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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조형적 아름다움 ‘완결의 시간’

작가 자신만의 가치관과 예술혼을 작품에 투영해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양화가 7인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전이 열린다. 대구에서 활동 중인 김경희, 배영순, 배현숙, 손난숙, 송자경, 이상희, 최향숙 여류작가들이 모여 지난해 ‘Our Story 7인전’을 기획하고 이번 작품전을 준비해 왔다. 무더운 여름밤 시원한 강바람처럼 청량감을 전해줄 이번 작품전은 2일부터 7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펼쳐진다. 김경희 작가는 겹겹이 쌓여가는 물감 속에서 추억을 쌓아가고 덧칠과 덧칠을 통해 행복을 더해가는 삼의 깊이를 표현한다. 한 송이 한 송이 작가의 혼을 담아 마음의 평화와 민들레 홀씨의 행복을 전하고자 한다. 배영순 작가는 작품은 느림의 미학이 작가의 삶과 많이 닮았다. “기린을 그리면서 마음이 선해지고, 다른 것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선해지고자 나름의 노력을 갖는 시간을 갖는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배현숙 작가는 꽃과 식물, 화병 소소한 사물들을 그려보며 크고 작은 우연한 일들로 하루를 채우는 휴식을 표현하고 있다. 손난숙 작가는 대자연의 모든 사물이 서로 끊임없이 상호작용해 공존하고 상생하면서 발산하는 에너지의 정수를 풍부한 감성과 영혼을 담아 자유롭고 강렬한 터치로 기운이 공감하도록 표현한다. 송자경 작가는 여성의 얼굴 형상 위에 화려한 색채와 선적인 요소를 사용해 머리카락을 장식한다. 독특하고 섬세한 작업 속에서 여성의 현대적인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이상희 작가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와 하늘, 구름, 바람, 빗방울, 꽃 사람들의 모습을 가장 경이롭게 여겨 화면에 담아냈다.최향숙 작가는 오월 싱그러운 청보리 물결, 햇살 눈부신 자작나무 숲길, 아침 이슬, 마음의 눈에 새기고픈 아름다운 오월의 사랑들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이번 ‘Our Story 7인전’은 여름날 조형적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는 작은 축제의 장이 될 것이다. 여류작가 7인의 개성적인 가치관을 작품에 조화롭게 구성해 조형적 아름다움을 배가 시키는 완결의 시간을 마련해 줄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4-07-01

웅장하고 화려한 클래식 무대 ‘팡파르’

포항시립교향악단 제208회 정기연주회 ‘팡파르’가 오는 4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차웅 포항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팡파르’를 주제로 화려하고 웅장한 곡을 연주해 무더운 여름 청중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할 예정이다.첫 곡은 차이콥스키의 ‘이탈리아 기상곡’이다. 기상곡은 흔히 카프리치오라고도 불리는 자유로운 형식의 즉흥곡으로 일반적인 교향곡이나 관현악 작품과는 다른 형식을 가지고 있으며 특유의 밝고 활기찬 분위기가 매력적인 곡이다. 이어지는 곡은 아르투니안 ‘트럼펫 협주곡’. 1950년에 발표된 이 곡은 당시 볼쇼이 극장의 트럼펫 연주자이던 도키쉬처를 위해 작곡된 곡으로 강한 힘과 강렬한 연주 테크닉을 요구하는 곡으로 유명하다. 이번 협주곡은 트럼페티스트 유병엽 경희대 교수가 협연한다. 유 교수는 포항시향과 함께 부드러운 음색과 깊은 감성을 품은 화려한 금관악기의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유 교수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대전시립교향악단에서 트럼펫 수석으로 재직하면서 국내외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쳤다.공연 후반부는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이 연주된다. 이 곡은 무소르스키가 건축가 겸 화가인 친구 빅토르 알렉산드로비치 하르트만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열린 전시회에서 그의 유작을 보며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이다.차웅 지휘자는 “공연장을 찾아주시는 관객들이 시립교향악단이 선사하는 연주를 통해 무더운 여름을 극복하길 바란다”며 많은 관심과 관람을 당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30

포항시립미술관 ‘제86회 미술관 음악회 MUSEUM & MUSIC(뮤지엄&뮤직)’개최

'미술관에서 해설을 곁들인 클래식 음악 라이브 콘서트를 만난다’.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이 27일 오전 11시 미술관 로비에서 ‘제86회 미술관 음악회 MUSEUM MUSIC(뮤지엄뮤직)’을 개최한다.2014년 3월부터 ‘문화가 있는 날’과 연계해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진행해오고 있는 대표적인 시민친화형 문화예술 프로그램인 뮤지엄뮤직은 시민들이 미술과 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예술감상의 기회를 통해 예술과 삶의 간격을 좁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미술관음악회는 전시와 더불어 다양한 음악 공연과 도슨트(미술관 안내자) 해설을 곁들여 대중들이 어려워하는 음악과 미술 장르를 한층 더 가깝게 함으로써 시민의 문화의 폭을 넓히고 미술관을 생활 속 시민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이번 음악회는 피아노와 첼로 연주곡을 중심으로 꾸며진다.내면 깊은 곳에서 영혼의 울림이 가슴으로 전해지는 듯한 매력적인 저음의 첼로 선율과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이 6월 녹음이 짙은 숲속 미술관 로비를 가득 채울 것이다.첫 무대는 피아니스트 정윤하가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1번 가장조 작품번호 K.331’ 3악장(터키행진곡), 쇼팽‘즉흥곡 1번’을 연주한다.피아니스트 정윤하는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음대 석사 졸업 후 현재 계명대학교, 포항예술고, 경북교육청 예술영재포항교육원에 출강 중이다. 이어 첼리스트 서미리내와 피아니스트 정윤하가 무대에 올라 볼링의 ‘아일랜드의 여인’, 생상스의 ‘백조’, 슈만의 ‘헌정’을 들려줄 예정이다. 첼리스트 서미리내는 계명대학교 공연예술대학 관현악과 졸업 후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육대학원 음악교육을 전공하고 현재 포항아트챔버오케스트라 단원, 벨라미치챔버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마지막 무대는 피아니스트 이도휘와 정윤하 2명의 피아니스트가 한 대 피아노를 함께 치는 ‘원 피아노 포 핸즈’ 구성으로 관객과 함께 호흡한다.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작품번호 K.525’,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1, 5번’을 선보인다.첼리스트 서미리내는 계명대학교 공연예술대학 관현악과 졸업 후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육대학원 음악교육을 전공하고 현재 포항아트챔버오케스트라 단원, 벨라미치챔버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미술관 음악회는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열리며,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기획 및 작품 해설 임희도 음악감독.한편, 포항시립미술관은 오는 9월 22일까지 전관에서 스틸아트기획전 ‘스틸 플로우’와 제19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신미정 개인전 ‘세 개의 목소리, 드러나는 세계’, 포항 출신 작가로 우리나라 근대미술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고 장두건 화백의 소장품전 ‘장두건의 인물’전을 열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26

‘포항 연극계 거목’ 김삼일·백진기의 만남

‘포항 연극 60년 역사의 정수를 만난다’.(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7월 12~13일 이틀간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2024 별이 빛나는 포항’ 초청작 연극 ‘언덕을 넘어서 가자’(이만희 작, 김삼일 연출)를 공연한다.‘별이 빛나는 포항’은 지난 2021년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성황리에 진행됐던 포항문화재단의 자체 기획 프로그램이다. 올해 역시 새로운 포항 출신이거나 지역을 지키고 있는 아티스트를 발굴해 시민에게 선보임으로써 지역 예술인들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연극 ‘언덕을 넘어서 가자’는 연극 인생 60주년을 맞이하는 원로 연출자 김삼일(82)과 창단 60주년을 맞는 극단 은하의 대표이자 연극배우인 백진기(68)를 조명하는 무대다. 가슴 저편 무언가 아련함을 안겨주고, 때로는 따스한 느낌으로 또 때로는 설렘으로 다가오기 마련인 첫사랑의 감정을 담아낸다. 인간 내면의 정서를 사실적이며 따뜻한 시선으로 잘 표현하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는 연출가 김삼일 씨가 작가 이만희 씨의 섬세한 감성을 무대 위에 그려낸다. 여기에 포항 연극계의 거목이라 할 수 있는 백진기 씨와 서울의 중견 배우 이태훈 씨, 변치 않는 미모와 연기력을 자랑하는 최지혜 씨가 만나 그들만의 순정을 보여준다.연극은 함께 나이를 들어가는 초등학교 동창생인 세 친구의 우정과 함께 기억 저편에 묻어 뒀던 첫사랑의 설렘을 다시 찾아가는 이야기다.땅과 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고물상을 운영하며 자린고비처럼 살아가는 완애. 티격태격하면서도 완애 옆에서 7년째 빌붙어 살며 돈만 생기면 도박장에 달려가는 자룡. 어린 시절 남자친구들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보험설계사가 돼 팍팍한 삶을 이어가는 다혜.칠십을 바라보는 세 사람은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고 질투했던 옛 추억과 황혼기 우정과 사랑을 함께 공유하고 새롭게 출발한다.무대는 완애(백진기 분)가 운영하며 사무실과 숙소로 쓰고 있는 ‘비철금속’ 고물상. “아카시아 꽃잎 향기를 풍기는 언덕을 넘어서 가자”, ‘휘파람을 불며’ 트로트가 라디오로 흘러나온다. 자룡(이태훈 분)은 완애의 공금을 슬쩍해 카바레와 게임장에서 내 돈처럼 써서 완애한테 돈 무서운 줄 모른다고 구박받아도 인생 별거 있냐며 당당하다. 첫사랑 실패로 이혼 후 한 달 15만 원짜리 고시원에서 살아가는 다혜는 합의금 돈 천만 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아들이 교도소에 들어가게 될 상황이다. 하지만 완애가 “아들 합의금하고, 주렁주렁 달린 빚부터 갚으라”며 3000만 원을 선물하는데….마지막 장면에 거금을 털어 완애에게 라디오 선물을 소포로 붙인 다혜의 고백들로 완애와 다혜는 서로 첫사랑이었던 것을 알게 된다. 세 사람이 이스탄불 여행을 떠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노년들의 행복이 화려하게 클로즈업된다. 김삼일 연출자 ‘돌아서서 떠나라’ 등을 쓴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이만희 씨가 연극배우 이호재 씨에게 헌정한 작품 ‘언덕을 넘어서 가자’는 2007년 초연 당시 ‘황혼 연극’, ‘실버 연극’으로 불리며 다양한 연령의 관객들에게 사랑받았다.김삼일 연출가와 백진기 배우에겐 ‘제8회 늘푸른연극제’ 초청작으로 지난 1월 6∼7일 서울 서강대 메리홀에서 성황리 공연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리는 작품이다.김삼일 연출자는 “세 사람의 연기자가 아름다운 동화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이라며 “인생은 모르지만, 저 수평선 넘어가면 행복이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관객들과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리얼리즘 연극을 표방하는 김삼일 연출가는 1963년 KBS 포항방송국 성우로 입사한 이듬해 극단 은하를 창단하며 본격적인 연극인의 길을 걸었다. ‘대지의 딸들’, ‘별은 밤마다’ 등 지금까지 연극 총 169편을 연출했고 1983년 한국연극예술상과 2004년 이해랑연극상 등을 받았다. 그의 노력으로 포항에 뿌리를 내린 극단 은하는 1983년 포항시립극단으로 이어져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포항 지역에서 연극인으로 40여 년간 활동해온 백진기는 1978년 9월 포항 극단 은하에서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로 데뷔한 뒤 160여 편이 넘는 연극 무대에 오른 뛰어난 배우이자 연출자다. 공연시간 12일 오후 7시 30분, 13일 오후 3시·7시./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25

도예가 심재용 ‘손빚음 그릇전’ 30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구미의 중진 도예가 심재용 작가가 대구에서 19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에서는 심재용 작가의 ‘손빚음 그릇전’이 개최된다.구미공예문화연구소 소장이자 수천요 대표로 있는 심 작가는 그동안 경상북도 공예품 대전(2019, 2021년) 대상, 대구광역시 공예대전(2018) 대상, 대구광역시 관광기념품대전(2017) 대상. 2016 프랑스 리옹 도자 박람회 참가 등 왕성한 창작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지난 2003년 첫 개인전 이후 ‘손빚음 그릇전’이란 일관된 주제로 전시회를 이어오고 있는 심 작가는 손빚음이 갖는 미학적 의미와 반복된 기법의 재현에서 오는 노동의 가치를 예술로 승화시켜 나가고 있다. ‘손빚음’은 물레 없이 손으로 흙을 주물러 그릇을 만드는 일에 붙여진 우리말 이름이다. 이렇게 독창적인 기법으로 제작된 그의 작품은 ‘보듬이’라 부르며 우리시대의 새로운 그릇으로 평가받고 있다. 보듬이는 그의 스승인 도예가 정동주에 의해 연구되고 디자인돼졌다. 보듬이의 가장 큰 특징은 굽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릇의 높이는 8~8.5㎝, 입지름은 10~11㎝로 다완과 유사한 형식을 갖고 있지만. 결코 다완의 틀에 구애받지 않은 새로운 디자인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심 작가의 도예작품 재료가 되는 흰색 ‘카오린(Kaolin)’은 카오리나이트를 주성분으로 하는 암석 또는 점토로서 내화도가 높아 도자기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자신만의 심상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기에 적합한 특징을 이용해 다양한 형태와 문양이 새겨 넣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형태와 색채, 철학을 담은 그릇 보듬이 100여 점이 선보인다.심재용 작가는 “이번 손빚음 찻 그릇전시를 통해 용기를 내었다. 물레라는 인간의 손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보완해주는 장점이 있지만 이러한 훌륭한 기계를 멀리하고 손빚음 기법을 고집한 결과물로 100여점의 작품들을 얻을 수 있었다”며 “열아홉번째 맞는 이번 전시를 통해 올바른 도자, 차 문화를 재정립하는데 기여코자 한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24

자유로운 붓질, 거친 물감 덩어리… 동해바다 보는 듯

(재)포항문화재단은 김기식(72) 작가의 개인전 ‘훅, 치고 들어온’을 오는 7월 27일까지 대안공간 스페이스298(포항시 북구 중앙로 298번길 13)에서 개최하고 있다.이 전시는 ‘실험과 전환’이란 키워드로 마련한 ‘중견작가 기획초대전’의 첫 번째 전시다. 작업실에서 꾸준히 작품세계를 고민하는 작가에게 실험의 계기를 제공하고 지역 작가를 재발견해 작업의 가치관과 환경에 대한 전환을 시도하고자 기획된 사업이다.김기식 작가의 작품 소재는 바다 풍경이다. 포항 흥해공업고등학교 미술교사 발령으로 바닷가에 처음 발을 들인 그는 늘 바다를 보면서 지냈고, 이는 그의 표현방식에 큰 영향을 미쳤다. 포항과 영덕을 오가며 작업하고 있는 작가는 최근 몇 년간 영일만과 울릉도, 동해시, 울산시 등을 다니며 만난 풍경에 주목한다.작가가 사용하는 주된 표현방식의 하나는 물감을 붓이 아닌 나이프로 퍼내어 바르는 방식으로 두꺼운 형태감을 구현하는 기법인 마티에르(mati00E8re·예술 작품의 물질적 재료, 소재 혹은 재질감을 나타내는 프랑스어)다. 영해, 감포, 포항 등 동해의 격렬한 풍랑과 파도 속에 피어나는 삶의 체취를 풍경적인 요인으로 삼아 대상화하고, 화면을 구성하는 자유분방한 붓질과 굵직한 물감 덩어리를 통해 거친 듯한 동해를 추상적으로 담아내는 독자적인 조형성을 표출한다.최근에는 황변현상(유화 물감이 공기와 산화되면서 변색) 때문에 캔버스 대신 마대자루나 원두통자루를 이용해 작업했고, 작품들이 형태를 가지고 작가의 미적 완성에 가까워졌다.작품은 ‘일출소견’ 시리즈 3점과 ‘도동항’, ‘칠포항’, ‘저동항’ 시리즈 21점이 출품되며 ‘영일만’ 시리즈가 50여 점, 최근 통작업 시리즈인 ‘무제’, ‘일출’, ‘여명’ 시리즈가 35여 점, 영상 등 110여 점이 출품된다.김기식 작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머물렀던 시간, 풍경의 인상을 끌어내는 시간, 물감이 마르는 시간까지 고려한다면 순간과 시간을 담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며 “층층이 쌓인 통작업은 놓이는 방향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층을 바꿔보는 재미, 우연성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식作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봉미 큐레이터는 “김 작가는 스케치를 바탕으로 그림을 그려내고 선을 바탕삼아 색감을 입히고 마티에르를 넣어 ‘앞으로 튀어나온’ 형태를 추구한다. 이 방식은 물감을 말리는 데만 꼬박 몇 달을 소요한다”고 설명했다.김기식 작가는 영남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7회의 개인전과 한국미술협회 포항지부전, 신조미술협회전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또 포항아트페스티벌(2005)·초헌미술상(2008) 등을 수상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작가로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작가의 작품세계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작가와의 대화’는 7월 5일 오후 4시 스페이스298에서 열리며, 작가가 풍경을 풀어내는 방식, 풍경을 공유하는 작업 이야기, 느낌을 전달하는 방식을 나눌 예정이다.한편, 포항문화재단은 2021년부터 문화재단 문화도시 기획의 하나로 탄생한 스페이스298을 통해 지역의 역사와 지리 생태에 기반한 예술 프로젝트를 고민하고 기획해 문화소통을 꾸준히 실행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24

“최고 수준 오페라 관람 기회 놓치지 마세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오는 10월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을 앞두고, 얼리버드(조기예매) 할인을 오는 7월 1일 자정까지 진행한다.티켓 할인 이벤트인 ‘얼리버드’(조기예매)를 통해 메인 오페라 공연 좌석을 3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얼리버드로 예매하면 최저 1만4000원이라는 가격에 최고 수준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특별히 이번 얼리버드 기간 동안 VIP석, S석, A석, B석의 한정된 수량을 정상가의 50% 할인해서 제공하는 그레이석(GV석, GS석, GA석, GB석)도 판매한다. 이번 얼리버드 티켓예매 이벤트에 해당하는 공연은 메인 오페라 5편(‘장미의 기사’, ‘광란의 오를란도’, ‘264, 그 한 개의 별’,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라 트라비아타’)이며, 티켓 가격은 2만원~10만원이다. 나머지 공연들은 일반 예매가 시작되는 7월 2일부터 예매할 수 있다.한편, ‘길을 열고 나아가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10월 4일부터 11월 8일까지 36일간 5편의 메인 오페라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대구 초연인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로 개막해 한국 초연으로 이탈리아 페라라 시립오페라극장을 초청한 비발디의 ‘광란의 오를란도’, 카메라타 창작 오페라 연구회의 결실인 ‘264, 그 한 개의 별’, 국립오페라단의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광주시립오페라단 프로덕션인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를 만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9

클라리네티스트 조성호와 함께하는 ‘클래식 토크쇼’

대구콘서트하우스는 20일 오후 7시 30분 챔버홀에서 클래식 토크쇼 ‘아티스트 나우(NOW)’ 시리즈 일환으로 클라리네티스트 조성호 초청 공연을 개최한다.‘아티스트 나우(NOW)’는 무대 위 아티스트와 나누는 진솔한 대화를 통해 그의 음악세계를 집중하는 기획공연. 연주는 물론이고 음악전문 기자의 친절한 해설과 주목받는 연주자의 현주소를 담은 솔직한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클라리네티스트 조성호는 다양한 온도의 소리를 표현하는 클라리넷을 더욱 세련된 음색으로 연주하며 수준급의 정교한 테크닉을 갖춘 국내 최고의 클라리네티스트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후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의 디플롬과 마스터과정을 졸업했으며, 세계적인 클라리네티스트이자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현 수석, 벤젤 푹스를 사사했다. 일본 최고의 악단인 도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수석 및 종신단원을 역임한 그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제음악제 콩쿠르 2위를 비롯해 다수의 콩쿠르에서 우승 및 입상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 조성호는 가브리엘 피에르네, 제럴드 핀치, 로베르트 슈만, 프랑시스 풀랑크 등 다양한 작곡가들의 곡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무대 위 아티스트와의 토크를 이끌어줄 진행자는 김호정 중앙일보 클래식 음악 전문기자가 맡는다. 김호정 기자는 예원학교, 서울예고, 서울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JTBC 프로그램 ‘고전적 하루’, 문화재청 덕수궁 음악회 등 다양한 클래식 음악 콘텐츠에서 흥미로운 해설과 진행을 통해 아티스트와 관객이 더욱 가까워지는 클래식 무대를 선보인 바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9

‘팝의 여왕 마돈나’ ‘필트다운 사건’ 뮤지컬로 재탄생

국내 유일의 글로벌 뮤지컬 축제인 제18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오는 21일 개막한다.다음 달 8일까지 18일간 펼쳐지는 이번 페스티벌에선 프랑스·미국·영국·네덜란드·중국·일본·한국 등 역대 최다인 7개국 25개 작품이 대구오페라하우스 등 주요 공연장에서 소개된다. 개막작은 프랑스 뮤지컬 ‘홀리데이’다. 이 작품은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팝의 여왕 마돈나의 전설적인 노래를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프랑스에서 작품을 공개한 뒤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딤프를 통해 선보인다.폐막작으로는 미국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과 중국 뮤지컬 ‘비천’이 장식한다.‘싱잉 인 더 레인’은 고전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를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비천’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뮤지컬의 세계화를 위한 초석과도 같은 대작이다. 베이징 대극원에서 국내 투어를 마치고 DIMF 무대에 오른다.네덜란드 뮤지컬 ‘슬랩스틱-스케르조’와 영국 뮤지컬 ‘더 라이온’도 무대에 오른다. ‘슬랩스틱-스케르조’는 2023 에든버러 페스티벌 코리안 시즌에서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수상한 정통 코미디 작품이다. ‘더 라이온’은 단 한 명의 배우가 기타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1인극으로, 뛰어난 기타 연주와 함께 희망을 전하는 작품이다.한국 뮤지컬 ‘미싱링크, 어느 사기꾼의 이야기’ ‘왕자대전’ 등도 관객과 만난다.‘미싱링크, 어느 사기꾼의 이야기’는 이번 축제 기대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DIMF와 창단 2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구시립극단이 공동 제작했다. 오랑우탄 머리뼈를 인류 조상의 화석이라고 속인 ‘필트다운 사건’을 모티브로 한 현실 풍자극이다.이밖에 뮤지컬 관련 학과 학생들의 무대를 만나는 ‘DIMF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거리공연인 ‘딤프린지’, ‘홍보대사와 함께하는 스타데이트’ ‘열린뮤지컬특강’ ‘하이터치회’ 등 DIMF만의 특색있는 부대행사가 준비돼 있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은 22일 오후 6시 30분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DIMF 개막식과 뮤지컬 갈라 콘서트도 한다. 한국 최고의 뮤지컬 디바인 최정원을 비롯해 마이클 리, 신영숙, 정동하, 로랑 방, 에녹, 유회승, 유태양, 몽니 등이 참여한다. 폐막일인 7월 8일 오후 7시30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선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제18회 DIMF 어워즈’가 펼쳐진다.배성혁 집행위원장은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뮤지컬로 프로그램을 구성했고 고물가 시대에 누구나 부담 없이 뮤지컬을 접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할인 방안을 마련했다”며 “올해도 편하게 딤프를 찾아와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8

권세진·이재호 두 작가가 발견한 일상의 아름다움

대구 갤러리분도는 17일부터 7월 6일까지 권세진, 이재호 작가가 참여하는 ‘Cacophony+(카코포니 플러스)’ 전시를 개최한다.(사)박동준기념사업회(이사장 윤순영)와 갤러리분도가 주최·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2006년부터 2020년까지 갤러리분도가 매년 신진작가 발굴 프로모션을 목적으로 열어온 카코포니(Cacophony·불협화음) 전시의 연장 선상이다.이 전시기획을 통해 소개된 젊은 작가는 75명이다. 서툴지만 실험정신을 담은 작가 지망생들의 작품들을 선보인다는 기획 의도 아래, 고(故) 박동준 갤러리분도 대표의 의지 아래 15년 동안 이어져 왔다.일반 상업화랑에서 미술대를 갓 졸업한 신진 작가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어린 작가에게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고인의 뜻을 이어 2021년부터는 ‘카코포니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다.카코포니 플러스 전시는 기존 카코포니와 달리 당해 미술대 졸업생에 한정됐던 작가 선정 기준을 이미 미술계에 한발 내딛은 신진 작가로 영역을 넓혔다.이번 전시 작가는 현재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권세진·이재호 2인전으로 각자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여러 작품들을 심도 있게 선보일 예정이다.전시장에 들어서면 권세진의 ‘Quiet time(조용한 시간)’ 주제로 크게 두 가지의 유형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 첫 번째는 수묵으로 바다의 윤슬을 묘사한 ‘조각 그림’ 연작이고, 두 번째는 일상의 사물과 풍경을 드로잉 한 ‘먹지드로잉’이다. 서로 상이해 보이는 두 작업은 표현 기법은 다르지만, 내면을 비추는 거울로서 그림을 접근해 대상 그 자체를 그리기 위한 것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형상(形像)을 통해서 내면의 깊은 사유를 유도한다. 작가는 몇 년 전부터 바다의 윤슬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는데, 윤슬의 모양은 수면(자연)의 움직임에 따라 그 모양이 바뀐다. 잔잔히 출렁이는 바다의 미묘한 변화를 섬세한 모노톤으로 드러내는 그의 작업에서 윤슬의 아름다움, 찬란함, 고요함, 은은함을 발견한다. 그 따스한 빛을 통해 잠시 그 날의 일상을 되돌아보면서 마음이 정화되는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두 번째 먹지드로잉은 그가 일상에서 관심이 가는 대상에 주목해 봄에 첫 시작을 알리는 진달래, 잔(Glass), 커피의 핸드드립 기구 등을 묘사하면서 개인의 일상을 기록하며 빛 바래진 교과서에 실린 그림 같은 느낌으로 그림을 그린다. 이 작품은 지나간 시간에 대한 은유로 회고적으로 대상을 바라보며 사유의 대상으로 인식해 대상과 나, 나와 사물간의 경계를 제거함으로 대상과 하나가 되는 물아(物我)의 현상으로 대상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이재호는 일상에 중요하지 않는 것들과 당연한 듯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에 새로운 시각이나 의미를 부여해 ‘몬스터’, ‘호이호이’ 시리즈를 창작해 세상에 소외되고 있는 존재에 대해 담아냄으로써 함께 이 세상을 공유하고자 하는 작업을 해왔다.최근작 ‘지나치는 풍경’시리즈들은 작가가 매일 같은 길을 산책하면서 너무 익숙해서 무시하고 지나쳤던 풍경에 주목하고 있다. 똑같은 장소이지만, 그날의 상황, 계절과 날씨, 기분에 따라 다르게 혹은 새롭게 보이는 자연의 대상을 마주하고 느꼈던 그 순간 본인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기 위해 유화 물감의 붓질을 속도감 있게 드로잉 하듯이 한 번에 그려내는 그의 그림은 거침없이 자연을 드러낸다.그는 같은 산을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것과 출발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인 것을 알고, 언제나 주변을 360도로 살펴보려고 노력한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새로운 시선을 작가의 생동감 있는 필력으로 그려낸 지나치는 풍경을 보면서 우리도 늘 일상에서 접하는 세상을 새로운 시각을 바라볼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4-06-16

KBS국악관현악단, 소리꾼 장사익·박애리와 무대

안동문화예술의전당 기획공연 ‘KBS국악관현악단과 함께하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가 오는 22일 오후 3시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에서 열린다.이번 공연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악관현악단인 KBS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이 연주하는 우리 시대의 국악 명곡과 우리 가곡, 민요 등 다양한 음악들을 친절한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박상후 KBS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를 비롯해 ‘우리시대 소리꾼’ 국악 가수 장사익, 국악인 박애리와 남상일, 소프라노 이경진 등 정상급 연주자들이 출연해 품격있는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KBS국악관현악단은 재일교포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양방언의 창작 국악곡 ‘프론티어’와 각 지역의 아리랑을 묶어낸 희망과 화합의 의미를 담은 ‘아리랑 연곡’을 들려준다. ‘프론티어’는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공식 음악으로 주목받은 곡으로 희망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한국인의 바람을 담은 곡이다.장사익은 우리네 감정이나 정서를 가장 한국적으로 노래하는 소리꾼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또 우리시대 삶과 희망을 노래하며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찔레꽃’, ‘꽃구경’, ‘봄날은 간다’ 등 대표곡을 들려준다.국악인 박애리는 국립창극단에서 춘향, 심청 등의 주연배우로 활약했으며 다양한 방송 활동과 공연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악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국악인 남상일 역시 대한민국 대표 국악인으로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국악인으로 손꼽힌다. KBS 국악관현악단과 함께 호흡을 맞춰 ‘희망가’ ‘사노라면’ ‘사랑가’ ‘고장난 벽시계’ 등으로 각각 멋진 무대를 선보인다. 소프라노 이경진은 풍부한 음악성과 화려한 테크닉의 신예 콜로라투라(성악곡에서 빠른 경과구나 트릴 등에 의해 기교적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선율)다. 우리 고유 영토인 독도를 지키자는 의지가 담겨 널리 애창되고 있는 가요 ‘홀로 아리랑’과 윤학준 곡의 ‘마중’을 노래한다.안동문화예술의전당 측은 “이번 공연은 자식을 위해 고생하시는 부모님들을 위한 감사의 표현으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제목의 공연을 준비했다. 평소 국악을 선호하시는 분들께 좋은 선물이 될 명품 공연”이라며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한편 KBS국악관현악단은 1985년 창단연주회 이래 실험적인 시도와 더불어 새로운 계층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음악회를 열며 우리 음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우리 음악의 발굴과 보존, 확장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2

선 하나에 작가의 감정 담아 소금화실 ‘정통 펜화 전’ 개최

포항 호텔 영일대 웰(WELL) 갤러리는 오는 16일까지 ‘펜으로 그려본 세상’ 정통 펜화 전을 열고 있다.정통 펜화란 철 펜촉에 잉크를 찍어 선을 교차시키는 해칭기법으로 형태를 그려내는 것을 말한다. 펜으로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쓰는 것처럼 긴 인내와 집중을 요구하는 정교한 작업이다. 가장 단순해 보이는 도구인 펜으로 수 십만 번 선을 긋고 중첩된 선의 조화로 완성된 작품은 그 과정에서 겪은 힘겨움과 세심함이 반영돼 있기 때문에 특별한 매력을 발산한다. 쉽게 그은 선 하나부터 복잡한 형태를 구성하고 만드는 모든 단계가 중요하며 이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우리 삶의 모습과 닮아있다.이번 전시회는 30여 년 펜화에 천착해온 한국펜화가협회 회장 허진석 작가의 문하생들로 구성된 ‘소금화실’ 회원들의 첫 번째 회원전으로 마련됐다. 허진석 작가는 인물과 풍경을 펜촉으로 절묘하게 묘사해 독보적 펜화 작업을 구축하고 있으며 한국화단에서는 최고의 경지라고 인정한다. 포항·포스코불빛대전에 한국 최초로 펜화 분과가 신설되는 데 일조하는 등 지역사회에 펜화 저변확대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포항 소금화실과 경주 동국대평생교육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그 제자들이 한국미술대전, 부산미술대전, 신라미술대전, 포항불빛대전 등 전국 공모전에서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특별상 등 다수 입상 했다.이번 전시에 출품한 27명의 회원 중 82세 고령의 손원조 씨는 고건축만 무려 50여 점을 그려 개인전을 했으며, 이금선 씨는 부산과 포항을 오가며 펜화를 배우다 부산미술대전에 출품해 종합 대상을 수상했다. 김옥주 씨는 고래에 대한 사랑이 남달라서 오직 고래만 그리는 작가가 됐으며, 권도순 씨는 소를 100여 마리 키우고 농사를 지으면서 개인전을 두 번이나 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다. 그 외 회원들은 정계를 은퇴하고 펜화를 시작한 최양식 전 경주시장, 포스코켐텍의 CEO였던 민경준 사장 등 직장을 은퇴하거나 현재 직장인으로 직업도 다양하며 20대부터 8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이에 따라 이번 전시에서는 저마다 개성 있고 스토리가 있는 그림으로 포항·경주의 문화유산, 풍경화, 인물화, 비구상적인 펜화 작품 6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허진석 작가는 “펜화는 펜 선 하나 하나 작가의 의도와 감정이 오롯이 드러나며 가장 직관적이면서 감성적인 예술 장르다. 무엇보다 작품 한 점 하기까지는 많은 인내와 노동력이 수반 되가 때문에 작품을 완성하고 느끼는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내 안에 감춰진 재능을 발견하고 사각거리는 펜 소리와 함께 예술적 감성에 빠지고 싶다면 펜화에 입문하기를 권해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1

대구시립합창단, 평일 오전에 만나는 ‘작은 음악회’

대구시립합창단(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김인재)의 기획연주 ‘작은 음악회’ 두 번째 공연이 오는 14일 오전 11시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열린다. 부지휘자 최석문의 지휘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클래식 공연장의 문턱을 낮춰 평일 오전 시간에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국가곡합창, 뮤지컬, 재즈, 대중가요합창 등 다양한 색깔의 무대를 선사한다.첫 무대는 ‘사랑 그리고 그리움’을 주제로 한국가곡합창 3곡을 연주한다. 풋풋한 사랑을 떠오르게 하는 곡 ‘첫사랑’과 아름다운 가사와 서정적 멜로디가 어우러져 가슴 저리게 하는 곡 ‘못잊어’, 그리고 기쁨의 맑은 물이 모여 메마른 세상을 적신다는 내용의 곡 ‘기쁨에게’를 들려준다.두 번째 무대는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밝고 신나는 ‘동요 메들리’(‘구슬비’ ‘노래는 즐겁다’ ‘퐁당퐁당’)로 꾸며지며, 세 번째 무대는 대구시립합창단원 이영규(소프라노)의 독창 무대로 조지 거슈윈의 오페라 ‘포기와 베스’ 중 아리아 ‘서머 타임’과 뮤지컬 ‘캣츠’수록곡 ‘메모리’를 노래한다.이어지는 특별 출연 무대에서는 김남훈의 재즈 원더랜드가 선사하는 ‘노스탤지어 인 타임즈 스퀘어(Nostalgia in Times Square)’와 ‘밤양갱’이 펼쳐진다.마지막 무대는 ‘아름다운 세상’, ‘제비처럼’, ‘가요메들리(‘나는문어’ ‘신호등’ ‘Dynamite’ ‘아메리카노’)’ 3곡을 대구시립합창단과 김남훈의 재즈 원더랜드가 함께 연주하면서 대미를 장식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1

시각예술가 5인의 산책

대구아트웨이(옛 아트랩범어)는 11일부터 8월 17일까지 스페이스 2~4에서 2024 기획전시 2부 ‘산책자’를 개최한다.김정은, 박정원, 송주형, 전은진, 최목운 등 다섯 명의 시각예술가가 참여하고, 조경, 회화, 미디어아트,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송주형 작가는 스페이스2에서는 미디어아트, 설치 작품을 전시한다. 송주형 작가는 도시 속에서 채집한 자연의 이미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선보인다.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도시의 정체성을 되찾고, 지속 가능한 공간으로서 나아가기 위해 가상의 자연적 풍경을 구현함으로써 스스로 비워내는 정화 과정과 함께 정신적 자유를 제시한다. 전은진·박정원 작가는 스페이스 3에서 공간을 새롭게 활용해 회화, 조경 작품을 선보인다. 전은진 작가는 낯선 장소를 돌아다니면서 천천히 반경을 넓혀간다. 주변을 맴돌며 그 안에서 마주하는 장면을 수집하고 편집한다. 그리고 발견의 즐거움, 매혹과 몰입의 감정을 작업실로 가져와 흰 캔버스 위에서 자신만의 산책을 시작한다. 이번 전시에는 밤 산책에서 발견한 초록을 담은 작품이 전시된다. 박정원 작가는 이끼를 주제로 전시장을 테라리움으로 탈바꿈시킨다. 오랜 시간을 버티고 견뎌 단단해진 이끼에 자신을 투영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삶을 성찰한다. 스페이스4에서는 김정은 작가와 최목운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김정은 작가의 설치 작품인 ‘flooding’은 도시를 살아가는 수많은 관계 속 생태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품으로 도시 구석진 밑바닥에 설치된 우수관을 다양하게 연결해 선보인다. 최목운 작가의 조각 작품 ‘물끄러미’ 시리즈는 오롯이 물과 물그릇으로 표현된 작품으로 높낮이를 다르게 설치해 시선의 흐름을 이동시키며 지그시 응시하도록 한다.오는 22일부터는 6세 이상, 초등 전 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전시 연계 교육 프로그램 ‘예술 코드 로드’도 함께 열린다. 전시장을 둘러보며 작품 감상과 자유로운 의견을 나누고, 자연과 도시의 상호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며 다양한 재료로 산책로를 탐색하는 수업이다. 또한 산책 중에 발견한 이미지를 중첩해 모빌을 만드는 시간도 진행된다.전시·교육 등 자세한 사항은 대구아트웨이 홈페이지(www.dgartway.kr)에서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0

‘낙관적 허무주의’가 팽배한 오늘날 다양한 일상 속 ‘탈출구’ 예술로 풀다

영천 시안미술관(관장 변숙희)은 특별 기획전 ‘AnyWay’를 오는 11일부터 8월 25일까지 미술관 전관에서 개최한다.이번 전시는 ‘낙관적 허무주의’를 바탕으로 인간의 일상에 관한 탐구를 담은 전시다. 낙관적 허무주의는 세계의 존재에 있어 이유가 없기에 삶에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철학적 사유다. 전시 ‘AnyWay’의 제목은 말 그대로 ‘그래도’, ‘여하튼’ 이란 뜻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Any’, ‘Way’ 두 단어를 합친 ‘어느 길’이라는 단어로도 해석될 수 있다.이번 전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청년작가 김채연, 류은미, 이이영 3명의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허무주의가 팽배해진 오늘날의 시대상을 평범한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탈출구를 예술로 풀어내어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한 참여형 전시회인 이번 전시의 구성 중에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다. 김채연 작가의 스케치가 한 공간의 전면을 채우고, 관객은 스케치 안에 자신만의 색을 채워 넣는 과정을 통해 30m에 달하는 작품을 작가와 관객이 함께 완성시키는 프로그램이다. 미술관에서는 정숙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뛰어넘고, 관객들에게 예술은 더 가까이,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매체라는 것을 소개하기 위한 장이다.김채연은 ‘우울’이라는 감정에서 비롯된 ‘우기(雨氣)’라는 캐릭터로 관람객들과 다양한 감정을 공유한다. ‘우울’이라는 감정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정이며, 일상에 자연스레 내려 앉아있다. 김채연 작가는 그런 일상 속에서 잠들어있는 ‘우울’이라는 감정에 초점을 맞춰‘우기’와 함께 일상에서의 탈출, ‘도시’와 반대되는 개념인 ‘자연’을 찾는 여행을 떠나고 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그대의 자연은 무엇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류은미는 소통의 부재와 관련된 언어체계에 관해 이야기한다. 상대를 배려하며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기본소양이 돼버린 사회에서 ‘나’의 감정과 의사전달을 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류 작가는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가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과연 ‘제2의 언어’들이 해결할 수 있는지 탐구하기 시작했다. 작가가 탐구하며 사용하는 제2의 언어들은 직설적이진 않지만, 많은 의미를 내포시켜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작가 본인의 이야기 혹은,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낸다.이이영은 일상의 순간을 담는다. 그는 일상생활 속에서 마치 산책하는 것과 같은 느낌으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을 수집하고 기록한다. 이 행위는 언뜻 보면 그림일기와도 같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이영 작가만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재해석한 기억과 기록들은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현대사회를 희미하게 거울과 같이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09

“어둠 속에서 ‘페인팅 아트’를 체험해보자”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 문화도시센터는 어둠 속 빛을 테마로 한 페인팅 아트 체험 ‘네온 브러쉬’를 구 수협냉동창고 복합문화공간에서 오는 8일까지 개최한다.세계적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피버(fever)가 주최하는 ‘네온 브러쉬’는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 세계 각지에서 성공적으로 진행 중인 팝업 페인팅 체험 이벤트로 우리나라에서는 서울과 부산에 이어 지방에서는 포항에서 처음으로 만날 수 있다.참가자들은 어둠 속 형광 조명 아래, 예술가와 함께 ‘특수 물감’과 ‘특수 조명’을 활용해 빛과 그림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조화를 즐길 수 있다. 참가자들은 현실과 상상이 넘나드는 자기만의 이야기를 캔버스에 그리기도 하고 공간의 벽에 포항의 풍경과 색을 입히기도 한다. 참여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반짝이는 빛의 조합은 현실과 상상 사이를 넘나드는 새로운 시각적 경험과 감동을 선사한다. 이번 ‘네온 브러쉬 in 포항’은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총 6회차 프로그램이 일반 오픈 될 예정이며, 포항시민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참여자를 선정한다. 참여 신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가능하며 참가비는 무료다.구 수협냉동창고 복합문화공간에서는 과거 냉동창고의 얼음을 상징하는 프리즘 작품과 기계화된 예술에 대한 미학적 기준의 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설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4-06-04

유니버설발레단 ‘잠자는 숲속의 미녀’ 경주서 만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작품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경주에서 공연된다. (재)경주문화재단은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주최하고 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한수원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날 ‘유니버설발레단 잠자는 숲속의 미녀’ 챔버 버전 공연을 오는 7월 19, 20일 이틀간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선보인다고 4일 밝혔다.‘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러시아 황실 발레의 절정을 이룬 19세기 작품으로, 1890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130년 넘게 사랑받아온 고전 발레의 대표작이다. 샤를 페로의 동화를 바탕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연기와 기교가 들어있는 고난도 작품으로, 발레 본연의 우아함을 살려 관객을 매료시킨다. 또한, 플로레스탄 왕궁을 재현한 웅장한 무대 세트와 의상, 군무의 형식미, 주역의 화려한 그랑 파드되, 여섯 요정들의 베리에이션, 로즈 아다지오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작품은 1994년 초연됐으며 2000년 북미투어, 2012년 국내에서 재연됐다.총 3막으로 구성된 작품은 원작 동화의 감성에 더해진 화려한 몸짓과 기교를 넘는 고전 발레 본연의 우아함으로 관객을 매료시킨다.또 깊은 잠에 빠진 웅장한 왕궁을 재현한 무대 세트와 화려한 궁중 의상, 고전 발레의 기본기가 엄격하게 훈련된 60여 명의 무용수가 출연하는 대작이다. 무용수들의 개성 넘치는 기교와 변주보다는 까다로운 교과서적인 기준을 요구하는 작품으로, 클래식 발레의 웅장함과 완결성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최고의 성과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이번 공연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정수를 담은 챔버 버전으로 구성됐으며, 줄거리와 무관한 춤을 생략하고 해설을 추가해 발레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해설은 유니버설발레단의 문훈숙 단장이 직접 맡아 공연을 이끌 예정이다.공연 입장권은 6월 3일 오전 10시 티켓오픈으로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04

순수한 자연의 모습 고스란히 화폭에 담아

변진석사진 서양화가의 두 번째 개인전이 4일부터 9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열린다. 변 작가는 의사라는 본업에 화가라는 창조적 활동을 겸하고 있는 예술가다.그의 작품은 보편적 시각에서 자연을 바라보며 ‘풍경화’ 형식 속에 자신의 사유적 형상을 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외부 활동이 제한되던 기간 중(2019∼2021) 미뤄뒀던 창작활동을 새롭게 시작한 그에게 이번 전시는 2003년 첫 개인전 이후 20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개인전이다. 자유로운 야외 활동을 갈망했던 그는 코로나가 끝난 후 국내외 주요 명산을 여행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나갔다.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와 프랑스 남부, 몽블랑 남쪽 Courmayeur, Vai Veny, Vai Frrret, 스페인 북부 Picos de europa, 피레네 산맥 등을 직접 트레킹하며 아름다운 자연을 스케치하고 제주도와 울릉도, 설악산, 지리산 등 비경을 고스란히 풍경화로 옮겨 놓았다.변 작가의 풍경화는 특별한 경험이나 일상에서 수집한 다양한 이미지를 사실적 묘사를 통해 회화의 전통매체인 유화로 재현해 낸다. 대부분 작가가 풍경화를 다루는 보편적 방법을 따르고 있어서 전통적 풍경화 양식과 기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산과 계곡, 나무와 강 그리고 숲 등과 같은 자연 풍경을 투시와 원근법으로 그려낸다. 변 작가가 이 같은 풍경화에 깊은 사색과 지적 유희를 새롭게 즐기기 시작한 것은 2020년부터다. 20여 년간 미뤄왔던 묵은 숙제를 풀어내듯 2년 동안 화실을 오가며 그림 그리기에 몰두했다. 일찍이 여행하며 그림 소재로 다루기 위해 촬영해 뒀던 제주도와 울릉도, 설악산, 지리산, 그리고 알프스, 피레네산맥 사진들이 새삼 효자 노릇을 해줬다. 변 작가는 풍경 요소를 그려내는 데 있어 멀리서 바라본 호수와 웅장한 바위산, 푸른 들판에 아름답게 피어난 꽃들은 명쾌한 구성력으로 보여준다. 그의 작품 색감에 주목해 볼 수 있는 요소는 청명한 대기의 색상과 맑은 가을 하늘, 진하디진한 녹색 나무숲, 눈부신 설경, 노랗게 물든 가을풍경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전통 회화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시대적 흐름에 반응해 소재와 기법의 테두리 안에서 유연한 자세와 태도를 보이며 미의식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변진석 작가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작가 변진석은 여행이나 일상에서 마주한 풍경을 통해 자연과 공존하며 휴식을 누리고자 하는 소소한 감정을 작품에 담고자 한다. 작가가 바라보고 그림으로 담고자 하는 풍경은 인위적 힘이 미치지 않은 야생의 상태를 의미한다. 인간이 가꾸어 낸 ‘문화적 자연’이기보다는 순수한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담고자 했다”고 전했다.변진석 작가는 2003 전국 일요화가회 스케치대회 대상, 2002 부산 비엔날레 사생대회 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2022 대구 아트페스티벌, 2023 대구아트페스티벌에 참여했다. 현재 변진석 성형외과 원장이기도 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03

지브리 작품의 환경 철학, OST와 함께 들어요

포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청년클래식그룹 레마앙상블은 4일 오후 7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음악회 ‘니캉내캉-with 스튜디오 지브리 OST’를 연다.이날 음악회는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기념해 레마앙상블에서 기획한 공연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 속 음악을 피아노 5중주 연주로 들을 수 있다. 5년 간 호흡을 맞춘 연주자들의 풍성한 연주에 더해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 작품에 담긴 환경에 대한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설로 풀어내는 공연으로, ‘이웃집 토토로’,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원령공주’, ‘벼랑 위의 포뇨’,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의 OST 곡들을 해설과 함께 들려줄 예정이다.출연진은 플루티스트 김지혜, 클라리네티스트 최민영, 바이올리니스트 김유진, 첼리스트 김민경, 피아니스트 길은영, 해설 안서련 등이다.안서련 음악감독은 “이번 음악회를 통해 스튜디오 지브리가 담은 환경적 책임에 대한 메시지를 관객들과 공유하고자 한다”며 “아픔에 공감하고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나가는 가치 있는 음악으로 레마앙상블은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세계 환경의 날은 197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에서 국제사회가 지구환경 보전을 위해 공동노력을 다짐하며 제정한 날로, 범세계적으로 모두가 참여하는 작은 실천에서 환경보호가 시작됨을 알리기 위해 제정됐다. 우리나라는 1996년부터 환경의 날을 법정 기념일로 제정했다.

2024-06-03

“절망과 후회 속에서도 빛나는 삶의 의미를 찾다”

포항시립연극단은 제191회 정기공연 ‘바냐 삼촌’(안톤 체홉 작, 상임연출 박장렬)을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포항시청 대잠홀 무대에 올린다. 2시간 30분 동안 펼쳐질 이 연극은 시립연극단의 올해 첫 공연작이자, 박장렬 상임연출자의 첫 연출작이다.‘바냐 삼촌’은 현대 러시아 연극의 기반을 다진 가장 중요한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되는 안톱 체홉의 4대 장막 희곡 중 하나다. 체홉이 초기 시절인 1889년 발표한 ‘숲의 수호신’을 개작해 1899년 모스크바에서 초연돼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모스크바 예술극장의 상연에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세계 각처에서 공연되고 있다.작품은 우리들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고, 각성과 성찰로 삶의 막을 다시금 올리게 만드는, 혹은 우리를 한동안 일상에서 떠나있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흥 상인들의 출현으로 기득권을 가지고 있던 귀족 세력들이 몰락해 가던 시기였던 러시아의 격동기를 배경으로 도시인의 세속적인 욕망과 시골 사람들의 순박함을 대비시키면서 거듭된 절망과 후회 속에서도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연극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3∼4개월에 걸쳐 비교적 짧지 않은 시간이 흘러간다. 그 시간은 단지 현재의 시간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25년이라는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고 더러는 보이지 않는 막연한 미래를 조명하기도 한다. 이 시간의 폭 안에서 등장인물들은 때로는 의지를 보이기도, 때로는 자신의 무위와 잉여적인 삶을 자책하기도 한다.등장인물들은 세레브랴코프(은퇴한 대학 교수), 엘레나(세레브랴코프의 아름답고 어린 27살의 두 번째 아내), 쏘냐(세레브랴코프의 첫 번째 부인이 낳은 똑똑한 딸), 마리아(세레브랴코프의 첫 번째 아내의 어머니), 보이니트스키(바냐 삼촌, 마리아의 아들이자 쏘냐의 외삼촌, 주인공), 아스트로프(시골 의사이자 철학자), 마리나(늙은 유모), 일꾼 등이다. 바냐는 사랑하는 누이 베랴가 죽은 후 조카 소냐,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매부 세레브랴코프 교수의 시골 영지를 관리하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 어느 여름 퇴직한 매부가 젊고 아름다운 새 아내 엘레나를 데리고 돌아오자, 바냐는 그토록 존경해 마지않았던 매부가 한갓 속물에 지나지 않음에 큰 실망과 허탈감에 빠진다. 더구나 엘레나를 사랑하게 되면서 바냐의 괴로움은 더욱 깊어 간다. 매부가 영지를 팔고 도시로 가겠다고 선언하자 그 땅을 가꾸고 지키는 데 한평생을 바친 바냐는 절망에 빠지는데…. 연출을 맡은 박장렬(59·사진) 상임연출자는 서울 대학로를 무대 삼아 30년 넘게 연극 연출과 작가,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친 중진 연출자다. 고(故)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를 국내 최초로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이혈’, ‘이등병의 편지’, ‘페퍼는 나쁘지 않아’ 등 걸출한 작품을 통해 관객과 교류하며 사회에 메시지를 던진 실력 있는 연출자로 평가된다.박장렬 상임연출자는 “‘바냐 삼촌’의 주된 메시지는 우리의 삶이 힘들고 고달파도 살아가야만 하며 현재의 고난보다 미래의 행복을 희망하자는 것”이라면서 “비극 같으면서도 희극 요소가 짙어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는 체홉의 희곡에는 불명확한 긴장감, 호수 같은 잔잔함, 애수, 사랑, 절망, 희망 등으로 가득 차 있는 현대인들이 심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전했다. ‘바냐 삼촌’은 19∼21일 오후 7시 30분, 22일 오후 4시에 공연된다. /윤희정기자

2024-06-02

대구서 ‘당 타이 손 피아노 리사이틀’ 8일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서 막올라

당 타이 손 피아노 리사이틀 포스터 대구 수성아트피아는 2024 수성아트피아 명품시리즈의 네 번째 공연 ‘당 타이 손 피아노 리사이틀’을 오는 8일 오후 5시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개최한다.당 타이 손(66)은 1980년 ‘제10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 이후 아시아계 피아니스트들의 귀감이 돼 많은 영향력을 끼친 피아니스트다. 또한 그는 ‘제18회 쇼팽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인 브루스 리우를 키워낸 스승으로 교육자로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전쟁의 고통 속에서도 음악의 끈을 놓지 않은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은 베트남의 1세대 피아니스트인 어머니의 헌신과 가르침의 끝에 유학길에 올랐으며 이후 제10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해 세계인들을 놀라게 만들었다.이번 공연은 ‘인생의 고난과 역경은 예술가에게 꼭 필요하다. 당신의 눈물이 감각을 풍성하게 하고 예술을 깊게 할 것이다’라는 그의 말처럼 당 타이 손의 음악적 서사를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1부는 포레 서거 100주년을 맞이해 포레의 작품으로 포문을 연다. 프랑스 음악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포레의 ‘뱃노래’와 ‘야상곡’, 그리고 드뷔시의 ‘아라베스크’, ‘가면’, ‘어린이 차지’까지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2부는 당 타이 손에게 가장 의미 있는 작곡가인 쇼팽의 작품만으로 구성돼 있다. 쇼팽의 ‘뱃노래’, ‘야상곡’, ‘왈츠’ 그리고 ‘스케르초’까지 현존하는 피아니스트 중 가장 쇼팽다운 연주자라는 평을 받는 당 타이 손이 연주하는 쇼팽의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별히 이번 리사이틀에서는 전반적으로 ‘뱃노래’와 ‘야상곡’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바탕으로 음악이 전개되며, 작곡가에 따른 각기 다른 매력을 그만의 탁월한 해석과 감성으로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2024-06-02

‘금난새의 두시데이트Ⅱ’ 내달 4일 대구문예회관서

대구문화예술회관의 기획공연 ‘금난새의 두시 데이트 Ⅱ’가 오는 6월 4일 오후 2시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다.낮 시간대에 열리는 ‘금난새의 두시 데이트 Ⅱ’는 클래식 음악 위에 세계적인 지휘자 금난새의 해설을 곁들인 공연이다. 연중 3회 공연(5~7월)이 예정된 이 공연은 지난 5월에 이어 6월의 두 번째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난다.이번 공연에서 지휘자 금난새와 그가 이끄는 뉴월드 챔버 오케스트라, 협연자로는 신예 음악가인 구혜인(바이올린), 황동연(색소폰), 신영호(피아노), 지익환(기타)의 무대를 만날 수 있다. 협연자들은 서울예술고 출신 신예 음악가들로, 학교 선배인 지휘자 금난새와 함께 공연을 펼치게 된다.바이올리니스트 구혜인은 서울대 음악대학을 졸업 후 현재 미국 줄리어드 음악대학교에서 석사 과정 중이며 TBC 콩쿠르, CBS콩쿠르 등 다수 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했다. 색소포니스트 황동연은 현재 서울대에 재학 중이며 음악교육신문사콩쿠르,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전국음악콩쿠르 등에서 1위를 수상하고, 다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피아니스트 신영호는 서울예술고 피아노과 실기 수석으로 재학 중이며 예원학교 시절 전 학기 실기 우수상 및 성적우수 장학생으로 졸업했다. 기타리스트 지익환은 서울대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 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했으며 현재 폭넓은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프로그램은 헨델의 오라토리오 ‘솔로몬’ 중 3막에 나오는 ‘시바여왕의 도착’을 시작으로, 영국의 작곡가 피터 월록의 ‘카프리올 모음곡’, 탱고의 거장인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 등 친숙한 클래식 음악으로 구성된다. /윤희정기자

2024-05-29

조선 선비들의 국정을 위한 목소리…한국국학진흥원, ‘상소’주제 2024년 정기기획전

조선은 공론정치를 지향했다. 1565년 백인소를 시작으로 관료를 넘어 재야 유생들까지 상소 운동이 이어졌다. 만인소 운동도 1792년 이후 1823년 서얼 만인소, 1881년 척사 만인소 등으로 이어졌다. 조선시대 ‘시민운동’으로 불려지는 상소(上疏)와 관련된 기록유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한국국학진흥원은 2024년 정기기획전으로 ‘세상을 살리는 곧은 목소리, 상소’라는 제목의 상소 특별전을 28일부터 유교문화박물관 기획전시실Ⅰ에서 열고 있다. 국내 국학자료 최다 소장 기관으로 현재 60만 점이 넘는 자료를 기탁받아 보존 관리하고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이 상소자료만을 선별해 특별전을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기록유산인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萬人疏)’는 1만여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연명해 올린 상소다. 해당 유산은 지난 1855년 영남유림이 사도세자를 왕으로 추존해 줄 것을 탄원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총 서명 인원은 1만94명이며 길이만 해도 약100m, 무게는 16.6㎏에 달한다. 현대적 민주주의 제도가 없던 조선시대에 유학의 권위를 빌려 구체적인 정책변화를 촉구했던 선조들의 사회참여적인 비판 의식을 확인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오는 8월 25일까지 하는 전시회에는 최익현 ‘지부상소(死罪臣崔益鉉疏)’등 조선시대 선비들이 남긴 상소문과 ‘성학십도 병풍(聖學十圖 屛風)’,‘세전서화첩(世傳書畵帖)’등 상소문과 관련한 그림과 기록 문화유산 34점을 소개한다. 조선 초기 상소는 국왕에게 국정에 대한 의견을 전하는 수단으로서 관료들이 작성하는 것이었다. 점차 시간이 흐름에 따라 15세기에는 성균관의 유생들이 예비관료의 자격으로 국가정책에 대해 상소를 올리기 시작했고, 16세기가 되자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재야의 지식인들에게도 상소 제도가 개방됐다.하지만 관료가 아닌 자의 단독 상소는 국정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이 담긴 사사로운 요구로 간주될 수 있었기 때문에, 공론을 모아 상소를 올리는 ‘유소’가 일반적이었다. 특히 재야 지식인들이 공론을 형성하고 그 의견을 담아낸 ‘유소’는 동아시아권에서도 거의 조선에서만 볼 수 있는 여론 전달의 형태다.이번 전시는 3부로 구성됐다. 제1부 ‘상소’에서는 상소의 형식을 볼 수 있는 자료와 사직상소, 유소, 시무상소, 응지상소 등 상소의 다양한 종류를 소개했으며 제2부 ‘조선을 움직인 상소들’에서는 조선시대 국정의 방향을 틀었던 각종 상소문들을 전시한다.특히 제3부 ‘만인소’에서는 길이 9650㎝에 달하는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를 만나볼 수 있다. 1만94명이 서명한 이 만인소는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2018년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지역 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중요한 기록유산이다.김형수 유교문화박물관장은 “이번 정기기획전은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사회참여적인 비판의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조선시대 지식인들은 관직에 진출하면 국왕과 함께 나라의 운영을 책임지는 존재가 돼야 했으며, 관직에서 물러나 재야에 있더라도 항상 국정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적하는 비판적 지식인이 돼야 했다”며 “상소문을 통해 그들이 현실을 성찰하며 발견했던 문제의식과 국가를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노력한 책임의식을 살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28

먹과 한지에 ‘기억과 자의식’을 담아내다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는 28일부터 6월 2일까지 전관에서 한국화의 정체성을 전통서예와 접목해 한국적 미의식을 확장시키는 작업을 보여주는 중진 작가 김진혁사진 초대전을 연다.중국과 몽골 등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김 작가는 먹과 한지를 이용한 전통적 표현양식을 토대로 재현과 추상적 표현기법을 선보이고 있다.‘Memory, 의식의 확산’이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전시회에선 그의 1970년대 작품 ‘무제’를 비롯한 평면작품 30여 점과 ‘CHANGE-20’ 등 입체작품 5점이 전시된다.그동안 출판됐던 주요 화집과 자료집, 1978년 개인전 방명록, 드로잉, 에스키스, 학강미술관 철수 장면을 다룬 독립영화 ‘장소의 시간’등 다양한 아카이브를 소개하는 코너도 함께 마련된다.김 작가의 작업은 ‘기억과 자의식’이란 역사적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고서화를 비롯해 수 백여 점의 도자기와 불상 등 동아시아 미술에 대한 작가의 깊은 관심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고 있다.그리고 2016년 개관한 학강미술관을 통해 역사와 전통에 관한 깊은 애정을 확인 할 수 있다. 학강미술관은 1903년 일본인 마치다가 대구에 정착하며 여름용 별장으로 지은 주택이었다. 해방이후인 1947년에는 근대음악가 권태호가 이곳에 최초의 대구음악원을 개설했다. 그러다 미군정시절 대구 6연대 반란사건으로 이곳이 미군정청에 접수됐고 시간이 흘러 1977년 김진혁의 선친이 매입한 후 온 가족이 살았던 집이었다. 마당이 넓고 오래된 목조 주택으로 나름 운치가 있었던 이곳에 학강미술관이라는 명패를 붙인 후 다양한 미술전시회를 개최해 왔었다. 그의 작품은 1978년부터 선보인 이벤트 작업부터 1980년대 미니멀 계통의 평면회화, 2000년대 이후 색면추상, 수묵추상 등에 이르기까지 전통회화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이어오고 있다. 역사와 민족적 정서가 담긴 추상적 이미지를 통해 현대 한국화가 계승해야할 진정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김 작가는 영남대 미술대학 회화과(동양화)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대구, 서울, 파리, 상하이, 난징 등에서 32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2022년에는 금복문화상(미술 분야)을 수상했다. 2017 대구미술대전 초대작가상, 2014 중국 국제금마 예술상, 2011 중국 최우수영향력 예술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석재서병오기념사업회장과 학강콜렉션 대표로 활동 중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27

제5회 ‘박동준상’ 수상자에 패션디자이너 박현 씨 선정

디자이너 박현사진 씨가 (사)박동준기념사업회가 주최한 ‘제5회 박동준상’ 패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박동준상은 패션·문화예술에 대한 사랑과 사회봉사의 삶을 실천한 고(故) 박동준 패션디자이너의 정신을 기리고 발전시키기 위해 제정됐다.수상자에겐 2천만원의 상금과 상장, 김영환 작가의 작품 상패가 주어지고, 박동준 선생 5주기를 맞는 11월 8일에 작품 의상을 선보이는 전시회 개최 특전을 받게 된다. 이번 박동준상은 자사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디자이너로서 박동준의 패션 철학과 디자인 연계성, 지속 가능한 업력을 갖춘 지원 대상자 중 1차 서류심사, 2차 실물의상과 프레젠테이션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됐다.이화여대 패션디자인 석사과정을 졸업한 박현 디자이너는 2016년 본인의 석사학위 논문을 토대로 2019년 므아므(MMAM)를 론칭했고 2021년 서울 패션위크 제네레이션 넥스트에 선정돼 3년 연속 컬렉션을 진행했다. 서울 패션위크 SC 데뷔와 함께 글로벌 유망브랜드로 선정돼 파리 트라노이에 참가했고 2024년 컨셉 코리아에 선정돼 뉴욕 패션위크 참가와 함께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현재 하비니콜스 홍콩, 3NY, Alothman 런던, 쿠웨이트, 카타르 등 21개의 리테일(Retail) 샵으로 수출하고 있는 유망한 디자이너다.박현 디자이너는 “패션도 하나의 예술로써, 미술품을 수집하는 것처럼 오래도록 간직하며 꺼내어 입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지속가능한 패션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패스트 패션을 지양하며 친환경 소재와 제로이스트패턴 연구를 통해 지속 가능한 다양한 패션을 선보이고자 한다”고 했다. /윤희정기자

2024-05-27

포항예술고, 제27회 송산 예술제…실용음악과 클래식 공연의 어울림

경북지역의 명문 예술고인 포항예술고(교장 김민규) 학생들이 한 해 동안 갈고 닦은 예술의 향연을 펼쳐 놓는다.올해로 27회째 맞는 포항예술고 송산예술제는 음악연주회와 미술작품전 등 해마다 다양한 콘텐츠로 볼거리를 제공하며 시민들에게 친근한 문화행사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학교 설립자인 고 송산(松山) 김현호 학교법인 대동교육재단 설립자이자 포항예술고 초대교장의 호를 딴 송산예술제는 특히 올해 음악연주회가 실용음악과 클래식음악이 프로그램에 어우러져 있어 이례적인 음악제로 기획돼 눈길을 모은다.이번 음악연주회에 참여하는 재학생들 중에는 권위 있는 콩쿠르 입상자들이 많다. 전국 규모의 콩쿠르인 음악춘추에서 1등으로 입상한 류병진(2년)군과 한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화경향음악콩쿠르에서 3위를 한 장예원(3년)양이 함께해 연주회의 격을 높인다.장예원 양은 솔로 무대로 모차르트 오페라 ‘후궁에서의 탈출’ 중 1막 7장 ‘콘스탄체의 아리아’를 부를 예정이다. ‘가장 모차르트스럽다’라는 평이 있는 오페라의 수록곡이라 모차르트를 좋아하거나 관심있는 사람들은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피아노 솔로 연주에는 리스트 콩쿠르 고등 1, 2학년부 1등을 한 신예철(3년)군이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10번’을 연주한다. 그는 콩쿠르 최우수 입상 후 서울 주한 리스트 헝가리 문화원에서 초청 독주회를 지난 2월 가진 바 있다.음악연주회는 30일 오후 7시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막을 올린다.1, 2부로 나눠진 음악연주회는 1부에서는 국악 전공 학생들의 국악 가야금 합주 음악‘오봉산 타령’을 시작으로 국악과 실용밴드의 콜라보 연주로 ‘아름다운 나라’를 연주한다. 이어서 피아노 독주, 피아노 듀엣, 성악 독창으로 이어진다. 2부에서는 실용합창 ‘My Desire’를 시작으로 뮤지컬 ‘킹키부츠’갈라쇼, 실용보컬‘Genga’,‘Count on Me’, ‘Uptown Funk’등 팝 음악과 재즈 음악을 연주한다. 실용무용 공연은 힙합, 팝핀, 코레오 장르와 현대무용, 발레가 결합한 다양한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마지막 무대인 합동 공연은 포항예술고 35인조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영화음악 ‘캐리비안의 해적’과 포항예술고 40인조 팝스 오케스트라와 80명의 합창단이 ‘뮤지컬 명곡 메들리’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미술과 학생들의 작품 전시인 미술작품전은 오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전관과 6월 3일부터 30일까지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에서 개최된다.미술작품전은 지금의 행복한 순간들을 기억하며 미술작품을 통해 시민들이 더 감미롭고 풍부한 감성을 가지고 이 어려운 현실을 극복해 나가자는 뜻에서 ‘기억하다(Remember)’라는 주제로 제작한 미술과 재학생 130여 명의 창작품이 전시된다.한 달여간의 준비 끝에 제작된 회화, 조각, 애니메이션,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속에서는 순수성, 열정, 창의성이 어우러진 그들만의 언어로 해석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작품전에는 17개 팀의 아트상품전이 야외부스에서 동시에 열려 학생들이 제작한 참신한 디자인의 상품도 만나볼 수 있는 이색 코너로 눈여겨볼 만하다.김민규 교장은 “제27회 송산예술제는 예술적 감성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또 그것을 관객들과 직접 대면하게 하여 함께 교감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리라 생각된다”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학생들이 앞으로 주목받는 훌륭한 예술인으로 성장해 문화예술과 관련된 다양한 영역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전했다. /박정은 객원기자

2024-05-27

2024년 달서아트센터 신진작가에 선정된 이은비, 전영현 초대전 개최

대구 달서아트센터(DSAC)가 오는 6월 14일까지 달서갤러리에서 ‘2024 신진작가 초대전’을 선보이고 있다.이번 전시는 11회째를 맞이한 ‘DSAC 영 아티스트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다양한 실험적 방법을 모색하는 젊은 예술가들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그들의 굳건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앞서 지난 3월 달서아트센터는 대구·경북지역 미술계 발전을 주도해나갈 역량 있는 시각 예술 전 분야의 젊은 작가들을 공개모집했고, 심사를 거쳐 이은비, 전영현 등 2명을 선정했다.16일 시작된 이은비 작가의 개인전이 29일까지 열리는 가운데 전영현 작가의 개인전이 6월 1∼14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의 시작을 알린 이은비 작가는 자연의 생성과 소멸에서 느껴지는 경이로움에서 영감을 받아 평면 페인팅과 설치작업을 선보인다. 그는 캔버스 위에 붓, 나이프, 종이테이프 등을 이용한 다양한 기법으로 여러 겹의 레이어를 구성하는 작업을 한다.사실적 자연의 재현이 아니라 풍경 속에서 느껴지는 정서적 교감, 그 속에서 마주한 감성으로 추출된 잔상에 리듬감을 형성하는 패턴을 더하며 화면 속에 비정형적으로 배치한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구성된 평면 이미지를 다시 입체적으로 연결하는 설치 작품을 선보이며 전시 제목인 ‘flower dance’를 공간으로 확장, 재생산하는 작업을 실험한다. 인체에 대한 관심을 보여온 전영현 작가는 3D 애니메이션과 입체 작업으로 ‘인간의 불완전함’을 가감 없이 표현한다. 작가는 인체를 부정확하고 불완전한 존재로 규정하고 이상적인 형태가 없는 자유로운 생명체로 인식한다.‘피규어’로 지칭되는 등장인물은 성별, 감정, 소리도 없는 인간의 형태만을 취하며 직면하는 상황에 따라 절단, 해체되고 다른 생명으로 왜곡되며 재구성된다. 이 과정은 우리의 시선을 불편하게 만들지만, 다음이 궁금해지는 아이러니도 공존시키며, 삶과 죽음을 거듭하는 영원한 시간의 흐름 속에 표류하는 인간의 존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