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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MZ세대들이 도전한 전통 기록문화의 무한한 가능성"

“MZ세대, 전통 기록문화의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하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이‘제10회 전통 기록문화 활용 대학생 콘텐츠 공모전’을 열고 최종 프로모션 과정을 거쳐 수상작을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국학진흥원이 주관하는 ‘전통 기록문화 활용 대학생 콘텐츠 공모전’은 한국국학진흥원이 조선시대 일기류를 바탕으로 구축한 스토리테마파크(story.ugyo.net)에서 소개하고 있는 전통 기록 자료를 소재로 한 영화, 드라마, 웹툰, 애니메이션, 게임, 뮤지컬 등 사업화가 가능한 콘텐츠 기획안을 심사한다. 최종 후보작은 전문가 지도를 받아 심화할 기회를 얻는다. 이번 공모전에는 전국의 대학생 및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47개 대학, 48개 팀이 참여했으며,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 8개 팀이 선발됐다. 이후 이들 8개 팀은 약 5개월 동안 각 분야의 전문가 멘토와 매칭돼 작품 시나리오와 기획안을 보완했고, 지난 9일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H-스테이지 소극장에서 열린 최종 심사 프로모션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1개 팀, 한국국학진흥원장상 1개 팀, 우수상 2개 팀, 장려상 4개 팀이 선정됐다. 대상은 한양여대 웹툰과 학생들로 구성된 ‘소세지팀’(박소연, 권세림, 최지원)이 차지했으며, 이 팀은 ‘오작오작’이라는 웹툰 기획안을 통해, 조선 시대의 의료 문제와 현대 의학을 연결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문화체육부장관상과 상금 1000만원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은 이 웹툰에 대해 각 에피소드에 녹여낸 전통 기록문화 활용도와 작화의 완성도를 높게 평가했다. 최우수상은 한신대 문화콘텐츠학과 학생들로 이뤄진 ‘태.진.아팀’의 웹툰 기획안 ‘계추: 당신은 나의 동반자’가 수상했다. 이 작품은 가족을 잃은 조선 무관 노상추와 그의 반려 비둘기 계추의 이야기를 그려냈으며, 작고 사소한 일상에 주목했다는 점과 함께 반려동물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우수상은 2개 팀으로 ‘생로병사의 비밀팀’의 게임 ‘륜: 조선 악귀 퇴치사’와 ‘작전명 청춘팀’의 축제 ‘광화(光華):사행역사축전’이 수상했다. 한국국학진흥원 정종섭 원장은 “대학생 공모전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며 우리의 전통 기록문화가 K-컬처를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3

한흑구 선생의 문학과 정신을 기리다

“….동해안 남쪽 항구도시, 영일만을 품은 여기 /보리의 생명력을 노래하고 /멈추지 말고 흘러서 넓고 먼 곳에 닿기를 바라는 꿈을 주신 /흑구라는 검은 갈매기가 살고 있습니다….//단 한 편의 친일 문장도 쓰지 않은 영광된 작가 한흑구를 /글 한 줄을 쓰기 전에 먼저 따뜻한 가슴을 지녔던 인간 한세광을 /시인으로 소설가로 수필가로 번역가로, /진정한 지식인이셨던 한 분, 당신을 오래도록 기리고 기억할 것입니다….//그리고 믿습니다 /당신께서 여기 남겨주신 고결한 문학의 정신이 /언젠가는 고향 평양 땅에 가닿는 날이 오리라고 말입니다 /한스럽고 서러운 평양이라는 고향의 이름을 /다만 가슴에 묻어두고 혼자만의 질긴 무명실로 묶어둔 /그 그리움이, 그 향수가 얼마나 깊었겠습니까…./조용한 사색가로 사람 냄새 찐득한 정을 두고 가신 당신을 기립니다 //평양의 모란봉에도 포항의 송도 바다에도 /가을빛이 천천히 깊어 오는 오늘밤 /낮게 밝혀둔 등불 아래 당신께서 남겨주신 문장을 펴들겠습니다…. -서숙희의 추모시 ‘검은 갈매기의 꿈을 따라’ 중 일제 강점기에 끝내 지조를 지켜 단 한 줄의 친일 문장도 쓰지 않은 영광된 작가, 에세이 이론과 명작을 겸비한 한국수필의 대가, 광복 후 포항문화의 근간으로 한국 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한흑구(1909~1979·한세광) 선생의 타계 45주기 포항시민 추모식이 지난 7일 오후 3시 포항시립포은중앙도서관 어울마루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한동웅 전 동지고 교장(유족 대표), 이대공 애린복지재단 이사장, 김동은 한흑구문학기념사업추진위원장(포항예총 회장), 강창호 포항시개발자문위원회장, 배용재 변호사, 손만호 동지중고총동문회장, 내과의사 이동철, 언론인 임해도, 강호진 포항고문화연구회장, 류영재 화가, 도형기 한동대 명예교수, 주성균 동대해문화연구소 이사, 작가 이대환·김살로메·김도형·김강, 시인 서숙희·송애경·김동헌, 손창기 포항문인협회 회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1부 추모제의 행사는 한흑구 선생을 추모하는 추모 묵념을 시작으로 이강덕 포항시장과 김동은 한흑구기념사업추진위원장의 추모사, 영상으로 보는 한흑구 행장(行狀), 서숙희 시인의 추모시 낭송, 추모 노래, 한흑구의 시·영시(英詩)·소설·수필 대표작 감상, 방민호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의 미니 강연 ‘한흑구 문학의 한국문학사적 의의’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2부에서는 ‘한흑구 수필문학 연구 세미나’가 이어져 방민호 교수와 이희정 대구대(문화예술학부) 교수, 이대환 작가의 한흑구의 문학세계, 수필의 형식미와 예술성에 대한 발제와 토론이 진행됐다. 방민호 교수는 한흑구 문학에 대해 “도산 안창호의 사상에 접맥된 순수한 민족주의적 경향을 띠면서도 억압받는 여러 민족, 인종, 계급을 향해 열려 있다. 동시에 현대의 인류가 직면한 심각한 문제들을 물질중심적 비전 속에서만 해석하지 않는 독특한 영혼의 미학을 추구한 것으로, 그의 존재와 그의 문학작품을 따라서 한국현대문학사를 더 면밀하고 더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추모식에 맞춰서 이대환 작가의 한흑구의 문학적 일대기 ‘모란봉에 모란꽃 피면 평양 가겠네’ 증보판 양장본도 나왔다. 지난 5월 출간돼 초판 3쇄 후 40면을 증보한 이번 양장본에는 ‘한흑구 아리아 3편’이 새로 추가됐다. 한흑구가 1931년 봄날 노스파크대학의 시인클럽 ‘페가수스(The Pegasus)’ 창립에 비평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참여하는 즈음 아름답게 맺어진 스웨덴 여학생 루스 알바와의 순정한 첫사랑 이야기가 포함됐다. 그때 노스파크대학신문 등에서 찾아내 최근 자료집 형태의 주문제작 방식으로 펴낸 ‘흑구 한세광의 영시들’(한명수 지음)에 서 뽑아낸 그의 영시와 번역시도 소개한다. 그리고 1975년 12월 미당 서정주 시인에게 편지로 보낸 ‘서울중심주의는 민주주의와 문화 발전을 가로막으니 신석정, 예이츠, 헤밍웨이, 존 스타인벡, T.S.엘리엇이 그랬던 것처럼 문학인부터 전원으로 돌아가야 한다’라는 한흑구의 육성 등도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추모사를 통해 “한흑구 선생의 문학적 일대기를 기록하는 문학관 건립을 많은 시민이 원하고 있다. 선생의 문학정신과 고결한 삶의 향기가 많은 분에게 위로와 용기가 되는 포항의 아름다운 공간으로 조성하겠다. 또한 한흑구 문학상도 제정해서 포항에서 수여하는 전국적 문학상으로서 우리 문학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0

문화 캘린더(11월 11∼17일)

안동 뮤지컬 월곡 (11월14일~11월15일) 오후 5시30분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 입장료: 1만원. 문의: 054-840-3600 구미 공연 클래식 영화의 환희 (11월14일) 오후 7시 구미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입장료: 무료. 문의: 010-5137-4535 뮤지컬 문화예술회관 기획공연 젠틀맨스 가이드 : 사랑과 살인편 (11월15일~11월16일) 금요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2시, 6시30분 구미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입장료: 3만원~15만원. 문의: 054-480-4567(예매), 054-480-4565(공연) 포항 뮤지컬칸타타 공연장상주단체지원사업 뮤지컬칸타타 : 푸른 눈의 조선인 루이 델랑드(Louis Deslandes) (11월 16일) 오후 5시 포항시청 대잠홀. 입장료: 무료. 문의: 054-289-7841, 010-3939-4529 전시 제5회 국제신예술협회 회원전 (11월10일~11월16일) 포항문화예술회관 2층 전시실. 이용료: 무료. 문의:010-2825-9812 전시 포항우수작가초대전Ⅲ 김두호 개인전 ‘Visualize’ (11월6일~11월14일)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전시실. 이용료: 무료. 문의: 054-289-7823 경주 합창 경주시립합창단 제52회 정기연주회 ‘가을 세레나데’ (11월 14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화랑홀. 입장료: 전석 5000원. 문의: 1899-2138 오케스트라 경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제14회 정기연주회 (11월 15일) 오후 7시 예술의전당 화랑홀. 입장료: 전석무료(현장 선착순 배부). 문의: 010-4118-1446 합창 경주·포항·울산 해오름동맹 합창페스티벌 (11월16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화랑홀. 입장료: 전석무료(당일 선착순 배부). 문의: 010-7309-0246 전시 2024 신라미술대전 (11월5일~11월16일) 오전10시~오후6시 예술의전당 갤러리해. 이용료: 무료. 문의: 054-743-4724 대구 케스트라 경상북도 도립교향악단 (11월12일) 오후 7시30분 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입장료: 2만원~3만원. 문의: 053-430-7700 오케스트라 대구시립교향악단 실내악의 발견 II 체임버 시리즈 ⑦ 고전 산책 (11월12일) 오후 7시30분 콘서트하우스 챔버홀. 입장료: 무료(1인 최대 4매 한정) . 문의: 053)430-7765 오케스트라 대구유스오케스트라 (11월13일) 오후 7시30분 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입장료: 전석 5000원. 문의: 053-430-7700 듀오 바이올리니스트 이강원 이은정 듀오 리사이틀 (11월 13일) 오후 7시 30분 콘서트하우스 챔버홀. 입장료: 전석 1만원 문의: 053-430-7700(ARS 1번) 전시 기억공작소-최상흠展 (10월23일~12월22일)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 이용료: 무료. 문의; 053-422-6280 * 주최 측의 사정에 따라 취소, 연기,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입장료는 정가 기준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할인 금액 등은 주최즉에서 확인해 주시길 바랍니다. /박정은 객원기자

2024-11-10

경주서 ‘신라 낭산의 시간, 미래로 잇다’ 학술대회 개최

신라왕경 핵심 유적 중 하나인 경주 낭산 일원의 역사적 가치와 유산을 다양한 시각에서 재조명하고, 보존·정비·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학술대회가 열린다.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진흥원과 오는 13, 14일 이틀간 경주 코모도호텔 반월성홀에서 ‘신라 낭산의 시간, 미래로 잇다’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신라왕경 핵심 유적은 2019년 제정된 ‘신라왕경 핵심 유적 복원·정비에 관한 특별법’으로 정한 경주 시내 14개소의 유적(월성, 황룡사지, 분황사지, 구황동 원지 유적, 미탄사지 삼층석탑, 동궁과 월지, 첨성대, 대릉원 일원, 동부사적지대, 춘양교지·월정교지, 인왕동 사지, 천관사지, 낭산 일원, 사천왕사지)을 말한다. 낭산 일원에는 사천왕사지, 황복사지 삼층석탑 등 13개소의 유적지가 분포해 있으며, 정상부에는 선덕여왕릉이 자리 잡고 있다. 삼국사기에 낭산은 신라시대의 신성한 장소(신유림·神遊林)로 기록돼 있는 등 중요한 장소로 다뤄져 왔다. 이번 학술대회는 신라왕경 핵심 유적 중 하나인 ‘경주 낭산 일원’의 중요성에 대해 다양한 시각에서 탐구하고, 낭산 일원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미래 세대에 전달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자 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학술대회는 이틀간 두 개의 대주제로 구성된 발표(2개 기조 강연, 10개 주제발표)와 전문가들의 종합토론(2개)으로 이뤄진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05

특별한 축제 열리는 동백이집으로 놀러오세요

투박하고 수수한 어촌마을의 매력에 현대의 맛을 더한 축제가 경북 포항에서 열린다. 포항문화재단은 오는 9∼17일 매주 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 동백이집 커뮤니티 가든 일대에서 구룡포 대표 축제 중 하나인 ‘구룡 For You’를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구룡포에서 놀판·쉴판·먹판·즐길판’을 주제로 꾸며진다. ‘당신을 위한 구룡포’라는 콘셉트로 체험·공연·전시·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특히 포항에 ‘한류 성지’라는 명성을 가져다 준 인기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를 콘셉트로 한 전자오락대회 등이 선보여, 관람객의 발길을 모을 전망이다. 행사 기간 ‘동백꽃 필 무렵’의 주인공 동백이 집 옆에 위치한 200평 규모의 공간을 활용해 드라마 속 공간을 재현한다. 행사 기간 현장에서는 드라마 스토리를 반영한 다채로운 즐길거리를 만끽할 수 있다. 콤콤오락실, 옹산서점만화방, 동백라면·즉석라면 기계 조리, 옛날사진관 가족사진 촬영, 휴식존 등 각종 체험행사도 운영된다. 또 재생아트 체험, 스트리트 서커스와 디아블로 묘기, 버스킹, 복화술 인형극 공연 등이 펼쳐진다. 포항문화재단 김연준 계획공모형사업TF팀장은 “경상북도 지방 최대의 동해안 어업전진기지이자 인기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인 구룡포 곳곳에 가족, 연인 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풍성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으니 오셔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가시기 바라며, 문화체육관광부의 ‘계획공모형 지역관광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를 통해 구룡포가 문화관광도시의 중심 역할을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04

김종완 시인 동시집 ‘열두 살의 봄’ 출간

김종완(72·사진) 시인의 네 번째 동시집 ‘열두 살의 봄’(청개구리)이 청개구리 출판사의 동시집 시리즈 ‘시 읽는 어린이’의 151번째 도서로 세상에 나왔다. 김 시인의 이번 책은 지난 2009년 펴낸 ‘해야, 놀다 가거라’ 이후 15년 만에 나온 동시집인 셈이다. 동시집 ‘열두 살의 봄’은 1부 정말 그래, 2부 기러기와 어머니, 3부 열두 살의 봄, 4부 옛날에는 그랬어 등 4부로 구성됐으며, 52편의 동시가 수록돼 있다. 이번 동시집은 할아버지가 손자·손녀에게 들려주는 덕담 같다. 깔끔하고도 명징한 비유로 삶과 사물의 본질을 드러내는 단아한 시편들로 채워졌다. 어머니와 할머니 등 가족에 대한 유년 시절의 기억과 이성에 대한 감정, 친구와의 우정과 놀이 등으로 다양하게 펼쳐진다. 김종완 시인은 어린 시절을 평화로운 시골에서 지냈다. 시인은 어린 시절의 옛 추억을 통해 어린 세대와의 소통을 꾀하며 자신의 어린 시절 체험담을 통해 오랜 세월 체득한 삶의 지혜를 전해주고 있다. 공재동 시인은 해설에서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조금도 변하지 않은 맑고 깨끗한 그의 동심을 확인하게 되어 감개가 무량할 따름”이라고 평한다. 김종완 시의 근원은 유년의 추억과 흔들림 없는 자기 삶에 대한 애착이다. 그의 작품 중에는 모성을 소재로 하는 시가 유독 많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공 시인은 “‘모성과 눈물의 미학’, 이것이 김종완 동시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김종완 시인은 “한 편 한 편의 시적 상황들이 내가 살아온 길입니다. 나의 실체가 이 시들인데, ‘시인의 말’이 달리 필요할까 싶습니다. 다만, 앞으로도 내가 쓴 이 시들과 나의 삶의 방식이 크게 어긋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것들의 서로 다름은 적어도 한 가지는 껍데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나의 삶이 껍데기였거나, 내가 쓴 시가 껍데기였거나”라는 표현으로 ‘시인의 말’을 대신했다. 김종완 시인은 경북 영덕군 달산면에서 태어났고 부산교육대학을 나왔다. 1978년 ‘아동문예’와 ‘아동문학평론’에 동시가 천료돼 등단했다. ‘새끼줄기차’, ‘꽃이 필 시간’, ‘해야 놀다 가거라’ 등의 동시집과 ‘김종완의 교육 이야기’, ‘김종완의 독서담론’ 등 교육 이론서가 있으며, 부산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영덕군 출향 문인들의 모임인 ‘토벽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번 동시집의 그림은 문인화가 이형수 작가가 맡았다. 그의 그림은 붓을 사용해 어머니를 생각하는 동심을 표현하고 있다. 이형수 작가는 성타 스님 생활법문집 ‘모래 한 알 속에 우주가’에 그림을 맡은 바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04

수필문학 거장과 지역발전 연결 ‘한흑구문학관 건립’ 반드시 필요

한국수필문학의 개척자로서 포항 문단의 거장인 수필가 한흑구(1909∼1979)의 문학적인 업적을 재조명하고 문학적인 가치를 지역발전에 연계하기 위해 한흑구문학관 건립 사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일고 있다. 한흑구 수필가는 일제 강점기와 광복 후 수필문학의 개척자로서 시, 소설, 수필, 평론은 물론 번역까지도 아울렀던 특별한 작가로 평단에서 인정받고 있다. 한국 수필문학의 대표적 명문으로 꼽히는 ‘보리’의 작가로 알려진 그는 ‘단 한편의 친일 문장도 남기지 않고 시 한 줄에도 나라를 생각하는 민족시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한국문학의 거목’으로 평가 받고 있는 한흑구의 문학 정신과 삶을 기리기 위해 한흑구문학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지난 2020년 발족돼 한흑구 선생을 활용한 각종 사업을 통한 문학관 건립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포항시의 예산으로 ‘한흑구문학관 건립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이 완료됐지만 사립문학관이 아닌 포항지역 최초 공립문학관으로의 건립을 위한 2차 연구용역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일 한흑구문학기념사업추진위원회 관계자는 “1차 연구용역 결과 포항시 남구 송도동 태왕아너스 아파트 인근 등이 건립 장소로 타당성 있다고 나왔다. 건립 후에도 안정된 문학관 운영 등을 위해서는 공립문학관으로의 추진이 합리적이고, 이를 정부에 등록하기 위한 2차 연구용역을 위해 1억원 상당의 비용 조달방안 등을 시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포항시와 한흑구문학기념사업추진위원회의 이같은 노력은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는 백범 김구 선생의 말처럼 포항시의 발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 그리고 후세 교육과 관광소득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한흑구문학관이 포항에 들어선다면 포항시립박물관 등과 함께 시민과 포항을 찾는 관광객들의 문화 향유 및 활동 기회를 넓혀주고 문화와 예술의 향기가 가득한 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흑구문학기념사업추진위원회 관계자는 “한흑구의 문학 세계는 그가 사랑한 포항 바다와 같이 크고 넓다. 한흑구 선생이 바다를 보기 위해 포항으로 왔고 포항수산대학(현 포항대학교)에 교수로 재직 시 송도 바닷가를 즐겨 찾았다. 송도 지역이 시민이 접근하기 좋다”며 “한흑구문학관 건립은 포항지역 문화예술계의 숙원이다. 문학인들만의 염원이 아니라, 시민적 차원에서는 교육적 가치를 제공할 것이며, 지역문화계에는 또 하나의 문화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니, 예총과 문화예술계 전체의 일이기도 하다. 한흑구문학관을 포항 문화활동의 거점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한흑구문학관은 포항시민의 자긍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04

꿈꾸는 어린이들의 세계, 한 장면 한 장면 창의적 ‘감동의 무대’

우리 영화 보고 싶은 사람 여기 여기 붙어라∼, 우리 같이 보물을 찾으러 갈래요?, 올가을! 걱정을 모두 사라지게 할 글자 요정이 찾아옵니다!…. 반짝반짝 야광 핑크빛 구두를 신고 신데렐라와 같은 원피스를 입은 여자 어린이, 언니가 출연하는 영화를 엄마의 품에 안겨 샛별 같은 눈망울로 쳐다보며 방긋방긋 웃음 짓는 14개월 된 동생….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경북 포항의 구도심인 육거리가 와글와글, 떠들썩하게 그야말로 꿈같은 ‘어린이 세상’이 됐다. ‘제1회 포항 꿈꾸는 어린이들의 영화제(POKI)’ 이야기다. 기자가 찾은 30일 오후 7시. 늦가을 차가운 날씨에도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종종걸음으로 경북의 유일한 독립영화상영관인 인디플러스포항 영화관을 올망졸망 들어서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저출생 늪에 빠진 대한민국 어느 곳에서도 연출되기 어려운 싱그러운 광경이었다. 영화를 관람하면서부터는 축제가 더욱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어린이들이 직접 연출과 배우 등을 맡아 영화를 제작해 선보인 12편의 단편영화들은 하나같이 어린이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모두 담아내어 멋지게 표현했다. 포항문화재단 주최, 포항제철유치원 주관, KOFIC(한국영화진흥회) 후원으로 마련된 ‘제1회 포항 꿈꾸는 어린이들의 영화제’는 어린이들이 영화를 통해 세상을 발견하고 꿈꾸는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기획됐다. 행사에는 포항제철유치원 12개 반 260여 원아들이 원장과 교사 30여 명의 도움을 받아 지난 1월부터 직접 창작한 단편영화 12편을 선보였다. 영화제는 어린이들의 가족과 문화계 인사 등 다양한 시민들이 참석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만 3세∼5세 어린이들이 교사, 친구들과 함께 시나리오를 만들고, 직접 선택한 멜로디에 예쁜 목소리를 모아 만든 노래가 동원됐다. 유치원에서 직접 키운 딸기와 땅콩을 소재로 친구들과 함께 재밌게 구성한 딸기공주를 구해 준 용감한 땅콩왕자의 이야기, 어린이들이 클레이로 직접 만든 동물 친구들이 보물을 찾으러 떠나는 이야기가 눈앞에 펼쳐졌다. 또 걱정이 많은 친구에게 찾아온 고마운 글자요정 이야기, 7살 친구들의 고민을 담은 일곱 살 인생 이야기 등 어린이들의 생각과 목소리가 스톱모션, 그림자극, AI활용 실사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에 구성지게 담겨 진한 감동과 감탄까지 선사하며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만3세 아기햇살반의 ‘친구들 모두 다 사랑해!’는 친구의 의미와 함께하는 일상을 노래로 담은 뮤직비디오 형식의 영화로 어린이들이 선택한 멜로디와 직접 작사한 가사를 넣어 노래를 만들고 그 과정을 영상에 담아 감동과 웃음을 안겨줬다. 만4세 한아름느티나무반의 ‘우리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내가 가지고 싶은 마법의 능력’, ‘그 능력을 가지기 위한 어린이들의 노력’을 주제로 한 영화로서 상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나중에 어른이 됐을 때 내가 진짜로 상상한 능력을 갖기 위해 어린이들이 노력하는 과정을 화려한 영상미에 담아 눈 호강을 시켜줬다. 만5세 물빛맑은반의 ‘꿈을 찾아 떠나는, 어린이들의 대단한 모험!’은 어린이들이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감정과 상황들을 각자 좋아하는 영화 속 주인공으로 변신해서 연기하며 영화 마지막에 마침내 꿈이 이뤄진 모습으로 마무리해 진한 감동을 남겼다. 이외에도 삐뚤빼뚤 손글씨를 비롯해 나비요정, 개미애벌레, 토토인형 등 어린이들이 영화를 준비하고 소품을 만들면서 느꼈던 생각들과 과정 속 결과물 200여 점을 보여주는 전시회와 영화제를 기념하는 인생네컷 촬영 부스 등도 1층 전시실에 마련해 뭉클한 감동을 안겨줬다. 영화제를 찾은 포항제철유치원 학부모 이희선(30대·포항시 남구 지곡로319)씨는 “처음 아이들이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재밌는 동영상을 하나 만들려나 보다 하고 가볍게 생각했었는데 이렇게까지 퀄리티 높은 영화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5살,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라는 제목으로 만든 영화에는 18명 잎새소리반 아이들이 각각 생각하는 지금의 가장 소중한 순간이 한 장면 한 장면 지나갔다. 아이들의 생각, 목소리, 얼굴 표정 하나하나 잘 담아서 표현해주셔서 아니 우리 선생님 언제, 어떻게 모두 다 담아내셨을까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에 MBTI가 대문자 F(극 공감형)인 저는 눈물이 핑 돌았다”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어린이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힘을 합치면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영화제에 참여한 김민준(만5세·포항제철유치원 하늘빛수노아반) 어린이는 “엄마, 아빠를 영화제에 초대해서 너무 행복했어요. 토토네처럼 원래 아빠가 바빠서 오랫동안 못 보는데 영화제에서 우리 가족이 다 모여서 좋았어요. 바쁜 아빠를 오랫동안 볼 수 있는 내 소원이 이루어져서 행복해서 웃음이 났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윤수정 포항제철유치원 원장은 “포항문화재단과 포항제철유치원의 협업으로 열린 이번 어린이 영화제는 ‘POKI(POHANG POYU KIDS TO YOU)’라는 이름처럼 미래 포항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생각과 마음을 영화라는 매체에 담아 세상에 전하는 이야기들로 가득 채워졌다. 벌써 19회를 맞이하는 어린이 전시회-어린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알리는 어린이 공동 프로젝트 발표회-의 일환이다. 포항제철유치원 교사들과 어린이들은 그동안 발견한 어린이들의 무한한 가능성과 꿈들을 영화제를 통해서 지역사회에 알리고자 했고, 포항문화재단이 그 뜻을 이해하고 동참함으로써 포항 지역 최초의 어린이 영화제가 개최되게 되었다. 어린이들의 무한한 가능성과 대단함들이 이번 영화제를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서 세상이 어린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문화가 형성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전했다. “어린이가 살기 좋은 도시, 어린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한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한 교사의 소망이 기자의 가슴속에 깊고 진한 여운을 남겼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03

“포항 구룡포의 맛과 멋 즐겨보세요”

“포항 구룡포의 신선한 해산물·수산물과 문화 콘텐트가 어우러진 해양미식 행사의 진수를 만끽하세요.” 국내 최초 해양 미식마켓 2024 구룡포 해양미식축제 ‘마켓피어나인’이 오는 2일부터 12월 15일까지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아라광장 일대에서 개최된다. 포항시 주최, 포항문화재단 주관으로 매주 토, 일요일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열리는 이번 축제는 1차 2일부터 10일까지, 2차는 23일부터 12월 15일까지 진행된다. 다만 구룡포 과메기 축제 기간인 16일과 17일은 휴장한다. 이번 축제는 국내 최초의 부두 야시장으로 지난해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올해 4월에 이어 세 번째로 더욱 성대하게 열려 변화하는 구룡포 문화를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 가장 주목할 점은 구룡포의 낭만적인 야경과 함께 한층 더 다채로운 미식 콘텐츠와 프로그램으로 구룡포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오감이 즐거운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지역상인 먹거리 부스’에서는 유명 요리사인 에드워드 권이 개발한 해산물 메뉴와 지역 전통주 및 맥주를 구룡포 지역자생단체가 판매한다. 푸드트럭 먹거리 부스와 함께 씨푸드 그릴존에서는 꽁치·청어 등 바다의 향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해 취향에 따른 다양한 맛의 선택폭을 넓혔다. 뿐만 아니라 매주 토요일은 인기가수의 공연이 펼쳐지고, 일요일마다 버스킹 공연을 선보인다. 개막식인 11월 9일에는 요리 연구가 신효섭과 유명 유튜버 ‘야식이’가 함께 하는 ‘구룡포 로컬푸드 품평회’, ‘행사장 현장 룰렛’ 등의 이벤트가 펼쳐지며. 메인 공연으로 리센느와 트롯가수 이찬원의 초청 공연으로 화려한 볼거리를 더한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구룡포의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융합해 모든 연령대가 구룡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색다른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며 “축제에 오셔서 구룡포의 맛과 멋, 인근의 다양한 관광자원을 경험하시길 바라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 함께 즐기고 상생하는 대표적인 축제이자 상설마켓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한편, 마켓피어나인은 각각 영어로 시장, 항구, 용을 뜻하는 Market, Pire, Nine에서 유래했다. /윤희정기자

2024-10-31

“일상의 숨겨진 의미를 찾아서”

“저는 일상에서 흔히 지나치는 것들 속에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고자 했습니다. ‘밥 한 숟가락과 어머니’라는 제목은 바로 그런 관찰의 결과물입니다. 우리는 자주 소중한 순간들을 잊곤 하지만, 그 속에는 깊은 감정과 관계가 담겨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독자들이 자신의 삶에서 작은 기적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포항시·경북도 주최, 경북매일신문 주관의 ‘제8회 스틸에세이 공모전’에서 청소년 부문에서 박민주(구미오상고 2년) 학생은 1등인 금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자가 된 박민주 양의 작품 ‘밥 한 숟가락과 어머니’는 뚜렷한 주제와 구성의 안정감은 물론 문장 표현 또한 뛰어난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수상작인 ‘밥 한 숟가락과 어머니’ 작품 구상에 도움이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계기는 사실 나의 일상에서 시작되었다. 매일 아침 어머니가 주시는 밥 한 숟가락은 단순한 식사가 아닌, 나를 향한 어머니의 마음이 담긴 응원처럼 느껴졌다. 그런 생각이 하루하루 쌓이다 보니, 이 작은 행동이 얼마나 깊은 의미를 가졌는지 깨닫게 되었다. 나중에는 어머니의 마음을 누구보다 진지하게 이해하고 싶어졌고, 그 과정을 글로 담아내고 싶었다. 평범해 보이는 일상이지만, 그 속에 담긴 깊은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내 글의 시작이 되었다. -작품 ‘밥 한 숟가락과 어머니’가 담고 있는 메시지는 뭘까 궁금했다. △작품에서 ‘밥 한 숟가락’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마주하는 위로와 사랑을 상징한다. 어머니가 건네시는 그 한 숟가락은 늘 같은 모습이지만, 매 순간 그 속에 담긴 마음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소중한 사람들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우리의 삶에 큰 의미를 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밥 한 숟가락과 어머니’ 창작은 어떤 과정과 순간의 반복이었을까. △글을 쓰는 과정은 매일 아침 어머니와의 순간을 차곡차곡 모으는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간단히 느낀 감정들을 적어두었는데, 매일 조금씩 새로운 마음이 더해졌다. 글을 쓰다 보니 어머니와의 사소한 대화나 행동들이 새롭게 다가왔고, 그 마음을 온전히 담고 싶어 여러 번 글을 고쳐 썼다. 일상의 반복적인 순간이지만, 그 반복이 곧 어머니의 진심이란 걸 표현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박민주 학생에게 철이란 어떤 소재인가. △내게 철은 단순한 물질이 아닌, 끊임없이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의 상징이다. 차가운 쇳덩이가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 무한히 다른 형태로 태어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쇠가 그런 것처럼 우리도 늘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철을 좋아한다. -박민주 학생이 생각하는 좋은 수필이란 무엇인가. △좋은 수필은 읽는 사람에게 소박한 위로를 주는 글이라 생각한다. 일상 속에서 지나치기 쉬운 순간을 잡아내 그 안에 숨은 마음을 전하는 글이 가장 감동적인 것 같다. 제 글을 통해 독자들이 각자의 소중한 순간들을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랐다. -문학 작품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문학은 사람이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다리가 되어 준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인생이 다르지만, 한 줄의 글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그 순간 우리는 서로를 공감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수필은 나에게 삶의 소소한 순간들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질 수 있는지 깨닫게 해주었다. -앞으로 바람이나 계획이 있다면. △앞으로의 일상에서 나는 마치 한 폭의 수채화처럼 다양한 색깔과 경험으로 내 삶을 채워가고자 한다. 요즘 반복되는 일상은 마치 흑백의 그림 같아, 그 안에서 색을 더해주고 싶다.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도록 각 하루를 의미 있게 수놓으며, 나 자신을 끊임없이 발전시키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러한 경험들은 결국 내 인생의 풍경을 더욱 풍부하고 다채롭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31

“자연·인정 담아 따뜻한 글 쓸 것”

“지네철은 지네를 닮은 쇠붙이입니다. 목재 건물의 지붕 판재인 박공널이 벌어지는 것을 다잡아 합각 부분을 이어주는 꺽쇠 기능을 가졌는데 보기 좋게 조형미를 곁들여 만든 것입니다. 징그러운 지네 모양인 까닭은 건물에 해로운 거미나 해충을 막는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요. 관정, 꺽쇠, 쇠못 같은 생활 철물은 주로 삼국시대부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대에는 지진 등으로 건물의 금 간 곳을 연결하는 볼트 너트도 지네철의 한 예입니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경북매일신문 주최, 주관의 ‘제8회 스틸에세이 공모전’일반부 대상 수상자인 김동식(65·경북 포항시)씨는 “‘제8회 스틸에세이 공모전’ 일반부에 도전해 큰 상을 받으니 첫 라운딩에서 홀인원한 느낌이다. 기대하지 않은 영광”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와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다. -지네철에 대한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있다면. △경주왕경지구 중심으로 문화해설사 봉사활동을 하다가 어느날 우연히 지네철이 눈에 들어왔다. 벌어지고 찢어진 곳을 꿰매어 안전하고 튼튼하게 연결하는 역할이 신선하게 와 닿았다. 눈에 잘 띄지 않고 중요한 역할도 아니면서 없어서는 안 되는 꺽쇠 역할을 하는 부재가 예로부터 사용되었으며, 아울러 장식미를 가미한 지네 모양의 쇳조각에 흥미가 생겼다. 베인 살과 살을 연결하는 것도 같은 역할이라 생각되어 내 다리의 상처가 떠올랐다. -쓰는 과정과 작품을 통하여 남기려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지네철이 마음에 들어오고 나서 그 역할이 우리 삶에도 의미가 있으리라는 깨달음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쓰다가 막히면 직접 지네철을 찾아 나섰다. 경주, 포항 지역의 사찰은 물론 안동 봉정사를 둘러보고, 동양 세 보림 중 하나인 장흥의 보림사에서 역시 물고기 모양의 지네철을 만났다. 짬을 내어 경복궁과 운현궁의 지네철을 살펴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네철에서 얻은 첫 느낌과 깨달음이 차츰 뚜렷해졌다. 이 글을 통해 남기고 싶은 메시지는 서로를 연결하는 이음과 흐트러지지 않는 어우러짐이다. 건물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 지네철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벌어지고 틈이 생긴 자리에 덧대어야 할 매개체가 있으면 좋겠다. 가족, 사회, 국가에 벌어지는 갈등을 봉합해 줄 지네철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저 또한 드러나지 않는 구석에서 아주 작은 지네철이라도 되고 싶은 소망으로 이 글을 마무리 했다. -철이란 어떤 소재인가? 또 좋은 산문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철은 예부터 요긴하게 쓰였다. 석탈해 왕 조상이 대장장이라는 주장이 있고, 삼국시대는 패권 싸움에 칼, 창, 촉을 사용하였다. 월지에서 문고리 가위 불상 풍로 등 쇠 용품이 출토되어 그 시절의 철제 사용을 알 수 있다. 현대에 와서도 철은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소재로서 건축, 토목, 조선에 필수적이다. 철 사용량이 그 나라의 선진화를 판단하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회사 설립 초기부터 산업의 쌀이라는 기치를 세운 포스코를 비롯하여 포항의 제철 산업은 국가기간산업의 요람이 되었다. 포항에 사는 사람들은 직접 생산에 참여하지 않아도 포괄적인 철강맨이라는 자긍심을 품고 있다. 산문은 자연 인간 정의 영역에서 휴머니즘이 필요할 것 같다. 감동과 울림을 주는 것이 좋은 산문이라 생각한다. -문학작품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삶을 깊이 있고 여유롭게 하는 것이 문학작품의 장점이 아닐까. 저 또한 수식적이고 논리적인 공학 분야의 사고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인문학을 접하고 난 후 감성이 풍부해지고 너그러워지는 것을 느낀다. 글쓰기에 문외한인 공학도가 글 공부에 흥미를 가지면서 헝클어지고 꼬이는 생각을 풀고 요약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스스로 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사물을 세밀하게 보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이런 시간을 밑거름 삼아 한 걸음씩 차근차근 나아가겠다. -정식 등단하지 않은 아마추어 작가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수필을 다듬어 쓰면서 모양이 이루어져 갈 때 그 과정만으로도 행복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한 편 한 편의 습작을 밑거름 삼아 자연과 인정을 따뜻하게 담은 글을 쓰는 것이 꿈이다. 이번 수상이 큰 용기와 희망을 주어 더 잘 쓰고 싶은 의욕이 생긴다. 이것을 시작으로 또 다른 시작을 향해 정진하겠다. 꾸준히 감동하고 열심히 쓰는 수필가가 되고 싶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31

‘금령총의 주인공과 그의 시대’ 엿본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함순섭)은 금령총 발굴 100주년을 기념해 30일 오전 10시 국립경주박물관 강당에서 학술심포지엄 ‘금령총의 주인공과 그의 시대’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심포지엄은 100년 전 일제가 발굴했던 금령총을 국립경주박물관이 다시 발굴한 성과로서 무덤의 주인공을 달리 비정하는 등 새로운 주장이 제기돼 각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 금령총은 1924년 조선총독부가 식리총과 함께 발굴한 신라 능묘로 현재 진행 중인 국립중앙박물관의 국보순회전에 출품된 보물 ‘금령총 금관’을 비롯해 국보 ‘말 탄 사람 모양 주자’, ‘황금 방울’ 등이 출토된 신라 어린 왕족의 무덤이다. 그러나 당시 일제의 발굴에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에 따라 국립경주박물관이 지난 2018년부터 3년간 다시 발굴했고, 그 성과를 2022년과 2023년 두 권의 보고서로 발간했다. 이번 학술 심포지엄은 국립경주박물관이 금령총 재발굴 성과를 토대로 무덤 주인공과 그가 살았던 시대에 초점을 맞췄다. 심포지엄에서는 먼저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연구자인 함순섭 국립경주박물관장과 요시이 히데오 일본 교토대학 교수가 1924년 금령총 발굴이 한일 고고학계에 끼친 영향을 발표한다. 이어서 금령총의 구조 및 매장 과정, 무덤에서 출토된 상형 토기의 의미 등을 연구한 내용을 발표한다. ‘금령총 출토품의 신고(新古)와 장례(葬禮) 시점(김대환 국립경주박물관)’, ‘금령총의 구조 및 매장 프로세스(신광철 국립김해박물관)’, ‘상형토기(象形土器)와 말도용 매납(埋納)의 의미(김현희 국립경주박물관)’, ‘금령총의 주인공 비정(比定)(이현태 국립경주박물관)’, ‘사회 전환기 속의 금령총(옥재원 국립경주박물관)’이라는 주제발표가 진행된다. 이어서 5명의 토론자와 함께 개별 주제에 대한 종합토론이 진행된다. 주제발표 중 가장 주목되는 것은 금령총의 주인공 비정에 대한 것이다. 국립경주박물관 이현태 학예연구사는 우선 금령총의 주인공을 ‘이사지왕(5C12斯智王)’이 새겨진 큰 칼이 나와 주목받은 금관총의 주인공, 즉 이사지왕의 아들로 봤다. 또 이사지왕은 제20대 자비왕(재위 458~479년)의 아들이자 제21대 소지왕(재위 479~500년)의 동생으로 추정했다. 500년 소지왕이 왕위를 물려줄 자식이 없이 죽자, 왕위 계승권이 소지왕의 형제인 이사지왕에게 갔으나 그 당시 이사지왕은 이미 죽었기 때문에 왕위 계승권은 다시 그의 아들인 금령총 주인공으로 갔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금령총의 주인공마저 갑자기 어린 나이로 죽어 제22대 지증왕(재위 500~514년)이 64세라는 고령의 나이에 갈문왕이라는 특이한 지위로 즉위하게 됐다는 흥미로운 주장이다. 매우 파격적이지만 금령총의 재발굴 성과를 토대로 역사학계의 연구 성과까지 융합한 결과라는 점에서 이 주장은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립경주박물관 측은 “금령총의 장례 시점을 찾고, 매장시설의 구조와 부장품의 특수성을 논의한 후 무덤 주인공과 그 시대의 특징을 밝히는 이번 학술심포지엄이 신라사 연구에 크게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29

제39회 한국사고와표현학회 추계 정기학술대회 지역사회 연계한 인문교육 논의의 장

신희선 숙명여대 교수 한국사고와표현학회(회장 신희선·숙명여대 교수)는 오는 11월 2일 낮 12시 강릉원주대학교 해양과학교육원 중강당에서 제39회 추계 정기학술대회를 온라인(ZOOM)을 병행해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연다. 한국사고와표현학회는 2007년 학회 발족 이후 읽기, 쓰기 말하기 교육과 관련한 연구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학회다. 이번 정기학술대회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관한 ‘2024년 인문정신문화 작은연구 지원사업’에 선정돼 그동안 학회의 ‘작은연구팀’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특별 세션이 있을 예정이다. 이번 추계학술대회의 대주제는 ‘사고와표현 교육의 연계와 확장·지역사회를 위한 인문학 교육의 확대 필요성과 역할’로서 기조 강연을 포함해 16편의 발표와 토론이 진행된다. 1부는 제11대 한국사고와표현학회 신희선 회장의 개회사로 시작해 편상범(고려대학교) 교수의 ‘쓸모없는 교양교육’이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이 진행된다. 2부는 ‘작은연구’ 특별 세션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인문학 교육’이라는 주제로 김지윤(상명대), 안미영(건국대), 이진남(강원대), 정병기(영남대), 황혜영(서원대) 교수의 발표가 진행된다. 이들은 ‘지역사회 재생’을 위한 문화예술 ‘케렌시아(Querencia) 모색-인문적 실천 시스템 구축을 통한 지속 가능한 접근’을 주제로 진행된 ‘작은연구’에서 ‘지역 간 문화 격차’와 ‘지역소멸’ 문제를 해결할 인문교육 실천 방안에 대한 연구 성과를 공유하며 ‘지역재생’과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칠 예정이다. 3부는 두 세션으로 구성됐다. ‘사고와표현 교육의 확장’을 주제로 한 세션과 ‘자유주제’ 세션이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사고와표현 교육의 확장’을 주제로 한 ‘세션1’은 고등학교 교양 논술과 대학 글쓰기, 성인 글쓰기 교육 등이 연계된 현장 연구부터 인문 고전 독서, 생성형 AI시대의 교육에 이르는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세션2’는 김남미(홍익대), 김연규(강릉원주대), 김종엽(강릉원주대), 박근영(강릉원주대), 이진숙(고려대) 교수의 발표로 그동안의 글쓰기 교육에 대한 비판적 성찰에서 출발해 영화를 활용한 독일 정치교육을 살펴보고, ‘영시와 월든 텍스트 분석 및 비판적 사고와 말하기’ 교육을 위한 교수학습 방법을 고찰하는 등 다양한 자유주제 연구가 발표된다. 신희선 한국사고와표현학회장은 “한국 사회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을 비롯해 지역 간, 세대 간, 젠더 간 격차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대학의 교양 기초를 담당하고 있는 사고와표현 교육과 인문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또 해야만 하는지 질문해 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이번 학술대회의 의의를 강조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29

어린이 꿈·끼 담은 ‘시네마 천국’ 활짝

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독립영화관인 인디플러스 포항이 29일부터 11월 2일까지‘제1회 꿈꾸는 어린이영화제’를 연다. 이번 영화제는 어린이를 위한 인디플러스 포항의 첫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들이 영화를 통해 세상을 발견하고, 꿈꾸는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기획됐다. 어린이 연령대별로 골라서 볼 수 있도록 프리스쿨(만3세 이상), 키즈(만6세 이상), 유스(만8세 이상), 틴에이저(10대) 등 4개 섹션으로 나뉘어 상영된다. 특히, 이번 영화제는 지역의 포항제철유치원과 협업해 어린이들이 직접 창작한 단편영화 12편을 모은 ‘DREAMING’을 선보인다. 연계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들이 영화를 제작하며 만들었던 소품 및 포스터 등을 인디플러스 포항 1층 전시실에서 함께 관람 할 수 있다. 단순히‘보는 재미’의 영화제를 넘어 어린이들이‘함께 만드는 재미’까지 잡은 프로그램이다. 영화관람료는 일반 3500원이며, 어린이가 제작한 영화 ‘DREAMING’은 무료다. 티켓 예매는 디트릭스(www.dtryx.com)와 인디플러스 포항 현장 매표소에서 가능하다. 기타 영화제 관련 자세한 내용은 인디플러스 포항(054-289-7943)으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인디플러스 포항은 시민들이 독립영화에 대해 더욱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씨네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진행 중에 있다. 지난 26일 첫 행사에 이어 11월 11일, 11월 25일에 진행된다. 영화에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28

이희정 시인 ‘가람시조문학상’ 신인상

본지에 ‘이희정의 월요일은 詩처럼’을 연재하고 있는 이희정사진 시인이 ‘시계의 시간’작품으로 제16회 가람시조문학 신인상을 수상했다. 가람시조문학상은 전통시조를 현대적 감각으로 해석해 시조를 부흥시킨 가람 이병기(1891~1968) 선생의 문학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79년 제정됐다. 1997년까지 시조문학사가 행사를 주관하고 2000년부터는 가람 선생의 출생지인 전북 익산시가 맡아 시상하고 있다. 포항 지역 신인상 수상은 이희정 시인이 처음이다.10년 미만 경력의 시조시인에게 주어지는 가람시조문학신인상 부문에는 총 49인, 245편의 작품이 응모됐다. 수상자는 상금 1000만원과 상패가 수여된다. 이희정 시인의 ‘시계의 시간’은 시간에 잡혀 사는 우리 일상의 다층적 성찰이 보편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현대인의 낯익은 습관 같은 것을 쇄신하는 시적 발상과 역설적 발견이 반성적 울림을 이루고, 각 장의 독립적 의미 담보에 걸림없는 율격을 입히며 조용한 목소리로 삶을 곱씹게 하는 이채로운 성취를 만든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2019년 경상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이희정 시인은 202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발표지원’ 시조부문에 선정됐다. 시집으로 ‘내 오랜 이웃의 문장들’이 있다. 현재 포항 한동글로벌학교 사서로 재직하고 있다. 이희정 시인은“과분한 상을 받았다”며 “상의 권위는 수상자가 만들어 가야 한다는 당부의 말씀을 무겁게 얹으며 가람 이병기 선생의 생애를 되돌아보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28

무인도 숙소 등 자극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

자극을 떠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려면 별도의 명상장소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 할 수 있는 명소 2곳을 소개한다. △경기 양평 ‘아틴마루’ 나만의 고요한 세계에 집중하고 싶다면 디지털 디톡스하기 좋은 디지털 무인도 숙소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소개할 숙소는 경기도 양평의 ‘아틴마루’다. ‘아틴 마루’에서는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다. 숙박을 경험한 사람들은 이를 두고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오지라고 부른다. 한마디로 스마트폰이 벽돌이 되는 곳이다. 이런 도파민 제로의 공간에서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해보자. 숲 속 아틴마루에서는 평소 스마트폰으로 가득했던 시야를 오두막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큰 창의 멋진 자연으로 채울 수 있다. △대구광역시 카페‘반월’ 도심 속에서 디지털 디톡스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면 대구 반월당에 위치한‘카페반월’을 소개한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접근성도 좋고, 디지털 디톡스가 아직은 망설여지는 사람도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카페 반월에는 스마트폰을 보관하는 새장이 있어 디지털 디톡스를 간단히 경험할 수 있기 때문. 감각적인 인테리어, 맛있는 음료, 다양한 서적을 볼 수 있는 ‘카페 반월’에서는 다양한 컨텐츠와 함께 핸드폰 없는 느긋한 시간을 즐길 수 있다. /김채은기자 gkacodms1@kbmaeil.com

2024-10-27

시간·요일 정해 차근 차근 단계적으로 줄여야

디지털 디톡스란 디지털 기기 사용을 잠시 중단하고 휴식이나 다른 활동 등을 통해 피로한 심신을 회복하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디톡스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디지털 디톡스’는 어렵지 않게 뇌를 가득 채웠던 자극적인 매개체를 비움과 긍정적인 매개체로 바꾼다고 생각하면 한결 편하다. 한 몸이었던 스마트폰을 어떻게 끊어내야 할지 난감하다면, 먼저 시간과 요일 등을 정해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주말에 독서할 때 마다’, ‘취침 전 1시간 동안’ 등 쉬운 방법부터 시작하는 것. 디지털 디톡스 일지를 기록하는 방법도 있다. 반면 중독성 강한 어플리케이션을 일정 시간 동안 사용을 제한하는 방법도 있다. 어플리케이션 제한 방법은 아래와 같다. △ iOS : [설정] - [스크린타임] - [다운타임 / 앱 시간제한] △ Android : 기본 앱 ‘디지털 웰빙’에서 일별 목표 사용 시간 정하기 또한 타이머가 부착된 잠금장치가 있어 물리적으로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금욕상자’도 있다. 시중에서 다양한 형태의 ‘금욕상자’를 판매하고 있으니 디지털 디톡스를 결심했다면 구매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강력한 디톡스 효과를 맛보고 싶다면 캠프나 단체,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디지털 디톡스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로 템플스테이 등에서는 참가자 전체가 핸드폰을 반납하여 디지털 디톡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집단 심리가 작용하여 쉽게 개개인이 디지털 디톡스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채은기자 gkacodms1@kbmaeil.com

2024-10-27

‘기분 좋음’을 자극적 매개체 아닌 긍정적 매개체로 전환해야

#1. 회사원 고재정(28·여)씨는 업무시간에 졸음이 몰려와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전날 밤 유튜브 숏츠(숏폼)를 보느라 밤을 지새웠기 때문.‘10분만 보다 자야지’로 시작한 숏츠 시청은 결국 해가 뜨고 나서야 끝이 났다. #2. 중학생 자녀를 둔 박영미(47·여)씨는 요즘 고민거리가 생겼다. 바로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시간 때문. 초등학생 때는 그나마 관리가 가능했지만 중학교에 진학하고 사춘기를 겪고 있는 지금은 휴대폰 사용을 통제하면 벌컥 화를 내기까지 한다. SNS(소셜미디어)를 하느라 온종일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최근에는 옆으로 누운채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는 바람에 사시 판정을 받기도 했다. 아이를 다그치고 싶었으나 박씨도 SNS를 하며 여가시간을 보냈기에 혼을 내기에도 부끄러웠다. 김 씨와 박 씨 자녀의 사례처럼 디지털 과의존과 중독현상이 도를 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지난 4월 초 발표한 ‘2023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 중 과의존 위험군은 무려 23.1%에 달했다.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청소년(40.1%), 유·아동(25%), 성인(22.7%), 60대(13.5%) 순이었다. 스마트폰 과의존이란 스마트폰의 자극적인 콘텐츠에 대한 기억력이 증가하고 절제력 및 조절능력이 감소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를 뜻한다. 과의존 위험군의 76% 이상이 스마트폰을 주기적으로 확인하지 못하거나 배터리가 부족할 때 불안함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는 스마트폰 과의존과 우리의 심리상태는 매우 밀접함을 시사해준다. 현대인이 스마트폰에 쉽게 중독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는 “사람이 중독된다는 것은 즐거운 느낌, 기분 좋은 느낌에 중독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의 ‘기분좋음’에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관여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도파민은 자극적인 매개체에 쾌락을 얻는 신경전달물질을 말한다. 또한 스마트폰 과사용은 팝콘브레인을 발생시킨다. 숏폼이 많아진 지금, 짧은 시간 내 자극적인 내용이 담겨진 콘텐츠를 접할수록 더욱 더 강렬한 자극을 찾게 된다. 이는 마치 팝콘 터지는 모습을 연상시켜‘팝콘 브레인’이라고 한다. 자극적인 영상에 노출되면 전두엽이 반응하는데, 반복적으로 노출될수록 내성이 생겨 일상생활에 흥미를 잃고 팝콘이 터지는 것처럼 큰 자극만 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SNS 유저들이 점점 더 자극적인 영상을 찾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자극적인 영상에 자주 노출되면 ‘도파민’이 과다분비 되는데 도파민은 너무 적게 나와도, 많이 나와도 둘 다 문제가 된다. 도파민은 일정 분비량이 정해져있는데, 인위적인 작용으로 과다 분비가 되면 그 이후 사용할 도파민이 없어져버린다. 한마디로 ‘기분좋음’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이 일정부분 사라지는 것이다. 도파민 과다 분비는 뇌 건강 문제뿐 아니라 일상생활의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스마트폰 과몰입은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방해하거나 수면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 스마트폰 사용 시 블루 라이트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데, 블루라이트란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파란색 계열의 광원을 말한다. 블루라이트는 우리의 생체 리듬을 방해해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한다. 멜라토닌은 수면 뿐만 아니라 기분 등을 조절하는 중요 신경전달물질이다. 따라서 잠들기 전 최소 1시간 동안은 스마트폰 사용을 하지 않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현대인들은 꾸벅꾸벅 졸면서까지 스마트폰을 쥐고 잠이 든다. 밤새 스마트폰을 들여다 본 경험도 적지 않을 것이다. 또한 과몰입으로 인해 충동적인 성향이 커지거나 시각 능력 저하 및 청소년, 유아동의 경우 발달지연, 언어지연, 문제해결 능력 저하 등을 겪을 수 있다. 심한 경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로 약물치료를 받는 경우까지 생긴다고 한다. 그렇다면 디지털 기기에 중독된 일상을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디지털에 독을 푼다(해독.解毒)는 뜻의 디톡스가 결합된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를 실천해보라고 권하고 있다. 최면상담연구소 온 남윤정 대표는 “중독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은 중독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며 “우리가 감각에서 얻는 기분 좋음을 자극적인 매개체가 아닌 명상이나 독서 음악감상 등 긍정적 매개체로 전환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채은기자 gkacodms1@kbmaeil.com

2024-10-27

“매운 채찍으로 알고 문화예술발전 더 매진”

포항지역 복지재단인 애린복지재단이 고(故) 재생 이명석 선생의 선린·애린 정신을 기리고 지역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제정한 ‘제14회 애린문화상’시상식이 22일 포스코국제관 국제회의실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시상식에는 이대공 애린복지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이강덕 포항시장, 김일만 포항시의회의장, 김동은 포항예총 회장 등 지역 인사와 문화예술인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 수상자인 서숙희(65) 시조시인에게는 상패와 상금 1000만원이 전달됐다. 포항 출신의 서 시조시인은 1992년 매일신문과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시조 당선으로 문단에 등단해 ‘손이 작은 그 여자’,‘빈’등 6권의 시조집을 출간했으며 국내 최고 권위의 시조문학상인 중앙일보 시조대상을 비롯해 백수문학상, 김상옥문학상 등 국내 유수의 시조문학상을 수상했다. (사)한국문인협회 포항지부 제19대, 제20대 지부장으로 재임하면서 한국문인협회 우수지부로 선정돼 포항 문학인의 위상과 업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서숙희 시조시인은 이날 수상소감을 통해 “이 상을 매운 채찍으로 알고 문화를 아끼고 예술을 사랑하며, 지역의 예술문화 발전에 노력하시는 분들과 예술의 길을 동행하며 아름답고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조용히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4-10-22

故 이병철 회장 소장품·BTS 의상 ‘한자리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국내 박물관과 미술관의 콘텐츠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박람회 ‘제1회 박물관·미술관 박람회’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는 국립·공립·사립 박물관과 미술관, 전시 유관 산업체 등이 참여하며, 기획전과 실감 콘텐츠 전시, 교육·체험 행사, 기념품 전시·판매 등이 진행된다. 먼저,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 등 박물관 발전에 헌신한 수집가들의 안목과 업적을 기리는 대표 기획전 ‘컬렉터의 방’이 마련된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호암미술관, 환기미술관, 간송미술관, 온양민속박물관, 호림박물관, 에밀레박물관 등 국내 유수의 박물관·미술관 6곳이 참여한 가운데 훈민정음해례본, 항아리 작품 등을 전시한다. 전시 ‘고전:영감의 보고’를 통해서는 신미경, 이수경, 허상욱 등 작가 11명이 고전 작품을 현대적인 관점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케이-뮤지엄(K-MUSEUM) 큐레이션’ 전시는 공예, 의상, 서화, 조각 등 각 분야 대표작품을 모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방탄소년단(BTS)이 실제 공연 무대에서 입었던 무대의상 2점도 전시할 계획이다. 또 ‘모란꽃’과 ‘왕의 행차’, ‘해저 2만리’ 등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각 기관에서 보유한 실감형 콘텐츠도 상시 전시한다. 박물관·미술관 대표 기념품도 만나볼 수 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반가사유상’과 ‘금동대향로’의 작은 모형 등을 선보이고 박람회 마지막 날인 27일에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미술관에서 교육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에듀케이터’란 직업을 체험할 수 있는 모형 꾸러미, ‘신라 금관 만들기’와 ‘순종 황제 어차 만들기’ 등 어린이와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박람회는 공식 누리집(koreamuseumexpo.co.kr)을 통해 사전 등록하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21

포스코 기술명장·예술가의 만남 ‘전락원(電樂園)’

“예술과 기술이 만나다. 잇고 만든다. 기계 세계와 전기세계가 형성된다.” 오는 11월 9일까지 포항 스페이스298에서 열리고 있는 ‘기술의 미학’ 전은 철강도시 포항을 떠올리고, 세계를 상상한 설치미술가와 기술 명장의 협업 전시다. 지역 철강산업과 예술의 융합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공유하는 담론의 장이 되고 있다. (재)포항문화재단의 대안공간인 스페이스298의 2024년 하반기 기획전은 아트 디렉터 이병희(2024 포항 융합예술 프로젝트 매니저)가 전시 구성을 도맡아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올 초부터 설치미술가 김진우와 기술 명장 손병락이 만나 그동안 각자의 전문성으로 기계와 전기세계를 걸어온 길과 작품들의 의미를 최대한 쉽게 풀어냈다. 손병락(포항제철소 EIC기술부) 상무는 포스코 1호 명장으로, 지난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 때 멈춰버린 공장을 가동하는데 크게 기여한 전기기술 분야 전문가다. 김진우는 포항 출신의 설치미술가로 국내외 미술제와 공공미술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16년에는 포항시립미술관의 대표적인 미술상인 장두건미술상을 수상했다. 두 작가의 기술은 물질과 쇠의 연결, 전기와 기계의 연결, 기계와 기계의 연결, 기계와 공간과 도시의 연결로 이어진다. 연결은 이어지면서 확장되고 기계적 구성은 복합장치로 진화되면서 거대 시스템을 만든다. 이러한 과정을 압축하듯 김진우 작가는 ‘일렉트로닉 원더 랜드(Electronic Wonder Land·전락원·電樂園)’의 전체 설계를 함축적으로 구현해낸다. 김진우 작가의 설계는 크게 세 축으로 펼쳐진다. 전시장 중앙에는 철로 만든 작품들과 전시장 기둥이 맞물려 설치됨으로써 298 자체를 기계화한다. 먼저 두 기둥 중 하나는 ‘철나무’ 작품이 된다. 전시 공간의 기둥을 이용해 예술과 기술로 빚은 철의 열매가 열리는 형상이다. 또 다른 기둥에는 뻗어나오는 줄기나, 뿜어져 흘러 나오는 용광로의 쇳물 줄기를 연상시키는 파이프 설치작품 ‘철 뿌리줄기’가 설치돼 있다. 기둥이 또 다른 뿌리가 돼 뻗어나가고 도시를 창조해가는 모습을 포스코가 용광로에서 만들어낸 철광석을 열매로 표현한 설치작품이다. 마지막으로 전시장 벽면에는 전기 회로도와 같은 전기 설비가 드로잉 설치물 형태로 11m가량 이어지는 작품 ‘연결됨’이 걸려 있다. 이는 일종의 전기와 기계가 이어지고 확장돼 나가는 시스템 지도이자 김진우와 손병락을 잇는 연결망이자 그들의 기계세계와 전기세계가 그리는 개념도라고도 할 수 있다. 다른 쪽 벽면에 펼쳐지는 평소 김진우 작가의 드로잉은 이 모든 것의 출발 지점에 있는, 섬세함과 기쁨과 즐거움의 흔적이라 할 수 있다. 이병희 디렉터는 “두 분 모두 기술이 만드는 세상, 전기로 이어지는 세상을 생장과 진화에 비유한다. 몸을 떠올리면 쉽다. 김진우 작가는 전기라는 것이 사실상 뇌와 심장을 잇는 혈관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손병락 상무도 전기의 역할을 단지 공장을 돌리는 것의 차원에 제한하지 않는다. 기계세계와 전기세계의 만남이 필연적이었던 것은 세계 자체의 운동하는 성질 때문이기도 하다. 스페이스 298은 도시가 잘 자라나 예술과 기술의 결실을 맺게 하는 굳건한 뿌리내림의 현장이 된다”고 설명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21

경주 대표 야간관광 프로그램 ‘신라달빛기행’ , 19일 30주년 특별 행사 연다

경북 경주를 대표하는 야간 탐방 프로그램인 ‘신라달빛기행’이 30주년 특별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사)신라문화원(원장 진병길)은 오는 19일 신라달빛기행 30주년을 기념하며 경주 서악마을 서악동삼층석탑 주변에서 진행되는 구절초음악회와 결합한 특별프로그램으로 신라달빛기행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신라달빛기행은 경주지역 민간문화단체인 신라문화원이 만든 야간 탐방 프로그램이다. 경주의 다양한 문화유산과 아름다운 야경을 활용한 체험형 힐링 관광상품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시작됐다. 1994년 칠불암 달빛기행을 시작으로 분황사·불국사·서악서원·첨성대 등에서 행사를 열었다. 2011년 관광프론티어 부문 한국 관광의 별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대표 야간관광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 했다. 19일 달빛기행은 30주년 기념 특별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낮부터 전문해설사와 함께 선덕여왕릉과 진평왕릉의 가을들녘을 거닐며 신라스토리투어를 진행하고, 서악동 구절초꽃밭에서 음악회를 감상한다. 이어 야간에는 도봉서당에서 선도동 새마을부녀회가 운영하는 잔치마당에서 저녁을 먹은 뒤 첨성대-계림-월성해자-월정교를 거니는 달빛트레킹을 하면서 경주의 낮과 밤을 다양하게 체험하며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는 프로그램으로 이어진다. 진병길 신라문화원장은 “30년 전 야간관광이라는 것조차 없던 시절 독특한 발상으로 시작해 경상북도와 경주시의 지원으로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발전 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달빛기행을 운영해 경주 대표 야간관광상품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라달빛기행 참가신청 및 기타 문의사항은 신라문화원(054-777-1950) 또는 www.silla.or.kr로 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6

전국 유일의 鐵 소재 축제, 예술·휴식·힐링 동시에 즐긴다

전국 유일의 철(鐵·steel)을 소재로 한 예술축제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더 새롭고 풍성해진 콘텐츠로 찾아온다.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오는 19일부터 27일까지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2024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전환’이라는 주제 아래 작품 제작과 전시 위주의 틀을 깨고 작품의 제작이 아닌 재해석을 기반으로 새로운 가능성과 창의적인 변화를 축제에 찾아오는 방문객들과 함께 만들어가고자 한다. △‘전환’ 주제 새로운 시도와 전환의 장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2012년부터 2023년까지 대형 작품 전시 위주로 운영됐던 축제를 ‘전환’이라는 주제를 통해 운영 방식, 작가, 방문객, 기업 등의 참여 방식까지 전반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주제 전시 ‘스틸, 지금도 움직이는(Steel’s still moving now)’과 기존 작품을 재해석해 여러 장르와의 결합으로 새로운 콘텐츠로 발전시키는 ‘스틸 다시보기’, 다양한 컨셉으로 포항 시내 곳곳에서 진행하는 ‘스틸아트 투어’, 스틸아트의 예술적 가치뿐만 아니라 도시미학적 서사를 다루며 산업화까지 논의하는 ‘스틸 포럼’ 등이 있다. 이는 철의 예술적 가능성을 탐구하는 플랫폼에서 나아가 방문객들의 창의적 참여를 유도하는 축제로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스틸아트 서사와 새 가능성 제시 올해 축제는 단순한 예술 축제에 그치지 않고, 스틸아트를 통해 도시의 미학적 정체성과 서사를 재구성하고자 한다. 철이라는 매체를 통해 포항의 도시적 특성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철 공예를 통해 산업과 예술이 융합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참여 작가들은 철의 물성을 예술로 재해석함과 동시에 철이 가진 산업적, 공예적 가치를 통해 포항의 도시미학을 새롭게 구축하려 한다. 이를 통해 예술이 단순한 미적 경험을 넘어 도시 공간과 사회적 의미를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문화가 산업이 되는 시점, 스틸아트의 미래 철은 단순한 예술 재료를 넘어 산업적 활용도가 높은 물질이며 이를 예술과 융합한 철 공예 산업은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25일에는 라한호텔에서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의 전환, 우리는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포럼이 열린다. 올해 포럼에서는 스틸아트페스티벌의 주요 쟁점 논의와 축제의 방향성, 스틸아트의 예술적 가치를 바탕으로 한 산업화 가능성과 철 공예 산업의 미래 비전까지 구체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포항은 철을 중심으로 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예술의 융합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제 전시 ‘스틸, 지금도 움직이는(Steel’s still moving now)’ 이번 축제는 전시 위주의 형식에서 벗어나 작가들이 직접 방문객과 소통하고 자신의 작업 세계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주제 전시의 첫 번째 섹션인 ‘있다·잇다 (connection)’에서는 과거 축제에 참여했던 작가들이 다시 참여해 자신의 작품을 재조명하고 철의 물성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김상균, 김성복, 김시하, 김택기, 남다현, 모준석, 문이삭, 변상환, 사공숙, 여운혜, 오제성, 우무길, 이웅배 작가가 참여한다. 두 번째 섹션인 체험형 전시 ‘두드림, 철의 변주(Knocking, variation of Steel)’에서는 관람객들이 작가와 함께 철을 두드리며 예술 창작의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이는 예술을 단순히 감상하는 것을 넘어 직접 창작의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예술적 경험을 더욱 깊이 있게 제공한다. 박영민, 안혜민, 유동렬, 이지호, 장혜민, 노아 웰터, 캐서린 허블, 필립 스필만 작가가 참여한다. △재미와 쉼을 제공하는 축제로 이번 축제는 전시 위주로 운영됐던 프로그램을 벗어나고자 주중에는 ‘올데이 스틸’ 프로그램을 신설해 명상, 요가, 맨발 걷기 등의 활동을 통해 예술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스틸 멍’에서는 스틸아트 작품과 함께하는 피크닉 존을 운영해 방문객에게 휴식의 기회를 선사한다. 또한 ‘스틸 아트투어’를 통해 전문 도슨트와 함께 포항 곳곳에 설치된 스틸 아트 작품을 탐방하며 작품 감상은 물론 철의 예술적 가치를 새롭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이제 철의 물성을 예술로 재탄생시키는 단계를 넘어 철의 가치와 의미를 시민들과 함께 정의하고, 철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포항의 문화예술을 산업화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축제로 만들고자 한다”며 “차갑고 단단하지만 누구보다 뜨겁고 유연한 철의 전환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5

제2의 ‘한강’ 만들기 위한 현장 의견수렴

문화체육관광부는 16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한국문학번역원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문학의 국내외 저변 확대와 해외 진출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 관계기관 회의를 개최한다. 2025년 문체부 예산안에서 문학 분야 진흥을 위한 예산은 작년 대비 7.4% 증가한 485억원이다. 특히 △한국문학번역원의 한국문학번역출판 지원 사업 31억2000만원(전년 대비 8억원 증액(34.5%)) △한국문학 해외 소개·홍보 관련 예산 45억4000만원(전년 대비 4억5000만원 증액(11%))을 편성해 내년에는 우리 문학의 해외 진출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더불어 △문학나눔 도서보급 사업 48억원(전년 대비 8억원 증액(20%))을 통해 국내 우수한 문학 도서 지원을 확대하고 △우리 문학을 연구하고 집중 조명하는 한국문학 비평 및 담론 형성(4억원, 신규 반영)을 새롭게 추진한다. 또한 한국문학 저작권 거래가 좀 더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런던 도서전 등 해외 도서전 참가 지원을 확대하고, 재외한국문화원 등 유관 공공기관과 협업해 해외 독자 저변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관계기관 회의에서는 한국문학번역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등 문학 진흥 정책을 추진하는 유관 기관과 문학·비평 관련 민간 협회·단체가 모두 참여한 가운데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한국문학의 해외 홍보 및 출판 지원 사업, 작가·출판인의 국제교류 지원 사업 등을 점검하고, 향후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보완이 필요하거나 검토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특히, 연간 30% 이상 번역출판 지원 사업 수요가 늘고 있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국내외 출판사 등의 번역 수요가 많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번역출판 예산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문체부는 이번 회의 의견수렴을 거쳐 번역 등 해외 진출 지원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문체부 신은향 예술정책관은 “한강 작가는 번역이나 국제교류 등 꾸준한 정책지원(1998~2024년 총 10억원)을 통해 해외에 널리 소개된 사례인 만큼,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정부와 한국문학번역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을 통해 우리 작가에 대한 집중 지원을 더욱 확대하고 체계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이와 함께 작가들이 열악한 집필 환경 속에서도 문학 창작 활동을 이어가도록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지자체, 민간 협회·단체 등과 함께 예술창작안전망 구축에도 더욱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5

‘장진홍 의사 의열투쟁 발자취’를 따라가다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원장 박순태) 박물관운영본부 소속 대구근대역사관은 독립운동가 장진홍(1895~1930) 의사의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 시도 의거일을 기념해 1920년대 뜨거웠던 대구의 의열투쟁 현장을 답사하는 열린 역사문화 강좌(제23회)를 18일 오후 2시에 개최한다. 이번 강좌에는 장진홍 의거 관련 현장을 비롯해 1920년대 의열투쟁과 관련된 시인 이육사(1904~1944)와 의열단 부단장 이종암(1896~1930) 관련 현장도 함께 답사한다. 장진홍 의사는 일제강점기였던 1927년 우리나라 경제를 착취하려고 일본이 세운 조선은행 대구지점에 폭탄을 보내 건물 일부를 무너뜨렸다. 이후 경찰에 붙잡힌 장진홍 의사는 대구형무소에서 독립을 외치며 35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이종암 의사는 대구은행에 재직하다가 만주로 망명해 1919년 김원봉과 의열단을 조직한 인물로, 1925년 군자금 모집을 위해 대구로 돌아왔다가 경찰에 붙잡혀 징역 13년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르다가 순국했다. 답사는 18일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까지 대구 중구 일원을 도보로 이동하며 진행된다. 현장 상황에 따라 종료 시간이 조정될 수 있으며, 성인 30여 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전화(053-430-7917) 또는 대구근대역사관을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4

“장애인·노약자 안심하고 다니는 거리로”

“위덕대학교를 다니면서 창업동아리에 들어 다양한 아이디어로 교내를 거쳐 경북과 전국에서 우승하면서 최종적으로 ‘도전 K-startup(스타트업) 2019 왕중왕전에서 우수상’을 받았어요. 정부 지원의 예비창업패키지도 수행했죠. 나의 아이디어가 제품이 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컸어요. 현실을 바꿀 수 있는 힘은 정치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총학생회장 선거에 도전했고, 위덕대 최초의 여성 총학생회장이 되었습니다. 그 후 2022년 제9대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1번을 받아 현재 포항시의원으로 지역민의 삶을 챙기고 있습니다.” 이다영 포항시의원은 현재 27세, 전국 최연소 지역구의원이다. 위덕대 최초의 여성 총학생회장이었다. 포스코범시민대책위원회위원, 포항시청년정책위원회 위원, 청년의날 경상북도 부위원장, 포항남·울릉 대학생위원회 위원장, 교육부 청년정책 자문위원, 포항시청년정책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후 제9대 포항시의회의원이 됐다. 전반기에는 복지환경위원회, 윤리특별위원회, 성과평가위원회 위원, 포항시옥외광고발전기금운용심의위원 등을 지냈다. 현재, 제9대 포항시의회 후반기에도 다양한 위원회에서 의정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이다영 의원을 만났다. -‘위덕대의 전설’로 불릴 정도로 위덕대 총학생회장으로서의 활약이 엄청났다. 위덕대 총학생회장으로서의 활약상을 소개해 달라.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망언규탄을 위한 경상북도대학연합을 조직하여 경북도청에서 회견하였고 미얀마 군부의 국민학살반대챌린지도 주도했다. 위덕대 교수의 5·18망언으로 학교가 전국적인 지탄을 받을 때 해당교수를 설득하여 사과를 받아내었고 광주를 찾아가 5·18유족을 만나 직접 사과도 했다. 그해 대학평가의 불공평한 평가제도에 부당함을 느껴 교육부, 청와대, 국회에서 2주간 물질중심의 대학평가 시정을 요구하는 시위도 벌였고, 이를 계기로 국정감사참고인으로 출석해 교육부장관에게 평가의 부당성을 알리고 시정을 촉구하여 실질적으로 제도변화의 성과를 이끌어냈으며 당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위덕대 간담회도 가졌다. 포스코 본사 이전반대시위를 국회 앞에서 2주간 한 적도 있다. -졸업 후 바로 현실정치에 뛰어들었는데. △위덕대 총학생회장으로 교내 문제는 학교 안의 문제가 아니었다. 결국 학교밖의 제도나 정치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정치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는 것도 알게 되어 정치에 뛰어들게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2022년 제9대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1번을 받아 포항시의원이 되었다. 전국 최연소 기초의원이었다. 임기초에 응원과 격려도 많았던 반면 ‘젊은 게 뭘 알겠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대학졸업 후 바로 의원이 되었고 나이도 어렸기에 그런 분들의 염려가 충분히 이해되었다. 그분들의 염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지금도 현장으로 가서 바로 확인하고, 시정이나 복지·환경과 관련된 공부를 거르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의 포항시의원으로서의 활발한 활약상도 익히 들었다. 요약하자면 어떤 게 있나?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힌남노 태풍으로 대송지역이 역대급 피해를 입었다. 한 달 반 이상을 매일 드나들며 피해주민들을 위한 이불, 도시락, 큰 옷 등 필요물품의 후원을 연결해 주었다. 대송은 나의 제2의 고향이 되었다. 태풍으로 침수된 집에 곰팡이가 많이 발생한다는 민원에 접해 주민 건강을 위한 ‘찾아가는 건강검진’서비스를 주문했다. 전동휠체어 사고에 대비해 ‘장애인 전동보조기기 보험가입 및 지원 조례’를, 보육교직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보육교직원 권익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를 지원하기 위해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를 대표 발의하는 등 10여 개의 조례를 공동발의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약국의 점자복약지도와 심야약국도 지속될 수 있도록 했다. 청년여성 일자리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생활밀착형 현실정치를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장애인, 여성 청년 등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실적이 놀랍다. 현재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앞서의 실적을 계기로 정치의 효용성을 제대로 깨달았다. 시민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일을 위해 공부하고 연구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실질적인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장을 방문하고, 내가 미처 미치지 못한 부분은 언론을 통해 파악하고 점검하여 대안을 위한 모색을 한다. 현재는 복지환경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내 전공인 간호학인지라 큰 도움이 된다. 주민의 보건환경 관련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면서 간호계 현안과 ‘간호법’ 문제와의 접점도 모색 중이다. -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가 가장 이상적인 사회다. 근로현장에서의 안타까운 사고, 갑작스러운 교통사고 등등은 안전시설 부재에 기인한다. 기본이 잘 갖춰진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 겉보기에 아무리 화려하고 좋아보여도 기본이 부실하면 이내 망가지고 흉물이지 않는가. 아름다운 도시를 위한 예쁜 조형물도 필요하지만 장애인, 노약자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거리, 안전을 위한 시설물이 제대로 갖추어진 가로, 여성들이 밤길을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환경조성 등이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또 하나 욕심내자면 법치주의 확립이다. 아무리 법이 잘 갖춰져도 지키지 않으면 위험한 사회다. 배달오토바이들의 무법질주, SNS를 통한 마약거래 등 불법행위, 불법 주정차, 불법적치물 등 아무렇지 않게 법을 어기는 행동들을 교정하는 법적 장치를 만들고 싶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4

포항 작은 어촌마을이 '한국의 산토리니'로 탈바꿈한 이야기…

포항의 작은 어촌 마을이 ‘한국의 산토리니’로 탈바꿈한 이야기가 새 책으로 출간됐다. 화가이자 미술사학자인 이나나 박사가 집필한 ‘다무포하얀마을 고래의 꿈’(미다스북스)은 주민들과 봉사자들의 협력으로 이뤄낸 마을 재생 프로젝트의 감동적인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은 쇠퇴해가던 어촌 마을 다무포가 어떻게 ‘다무포하얀마을’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얻게 됐는지 상세히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변화의 시작은 마을 주민들과 봉사자들이 힘을 모아 마을을 새롭게 바꾸기로 결심한 순간이었다. 이 박사는 서문에서 “벽화 페인팅 프로젝트는 단순히 낡은 담벼락을 새롭게 하자는 목표로 시작됐지만,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진정성과 헌신이 더해져 프로젝트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됐다”고 밝혔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마을의 담벼락을 하얗게 칠하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노루페인트의 후원과 1800여 명의 봉사자들의 참여가 있었다. 이 협력의 결과로, 오래된 벽돌 담벼락이 흰색으로 변모하면서 마을 전체가 밝아지는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책은 단순한 외관의 변화를 넘어 마을 공동체의 정신적 변화도 조명한다. 담벼락 페인팅이 연례 행사로 자리잡고, 마을 축제가 정기적으로 열리며, 지속적인 발전이 이뤄지는 과정을 통해 작은 노력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나나 박사는 “다무포하얀마을의 이야기는 단지 마을의 변화만을 다루고 있지않다. 이 책은 사람들 간의 연결고리와 협력의 힘, 그리고 따뜻한 마음이 만들어낸 기적을 통해 독자들에게 큰 감동과 영감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2024-10-14

변방 여겨지던 한국문학, 세계 중심으로

한국의 여류 작가 한강(53)이 지난 10일 전 세계 문학계에서 가장 높은 명예로 여겨지는 노벨문학상을 받으며 한국문학의 저력을 보여줬다. 다른 나라의 문학을 부러워하기만 했던 그 시절은 이제 옛날이야기로 흘러가고 있다. 한강의 소설 속 문장들을 한 글자 한 글자 곱씹어 보며 우리 국민은 다시 한번 행복감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이제 한국의 미래가 말씀과 지성, 행동이 넘쳐나는 문화의 성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강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85)은 11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딸의 문학세계에 대해 “한국어로선 비극이지만 그 비극을 정서적으로 서정적으로 아주 그윽하고 아름답고 슬프게 표현한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서 “‘채식주의자’에서부터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작가라고 아마 이야기된 것 같다. 그리고 그다음에 ‘소년이 온다’가 나왔고 그다음에 ‘작별하지 않는다’…. 광주와 4·3이 연결되면서 국가라고 하는 폭력, 세상으로부터 트라우마를 느끼는 그런 것들에, 여린 인간들에 대한 어떤 사랑 같은 거, 그런 것들이 좀 끈끈하게 묻어나지 않았나. 그것을 심사위원들이 포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승원의 소감은 스웨덴 한림원 노벨상위원회의 선정 이유와 맞닿아 있다.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직면하고 인간 삶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쓴 작가다. 한강은 각 작품에서 인간 삶의 취약성을 폭로한다. 그녀는 몸과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관계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갖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에서 혁신자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당초 올해 노벨문학상은 중국 여성 소설가 찬쉐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거론됐었다. ‘일본의 프란츠 카프카’로 불리는 여성 작가 다와다 요코가 아시아 주요 후보로 언급되기도 했다. 한림원이 중국도, 일본도 아닌 한국을 택하면서 세계 문학의 변방으로 취급됐던 한국 문학은 당당하게 세계의 중심에 서게 됐다. 소설가 한강은 노벨 문학상 수상 직후 국내 언론에 “매우 놀랍고 영광스럽다. (어릴 때부터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여러 작가의) 모든 노력과 힘이 나에게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한강은 그동안 8편의 소설 단행본을 발표했다. 소설집으로는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채식주의자’ 등이 있으며 장편소설로는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흰’,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이 있다. 한강의 소설 속 인물들은 공통적으로 내면의 상처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존재의 본질과 연관돼 있기에 쉽게 치유될 수 없는 것들이다. 한강 작가에게 2016년 노벨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상의 영예를 안겨준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 등 소설 3편을 하나로 연결한 연작 소설집이다. 한 여자가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육식을 멀리하고, 그러면서 죽음에 다가가는 이야기다. 소설은 주인공의 남편, 형부, 언니 등 3명의 관찰자 시점에서 서술된다. 주인공 영혜는 폭력에 대항해 햇빛과 물만으로 살아가려고 하고, 스스로 나무가 돼간다고 생각한다. 한강은 결국 정신병원에까지 입원하게 되는 영혜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의 폭력적 본성에 대해 집요하게 탐구한다. 2010년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인 장편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는 삶의 곳곳에 포진해 있는 죽음의 비의(秘意)와 맞닥뜨리며 힘겹지만 물러섬 없는 투쟁을 전개한다. 무기는 한강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감각적인 문장, 그리고 먹그림의 시각적 이미지와 생의 기원, 우주의 신비에 대한 천체 물리학적 사유, 진실을 좇아가는 미스터리식 서사 얼개다. 두 번째 장편소설 ‘그대의 차가운 손’에는 너무 뚱뚱하지만 성스러운 손을 가진 L과 겉으로 완벽한 아름다움을 가진 E가 등장해 사회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거나 과거와 상처를 억지로 봉합하면서 분열증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런 모습들을 통해 사회와 타인에 의해 규율화된 몸에 자신을 맞춰가야만 하는 현대인의 비극적 모습을 살펴보고 진정한 나의 의미를 탐색한다. 한강의 대표 작품 일부를 발췌한다. “…. 아픈 건 가슴이야. 뭔가가 명치에 걸려 있어. 그게 뭔지 몰라. 언제나 그게 거기. 멈춰 있어. …. 어떤 고함이 울부짖음이 겹겹이 뭉쳐져 거기 박혀 있어. 고기 때문이야. 너무 많은 고기를 먹었어. 그 목숨들이 고스란히 그 자리에 걸려 있는 거야. 틀림없어 피와 살은 모두 소화돼. 몸 구석구석으로 흩어지고 찌꺼기는 배설됐지만 목숨들만은 끈질기게 명치에 달라붙어 있는 거야.”-‘채식주의자’(p.60~61) “몇 년 전 대설주의보가 내렸을 때였다. 눈보라가 치는 서울의 언덕길을 그녀는 혼자서 걸어올라가고 있었다. 우산을 썼지만 소용없었다. 눈을 제대로 뜰 수도 없었다. 얼굴로, 몸으로 세차게 휘몰아치는 눈송이들을 거슬러 그녀는 계속 걸었다. 알 수 없었다. 이 차갑고 적대적인 것은? 동시에 연약한 것, 사라지는 것,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이것은?”-‘흰’ (p.64)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3

한국 작가 최초 노벨문학상 받은 한강은 누구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거머쥔 작가 한강(53)은 폭력이 빚어내는 삶의 비극을 아름답고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1970년 전라남도 광주(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났다. 이후 서울로 올라온 그는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대학 졸업 뒤 잡지사 ‘샘터’에서 기자로 근무하면서 그해 계간 문예지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 등 시 4편을 실으며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다. 이듬해인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첫발을 내디뎠고, 1995년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으로 본격적으로 소설가로서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내 여자의 열매’, ‘그대의 차가운 손’, ‘검은 사슴’,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등 다양한 소설집과 장편소설들을 발표하며 한국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소설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한다. 소설 외에도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와 동화 ‘내 이름은 태양꽃’, ‘눈물상자’ 등을 펴내는 등 시와 소설 아동문학을 넘나들며 전방위로 작품활동을 했다. 2018년에는 김유정 소설가의 문학세계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제12회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했다. 2017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게재한 단편 ‘작별’로 이 상을 받았다. 2016년 한국 작가 최초로 영국 맨부커 국제상을 수상한 소설집 ‘채식주의자’는 2004년 계간 ‘창작과비평’에 처음 연재된 연작소설로, 국내에서는 2007년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한강은 2014년 발표한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에서 자신이 성장한 광주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활용했다. 이 책은 5·18 민주화운동을 여섯 장에서 각각 여섯 명의 시선으로, 사건 당시와 그 이후에서 서술해 ‘증인 문학’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년이 온다’는 2017년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예대 미디어창작학과(구 문예창작과)에서 예비 작가들을 상대로 소설 창작론을 가르치기도 했다. 한강은 문인 가족으로도 유명하다. 아버지는 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추사’, ‘다산의 삶’ 등을 펴낸 작가 한승원이다. 한승원과 한강은 국내 최고 소설문학상으로 꼽히는 이상문학상을 부녀 2대가 수상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한강의 오빠 한동림 역시 소설가로 작품활동을 했다. 한강의 가장 최근 작품은 2021년 발표한 제주 4·3의 비극을 다룬 장편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다. 이 소설로 지난해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상의 외국문학 부문을 수상하고, 올해 3월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도 받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