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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ㆍ연예

`별들의 전쟁' 칸영화제, 경쟁부문 후끈

장뤼크 고다르·켄 로치·다르덴 형제·마이크 리….그야말로 별들의 전쟁이다.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베니스, 세계 정치 영화의 첨병 역할을 해 온 베를린국제영화제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세계 최고의 국제영화제로 발돋움한 칸영화제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감독들의 면면이다.1960년대부터 끊임없이 자신을 쇄신해오며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실험영화의 최전선에 있는 영화의 명인 장뤼크 고다르(84)부터 어린 시절부터 천재 소리를 들은 자비에 돌란(25)까지,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세대의 감독들이 올해 경쟁부문(18편)에 포진했다.◇ 칸의 진정한 총아는 누구2000년대 이후 가장 많은 조명을 받은 감독은 벨기에 출신 다르덴 형제다. 1999년 `로제타'와 2005년 `더 차일드'로 최고 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을 이미 두 차례 받은 저력 있는 감독이다. 더 놀라운 건 `로제타' 이후 만든 모든 영화가 칸영화제에 출품됐고, 단 한 차례도 수상에 실패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2002년 `아들'은 남우주연상을, 2008년 `로나의 침묵'은 각본상, 2011년 `자전거 탄 소년'은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경쟁부문 발표와 함께 다르덴 형제의 신작 `투 데이즈 원 나잇'이 본상 후보로 유력히 거론되는 이유다.터키 영화를 대표하는 누리 빌제 세일란 감독도 만만치 않다. 2003년 `우작'으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그는 2008년 `쓰리 몽키즈'로 감독상을, 2011년에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아나톨리아'로 심사위원대상(공동수상)을 받았다. 경쟁부문에 승선한 세일란 감독의 신작은 `윈터스 슬립'.첫 장편 `수자쿠'로 1997년 역대 최연소(28세)로 황금카메라상(신인 감독상)을 받은 가와세 나오미 감독도 눈길을 끈다.◇ 영화의 전설 장뤼크 고다르의 귀환본선 경쟁부문 진출자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이는 장뤼크 고다르 감독이다. 1960년대 누벨바그의 기수로 영화 운동의 최첨단에 섰던 그는 그로부터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가장 실험적이고 진취적인 영화를 만든다. 육체적으로는 가장 늙었지만, 정신적으로 가장 젊은 영화를 만드는 셈이다.고다르 감독은 1968년 칸영화제를 부르주아 영화제로 규탄하며 반대하기도 했지만 2001년 `사랑의 찬가'를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소개하며 껄끄러웠던 관계를 어느 정도 회복했다. 2010년 `필름 소셜리즘'이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이후 올해 `굿바이 투 랭귀지'로 경쟁부문에 13년 만에 초청받았다.1983년 `미녀갱 카르멘'으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적이 있지만, 그가 칸에서 황금종려상 등 주요상을 받은 적은 없다. 영화사에 빛나는 찬란한 명성에 비하면 칸에서는 홀대를 받은 것이다. 스토리를 철저히 배제한 실험적인 영화였던 전작 `필름 소셜리즘'에 비춰 이번 영화 `굿바이 투 랭귀지'도 만만찮은 영화적 실험들로 가득 찼을 가능성이 커 이번에도 수상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는 않다. 게다가 이번 영화는 3D로 제작됐다.◇ 켄 로치의 마지막 장편 극영화고다르 감독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켄 로치(78) 감독의 신작 `지미스 홀'도 기대작이다. 2006년 아일랜드 독립을 놓고 갈라선 두 형제의 비극을 그린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그는 2012년 `엔젤스 셰어:천사를 위한 위스키'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로치 감독과 함께 영국 영화를 대표하는 마이크 리 감독은 `비밀과 거짓말'(1996) 이후 18년 만에 황금종려상에 도전한다.◇ 미래의 거장 노리는 중견~신진 감독들러시아의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데뷔작 `리턴'으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아 세상을 놀라게 한 그는 2006년 `추방'으로 칸영화제에서 처음 수상(남우주연상)했고, 2011년에는 `엘레나'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으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칸에서 환대하는 프랑스 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와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의 작품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아사야스가 메가폰을 잡은 `클라우즈 오브 실스 마리아'에는 쥘리에트 비노슈·크리스틴 스튜어트·클레어 모레츠 등의 스타들이 출연한다.흑백 무성영화 `아티스트'로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5관왕, 프랑스 세자르영화상 6관왕을 거머쥔 미셸 하자나비시우스의 신작 `더 서치'도 경쟁부문에 올라 시선을 끈다.경쟁부문에 진출한 감독 중 가장 어린 스물다섯 살의 자비에 돌란 감독도 주목을 받고 있다. 네 살 때 연기를 시작한 그는 `하트비트'(2010)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되는 등 어린 시절부터 탁월한 영화적 재능을 보였다. `마미'는 그의 첫 경쟁부문 진출작이다.올해 칸 영화제는 다음 달 14~25일 열린다./연합뉴스

2014-04-23

“살고싶어 노래했고 그 덕에 꿈 이뤘죠”

지난해 엠넷 `슈퍼스타K 5` 1회에서 부산 항만의 중장비 정비공인 B-68번 참가자 박시환(27)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곱상한 외모였지만 더벅머리에 후줄근한 후드 티셔츠를 입고 이적의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를 절실하게 노래하자 시청자들은 `이번 시즌 화제의 도전자가 될 것`이라고 점쳤다. 특히 지원서에 “살고 싶어서”라고 쓰고서 이 프로그램에 5번째 도전한 사실과 13㎜짜리 볼트를 손에 쥐고 노래하는 모습은 아름다운 도전으로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볼트 청년`으로 불리며 여성 시청자들의 지지를 한몸에 받은 그는 `슈퍼스타K 5`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우승자를 가리는 파이널 무대에서 불안한 고음과 음이탈로 가창력에 대한 혹평이 쏟아졌다. 심사위원 이승철은 71점을 주며 “내가 본 결승전 가운데 최악이다”, 이하늘은 “결승전 무대로 보기엔 실망스럽다. 박시환은 한 번도 날 만족하게 한 적 없다”고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박시환이 프로그램 종영 5개월 만에 데뷔 미니앨범 `스프링 어웨이크닝`(Spring Awakening)을 발표했다. `4전 5기`의 드라마를 쓴 박시환을 최근 마포구 상암동에서 만났다. 그의 손에는 여전히 13㎜ 볼트가 쥐어있었다.“정비공으로 일하면서 주머니에 볼트를 늘 넣고 다녔어요. 과장님이 스패너(볼트를 죄거나 푸는 데 사용하는 공구)를 다 챙겨다닐 수 없으니 눈대중으로 볼트 크기를 알려면 손의 감각을 익혀야 한다고 해 항상 쥐고 다녔죠. 그러다 보니 지금도 볼트는 제게 안정감을 주고 옛날 생각도 나게 해서 계속 들고 다녀요.”`슈퍼스타K 5` 당시 안겨준 실망감을 만회하기 위해 앨범을 준비하며 부단한 노력을 해야 했다. 더 이상 아마추어 도전자가 아닌 만큼 라이브에 대한 불안감을 줘선 안 되기 때문이다.그는 “가장 먼저 좋아하는 술을 끊고 절제된 생활을 하며 10㎏을 감량했다”며 “또 보컬 연습에 치중했고 녹음 때도 작곡가 분의 지적에 따라 고쳐가며 수차례 반복해 그 과정에서 보컬이 꽤 향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그는 경연 과정에서 받은 혹평을 모두 받아들이고 있었다. “긴장을 너무 한 탓인지 보컬 실력으로 만족감을 못 드려 아쉬움이 많아요. 이승철 심사위원이 `최악`이라고 얘기했을 때 너무 죄송했어요. 거짓말 안 보태고 팬들이 응원해줘 파이널 무대에 올라간 측면도 있다고 봐요.”이 지점에 오기까지 그의 삶은 순탄하지 않았다.서울이 고향인 그는 고교 3학년 때 직업반으로 옮겨 항공 정비를 배웠다. 호서예술전문학교 실용음악과에 합격했지만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등록금을 낼 형편이 안됐다. 결국 2012년 부산으로 내려가 항만 연수원에서 3개월 교육을 받으며 지게차 자격장을 땄다. 항만 정비공으로 취직해 월급 150만 원을 받았다. 반은 부모님께 드리고 반은 월세, 생활비로 쓰면서 틈틈이 오락실의 동전 노래방을 찾았다.“형이 노래를 많이 좋아했고 저도 노래하고 싶은 꿈을 꿨습니다. 아버지가 처음으로 밀어주겠다고 했던 대학 입학이 좌절돼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동전 노래방에서 노래했어요.”내성적이고 우울감이 컸던 그는 자신의 얘기를 담아두는 소극적인 성격이었고 부모님, 형과의 사이도 소원했다.그러나 `슈퍼스타K 5` 도전 이후 꿈을 이루면서 모든 것이 변화됐다.그는 “부모님과 소원하던 사이가 원만해졌고 파스타 집에서 요리사로 일하는 두 살 위 형과도 꽤 친해졌다”며 “준우승 부상으로 받은 자동차는 내게 사치인 것 같아 그걸 팔아서 월세 사는 부모님에게 전세를 알아보라고 드렸다”고 말했다.첫 앨범은 새봄, 박시환이 과거의 자신을 벗고 새로운 삶을 위해 깨어난다는 의미로 `스프링 어웨이크닝`이라 제목을 붙였다. 작곡가 박근태가 프로듀싱을 맡고 작사가 심현보, 김이나 등이 참여했다.타이틀곡 `다만 그대를`은 브릿 팝 기반의 팝 록으로 리듬감 있는 반주에 떠난 여자를 그리워하는 남자의 심정이 담겼다. 박근태는 이 곡에 고(故) 김광석의 `사랑했지만` 후렴구를 샘플링 했다. 이 곡의 원작자인 한동준은 최근 `김광석 다시 부르기` 콘서트에서 만난 박시환의 가능성을 인정하며 흔쾌히 수락해줬다.“살고 싶어서 노래했고 노래 덕에 아직 살아있는 것 같다”는 그는 올해 이루고 싶은 소망을 세 가지 이야기했다.“가수로서 많은 분께 사랑받고 싶어요. 마음의 치유가 됐으니 적극적으로 연애도 해보고 싶고요. 그리고 가족이 안정적인 집에서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언젠가 부모님과 형에게 집을 장만 해 드리고 싶어요.” /연합뉴스

2014-04-22

`캡틴 아메리카` 박스오피스 4주째 정상

크리스 에번스 주연의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사진가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4주째 정상을 지켰다.2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는 18~20일 주말 사흘간 전국 558개 관에서 24만 2천939명(매출액 점유율 24.3%)을 동원해 507개 관에서 21만 2천933명(21.1%)을 끌어모은 `다이버전트`를 따돌리고 1위를 수성했다.정재영 주연의 `방황하는 칼날`이 489개 관에서 18만 9천515명(19.2%)을 동원해 지난주보다 한 계단 내려간 3위를, 예수의 생애를 다룬 종교영화 `선 오브 갓`이 348개 관에서 6만 8천100명(6.3%)을 모아 지난주와 같은 4위를 차지했다.할리우드 영화 `니드 포 스피드`는 349개 관에서 6만 654명(6.1%)을 동원해 5위로, 이수진 감독의 독립영화 `한공주`는 225개 관에서 4만 7천468명(4.8%)을 모아 6위로 데뷔했다. 독립영화가 200여 개관에서 상영돼 첫주 약 5만 관객을 모은 건 이례적인 성적이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4만 3천53명(3.7%)을 모으며 7위로 지난주보다 한 계단 떨어졌으나 누적관객은 61만 관객을 돌파했다.이밖에 아네트 베닝 주연의 `페이스 오브 러브`(2.8%), 애니메이션 `슈퍼미니`(2.5%), 레니 할린 감독의 `헤라클레스: 레전드 비긴즈`(1.8%)가 10위 안에 들었다. /연합뉴스

2014-04-22

진도 여객선 침몰… 연예계 활동자제·애도 이어져

▲ 이승철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로 연예계는 연일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면서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사고 닷새째에도 공연 연기 공지는 계속됐고 실종자 구조가 더디게 진행되고 희생자 수가 늘어나는데 대한 비통한 심정들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쏟아져 나왔다.가수 이승철은 트위터에 “19일 강릉 공연을 26일로 연기했다”며 “기적을 기다리는 우리 모두의 기도가 이루어지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가수 이정도 세월호 침몰 사고에 애도를 표하며 5월17~18일로 예정된 단독 공연을 잠정 연기했다.앞서 그는 19일 트위터에 “비단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하나씩 떠오르고 있는 정부의 썩은 물과 고름 같은 X들. 무능력하고 고지식한 돈만 명예만 밝히는 멍청이들 알아서 내려가라. 진짜 필요한 게 뭔지 도대체 언제 알 겁니까. 왜 꼭 이런 일이 터져야 합니까”라며 분통을 터뜨렸다.그린빈스 출신 가수 유익종도 19일 예정된 데뷔 40주년 기념 공연을 미뤘다. 소속사는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다만 `김광석 다시 부르기` 콘서트는 김광석을 추모하는 자리인 만큼 19일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예정대로 진행됐다. 출연진과 스태프, 관객은 시작 전 이번 사고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공연 관계자는 “오늘 공연 수익금은 `김광석 추모사업회 기금`으로 쓰일 예정이었지만 세월호 참사 관련 유족을 돕는데 기탁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스타들의 SNS는 안타까운 심정을 넘어 분통 섞인 목소리로 들끓었다.2PM의 찬성은 “사건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처가 곧 우리 사회를 보여준다. 지금 우리가 어떤 환경에 처해있는지 한 사건을 통해 알 수 있으며 그것 또한 남의 일이 아닌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지금 사회는 병들어 있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정영화 `관상` 등에 출연한 배우 김의성도 “이 사건의 초기에는 지나치게 슬픔에 감정이입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고,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마음을 잘 운영했다고 생각했다”며 “이제는 정말 모르겠다. 슬픔과 분노가 뒤섞여 구분할 수 없게 되었고, 마음이 폭동을 일으킨다”는 글을 남겼다. 송승헌, 온주완 등 스타들의 구호 성금 기부가 이어진 가운데 팬들의 구호품 전달 움직임도 계속됐다.장근석, 이준기, 빅뱅, 보아, 소녀시대, 2PM, 엑소 등의 팬들은 팬카페 등에서 구호 물품을 보내기 위한 모금을 시작했거나 이미 진도실내체육관에 구호물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2014-04-22

포항MBC, 한국PD대상 지역 작품상

포항MBC의 특집 방송 `아이 엠 독도(I AM DOKDO)`(연출 김욱한·최동렬 PD)가 지난 17일 열린 한국PD연합회가 주최하는 제26회 한국PD대상 시상식에서 지역 특집 부문 TV 작품상을 받았다.`아이 엠 독도(I AM DOKDO)`의 연출을 맡은 김욱한 PD는 이날 고양시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디지털과 IT영역에서 `독도`가 `다케시마`로 표기된 점에서 프로그램이 기획됐다”며 “포항MBC는 올해도 여섯 번째 독도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독도는 포항MBC가 책임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지난해 8월15일 오전 10시50분 광복절 특집 다큐멘터리로 방송된 `아이 엠 독도(I AM DOKDO)`는 프랑스와 일본을 방문해 독도에 꼬리표처럼 붙은 두 개의 이름인 `리앙쿠르(Liancourt)`와 `다케시마`의 기원을 찾았다.또 일본이 수십 년째 막대한 비용을 들여 외국인을 상대로 다케시마 홍보에 나선 이유와 그 홍보의 파급력을 심리 실험을 통해 분석했다.방송에서는 이와 아울러 제작진이 힙합 그룹 `몬스터즈`와 함께 만든 독도 노래인 `아이 엠 독도`와 `독도를 지키는 사람들`이 뮤직비디오와 함께 소개됐다. 가수 이적이 내레이션을 맡았다.한편 이번 제26회 한국PD대상 시상식의 최고상인 `올해의 PD상`은 CBS의 `김현정의 뉴스쇼`(진행 김현정 PD, 연출 이재상·손명회·정한성 PD) 제작팀이 받았다.이 상을 TV가 아닌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받은 것은 1997년 CBS의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이후 17년 만이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4-04-21

`따뜻한 봄날` 스타 가수들 소극장서 만나요

▲ 신승훈스타급 가수들의 소극장 행이 이어지고 있다.신승훈, 이적, 아이유, 김연우, 린, 윤하, 박완규 등 공연 업계에서 `티켓 파워`를 가진 이들이지만 관객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새봄 소극장 나들이에 나선 것이다.화려한 연출을 배제하고 관객과 가까이서 음악만으로 교감할 수 있다는 점은 소극장만의 매력. 그로 인해 가수들은 그간 공연에서 부르지 않던 곡을 선곡하거나 기존 노래를 어쿠스틱하게 편곡하는 등 특별한 레퍼토리를 준비하고 있다.신승훈은 다음달 6~1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더 신승훈 쇼-리미티드 에디션 Ⅱ` 공연을 개최한다. 그는 회당 1천 명과 만나는 한정판 공연인 만큼 대표곡과 함께 지난해 10월 스페셜 앨범 `그레이트 웨이브`에 실으려다 미룬 곡을 들려줄 예정이다.이적은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소극장 콘서트 `고독의 의미`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이 공연은 지난해 발표한 5집을 비롯해 대표곡, 그간 이적이 공연에서 부르지 않은 곡들을 가미했다.이적은 대극장 공연도 펼치지만 유독 소극장 공연에 애착을 보여왔다. 2004년부터 `아담한 콘서트`, `적군의 방`, `나무로 만든 노래`란 제목으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오는 5월 과거의 명곡을 채운 리메이크 앨범을 발표하는 아이유도 소극장을 찾는다. 5월22일부터 6월1일까지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단독 공연 `딱 한 발짝… 그만큼만 더`를 총 8회 진행한다.소속사 로엔트리는 “지난해 11월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연 대극장 콘서트와 달리 작은 공간에서 음악으로 관객과 소통하는데 의미를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연우는 5월1~1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소극장 콘서트 `5월의 산책`을 개최한다. 이날 무대는 지난해 5월 같은 제목으로 펼친 공연의 두 번째 무대다.린도 5월17일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홈`(Home)이란 타이틀로 공연한다. 집처럼 편안한 공간에서 봄날에 어울리는 따뜻한 노래를 들려줄 예정이다.윤하는 데뷔 이래 처음으로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그는 5월30~6월1일, 6월6~8일 6회 동안 서울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비밀의 화원`을 개최한다.▲ 아이유.이번 공연에선 기존의 풀 밴드 형식을 탈피하고 기타, 첼로, 퍼커션 등 소규모로 편성된 연주에 윤하가 직접 피아노를 치며 무대를 이끌 예정이다.소속사는 “아늑한 무대에서 최소한의 악기에 맞춰 윤하의 목소리로 공간을 채울 것”이라며 “소극장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관객과 가까이서 만나고 호흡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부활의 보컬 출신으로 데뷔 17주년을 맞은 박완규도 다음달 3~6일 서울 대학로 동덕여자대학교 공연예술센터에서 `소극장 콘서트-두드립니다`를 연다. 그간 록 보컬리스트로 사랑받은 그는 10년 만에 다시 찾은 소극장에서 관객의 가슴을 두드리겠다는 계획이다.이처럼 소극장은 더 이상 관객 동원력이 적은 가수들의 주 무대가 아니다.공연업계에서는 소극장 공연이 잇따르는 데 대해 계절적인 요인과 관객과의 친밀한 소통을 꼽는다. /연합뉴스

2014-04-21

권현주 감독의 `숨` 칸영화제 학생경쟁부문 진출

권현주 감독의 `숨`이 제67회 칸영화제 학생 경쟁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진출했다.17일 칸영화제 홈페이지에 따르면 `숨`은 맥스 챈 감독의 `아워 블러드`, 데이지 제이콥스 감독의 `더 비거 픽쳐` 등과 함께 시네파운데이션에 포함됐다.`숨`은 뇌사 상태에 빠진 엄마를 돌봐 온 딸의 복잡미묘한 심리를 따라가는 30여 분 분량의 영화다.올해 시네파운데이션은 모두 1천631편이 공모에 응해 11개국에서 출품된 16편이 본선에 진출했다.1998년에 만든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은 해마다 전 세계 학생영화 중 10여 편의 단ㆍ중편을 선보이는 칸영화제 공식초청 프로그램으로, 매년 초청작 중 우수 작품 세 편을 선정한다.올해 심사위원단은 이란의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이끈다.한국 영화로는 2006년 홍성훈 감독의 `만남`, 2008년 박재옥 감독의 `스톱`, 2009년 조성희 감독의 `남매의 집`, 2011년 손태겸 감독의 `야간비행`이 각각 3등상을 수상했다.한편, 3천450편 가운데 9편이 뽑힌 단편부문에는 한국영화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세이프`를 연출한 문병곤 감독이 한국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단편 황금종려상을 받은 바 있다.올해 영화제는 다음 달 14~25일 열린다. /연합뉴스

2014-04-18

이자람 밴드, 천상병 시에 음을 더하다

판소리와 음악극, 뮤지컬을 넘나들며 다방면에서 활동을 펼쳐온 젊은 소리꾼 이자람이 이끄는 인디 밴드`아마도 이자람 밴드`가 천상병(1930~1993) 시인의 작품에 소리를 더했다.밴드의 소속사 붕가붕가레코드는 17일 `아마도 이자람 밴드`가 고인의 시를 가사로 하는 노래를 담은 새 앨범 `크레이지 배가본드`를 발표한다고 밝혔다.앞서 밴드는 2010년 `천상병 예술제`에 참여해 시인의 미발표작 `달빛`을 비롯한 시들을 가사로 한 창작곡을 선보인 바 있다.앨범에는 타이틀 곡인 `은하수로 간 사나이`를 비롯해 `동창`, `크레이지 배가본드`, `나의 가난은`, `피리`, `달빛`, `노래` 등 모두 일곱 곡이 수록됐다. 이 가운데 `동창`은 시의 영역본을 가사로 삼았다.소속사 관계자는 “시인의 작품이 지닌 진한 삶의 냄새와 특유의 초월적 기운을 간결하면서도 풍부한 소리로 표현한 앨범”이라며 “음악과의 만남을 주선해 작품에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하려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한편 밴드는 올해 `천상병 예술제`에 참가해 개막일인 오는 25일 의정부 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아마도 이자람 밴드가 노래하는 천상병 詩` 공연을 선보인다. 이튿날인 26일에는 서울 KTG 상상아트홀에서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를 연다. /연합뉴스

2014-04-18

“빌보드 가는 꿈 덕에 여기까지 왔죠”

경기도 포천 705 특공연대 일병 김정환(24)은 2012년 엠넷 `슈퍼스타K 4`에 도전했다. 음악 공부를 한 그의 이력을 아는 간부와 선임들이 오디션 출연을 추천했다. 그도 `내 음악을 대중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시험해 보고 싶었다.예선에서 군복을 입고 자작곡으로 도전한 그는 얼핏 스치는 `존 레전드 필`의 음색과 `훈남` 이미지로 여성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이 프로그램에서 `톱 6`까지 진출하고서 탈락한 그는 부대로 복귀했고 지난해 7월31일 전역했다. 그리고 1년도 채 안 돼 에디킴이란 이름으로 데뷔 미니앨범 `너 사용법`을 내놓았다. 윤종신이 이끄는 기획사 미스틱89에 둥지를 틀고서다.최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그는 외모가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짧은 머리카락은 이마를 가릴 정도로 길어졌고 군복을 벗자 세련된 `민간인`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탈락 다음날 부대에 복귀했는데 내무반에서 자고 일어나니 프로그램에 출연한 지난 두 달이 꿈 같았어요. 처음엔 제대까지 9개월이 남아 함께 도전한 친구들이 앨범도 내고 공연하는 모습에 마음이 조급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 친구들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열심히 하자는 욕심이 생겼어요. 내무반에서 틈틈이 곡을 쓰면서 칼을 갈았죠. 하하.”전역이 가까워지자 여러 기획사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미스틱89를 선택한 건 윤종신이 준 믿음 덕이었다.그는 “대부분의 기획사가 계약금과 앨범 발매 등의 조건을 얘기할 때 윤 프로듀서는 `어떤 음악을 좋아하느냐`, `어떤 가수가 되고 싶느냐`며 음악적인 질문을 했다. 그 점이 끌렸다”고 설명했다.가수로 첫발을 딛기까지 가장 큰 조력자는 아들의 음악 재능을 일찌감치 발견한 부모였다. 여섯 살에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그는 대청중 1학년 때부터 기타, 피아노, 보컬, 화성악 등의 수업을 매일 번갈아 받았다. 어느날 부모는 중학생인 그를 한 유명 작곡가에게 데려갔고 “음감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영동고 1학년 때 미국 보스턴의 종합예술고등학교인 `월넛 힐 고등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사업을 하는 부모님답게 나의 비전을 보고 투자한 것 같다”고 웃었다.“미국 고교 시절 화성악, 대위법 등을 배우며 작곡 공부를 했어요. 2010년 보컬 전공으로 버클리음대에 입학했고요. 중학교 시절 저를 가르친 음악 스승들이 버클리음대 출신이어서 저도 그 학교에 꼭 가고 싶었어요.”대학 시절 친구들과 찰스 강가에서 노래를 하고, 버스킹(길거리에서 연주와 노래하는 것)도 했다. 자연스레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키웠다. 방학 때면 한국에 와 친한 형들과 사비를 털어 음반 작업도 했다. `에디-케이`란 이름으로 힙합가수 닥터심슨의 `린 온 미`(Lean On Me)와 `스케치`를 작곡하고 피처링도 했다.청소년기부터 작·편곡을 위한 음악 이론을 배우고, 보컬 및 악기 연주 등의 기본기를 쌓은 덕에 데뷔 앨범 전곡(6곡)도 자작곡으로 채웠다. 그는 “배운 음악 도구를 써보고 싶은 실험적인 욕구가 있었다”며 “윤종신 프로듀서에게 예전에 만든 곡과 새롭게 작곡한 노래를 들려주자 `너의 곡으로 가자`고 믿어줬다”고 말했다.앨범은 한 남자의 진솔한 연애담을 콘셉트로 했다. 어쿠스틱 기타로 작곡한 노래가 네 곡이어서 기타 사운드가 전면에 도드라진다. 전반적으로 악기 구성을 단출하게 해 알앤비(RB) 보컬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얻었다.타이틀곡 `밀당의 고수`는 밀당의 고수인 그녀 때문에 애태우는 남자의 마음을 담은 곡으로 가성과 진성을 여유롭게 오가며 스캣(뜻 없는 소리로 노래하는 창법)도 구사해 듣는 맛이 있다. `밀당`이란 단어를 `푸시 앤 풀`(Push and pull)로 바꿔 부른 센스는 돋보이지만 노래 자체에 팝적인 요소가 강해 영어로 불렀으면 더 어울렸을 트랙이다.또 다른 타이틀곡 `너 사용법`은 “기타 하나로 노래해 나에겐 도박이었다”고 한다. 현악기를 더하면 사운드의 강약 조절로 기승전결이 한층 뚜렷해지기에 기타 리프에만 의존해 감동을 끌어내는 건 숙제였다.미디(MIDI)로 작곡한 `소버 업`(Sober Up)과 `슬로우 댄스`(Slow Dance)는 에디-케이 시절의 감성을 살린 힙합 알앤비로 포스티노의 편곡이 더해지자 제프 버넷의 감성과 맞닿았다.무엇보다 나이답지 않은 그의 아날로그 정서는 강점이다.“베이비 페이스, 퀸시 존스 등을 좋아해 음악 취향이 `올드`해요. 보컬은 고교 시절 브라이언 맥나이트, 스티비 원더 등의 음악에서 영향을 받았고 화성과 멜로디 메이킹은 제임스 블런트, 다니엘 파우터, 잭 존슨에게서 배움을 얻었어요. 내재한 음악 요소들이 섞인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아요.”목표는 원대하게 갖고 싶다고 했다.“어린 시절부터 빌보드에 가는 게 꿈이었어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원대한 꿈을 가져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여전히 유효한 그 꿈에 다가가기 위해 저보다 제 음악이 더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 에디킴, 김정환, 에디-케이 등 이름에 의미를 두지 않는 것도 사람들이 제 노래에 감동받아 누가 불렀는지 찾아주길 바라서입니다.” /연합뉴스

2014-04-18

“저를 가둔 편견의 틀 깨고 싶었어요”

배우 이지아는 생각보다 밝았다. 또 생각보다 많이 긴장하고 있었다.지난달 말 SBS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가 끝나고 2주 만에 인터뷰에 나선 그를 지난 14일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났다. 그는 그 사이 소속사를 옮겼고, 밀린 잠을 자고 그동안 못 갔던 맛집도 찾아다녔다고 했다.생각보다 밝았던 건 `아버지가 다른 두 아이를 낳고 두 번 이혼한 오은수`에게서 어느 정도 빠져나올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기 때문인듯 했다. 하지만 오은수 이야기를 하면서 어느새 다시 울컥하기도 했다.매회를 다 챙겨봤지만 마지막회는 차마 볼 수 없어서 일부러 약속을 잡고 나가 술을 마셨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연기 지도를 해줬던 배우 김해숙에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하다 펑펑 울었단다. 아직도 마지막 방송은 보지 못했다며 “이게 무슨 마음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생각보다 긴장한 건 너무 오랜만이어서 그렇다고 했다.그는 대작 드라마 `태양사신기`(2007)에서 톱스타 배용준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연기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베토벤 바이러스`(2008), `스타일`(2009), `아테나:전쟁의 여신`(2010)까지 김명민, 김혜수, 차승원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주연 배우로 입지를 굳혔다.그러나 2011년 초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때 즈음 세상을 들썩이게 한 비밀 결혼과 이혼, 소송 사실이 갑작스럽게 알려졌고, 그해 말 드라마 `나도, 꽃`으로 복귀했지만 제작발표회 이외의 인터뷰는 피했었다.“공격도 많이 받고 상처가 있다 보니 주눅이 들어 있었다”던 그가 오랜 공백 끝에 선택한 작품이 김수현 작가의 `세 번 결혼하는 여자`라고 했을 때, 그 선택이 쉽지 않았을 거라는 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그도 “세 번이나 결혼한다는데 쉬울 수가 없었죠”라며 웃었다.“부담되고 겁도 났어요. 선생님 작품은 힘들기로 유명하고 기대치도 높아서 거기서 잘해내면 충분히 인정받겠지만,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죠. 선생님 작품 특유의 말투와 연기가 처음부터 익숙한 사람은 없겠지만 전 그동안 워낙 트렌디한 드라마만 해서 더 힘들었어요.”그는 첫 대본 연습 날 “많이 지적받고 혼났다”고 했지만, 김 작가가 그에게 해준 말은 `자신감을 갖고, 네가 가진 걸 깨고 나오라`는 따뜻한 응원이자 격려였던 듯했다.여주인공 캐스팅이 쉽지 않았던지라 다른 배우들은 먼저 몇 차례 연습을 진행했고, 뒤늦게 합류한 그는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는 자리였다.“그때 당황해서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그 자리에 계셨던 분이 전해준 말씀으로는 제가 그렇게 지적받고 혼나면서도 캐릭터의 감정에 대해서 계속 질문을 했대요. 그게 전혀 주눅이 들어 보이지 않아서 제가 하겠구나 하셨다고요.”“많은 사람이 오은수와 저를 연관지어 볼 수도 있을 테니 당연히 부담스러웠죠. 고민도 많이 했고 정말 큰 용기가 필요했어요. 하지만 저 스스로 틀을 깨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한국은 외국처럼 연기를 연기로만 보지 않는 게 있고, 나 또한 그런 시선을 두려워하는 것도 편견이잖아요. 그런 걸 신경 쓰는 게 배우로서 옳은 걸까…. 김수현 선생님의 작품을 하면 정말 많이 배우고 얻어갈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고, 그게 가장 큰 이유였어요.”`굳이 거짓말을 하려고 한 게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여자로서 지키고 싶었던` 일들이 세상에 까발려졌을 때, 그는 많이 힘들었고 “시간이 지나도 무뎌지지는 않는다”고 했다.자신에 대한 관심과 시선이 너무 자극적인 것들이어서 `나는 유난히 힘들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그 관심이 조금만 좋은 거였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참으로 소박한 바람을 밝히며 또 웃었다.배우에게 대중의 관심과 사랑은 배우로 살 수 있게 하는 축복이자 함께 짊어져야 할 천형일 수밖에 없을 터. 혼자서도 충분히 아팠을 고통을 배우로 세상에 알려지면서 더 혹독하게 겪었으니 배우가 된 걸 후회하진 않았을까. 그러나 그는 단호한 표정으로 “후회한 적 없다. 배우로서의 내가 좋다”고 했다.“죽여봐야 죽이는 연기를 잘하는 건 아니지만, 인생에서 굴곡을 겪을수록 감정이 깊어지는 건 당연할 테니 배우로서 너무 순탄하게 살아온 것보다는 아무래도 낫겠죠?”라고 되물으며 애써 더 밝게 웃는 그는 강한 듯 여려 보였고 여린 듯 강해보였다./연합뉴스

2014-04-17

빅마마 박민혜·씨야 김연지, 솔로로 활동 재개

유명 여성 보컬그룹 출신 가수들이 잇달아 솔로로 활동을 재개한다.빅마마 출신 박민혜(32)는 이달 말 첫 번째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씨야 출신 김연지(28)는 작곡가 김세진의 앨범 `네버랜드 프로젝트`(Never Land Project)에 참여해 오는 18일 솔로 음원을 선보인다.박민혜는 브라운아이드소울 소속사인 산타뮤직과 손잡고 미니앨범을 준비했다.음반 관계자는 16일 “박민혜가 그룹 활동에서 솔로로 나서며 자신의 앨범에 채울 음악을 많이 고민했다”며 “보컬 실력이 출중한 만큼 장점을 부각시킨 앨범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최근 초신성의 소속사 마루기획과 전속 계약한 김연지는 2011년 1월 발표한 씨야의 마지막 앨범 이후 오랜만에 복귀한다. 그 사이 드라마 OST와 프로젝트 싱글에서 노래했지만 음원만 내고 활동하진 않았다. 현재 마루기획에서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앞서 김세진의 `네버랜드 프로젝트` 앨범 곡 `매일 이별`을 온라인에 공개한다.김연지는 “씨야 활동을 마무리하고 대학에 복학해 학업에 집중했다”며 “`네버랜드 프로젝트`는 평소 친분 있는 김세진 작곡가와 음악 이야기를 나누다가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마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2014-04-17

“영어 애드리브로 받아칠 때 희열 느꼈죠”

“어제 SBS `K팝 스타` 무대에 섰을 때 너무 긴장했어요. 밤 촬영(영화 `빅매치`)을 끝내고 갔거든요. 뭐 하나 쉬운 게 없어요. 주변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기에 노래할 때도 어렵고, 배우는 이제 막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어렵고….”가수에서 배우로 변신하며 “멀티 엔터테이너를 꿈꾸는” 보아(28)의 말이다. 듀언 애들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메이크 유어 무브`의 개봉을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다.`메이크 유어 무브`는 한미합작영화다. SM 엔터테인먼트·CJ EM과 미국의 로버트 코트 프로덕션이 공동제작했다. 이미 54개국에 팔려 63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순제작비만 120억원이 든 이 영화는 오는 17일 국내서, 18일(현지시간) 미국서 개봉한다.보아는 KBS 2TV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2013)에서 주인공 주연애 역을 맡아 그해 `KBS 연기대상`에서 단막극상을 수상했다. 그런 행운의 디딤돌을 놓아준 작품이 `메이크 유어 무브`다. 지난 2011년 찍은 이 영화는 그의 첫 영화 출연작이자 연기 데뷔작이다.이 모든 건 애들러 감독의 “열정적인” 제안에서 시작됐다. 보아가 가수활동에 한창 바쁠 때 감독이 일본까지 찾아와 대본을 건넸다.“대본을 받아보니 다 영어였어요. `잘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감독님이 일본까지 직접 캐스팅하러 온 열정을 보고 승낙했어요. 연기보다는 댄스가 중심인 작품이어서 부담이 조금 덜 됐어요.”보아가 맡은 `아야`는 일본에서 살다가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인이다. 그룹 `코브`의 리더인 그녀는 우연히 부랑아 같은 삶을 살던 백인 도니(데릭 허프)와 사랑에 빠진다. 도니의 형이 아야의 오빠와 대척점에 있다는 데서 갈등이 촉발한다. 영화는 댄스를 무기로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에 빠지는 두 남녀를 조명한다.“한국어, 일본어, 영어 순으로 말이 편하다”는 보아의 영어 실력은 영화에서 기대 이상이다. “가장 어려웠던 게 영어 연기”라고 엄살을 피웠지만, 영어로 애드리브 할 정도로 그의 말은 영화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영어 지문에는 `걸어간다. 도착했다. 키스한다`가 끝이었어요. 촬영하다가 데릭과 친해져서 저도 모르게 `셧 업`(Shut up)이라고 말했죠. 미국에서 원래 13세 이상 관람가는 `퍽`(Fuck)을 한 번 밖에 쓸 수 없거든요. 그것도 제가 사용했어요. 지문에 `정말 화난 것처럼`이라고 씌어 있었는데 저도 모르게 `아 유 퍽킹 크레이지?`(Are you fucking crazy?)라고 말한 적도 있죠. 춤추는 것보다 대사하는 게 어려웠는데 애드리브로 받아쳤을 때는 희열을 맛봤어요. 기본 대사보다 애드리브 들어간 부분이 더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영화를 찍으면서 영어뿐 아니라 북 연주나 탭댄스를 새롭게 배워야 했다. 이처럼 새롭게 해야 할 게 많았지만 그의 강력한 무기인 `가창력`은 감독에게 요청해 사용하지 않았다. “가수 이미지가 강해서 아야라는 캐릭터에 악영향을 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일본에서 살았던 한국인이라는 설정도 그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애초 시나리오에서 아야는 일본인으로 설정돼 있었다. 애들러 감독은 실존 그룹 `코브`를 모델로 해서 각본을 썼다. 일본의 타악기 타이코 드럼을 사용하는 그룹이다.“아야를 한국인으로 바꾸면 타이코를 못 쓰잖아요. 난타로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가수인데 일본인으로 나가는 건 좀 그렇다며 수정을 부탁했어요. 그래서 좀 복잡하지만,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으로 설정된 거죠.”`메이크 유어 무브`에서 연기의 맛을 알게 된 보아는 드라마에도 출연했고, 현재는 배우 이정재와 호흡을 맞춘 `빅매치`를 찍고 있다.“가수를 하다 보면 백댄서와 호흡을 맞추는 일도 있지만 혼자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아요. 반면 영화는 많은 배우와 스태프가 한가지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요. 그처럼 많은 사람과 만나서 일하는 건 저에게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이런 작업을 더 많이 해보고 싶어요.” /연합뉴스

2014-04-16

이승환 내달 서울재즈페스티벌 전야제 공연

가수 이승환이 다음 달 17~18일 열리는 제8회 서울재즈페스티벌의 전야제 무대에서 공연한다고 공연기획사 프라이빗커브가 15일 밝혔다.이승환은 5월16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리는 서울재즈페스티벌 `스페셜 오프닝 나이트` 무대를 꾸민다. 그는 기존 히트곡은 물론 최근 발표한 11집 `폴 투 플라이`(Fall To Fly) 수록곡도 들려줄 예정이다.이날 이승환의 공연과 함께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미셸 카밀로와 플라멩코 기타리스트 토마티토의 협연 무대, 유명 트럼펫 연주자 크리스 보티의 무대도 펼쳐진다.한편 이승환은 5월9~11일 광주를 시작으로 부산과 대구에서 클럽 공연 `이몽`(異夢)을 펼친다. 이번 클럽 투어는 11집 발매를 기념해 진행중인 `회고전+11` 전국 투어와 병행해 열리는 것이다.클럽 투어에서는 인기 펑크록 밴드 옐로우 몬스터즈가 게스트로 무대에 선다.소속사 드림팩토리는 “밴드 공연이 가능한 라이브 클럽은 주로 서울 홍대 주변에 집중되고 지방 클럽은 점차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며 “대중음악의 토양인 라이브클럽을 활성화시키자는 취지에서 투어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이어 “라이브 클럽 공연장의 특성에 맞춘 강렬한 록 장르의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무대에 대한 그의 순수한 열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연합뉴스

2014-04-16

“가사에 힘 실어 의미 전달하고 싶었죠”

“예전에는 단아한 느낌이 좋았어요. 형식미나 완결미를 갖춘 완벽한 구성의 노래를 만들고 싶었죠. 하지만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걸 파괴해야 개성이 생길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번에 단정한 비율을 깨려 했죠.”그가 어떤 느낌의 사람일까 궁금했다. 음악의 이국적인 향기를 생각하면 취향이 남다를 것 같았고, 웅장한 스케일을 생각하면 사고방식이 유별날 것도 같았다.하지만 직접 만난 그는 예상보다 이 대지 위에 놓인 자신의 삶에서 섬세하게 한 음씩 길어올리는 뮤지션이었다. 물론 범상치 않은 감수성과 상상력이 있으니 이런 개성 짙은 음악이 가능한 것이겠지만.앨범 `디아스포라:흩어진 사람들`을 발표한 싱어송라이터 `짙은`(본명 성용욱)을 최근 서울 종로구에서 만났다.2008년 1집 `짙은`으로 데뷔한 그는 `백야`, `고래`, `디셈버` 등 그만의 서정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노래들로 평단과 팬에게 호평받은 뮤지션이다. KBS 드라마 `태양은 가득히`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에 그의 노래가 수록되기도 했다.이번 앨범은 2011년 말 발표한 `백야` 이후 2년 4개월 만의 새 작품이다. 물론 그동안 다양한 작업을 했지만 매년 정규 앨범을 발표했던 이전과 비교하면 공백이 길었다.심혈을 기울인 앨범의 주제로 `흩어짐`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음악을 하다보니 떨어져나가는 것들이 생기면서 외로움을 많이 느끼게 되더라고요. 과거에 함께하던 사람들과 만나기 어려워지기도 하고요. 정착하지 못했다는 느낌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생겼죠. 예전에는 그런 감정을 외면했는데 이제는 차분히 바라보면서 작품 주제로도 삼는 것 같아요.”그는 “흩어지고 떠나는 상황이 삶에 어쩔 수 없이 존재하지 않나. 흩어짐을 부정적인 것만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는 것 같다”며 “세상과 삶에 대한 이런 관조의 시선이 노래에 담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그의 음악은 특유의 문학적인 가사와 서정성이 도드라진 멜로디가 특징이다.그는 이번 앨범에서도 `오 남은 건 작은 세계 / 널 그리던 내 작은 욕심까지도 / 넌 받아주지 못했던 / 얼어붙은 땅 갈라지는 목소리`라고 탄식하다가도 `뜨겁게 내리쬐는 적도의 태양과 /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바다 위에서 / 쓰러지지 않고 그댄 고갤 들었다`고 힘을 낸다.그는 세월이 흐르며 음악을 구성하는 가사와 멜로디, 이 두 요소의 비중이 변했다고 설명했다.“원래 멜로디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가사는 단지 붙이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달라져요. 지금은 거의 `반반`인 것 같아요. 가사에 더 중심을 두게 됐고, 반면에 멜로디가 예뻐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게 됐죠.” 앨범을 들어보면 첫 트랙 `망명`부터 두터운 목소리가 명함을 내민다. 노래 스케일이 커도 곳곳에 감미로운 보컬이 흐르던 예전과 달리 목소리가 내내 무겁고 단단하다.“예쁘게 부르려고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려 했어요. 가사가 중심이 되는 곡들이어서 힘있게 불러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던 측면도 있고요.” 그는 “그러고보니 이번에는 노래에 가성이 별로 없다”면서 “그래서 라이브가 전보다 더 힘든 것 같다(웃음)”고 말했다.`디아스포라`는 새롭게 시작하는 연작 프로젝트의 첫 음반이기도 하다. 이어지는 작품은 어떤 모습일까. 그의 말대로라면 다음 앨범은 조금은 더 밝은 느낌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사람들이 흩어졌으니 다시 모이는 과정을 그리게 될 것 같아요.(웃음) 이대로 끝내면 너무 우울한 것 같아서 대안을 담을 생각입니다. 어떤 모양으로든 마무리를 짓고 싶어요.”그의 음악 장르는 한 단어로 정의하기 어렵다. 편의상 `모던록`이라고 부르지만 모던록의 특징이 `비정형성`이듯 그의 음악은 포크, 발라드, 클래식 등 다양한 요소를 담고 있다.그는 “노래를 만들 때 장르적인 부분은 고민하지 않는다. 감성이나 메시지를 중심으로 엮어나간다”며 “나만의 철학을 담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그냥 `싱어송라이터`가 맞는 것 같다(웃음)”고 소신을 전했다.“평생 천천히 음악을 하려고 합니다. 친숙한 뮤지션으로서 지금처럼 음악을 자연스럽게 많이 만들고 싶어요. 나이가 들면 창작력이 약해지고 작업물이 유행에 맞지 않을 수도 있겠죠. 그래도 쉬엄쉬엄 꾸준히 음악을 발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짙은`은 앨범 발표를 기념해 5월 24~25일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연합뉴스

2014-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