하는 상이다. 최우수상 및 특별 언급 수상작은 오는 4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SF판타지 컨벤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 이윤하가 ‘나인폭스 갬빗’으로 휴고상과 네뷸러상 최종 후보에 수차례 이름을 올린 바 있으나 한국인 소설가가 한국어로 쓴 작품이 3대 SF상 후보로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너의 유토피아’는 2021년 출간된 소설집 ‘그녀를 만나다’의 개정판으로 총 여덟 편의 소설을 담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 ‘유어 유토피아’(Your Utopia)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됐다. 표제작 ‘너의 유토피아’는 전염병으로 인류가 떠난 황량한 행성에서 고장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를 태우고 배회하는 스마트 자동차의 이야기다. 정보라는 1998년 연세문화상에 ‘머리’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국내에서 2017년 출간된 SF·호러 소설집 ‘저주토끼’로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2023년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최종후보에 각각 올랐으며 독일 라이프치히도서전상을 받았다. 2020년부터 남편을 따라 그의 고향인 포항에 이주해 살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1-13

포항 포은흥해도서관 오는 22일 시범운영 … 3월 중 정식 개관 예정

포항흥해도서관 전경. /포항시립도서관 제공 포항시 북구 지역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포은흥해도서관이 오는 22일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포은흥해도서관은 총 사업비 250억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4층의 연 면적 1만1424㎡ 규모로 북구 흥해로 81번길 46(구 대성아파트 부지)에 건립됐다. 포은흥해도서관은 지난 2017년 11월 발생한 포항 지진으로 전파 판정을 받은 대성아파트 부지에 특별재생사업으로 구축됐으며, 피해지역의 중심지에 세워져 지역경제 활성화와 생활환경의 획기적인 개선 등의 파생 효과가 기대된다. 1층은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자료실·유아자료실을 구성하고 ‘AI 로봇·AI 도서 추천 검색 시스템’ 등을 도입해 이용자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 2층은 음악자료실, 음악감상실, 작곡실, 연주실을 배치하고 포항 향토음악 자료와 다양한 음악자료를 구비해 복합 커뮤니티 공간 및 음악 문화 플랫폼으로 운영하며, 3층 일반자료실은 2~3층이 연결된 감각적인 계단형 열람 공간인 ‘하모니 스텝’을 도입하고 자유로운 독서환경 조성 및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시범운영 기간 중 도서관 운영시간은 매일(토·일요일 포함)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며, 둘째·넷째 월요일 및 국가공휴일은 휴관이다. 도서 대출·반납 및 열람을 포함한 각종 시설과 서비스의 시범 운영을 실시한 후 미비한 점을 보완해 3월 중 정식 개관식을 가질 예정이며 개관 이후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토·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도병술 포항시립도서관장은 “포은흥해도서관 시범운영 시작으로 오래 기다린 시민들께 음악과 책이 어우러진 독서문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됨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포은흥해도서관은 북구 거점도서관 및 음악 특성화 도서관으로 북구 지역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1-12

문화캘린더(1월 13∼19일)

대구 전시 대구아트스퀘어 -대구권 미술대학 연합전 (1월 9일~19일) 대구문화예술회관 6~13 전시실│입장료: 무료│문의: 053-430-7667 프로젝트팀 nameless names 7th ‘경계 없는 풍경’ (1월 28일 오전 10시~오후 6시) 대구문화예술회관 12 전시실│입장료: 무료│문의: 053-430-7667 클래식 공연 이정은 피아노 독주회 (1월 18일 오후 5시)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입장료: 전석 3만원│문의: 070-7757-0300 한국기악문헌협회 창단연주회: 바이올린 정은영 피아노 이은비 그리그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 (1월23일 오후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입장료: 전석 초대│문의: 010-2583-6627 아양아트센터 기획 2025 동구민과 함께하는 신년 음악회-해가 뜬다, 동구가 뜬다(1월 23일 오후 7시30분) 대구 아양아트센터 아양홀│입장료: 2만원│문의: 053-230-3317 뮤지컬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완다랜드’ (1월 25일~26일 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4시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입장료: 44,000~66,000│문의:1566-6818 구미 콘서트 지브리와 사랑에 빠지다 : 지브리 영화음악 콘서트 2025 (1월 19일 오후 7시) 구미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입장료: 2,8000~35,000│문의: 010-7592-5983 안동 음악회 2025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신년음악회 - 빈 소년 합창단 내한공연 (1월 21일 오후 7시30분)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입장료: 1만원~3만원│문의: 054-840-3600 * 주최 측의 사정에 따라 취소, 연기,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입장료는 정가 기준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할인 금액 등은 주최즉에서 확인해 주시길 바랍니다.     /박정은 객원기자

2025-01-12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고통과 회복의 피아노 교향곡)

예술은 시간과 역사를 초월하는 영향력을 지니고 있으며, 몇몇 곡들은 시대를 초월해 여전히 사람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준다. 이에 많은 이들이 자신의 삶에서 가치 있는 문화적, 감동적인 작품들을 모아 정리하고자 한다.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하는 클래식 명곡’을 검색하면 다양한 카테고리별 대표작들이 잘 정리되어 있는데, 그 중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하는 피아노 협주곡’으로는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5번’, 그리고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등이 있다. 그 중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특히 한국인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러시아 태생인 그는 서정적이고 감미로운 음악으로 북구의 로맨티스트로 불린다. 오늘 소개할 ‘피아노 협주곡 2번’은 그가 정신적 고통과 우울증을 극복하며 작곡한 곡으로, 듣는 이들에게 특별한 위로와 울림을 전해준다. 러시아 제국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라흐마니노프(Sergei Vasilyevich Rachmaninoff·1873∼1943)는 육군 장교이자 피아니스트인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네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워 남다른 초견력과 음악적 재능을 길렀다. 이후 1885년 러시아를 대표하는 명문 음악학교인 모스크바 음악원에 입학해 피아노와 작곡을 전공했다. 그러나 학교를 졸업한 후인 1892년, 심혈을 기울여 작곡한 첫 교향곡이 실패로 돌아가자 그 충격으로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며 3년간이나 작곡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고, 1890년에 만난 정신과 의사 니콜라이 달 박사의 도움으로 우울증을 극복하고 다시 창작의 열정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때 탄생한 작품이 바로 ‘피아노 협주곡 2번’이다. 라흐마니노프는 니콜라이 달과 ‘자기암시 기법’으로 마음의 병에서 일어날 수 있었는데, 방법은 이러하다. 최면을 건 후 반복되는 말을 무의식에 심어주는 것이다. 라흐마니노프가 누워 있으면 달이 “당신은 곧 새로운 협주곡을 작곡할 것이며, 그 곡은 큰 성공을 거둘 것이다”라고 암시해주는 최면 기법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치료를 3개월간 진행했다고 한다. 최면치료법이 통해서인지, ‘피아노 협주곡 2번’은 큰 호평을 받으며 라흐마니노프는 재기에 성공한다. 그는 이 곡을 주치의 달 박사에게 헌정했으며 자신의 연주로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1901년 초연하게 된다. 이 곡은 전반적으로 라흐마니노프가 겪었던 고통의 몸부림, 그리고 마침내 일어서게 되는 환희의 기쁨이 담겨있다. 고뇌와 절절한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1악장, 눈물 날 듯 아름다운 멜로디로 진행되는 모든 것을 초월한 듯한 2악장, 그리고 눈부시게 기쁜 마음의 순간을 담은 3악장으로 구성돼있다. 그가 작곡한 곡들에는 반복적인 특징이 있는데 성당의 종소리에 영감을 받은 라흐마니노프는 그가 가장 아름답게 기억했던 러시아 정교회의 종소리를 여러 작품에 담아냈다. ‘피아노 협주곡 2번’ 1악장의 도입부를 들어보면 종소리를 연상시키는 음들로 곡이 시작된다. 그는 종을 치는 사람들은 예술가와 같다고 생각했는데, 능숙한 몸짓으로 화려하고 리듬감 있는 종을 치는 모습이 마치 악기 연주자처럼 느껴졌나보다. 세기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라흐마니노프는 198cm라는 큰 키와 30cm를 넘는 긴 손을 가지고 있었다. 이 때문에 작은 손을 가진 피아니스트들은 그의 거대한 손의 영향이 반영된 작품들을 연주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그는 과시하기 위해 그렇게 작곡하지는 않았고 타고난 천재성이 반영된 결과물로 보면 될 것이다.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은 그의 시대에 다소 비판과 저평가를 받았지만, 그의 음악은 충분히 음악사에서 빛나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호로비츠는 라흐마니노프를 가장 위대한 피아니스트라고 평가했으며,‘피아노 협주곡 2번’은 라흐마니노프 본인의 연주가 녹음되어 아직까지 보존되고 있다. 아직 그의 연주를 듣지 못한 분들께, 그의 연주를 통해 음악적 전율과 감동을 느껴보시기를 강력히 추천드린다.

2025-01-08

포항 출신 영화감독 허장의 ‘한 채’ 모교 포항중앙여고 후배들과 만나

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독립영화 전용관 인디플러스 포항에서는 지난 2일과 3일, 포항 출신 영화감독 허장의 작품 ‘한 채’가 상영돼 연일 200석의 객석이 가득 찼다. 이 영화는 2023년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시민평론가상을 수상했으며, 이번 상영회는 감독의 모교인 포항중앙여고 1, 2학년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2일에는 감독 허장이 직접 인디플러스 포항을 방문해 모교 재학생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감독은 영화인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2017년 개관한 인디플러스 포항은 독립영화 공공배급망으로서 다양한 영화와 기획전, 시민 영화 커뮤니티 ‘시너지’ 등을 운영하며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해왔다. 2025년에는 AI 시대를 맞이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융합 콘텐츠 제작을 목표로 11월경 ‘포항AI영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포항시민의 이야기가 담긴 AI 기술을 활용한 영화 제작, AI 기술을 활용한 영화 초청, 시민 대상 AI 영화 제작 워크숍 등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영상 콘텐츠 창작과 교류의 거점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영화관람료는 일반 3500원이며, 티켓예매는 디트릭스(www.dtryx.com)와 현장 매표소에서 가능하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포항문화재단 중앙아트홀(054-289-7943)로 문의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2025-01-08

“용 승천 꿈 1000냥” 조선 매매문서 공개

최근 한국국학진흥원의 국학조사자료팀이 조선시대에 작성된 ‘꿈 매매문서’ 2점을 최초로 발굴,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문서들은 각각 1814년과 1840년에 작성됐으며, 모두 용꿈을 사고판 거래를 담고 있다. △청룡과 황룡이 등장하는 꿈의 매매 1814년 2월 말, 대구에 살고 있던 박기상(朴基相)은 청룡과 황룡이 웅장한 자태를 뽐내며 하늘로 올라가는 꿈을 꿨다. 박기상은 사흘 뒤인 3월 3일에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으로 떠나는 친척 아우(族弟) 박용혁을 떠올렸고, 그에게 꿈 이야기를 들려주고 팔았다. 당시 작성됐던 매매문서에 따르면, 두 사람은 1000냥에 꿈을 팔기로 합의하고 대금은 과거 급제 후 관직에 오르면 지급한다고 적혀있다. 또 문서에는 길몽을 꾼 ‘몽주(夢主) 박기상’과 그 꿈을 샀던 ‘매몽주(買夢主) 박용혁’의 날인이 있으며, 친척 두 명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1840년 2월 2일, 경북 봉화에 살고 있던 진주강씨 집안의 여자 하인 신씨는 청룡과 황룡 두 마리가 서로 엉켜있는 꿈을 꾸고는 집주인의 친척 동생인 강만(1824~1880)에게 청색·홍색·백색 등 삼색실을 대가로 받으면서 꿈을 팔았다. 이때 작성된 매매문서에는‘몽주(夢主) 반비(班婢) 신(辛)’과 증인으로 참석한 그녀의 남편 박충금의 날인이 있다. △길몽(吉夢)을 사고파는 오래된 전통 ‘고려사’의 ‘진의매몽’과 ‘삼국유사’의‘문희매몽’은 꿈을 사고파는‘매몽(買夢) 설화’의 대표적 자료다. ‘진의매몽’은 보육(寶育)의 둘째 딸 진의가 성년이 됐을 때 언니가 오관산 정수리에 올라 소변을 보니 천하에 가득 흘러내렸다는 꿈 이야기를 들려주자 “제가 비단 치마로 그 꿈을 사겠습니다”하고는 정화왕후가 됐다는 이야기다. ‘삼국유사’의 ‘문희매몽’은 김유신의 누이 보희가 서악西岳에 올라 소변을 보니 장안에 가득 찼다는 꿈을 꿨고, 동생 문희가 비단 치마 한 벌을 주고 길몽을 사서 김춘추(태종무열왕)의 왕비가 됐다는 줄거리다. 꿈을 둘러싼 해몽의 역사는 우리 민족의 오래된 전통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태아의 성별과 운명을 예측하는 태몽, 횡재를 불러온다는 돼지꿈과 대소변에 관련된 꿈 등이 있다. 특히 용꿈은 사회적 지위 상승을 암시하는 길몽으로 여겨져 왔다. 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장은 “길몽을 사고파는 일은 오늘날에도 행해질 정도로 우리에게는 친숙한 습속이다. 그런데 꿈의 매매는 일반적으로 구두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번에 발견된 꿈 매매문서는 매우 희귀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1-08

‘국보 중 국보’ 백제금동대향로 깊이 만날 기회

국립대구박물관은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전 ‘향의 문화사 : 염원에서 취향으로’와 연계해 특별 강연 ‘세기의 발굴, 백제금동대향로(국보)’를 8일 오후 2시 박물관 강당에서 개최한다. 이번 강연의 강사는 백제금동대향로 발굴 10주년 특별전을 기획하는 등 백제금동대향로와 깊은 인연을 가진 김규동 국립대구박물관장이 참여한다. 이번 강의에서는 부여 능산리 발굴 현장에서 백제 금동대향로를 발견하는 긴장감 넘치는 순간부터 백제 금동대향로의 형태, 문양, 구성을 자세히 살펴보며, 향을 실제로 어떻게 사용했는지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강의를 듣고 기획전시실에 전시된 백제 금동대향로를 직접 관람한다면, 국보 중의 국보로 불리는 백제 금동대향로를 더욱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백제금동대향로는 19일까지 전시되며, 10일부터는 복제품으로 대체 전시된다. 김규동 관장은 1994년 국립박물관 학예연구사로 임용돼, 이후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과장, 국립공주박물관장, 국립중앙박물관 유물관리부장 및 미래전략담당관 등 주요 직책을 역임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아온 박물관 행정 및 전시기획 전문가다. 이번 강연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국립대구박물관 누리집(교육/행사-교육 프로그램)에서 신청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5-01-07

“갑진년 어둠 가고, 을사년 희망 오라”

한국국학진흥원은 ‘푸른 뱀의 해’를 주제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2025년 1월 호를 발행했다. 이번 호에서는 2024년 갑진년의 혼돈과 어둠, 슬픔을 보내고 2025년 을사년의 희망을 담았다. 김수영 한양여대 교수는 ‘새해, 매번 같지만 매번 새로운’에서 바니타스화(Vanitas, 畵)와 우로보로스(ouroboros)를 통해 삶과 가치의 본질을 이야기했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유행한 바니타스화는 해골, 꽃과 열매로 생의 덧없음을, 두툼한 책과 화려한 왕관으로 학문적 성취와 권력의 무상함을 그렸다. 귀도 카냐치 화가는‘자신의 꼬리를 먹는 뱀’이자 ‘영원성을 상징’하는 우로보로스를 그려 육체는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의 시선은 영원을 향해 있음을 표현했다. 신경미 한국국학진흥원 전임연구원은 ‘푸른 뱀의 해, 성장을 희망하며 웹진 담談을 시작합니다’에서 뱀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소개했다. 뱀은 맹독을 가진, 징그러운 동물이지만 나쁜 기운을 날리고 지혜와 변화를 상징한다. 조선시대에는 용과 뱀의 기운이 액운을 떨쳐버린다고 여겨 기우제·기청제 같은 의례를 진일(辰日)이나 사일(巳日) 같은 특정 날에 지냈다. 이외에도 웹진 ‘담’에서는 ‘푸른 뱀의 해’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뤘다. ‘스토리웹툰 독(獨)선생전’ 12화 ‘연’에서는 정월대보름 수표교 근처에서 열리던 연싸움을 웹툰으로 각색해 독선생과 제자들이 연을 만들어 한 해의 액을 날려보내고 복을 기원했다. ‘선인의 이야기, 무대와 만나다’의 ‘뱀의 유혹’에서는 신화와 문학·예술 속에서 등장하는 유혹의 의미를 탐구했다. 연극 ‘파우스트’의 메피스토와 뮤지컬 ‘빌어먹을 양키스(Damn Yankees)’의 악마를 통해 유쾌한 통찰과 상상의 여정을 선사했다. ‘백이와 목금’의 ‘뱀의 해가 오다’에서는 섣달그믐의 풍습과 뱀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내며 새로운 한 해를 준비했다. ‘삼시충’과 ‘경신수야’ 같은 풍습을 통해 옛사람들의 지혜를 소개하고 뱀을 재물과 변화를 상징하는 존재로 조명했다. 웹진 ‘담’은 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홈페이지(https://story.ugyo.net/front/webzine/index.do)에서 볼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5-01-06

공연·전시계 소식

대구 전시 동성로 관광특구 지정 기념 · 동성로, 새로운 시작전 (2부: 2024년 12월24일~2025년 1월5일. 월요일, 1월1일. 전시 없음) 12월 22일까지 진행된 1부에 이은 12월 24일부터의 전시에서는 대구현대미술가협회와 여류100호회 회원들이 참여한다. 100호 이상의 대작을 통해 예술의 아름다움과 예술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과정을 나누고자 한다. 봉산문화회관 1, 2, 3전시실(2,3F) │입장료: 무료 │문의: 053-422-6280 국악 공연 2025 대구문화예술회관 신년음악회 ‘뉴 프론티어’ (1월10일 오후7시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첫 공연으로 ‘뉴 프론티어’를 선사한다. ‘개척’이라는 뜻을 가진 프론티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포부와 다짐, 그리고 ‘다시 시민속으로’라는 슬로건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입장료: 1만원~3만원│문의: 053-430-7667~8 경주 전시 한수원아트페스티벌 ‘초현실주의, 100년의 환상: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 특별전’ (2024년 12월24일~2025년 5월11일. 화∼일요일 오전10시~오후6시. 마지막 입장 오후5시30분)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주최하고 (재)경주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초현실주의 선언’ 발표 10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며 열린다.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주요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 100여 점을 감상하실 수 있다. 초현실주의를 독창적이고 경이롭게 만끽하시길 바란다.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해(4F)│입장료: 1만원│문의: 054-777-5822~3 성주 전시 아트스페이스 울림 - 프레리 개인전 ‘Green in Winter’ (2024년 12월3일~2025년 2월23일) 아트스페이스 울림은 화가 프레리의 개인전 ‘Green In Winter’를 개최한다. 1전시실은 ‘Prairie in Island’, 2전시실은 ‘Happiness is Everywhere’, 그리고 3전시실은 ‘Prairie in Newzealand’라는 주제로 작품을 엿볼 수 있다. 추운 겨울이지만 초록의 싱그러움이 가득한 전시 작품들을 보며 따스함을 느끼고 가시길 바란다. 아트리움 모리 아트스페이스 울림 전시실1, 2, 3│입장료: 3000원│문의: 054-933-5573 포항 콘서트 우리가 사랑한 디즈니 OST 콘서트 2025 (2025년 1월 1일 오후 3시) 아티스트의 해설과 라이브 연주로 디즈니 OST 클래식 콘서트를 만나실 수 있다. 모든 세대가 사랑하는 디즈니 OST를 앙상블 연주로 들을 수 있는 기회다. 가족과 함께 친숙한 음악을 즐기러 가보길 추천한다.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입장료: 전석 3만5천원│문의: 0507-1338-4810 / 스테이지엠 카카오톡 채널. /박정은 객원기자

2024-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