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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ㆍ연예

“역사에 남을만한 영화 만들고 싶어”

최근 한국영상자료원이 발표한 한국영화 100선 중 10위 안에 눈길을 끄는 세 편의 영화가 있다.6위를 차지한 `별들의 고향`(1974), 공동 7위에 오른 `바람불어 좋은 날`(1980), 공동 9위를 차지한 `바보선언`(1983). 모두 이장호(69)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영화사에서 열 손가락에 드는 작품을 세 편이나 만들 정도로 그는 1970~80년대를 대표했던 감독이다. 그러나 한동안 영화를 만들지 못했다.`천재선언`(1995)을 마지막으로 학교에서 교편을 잡거나 서울영상위원회를 이끌었다. 하지만 영화는 늘 삶의 화두였다. 그리고 오랜 기다림은 결국 결실로 이어졌다.이장호 감독이 충무로에 복귀했다. 데뷔 40주년을 기념해 만든 20번째 장편영화 `시선`을 들고서다. `마스터 클래스의 산책`(2013)이란 공동 연출작을 선보인 바 있지만 단독 연출은 29년 만이다.`시선`은 이슬람 국가로 선교를 떠난 기독교 선교단이 무장단체에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순교와 배교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약한 마음을 섬세하게 그렸다. 엔도 슈사쿠의 장편 소설 `침묵`을 모티브로 했다.“그전에는 영화를 만들면서 사물을 보는 세계관이 부족했습니다. 20여 년간 내리막길을 걸었는데, 그 내리막길은 감사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느끼면서 제 스스로 변화했습니다. 그 사이에 영화를 만들려고 굉장히 노력했는데 이뤄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제 정년퇴임도 하고 할 게 없는데, 다행히 영화진흥위원회가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당선됐습니다. 일이 잘 풀릴 때가 온거죠.”이장호 감독은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린 `시선`의 상영회가 끝난 후 가진 관객과의 대화(GV)에서 이같이 말했다.그는 50일간 캄보디아에서 영화를 촬영했다. 30년 가까이 영화를 찍지 않았기에 동시녹음도 처음으로 진행했다. 여건이 좋아진 만큼 오랜만에 찍었어도 영화 만들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고 한다.“우선 영화감독으로서 필름 걱정을 하지 않으니 너무 좋아요. 예전에는 NG를 내면 두렵기 시작했죠. 필름 걱정 때문에 마음 놓고 찍지도 못했어요. 예전 감독들은 자기 생각의 40~50%만 표현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지금은 많이 개선됐죠. 동시녹음인데다, 모니터를 보면서 현장 편집도 가능한 상황이죠. 과거와 비교해 볼 때 지금 영화 찍는 환경은 천국이에요.”이 감독은 최근 `이장호 감독의 마스터클래스`도 선보였다. 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 영상원 교수와의 대담을 묶은 책으로, 그의 40년 영화 인생의 역정을 엿볼 수 있다.신상옥 감독의 조감독으로 충무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기념비적인 데뷔작 `별들의 고향`으로 1970년대 독재의 그늘에 탄식하는 청춘을 위로했고, `바람 불어 좋은 날` `어둠의 자식들`(1981), `과부 춤`(1983), `바보 선언`으로는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계보를 이었다.아울러 `무릎과 무릎 사이`(1984), `어우동`(1985) 같은 상업영화를 연출한 팔색조 감독이었다. 한국영화 르네상스였던 1960년대 조감독 생활을 하던 이장호 감독은 2년 연속 한국영화가 1억 관객을 돌파하는 신(新) 르네상스 시대에도 여전히 영화를 찍고 있다. 그리고 그는 계속해서 영화를 찍고 싶다고 말한다.“동시녹음 하면서 영화를 찍으니 연기자들이 빛나더군요. 이렇게 개선된 환경에서 영화를 계속해서 만들고 싶어요. 이제 인생도 후반전에 들어섰는데,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연합뉴스

2014-01-20

`변호인` 1천만 관객 돌파… 한국영화 9번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한 `변호인`이 개봉 33일 만에 1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한국영화로는 9번째, 외화까지 포함하면 10번째 천만 영화다.이 영화 투자배급사 NEW는 19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근거로 오전 1시께 1천만 27명을 모아 1천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밝혔다한국영화계는 이로써 3년 연속 `천만 영화`를 낳았다. 지난 2012년에는 `도둑들`(1천298만 명)과 `광해 왕이 된 남자`(1천231만 명), 작년에는 `7번방의 선물`(1천281만 명)이 각각 1천만 관객을 동원했다.NEW는 `7번방의 선물` 이후 다시 1년 만에 천만 영화를 배출하면서 투자·배급계의 신흥 강자로 우뚝 섰다. 2년 연속 천만 영화를 내놓은 건 NEW가 처음이다.웹툰작가 출신의 양우석 감독은 데뷔작으로 1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기록을 세웠다.주연 배우 송강호는 한국영화 최고 기록을 보유한 `괴물`(1천301만 명·2006)에 이어 8년 만에 `천만 영화`를 이끌었다. 두 편의 천만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한 건 `실미도`(1천108만 명·2003), `해운대`(1천145만 명·2009)의 주연이었던 설경구에 이어 두 번 째다.수익률도 높았다. 순제작비 45억원, PA(프린트+광고) 비용을 포함한 총제작비는 75억원에 불과한 이 영화는 약 728억원을 벌었다. 총제작비의 10배 가까운 매출을 낸 셈이다.영화의 흥행속도도 빨랐다. 개봉 4일 만에 100만, 8일 만에 300만, 13일 만에 500만, 18일 만에 700만, 26일 만에 900만, 33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변호인`의 1천만 돌파는 `도둑들`(22일)과 `7번방의 선물`(32일)보다는 각각 11일과 1일 느리지만 `광해, 왕이 된 남자`(38일)보다는 5일 빠르다.`1천만 클럽`에 가입한 영화의 관객 수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비롯해 `도둑들` `7번방의 선물` `광해, 왕이 된 남자` `왕의 남자`(1천230만 명·2005), `태극기 휘날리며`(1천174만 명·2004), `해운대` `실미도` 순이다. 외화로는 `아바타`(1천362만 명·2009)가 유일하다.배급사별로는 쇼박스가 3편, CJ EM·시네마서비스·NEW가 각각 2편의 1천만 영화를 보유했다.`변호인`은 1981년 발생한 `부림사건`을 소재로 속물 변호사가 인권변호인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송강호가 변호인 송우석 역을 맡아 열연했다./연합뉴스

2014-01-20

“멈춰선 들국화 절실해지면 다시 피어나겠죠”

들국화는 새 앨범이 팬들과 함께 즐길 `축제`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27년 만에 원년 멤버가 뭉친 앨범 `들국화`는 발매 한 달여를 앞둔 지난 10월 주찬권(드럼)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슬픈 잔치가 됐다.밴드에서 전인권(보컬·60)과 최성원(베이스·60)의 투닥거림을 조율해준 주찬권의 빈자리는 꽤 컸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 들국화의 잰걸음도 멈춰버렸다.“앨범 내고서 이렇게 돼 허전하고 허탈한 기분이에요. 아무렇지도 않던 (주)찬권이가 갑자기 떠나니 빈자리가 크죠. 그 친구가 없으니 저와 (최)성원이가 어색해졌어요. 찬권이 삼우제(三虞祭) 때 얘기하며 뜻이 다른 걸 알게 됐고 이후 못 만났네요.”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한 전인권은 담담하지만 가감 없이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갈색 선글라스 사이로 그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팀 해체라고 대놓고 얘기하진 않았지만, 속내와 상황은 충분히 읽혔다.“해체란 말은 불편해요. 이별은 더 싫고요. 지금은 남은 둘이 팀에 대해 절실하지 않아요. 힘들고 절실하면 우린 빛날 정도로 어울리는데…. 하지만 일회용으로 돈 좀 벌자고 그럴(활동할) 생각은 추호도 없어요. 우리가 음악적으로 다정해지는 것도 현재로선 어렵고요.” 음악계에선 `한국의 비틀스`로 불리는 들국화에서 전인권과 최성원을 존 레논(보컬 겸 기타)과 폴 매카트니(보컬 겸 베이스)에 비유해왔다. 레논과 매카트니에겐 불화설이 따라다녔지만 매카트니는 지난해 인터뷰에서 이를 일축했다.전인권도 “밴드는 사소한 것부터 음악적인 견해 등 안 다투는 팀이 없다. 싸우면서도 붙어서 해내는 게 밴드”라고 강조했다.이어 “우린 구심점을 찾아야 하는데 그걸 못 찾고 있다”며 “언젠가 둘이 친해질 수 있는 것이고 무지 절실해질 수도…. 오는 10월 찬권이 1주기 추모 공연을 위해 8~9월께는 (제주에 사는 성원이를) 만나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3~4월부터 전인권밴드 활동”들국화는 그간 멤버들이 각자 음악을 해온 터라 전인권은 젊은 친구들과 `전인권밴드`를 결성해 이르면 3~4월께부터 활동을 이어간다. 들국화 앨범에 대한 후배들과 팬들의 아쉬움이 커 작은 공연장에서 이번 신곡도 노래할 계획이다. 또 자신이 만들어둔 미발표곡 8곡 중 남미 록 스타일의 밝은 곡 `사람답게`를 전인권밴드의 싱글로 낼 계획도 갖고 있다.“멤버들은 25살, 30살 차이가 나요. 요즘 젊은 친구들의 실력은 눈부시죠. 전인권밴드의 공연에선 친한 후배인 원더걸스 예은, 김그림과 `잼`(Jam·즉흥연주)을 하듯 놀아보고 음악적인 교류가 깊은 게이트플라워즈의 염승식도 종종 나타날 겁니다. 후배들은 노련미와 감성은 우리와 다르지만 힘이 있습니다.”그는 지산록페스티벌(2012), 펜타포트록페스티벌(2013) 등에서 공연하며 젊은 세대와의 교감에 매력을 느꼈다. 또 과거의 들국화를 추억하는 사람들이 많아 이들에게 젊은 기운을 불어넣고 싶다고도 했다.“지산에서 `사랑한후에`를 부를 때 `젊은 친구들이 좋아할 수 있는 아픔이 있구나`란 걸 느꼈다. 펜타포트에서는 어린 친구들이 들국화의 과거 곡도 다 알아 놀랐어요.”◇ “새 앨범은 한마디로 감성과 경험”들국화의 이번 앨범에는 후배들이 넘보지 못할 관록이 만개했다. 지난해 조용필이 19집에서 동시대 트렌드를 흡수했다면 들국화의 음악은 1985년 1집에 뿌리를 뒀다.전인권은 “앨범을 한마디로 말하면 감성과 경험”이라고 강조했다.애초부터 세 멤버가 어떤 방향으로 해보자는 건 없었다. 각자 곡을 쓰고 편곡했는데 `한길`로 통했다. 전인권은 “우리가 `꼬장`을 타고났는데 그 근본이 같기 때문”이라고 웃었다. 합주 형태로 녹음을 진행했고 정원영(키보드), 함춘호(기타), 김광민(피아노), 한상원(기타) 등이 힘을 보탰다. “정원영의 역할이 컸다. 밴드 스타일의 음악에서 그는 최고의 실력자”라고 극찬했다.신곡과 과거 히트곡 등 19곡이 담긴 앨범에서 `걷고, 걷고`, `노래여 잠에서 깨라`, `하나둘씩 떨어져` 등 다섯 곡의 신곡은 그늘졌지만 거침이 없다. 초기 음악이 1980년대 언더그라운드 문화의 파괴력을 보여줬다면 이번엔 지난 30년간 켜켜이 쌓인 인생의 단층이 보인다.`노래여 잠에서 깨라`는 전인권(작사)과 최성원(작곡)의 합작품.전인권은 이 곡의 노랫말에 대해 “내가 마누라도 잃고 카지노에서 돈도 잃고 아무것도 없을 때 마누라가 돌아오기를 바라면서 많은 사람이 내 노래를 다시 느꼈으면 좋겠다고 쓴 가사다. `사랑한후에`는 사랑 노래로 볼 수 없으니 이 곡은 처음 쓴 사랑 노래”라고 말했다.주찬권이 작곡하고 전인권이 가사를 쓴 `하나둘씩 떨어져`는 녹음 당시 후렴구를 완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주찬권이 떠난 후 전인권은 `그대 어디로 갔나, 숨은 듯 어제오늘 (중략) 어디에 있나, 난 울고 있을 뿐`이란 가사를 채워넣었다.김민기의 곡을 리메이크한 `친구`는 주찬권을 기리며 삼청동 자택에서 다시 녹음했다.그는 “난 그간 이 곡을 반항적인 노래로 생각했다”며 “시대 저항의 느낌이 강해 `삑사리`(음이탈)도 내며 불렀는데 친구가 떠나서인지 다른 감정으로 다시 불렀다. 진짜 마음이 아플 때 담담해지지 않나”라고 설명했다.이어 “`그 사람은 떠났는데 영혼이 남아있다`는 어느 시구처럼 찬권이가 간 다음 날 탑골공원에서 설렁탕을 먹는데 내가 찬권이 흉내를 내고 있었다”며 “더 먼저 떠난 (들국화 원년 멤버로 1997년 캐나다에서 교통사고로 별세) 허성욱에 대한 기억도 요즘 많이 떠오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2014-01-17

“영화계의 `알찬` 존재가 되고 싶어요”

이제 갓 스무 살이지만 이 배우, 능수능란하다. 20대부터 70대까지의 정서를 감칠맛 나게 표현한다. 사투리부터 걸음걸이까지 꽤 자연스럽다. 사실 공포영화 `불신지옥`(2009)부터 그녀는 `될성부른 떡잎`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배우 심은경(20) 얘기다.이제 막 청춘의 관문에 진입했지만, 연기 경력은 아역까지 포함해 10년이 넘는 중견급이다. `태왕사신기`(2007) 같은 굵직굵직한 드라마를 포함해 공포영화 `헨젤과 그레텔`(2007), `로맨틱 헤븐`(2011), `써니`(2011),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등 작품성을 인정받거나 빅히트한 영화들에 편식 없이 출연했다.드라마와 영화를 아우르며 활발히 활동했던 심은경이 공백을 접고 2년 만에 영화계로 복귀했다. 원톱 주연한 영화 `수상한 그녀`를 들고서다.“빨리 작품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어요. 여기 있었을 때는 잘 몰랐는데, 제가 연기를 통해 얼마나 행복함을 느꼈는지 미국에 있으면서 알게 됐어요. 연기를 쉬면서 나는 복 받은 사람이라는 걸 절실히 깨달았죠.”심은경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렇게 말하며 해맑게 웃었다.`수상한 그녀`는 시간 여행을 통해 젊은 시절로 돌아가 가수의 꿈을 이루는 오말순 여사의 이야기를 다룬 이른바 `타임슬립` 영화다. 심은경은 홀몸으로 외동아들을 키우다 젊은 시절로 돌아가 젊은 총각과 풋사랑에 빠지는 말순 역을 맡았다.“촬영 전부터 작전을 치밀하게 세워야 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허술하게 나올 것 같았습니다. 나문희 선생님의 연기를 참고했어요. 말투, 행동, 걸음걸이, 추임새까지 모두요.”`수상한 그녀`에 출연하기까지 약간의 망설임도 없지 않았다. 노인역을 연기했던 `로맨틱 헤븐`으로 대종상 여우조연상까지 받았는데 또다시 비슷한 연기를 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스며들면서다.“전혀 다른 영화지만, 염려스런 부분은 있었어요. 제가 잘못하면 영화 자체를 망칠 수도 있다고 생각했죠. 유학 생활 중에 제의를 받았는데, 저는 주연보다는 조연에 끌렸거든요. 부담이 컸지만, 시나리오를 읽고 `수상한 그녀`에 출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예전에 수박 겉핥기식으로 연기했다면 이번에는 제대로 해보자며 각오를 다졌죠.”영화는 그야말로 심은경의 원맨쇼다. 강원도 강릉 출신이지만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쓰며 젊은 청년들의 마음을 훔쳐보기도 하고, 노래도 다양한 창법을 섞어 마음껏 내지른다.“가창력보다는 감성에 신경 썼어요. 심금을 울릴 수 있도록 말이죠. 보컬훈련을 받다 보니 맛깔 나게 소리 내는 방법이 있더라고요. 일단 제 노래 실력이 부족하다고 해도 대역 가수를 찾는 건 아니라고 판단했어요. 가창력보다는 진심이 들어가는 게 (캐릭터 형성에)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제 능력이 모자라면 연습할 테니 직접 노래 부르겠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죠.”심은경은 좀 더 넓은 세상을 보고자 지난 2011년 미국행 장도에 올랐다. 피츠버그 빈센션 아카데미와 스칼릿 조핸슨과 요요마가 수학했던 뉴욕프로페셔널칠드런스쿨에 다녔다. 유학 중 잠시 시간을 내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을 찍었지만, 대부분 시간은 미국에서 보냈다.“뉴욕은 예술의 도시입니다. 미술, 클래식 공연 등 이런저런 공연을 자주 보러 다녔던 것 같아요. 배우가 되기 위한 기초적인 부분을 잘 공부하고 왔다고 생각합니다.”담담하게 말했지만 미국 유학생활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았다고 한다. 언어 문제도 있었지만, 평생 연기만 하다보니 남들과 소통하는 기술이 부족하단 걸 뼈저리게 깨달았다. 인종차별도 당했다. 그녀는 “자꾸 작아졌고 급기야 연기나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마저 엄습했다.“늦은 사춘기였죠. 아역의 설움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많이 힘들었죠. 그래도 귀국해서 생각해보니 그때의 상처가 어떤 밑거름이 된 것 같아요. 늦은 사춘기였지만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그는 비틀스 멤버 중에 링고 스타를 좋아한다고 한다. 존 레넌도 폴 매카트니도 아니지만, 링고 스타 없는 비틀스를 생각할 수 없듯, 그녀도 영화계에서 그런 `알찬` 존재가 되고 싶단다.“주인공만 맡고 싶진 않아요. 좋은 영화라면 조연이라도 참여하고 싶어요. 제가 돋보인다기보다는 영화 전체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연합뉴스

2014-01-16

“칠봉이, 저와 닮아 연기하기 더 어려웠어요”

쌍꺼풀이 없는 눈매는 조금만 힘을 주면 꽤 날카롭다. 하지만 조금만 힘을 빼고 웃으면 영락없는 순둥이 칠봉이다.배우 유연석(30)은 “쌍꺼풀 없는 눈이 저라는 배우가 가진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며 “덕분에 다양한 역할을 접할 수 있었고 여러 가지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었다”고 했다.그가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건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의 강남 오빠와 `늑대 소년`의 못된 부잣집 아들이지만, 2003년 `올드보이`의 유지태 아역으로 시작한 그의 필모그래피는 생각보다 꽉 차 있다.단막극과 시트콤, 일일극과 주말극, 통속극과 독립영화를 오갔고, 맡았던 역할도 운동선수, 의사, 연쇄살인마, 조폭의 보디가드, 어린 나이에 아빠가 된 고등학생을 가리지 않았다.그리고 지난해 tvN의 `응답하라 1994`(응사)에서 가슴 아픈 첫사랑을 아름답게 간직한 메이저리거 칠봉 역으로 `홈런`을 쳤다. 상업 영화의 주연을 꿰찼고 광고도 줄을 잇는다. 하지만 그는 “나는 달라진 게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응사`는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전작들을 사람들이 다시 찾아보고 `유연석이라는 배우가 이런 작품, 이런 역할도 했었구나`하고 알 수 있게 해준 좋은 기회였다고 했다.“응사도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했어요. 저는 달라지지 않았는데 주변의 반응과 저를 보는 시선이 달라진 거죠. 단순히 `응사` 한 편으로 저를 판단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전 작품들부터 해온 게 쌓여서 이런 모습도 갖고 있다는 걸 알아봐 주신 게 아닐까 싶어요.”그리고 “지금 이대로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혹시나 내가 달라지지 않을까 다잡으려 한다”고 했다.“10년이라는 시간을 다행히 차근차근 밟아왔다고 생각해요. 물론 몇 번의 시행착오도 있었고 조기 종영한 작품도 있었어요. 두려움이나 조바심을 느낄 때도, 상처를 받을 때도 있었죠. 하지만 주변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나를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응사`가 화제가 되면서, 유일하게 사투리를 쓰지 않는 부드러운 서울 남자 칠봉이가 사랑받으면서 그의 전력은 `건축학개론`과 `늑대 소년`으로 인해 `악역 전문`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어수룩하거나 착한 역도 많이 했지만 그는 칠봉이가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10년 동안 했던 역할 중에 제일 힘들었어요. 강한 캐릭터에 접근해 갈 때 희열도 느끼고 성취감도 있는 건데, 칠봉이는 저랑 제일 비슷하니까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밋밋하기도 하고 내가 연기를 했나 싶고, 어떻게 봐 줄까 걱정도 되고. 혼자 서울말 쓰고 나만 하숙생이 아니니까 외톨이인 거 같기도 했고요.”제작진은 기본적으로 만들어 놓은 캐릭터와 가장 비슷하고 어울리는 배우를 찾아 배우 각자의 말투와 손버릇 등 디테일을 다시 캐릭터에 입혔고 배우와 캐릭터는 더욱 닮아갔다. 유연석도 시간이 지나면서 비로소 칠봉이가 편해지고 공감하게 됐다.아픔이 있어도 잘 드러내지 않고 긍정적이고 건강한 성격은 자신과 가장 많이 맞닿아있다고 했다.“지고지순한 순애보가 어떻게 보면 저럴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저도 칠봉이가 사랑하는 방식에 공감했어요. 저도 짝사랑해 본 적도 있고 혼자 좋아하다 마음을 접은 적도 있었으니까요.”그가 꼽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삼천포의 고향집에 놀러 갔다가 혼자 올라왔던 12월의 마지막날 밤, 버스 정류장에서 나정이에게 처음 마음을 고백하고 키스하던 장면이다.“고백의 마무리가 의외였어요. 독특하지 않았나요?”그가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이기도 한 인사 “해피 뉴 이어”다./연합뉴스

2014-01-15

`무한도전` 두 달 연속 프로그램몰입도 1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프로그램 몰입도 순위에서 두 달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무한도전의 재방송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스페셜`도 2위에 올랐다.한국광고방송공사(코바코)가 13일 발표한 `2013년 12월 프로그램몰입도(PEI)`에 따르면 무한도전은 본방송이 142.4, 재방송이 140.2를 기록해 나란히 두 달 연속 1,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SBS[034120] 수목드라마 상속자들(139.4)로 조사됐다. KBS 프로그램 가운데는 `영화가 좋다`가 130.2점으로 가장 높게 나왔다.그 밖에 김연아가 출전한 `2013 골든스핀 오브 자그레브` 중계방송이 상위권의 몰입도를 기록했다. 여자싱글프리와 여자싱글쇼트 경기 중계방송 몰입도는 각각 136.8, 134.2로 모두 S등급에 속했다. 프리와 쇼트 모두 전 연령대에서 130~150대를 기록했으며 상대적으로 20대와 40대, 50대의 몰입도가 조금 더 높았다.코바코는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B급 대회지만 김연아가 올림픽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선보였다는 점에서 소치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PEI는 시청률로는 알 수 없는 프로그램에 대한 몰입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몰입도 순서에 따라 S·A·B·C 등 4개 등급으로 분류한다. S등급은 몰입도 상위 16% 이내를 의미한다./연합뉴스

2014-01-15

연초 `여성영화` 풍년, 충무로 女風불까

남성 배우들이 충무로를 장악한 지 오래된 충무로에 올해는 여성들의 도전이 거셀 전망이다.다음 달까지 황정민 주연의 `남자가 사랑할 때`와 김강우 주연의 `찌라시:위험한 소문`을 빼고는 한국 상업영화들이 모두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일 정도로 이른바 `여성영화` 풍년을 맞고 있다.첫 단추는 오는 22일 개봉하는 심은경 주연의 `수상한 그녀`가 채운다. `도가니`(2011)로 흥행몰이한 황동혁 감독이 여성 캐릭터를 주연으로 내세운 코미디다.`써니`(2011)로 주목받은 심은경이 원톱 주연을 맡았고, 나문희·김현숙 등이 그 뒤를 받쳐준다. 시간여행을 소재로 여성의 꿈과 사랑을 담았다.여배우로는 흥행 타율이 가장 좋은 박보영이 주연으로 나서는 `피끓는 청춘`도 기대작이다. `거북이 달린다`(2009)의 이연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1980년대 충남 홍성을 주름잡는 여자 일진과 전설의 카사노바 등 뜨거운 청춘의 로맨스를 그렸다. 이종석이 전설의 카사노바로 출연하지만 극을 이끄는 무게중심은 어디까지나 박보영에게 쏠려 있다.824만명을 모은 `과속스캔들`(2008)과 665만 명을 동원한 `늑대소년`(2012)으로 흥행 대박을 기록한 박보영이 또 한 번 홈런을 칠지가 관전포인트. 오는 22일 개봉한다.아예 여성캐릭터 세 명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들도 있다. 하지원·강예원·손가인이 나서는 `조선미녀삼총사`와 엄정화·문소리·조민수가 나서는 `관능의 법칙`이다.오는 29일 개봉하는 `조선미녀삼총사`는 완벽한 검거율을 자랑하는 조선 팔도 최고의 현상금 사냥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마치 할리우드 영화 `미녀삼총사`(2000)처럼 뛰어난 무술실력과 미모를 갖춘 여성 3인조의 활약을 담은 액션 활극이다. 박제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명필름이 제작한 영화 `관능의 법칙`은 40대 여성의 사랑과 성을 솔직하게 그린 영화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나리오공모전 대상작을 바탕으로 `싱글즈`(2003)의 권칠인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1~2월에 개봉하진 않지만 명필름이 제작하고 염정아·문정희 등이 주연으로 출연한 `카트`와 손예진이 이끄는 100억 원대의 대작 `해적`도 하반기의 기대작들이다.이처럼 여성을 주연으로 내세운 영화들이 연초부터 극장가에 대거 소개되자 영화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한국영화가 2년 연속 1억 관객을 돌파하고, 지난 2년간 매년 1천만 관객 영화를 배출했으나 그동안 여성을 주연으로 내세운 영화 중 `써니`(2011)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흥행 성적을 보여준 영화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여성영화의 약진이 한국영화의 다양성 증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영화산업이 안정화 단계에 돌입하다 보니 다양한 소재의 영화가 만들어지고 그 과정에서 여성 연기자를 주연으로 한 작품들이 나오는 것 같다”며 “여배우들의 일자리를 보장하고 다채로운 영화가 나오는 토양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현상이다”라고 말했다./연합뉴스

2014-01-14

한류 불모지 인도서 드라마 `허준` 방영

`한류 불모지`로 여겨지던 인도에서 한국 드라마 `허준`이 곧 방영된다.인도 주재 한국문화원(원장 김금평)은 드라마 허준이 13일부터 6개월간 인도 국영방송 `두르다르샨`(Doordarshan) 산하 문화교양 전국채널인 `DD 바라티`(DD Bharathi) TV 채널을 통해 인도인의 안방을 찾는다고 12일 밝혔다.드라마 허준은 이 기간에 주 5회(월~금) 오후 7시 방송되고 다음날 오전 3시와 11시에 각각 재방송된다. 1회 방영시간은 30분이다.인도에서 한국 드라마가 방영되기는 포스코의 대(對) 인도 투자결정(120억 달러)을 계기로 2006년 드라마 `해신`과 `대장금`이 방영된데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특히 드라마 허준 방영은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 방문(15~18일)에 맞춰 이뤄지는 것이다.드라마 허준은 1999~2000년 국내 방송 당시 48.3%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흥행성을 검증받았고 베트남,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이라크 등지에서도 호평을 얻은 바 있다.앞서 문화원은 작년 7월 DD 바라티 채널과 드라마 허준 방영에 관한 양해각서를 맺었다.김 원장은 “한국과 인도간 수교 40주년(2013년)과 박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계기로 인도내 한류 본격 확산을 꾀하고자 인도 채널을 통한 드라마 허준 방영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연합뉴스

2014-01-13

“허당끼 있지만, 일할 땐 완벽 추구”

“요즘 연기에서 어떻게 울까 많이 고민해요. 울음이 더 깊고 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쉽게 울면 울음이 얕아지더라고요. 그렇게 마음으로 울컥하며 울다 보니 때로는 실제 화병에 걸린 기분이 들기도 해요.” SBS 월화극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송미경 역을 맡아 열연하는 배우 김지수(42)는 극중에서 여러모로 힘겨운 상황을 보내고 있다. 믿었던 남편은 배신하고 시어머니는 사사건건 괴롭힌다.지난 1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김지수는 “촬영을 하다가 실제로도 너무 답답해서 가슴을 칠 때가 많다”고 고백했다.`따뜻한 말 한마디`는 결혼을 되돌리고 싶은 두 부부가 욕망과 분노에 괴로워하며 새로운 선택 앞에서 갈등하는 이야기를 그린다.김지수는 남자 주인공 유재학(지진희 분)의 아내 전업주부 송미경 역할을 맡았다. 재학은 나은진(한혜진 분)과 불륜을 저질러 미경에게 아픔을 준다.“진희 오빠를 보면 울컥울컥해요. 촬영을 하다가 오빠가 내일 촬영 없다고 하면 `어디 가서 또 무슨 짓을 하려고`라며 장난도 치죠.(웃음) 종종 오빠는 남자 입장을, 저는 여자 입장을 대변해 의견을 나눌 때도 있어요.”그는 “재학이 고통스럽기를 바라는 시청자도 많은 것으로 안다(웃음)”며 “극중 이혼을 할지 안 할지 모르지만 이들이 여러 일을 거치며 더 성숙한 사람들로 마지막에 그려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소신을 전했다.송미경은 모든 일에 완벽한 여성이지만, 남편의 불륜을 알면서 그가 쌓아올린 삶이 뿌리부터 흔들린다. 실제 그의 모습은 어떨까.“미경이는 완벽하다기보다는 완벽하게 보이려고 애를 쓰는 거죠. 실제 저는 되게 `찌질`하고 `허당`일 때가 많아요. 다만 일할 때는 완벽하려는 기질이 나오는 것 같긴 해요.”김지수는 극중 배다른 동생인 박서준(송민수 역)과 남다른 남매애를 보여주며 호평받고 있다. 최근 높이 평가하는 다른 후배 남자 배우가 없냐 물으니 `대세` 김수현을 들며 극찬했다.“`해를 품은 달`에서 김수현 씨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오열하는 장면을 봤는데 저 나이 배우에게서 어떻게 저런 깊은 울음이 나올까 생각했어요. 요즘 `별에서 온 그대`를 보니 목소리도 너무 좋더라고요. 지금도 이런데 20년 후에는 얼마나 더 깊어질까 생각했죠.”주변의 결혼한 사람들을 보면 그도 결혼이 생각나지 않을까.“자연스럽게 소울메이트로 생각되는 사람이 있으면 하지 않을까요. 억지로 되는 부분이 아닌 것 같아요. 정말 운명인 것 같아요. 결혼 여부가 제 인생의 행복을 좌우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에게는 일이 있으니까요.”여전히 많은 남성팬을 보유한 그에게 동안 비결을 알려달라 물으니 “동안이라니…. 잘 몰라서 그런다. 밖에서 추운데 떨면서 촬영하면 얼굴에 나이 먹은 티도 나고, 컨디션에 따라 화면에도 나이가 보일 때가 있다”면서도 “늙지 않으려 발악하고 싶지는 않다.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고 싶다”고 덤덤히 답했다.그가 생각하는 가장 따뜻한 말 한마디는 무엇일까.“`고마워`가 최고인 것 같아요. 모든 인간관계에서 고맙다는 말 한마디면 다 풀리는 것 같아요. 말 한마디에 더 잘해주고 싶어지고요. 사실 자존심 때문에 이런 말을 잘 안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맙다는 말만 잘해도 좋을 것 같아요.”/연합뉴스

2014-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