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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불경기 신호탄?

우정구 논설위원 연초부터 복권 판매점이 인파로 붐빈다고 한다. 이른바 복권 명당으로 손꼽히는 곳은 몰려든 사람들로 줄을 서거나 교통정리까지 해야 할 판이라니 복권 인기가 대단하다.지난해 우리나라 복권 판매액은 6조4천억원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년보다 7.6%가 증가했다. 복권 판매액으로 환산한 복권 구매자 수만 2천400여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국민의 절반이 복권을 한번 쯤은 구매한 셈이다.복권 판매액으로 발생한 수익금은 저소득층과 사회복지 증진사업 등에 사용된다. 개인적으로는 복권 구매를 통해 대박의 꿈을 기대하나 알고보면 내가 사용한 돈이 우리사회의 어두운 계층을 돕는 일에 쓰인다고 생각하면 당첨이 되지 않더라도 그렇게 섭섭할 것은 없다.기획재정부가 성인 1천20명을 상대로 복권에 대한 인식도를 조사해 보니 “복권이 있어 좋다”는 응답이 74%나 됐다. 또 복권이 있어 좋다는 응답자의 40%가 “기대나 희망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복권발행이 사행성 조장과 노동의욕 저하 등의 역기능적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 기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한편으로 당첨 기대감도 안겨주고 있으니 긍정적 면도 무시할 수 없다.중세기 유럽의 국가들이 복권을 처음 발행할 때도 국가 공익사업의 재원 조달이 목적이었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다른 어떤 방법보다 모금도 쉬워 오랫동안 존속해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해방 후인 1947년 런던올림픽 참가경비 조달을 위해 복권을 처음 발행했다. 올림픽 후원권이 그것이다.연초부터 동네 복권 판매점이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소식이 행여 불경기 탓은 아닌지 괜한 걱정이 든다. /우정구(논설위원)

2023-01-12

방탄국회 속앓이

홍석봉 대구지사장 ‘방탄국회’ 논란이 계묘년 첫 임시국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9일 야당 단독으로 임시국회 문을 열었지만 ‘방탄국회’ 공방으로 여야가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오전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 피의자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했다. 민주당 지도부 등 당 소속 의원 20여 명이 동행했다. 개선장군을 보는 듯 보무당당했다. 보수와 진보측 지지자 수 백 명이 현장에서 서로 구호를 외치며 맞섰다. 1월 임시국회는 방탄 논란만 벌이다가 끝날 가능성이 높다.국회는 지난 연말 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는 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바 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방탄을 위한 예행연습’이라고 맹비난했었다. 결국 연달아 방탄국회가 열리고 체포동의안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하지만 검찰의 성남FC 후원금 사건 관련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더라도 2탄이 기다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하는 김용·정진상 두 최측근의 불법 정치자금 및 뇌물 사건 수사로 이 대표에 대한 출석 조사 요구와 구속영장 청구를 또 할 수 있는 것이다. ‘방탄 국회’가 거듭될 경우 민주당의 부담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유례없는 연속 방탄국회에 국민들은 속만 부글부글 끓이고 있다.방탄국회는 국회의원의 ‘회기중 불체포 특권’을 이용한 것이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국회의원의 체포를 막기 위해 소속당에서 임시국회를 여는 것을 말한다. 사법당국의 불법적인 억압으로부터 국회의원의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가 불체포 특권이다. 또 이를 이용한 것이 ‘방탄국회’다. 그런데 우리 국회는 범죄자를 보호하기 위해 방탄국회를 조자룡 헌칼 휘두르듯이 쓰고 있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1-11

깡통전세

우정구 논설위원 한국형 주택 임대차 방식인 전세제도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다고 한다. 외국에서는 주로 월세로 집을 빌려 사용하나 우리나라처럼 월세없이 목돈의 전세금을 주고 계약기간이 끝나면 100% 전세금을 돌려받는 방식은 잘 없다고 말이다.조선총독부 관습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부터 전세제도가 있었던 것으로 기록에 남아 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전세가 활성화된 것은 산업화가 극도로 빠르게 진행되던 1970년 이후부터라고 한다. 산업화 과정에서 일자리를 찾아서 농촌인구들이 대거 도시로 몰려오면서 주택공급이 수요를 뒷받침하지 못하자 민간차원에서 자연적으로 생겨난 제도라는 것이다.집주인은 전세자금을 무이자로 활용할 수 있어 좋고, 세입자는 매매보다 적은 돈으로 거주하면서 월세가 없어 부담이 적은 이점이 있다. 그러나 정부 개입 없이 민간차원에서 이뤄진 계약이라 전세금을 떼이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아 그동안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야기하기도 했다.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집값이 폭락하자 깡통전세가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발표한 ‘보증금 미반환 위험의 추정’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하반기 전세 계약만기가 도래하는 주택의 12.5%가 깡통전세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깡통전세는 매매가격이 전세 보증금보다 낮아 주택을 매매하더라도 전세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특히 대구와 경북의 깡통전세 확률이 전국 최고라고 한다. 대구 33.6%, 경북 32.1%다. 10채 중 3채가 깡통전세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는 분석인데, 당국의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깡통전세로 눈물을 흘릴 서민들의 피해, 정부가 미리 막아주어야 한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1-10

‘산분장(散粉葬)’에 ‘퇴비장’까지

홍석봉 대구지사장 죽은 사람을 땅에 묻거나 화장하는 장사(葬事) 방법도 새로운 것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통적인 매장에 화장을 한 후 ‘수목장’을 하는 것이 그동안 가장 앞선 방법이었다. 여기에 이제 ‘산분장’까지 추가된다. 한 발 더 나아가 미국에서는 주검을 거름용 흙으로 활용하는 ‘퇴비장’까지 등장했다. 아직 우리네 국민 감정과는 거리가 있지만 퇴비장도 언젠가는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보건복지부는 최근 화장 후 산이나 바다 등에 유골을 뿌리는 산분장의 법적 근거를 마련, 발표했다. 방식을 산분, 수목장림, 해양장 등으로 확대해서 2023년까지 구체화하고, 2024년에 법제화한 후, 2027년까지 산분장 이용 비중을 화장 건수의 30%까지 높이겠다는 것이 골자다.한국장례문화진흥원의 조사 결과 희망하는 장사방법으로 화장이 89.1%로 가장 높고 매장은 10.9%로 나타났다. 희망하는 안치방법은 자연장 41.6%, 봉안 35.3%에 이어 산분장이 23%로 세 번째로 높았다. 산분장은 법규 보완이 필요하다. 산이나 강 등 육지는 산분장이 가능한 구역을 특정하고, 바다는 금지 구역을 지정하는 등의 제한을 두어야 한다. 국립공원, 상수원보호구역 등 법률로 금지된 지역이 아닌 개인의 토지, 선산은 현재 화장한 유골을 뿌리거나 매장해도 괜찮다. 집 화단에 수목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마침내 ‘퇴비장’까지 등장했다. 미국에서는 얼마 전 시신을 자연분해한 뒤 퇴비용 흙으로 만드는 방식의 퇴비장을 허가했다. 친환경 논란과 함께 종교계의 반발이 적잖은 모양이다.죽으면 한줌 흙으로 돌아간다. 흙이 되기까지 과정은 유족의 선택에 달렸다. 주검이후에도 장사방법을 고민해야 할 판이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1-09

대북 심리전

우정구 논설위원 북한의 무력도발에 맞서 한국군이 대북확성기 방송 등의 대북 심리전을 다시 펼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대북확성기 방송과 대북전단 살포 행위는 사용에 따라 자칫 군사충돌로 번질 민감한 사항이기 때문에 정부 판단에 많은 이가 주목을 한다는 것이다.정부는 남한 영공침범 등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2018년 체결한 9·19 남북 군사합의의 효력을 정지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 밝혔다. 이는 대북 심리전 활동을 부활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검토란 점에서 대북방송이나 전단 살포가 재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무력없이 북한 군인 등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해 사상을 동요시키는 대북확성기 방송이나 대북전단 살포는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비무력적 선전 수단이다. 이는 9·19 군사합의 이전에도 중단과 재개가 반복됐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의 무력도발에 가장 효과적 대응 방법으로 이를 손꼽고 있다.“심리전의 목표물은 적의 육체가 아니라 정신이다”라는 말이 있다. 전단을 “들리지 않는 총성”, “종이 폭탄”, “심리전의 보병”으로 부르는 것은 전단 효과를 잘 말해주는 표현이다.6·25전쟁이 발발하자 미군은 전쟁 개시 4일째 무려 1천176만장의 전단을 살포했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 25억장의 전단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대북 심리전이 비무력적이면서 상대 군인의 감성을 자극하고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수단으로써 전술적 효과가 크다면 지금은 이를 활용할 운용의 묘가 필요한 때다.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70%가 북한의 연쇄 무력도발이 한반도 평화를 위협한다고 답했다. 국민안전을 보호할 장치로서 대북 심리전을 활용 대상으로 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3-01-08

그린벨트 해제

우정구 논설위원 그린벨트 설정의 목적은 도시경관 정비와 자연환경 보존, 도시민의 쾌적한 생활공간 확보 등에 있다. 이에 따라 이곳은 건축물의 신증설, 용도변경, 토지 형질변경 등의 행위가 제한된다.특히 우리나라 그린벨트 지역은 신성불가침 지역으로 인식될 만큼 엄격히 관리돼 왔다. 비록 개인 소유지만 허물어진 집조차 수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개발제한구역 개념이 처음 도입된 나라는 영국이다. 영국은 1938년 세계 처음으로 런던지역 일대를 개발제한구역으로 설정했다. 토지를 국가 관리대상으로 삼겠다는 개념이다. 이후 도시화 과정에서 세계 각국이 이 개념을 많이 도입한다. 우리나라는 1971년 7월 서울지역에 처음으로 개발제한구역을 설정했다.경제개발과 환경보전은 도시화 과정에서 생기는 필연적 갈등 요소다. 경제성장과 국민복지를 위해 개발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무분별한 개발이 빚은 자연과 문화에 대한 훼손은 보존의 가치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대표적인 것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 문제다. 자연환경 파괴가 급기야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정부가 비수도권의 개발제한구역 해제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대폭 넘기기로 결정했다, 지자체는 이번 조치가 지자체 숙원사업을 풀 절호의 기회라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지자체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국토불균형 발전의 해소방안으로 지역차원의 그린벨트 해제를 지속 주장한 바 있다.정부 조치로 비수도권의 도시개발은 지금보다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보존문제가 또다시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도 높아졌다. 개발과 보존에 대한 균형있는 정책 조화가 숙제다. /우정구(논설위원)

2023-01-05

범죄자 사진 공개

홍석봉 정치에디터 앞으로 강력범죄를 저지른 피의자들의 운전면허증 등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는 모습은 없어질 전망이다.강력범죄자들의 신상 공개 때마다 심하게 보정됐거나 옛날 사진이 공개돼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얼마 전 ‘택시기사·동거녀 살해범’의 신상을 공개하면서 실물과 다른 모습이 문제가 됐다. 이에 신상 공개 시 30일 이내의 사진을 공개토록 하는 법안이 나왔다.송언석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3일 특정강력범죄 혹은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할 경우 30일 이내의 최근 모습을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개정안이 통과되면 범죄 피의자 얼굴을 대중들이 식별하기 쉬워지고 제도의 실효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궁극적으로는 범죄로부터 국민의 안전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현행법에는 특정강력범죄나 성폭력 범죄 피의자는 얼굴·성명·나이 등 신상 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공개되는 피의자 모습은 과거 사진이 많았다. 현재 모습과 달라 잘 알아볼 수 없다는 비판이 일었다. 피의자가 최근 사진 공개를 원치 않으면 방법이 없었다. 신상정보 공개의 원 취지인 국민의 알권리와 피의자의 재범 방지 등 효과를 달성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이제 관련법 개정으로 범죄자의 증명사진을 볼 일은 없어졌다.신상 및 사진 공개는 법 제정 당시 논란이 있었지만 잠재적 범죄예방 효과가 컸다. 국민의 알 권리와 공익적 가치를 위해 필요성이 높아졌다. 범죄 피의자에게 전자발찌를 채우고 화학적 거세까지 이뤄지는 상황이었다. 거기다 피의자의 신상 공개와 사진 공개라는 인격 모멸까지 더해졌다. 흉악 범죄는 우리 사회에서 이제 더이상 발붙이지 못하게 됐다. /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1-04

기적의 글꼴

우정구 논설위원 경북 칠곡군 할머니들의 글씨체가 이처럼 유명해질 지는 과연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지난 2020년 칠곡군이 동네 어르신을 상대로 문을 연 성인문해교실에서 생애 처음으로 한글을 깨친 400여 할머니 글씨 중 개성이 강한 글씨체를 선정해 글꼴을 제작한 것이 지금은 전국 곳곳에서 많은 이가 즐겨 애용되고 있다.신년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이 각계에 보낸 연하장에도 칠곡 할매 글씨체가 사용돼 또 한번 화제를 일으켰다. 연하장에는 “위 서체는 76세 늦은 나이에 경북 칠곡군 한글교실에서 글씨를 배운 권안자 어르신의 서체로 제작되었다”고 적고 있다.칠곡군 할매 글씨체는 담당 공무원들의 정성어린 노력으로 2020년 글꼴로 제작됐다. 이후 한컴오피스와 MS오피스 프로그램에 연이어 탑재되는 영광을 안았다. 또 국립한글박물관에 칠곡 할매글꼴로 제작한 표구가 상설 전시되면서 관광객의 볼거리를 제공했고, 전국적 유명세도 타기 시작했다. 박물관측은 “한글 교육을 받지 못한 마지막 세대가 남긴 문화유산으로 한글이 걸어온 역사의 한 발자취”라고 높이 평가했다.할머니들의 글씨가 글꼴로 제작되면서 당시 칠곡군수는 할매글꼴로 명함을 새겨 돌리고 식당에서는 안내문의 글씨체로 이를 활용했다. 포항 해병대는 “신병환영”이란 현수막을 내걸며 칠곡 할매글꼴을 사용하기도 했다.칠순이 넘어 팔순에 이른 어르신들이 생애 처음 배워 쓴 삐뚤삐뚤한 한글 글씨체가 이처럼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게 될 줄은 누가 알았을까.일찍 한글 교육을 받지 못한 할머니들의 한과 삶의 무게가 글씨 속에 고스란히 스며져 있은 탓은 아닌지 모른다. 질곡의 삶을 산 우리시대 할머니의 애환이 기적을 일으킨 것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3-01-03

공짜 버스와 천원 택시

홍석봉 대구지사장 경북 청송군이 1일부터 지역에서 모든 버스를 무료로 운행하고 있다. 승객의 연령과 주소지 등도 상관없이 공짜다. 외지인에게도 무료다. 전국에서 처음 시작했다. 교통 오지 주민들을 위해서다. 가뜩이나 오지 운행 버스회사에는 지자체가 손실금을 전액 보전하는 판이었다.경북 농어촌 지역에 등장한 공짜버스와 천원 택시가 주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대중교통 소외지역 주민들의 이동 편익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교통 오지 주민들의 손발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청송군은 앞서 2015년부터 경북에서 처음으로 천원 택시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지역 주민들은 한 차례 1천원의 요금만 내면 읍면 버스터미널까지 갈 수 있다. 요금 차액은 지자체에서 지원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던 오지 주민들의 불편이 크게 줄었다. 노약자들에게 응급상황 발생 시 빨리 대비할 수 있었다. 청송의 천원 택시는 2017년 국민이 뽑은 행정서비스 정부 3.0 대표 브랜드 3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 경북도내에서 행복 택시, 천원 택시, 희망 택시, 별고을 택시 등 다양한 이름이 붙은 택시가 등장했다. 전남 등 지역에서는 100원 택시도 등장했다.행복택시는 운행 횟수와 범위가 대폭 확대됐다. 주민들의 이동 편의성이 크게 높아졌다. 특히 오지마을이 많은 군 단위에서 행복택시는 효과가 기대 이상이었다. 시골 노인들의 의료시설 이용과 복지·문화서비스에도 접근성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천원 택시와 공짜 버스를 포퓰리즘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은 것 같다. 교통복지로 포장한 표 확보 수단 쯤으로 여기는 모양이다. 참담한 농촌 실정을 생각하면 이런 포퓰리즘은 언제든 환영이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1-02

금석위개 각오로

우정구 논설위원 고사성어는 옛 역사 속에 있었던 일을 한자말로 만든 관용어다. 고사성어의 상당수는 중국 전국시대에 생겨났다.제자백가(諸子百家)들이 위정자를 상대로 유세하면서 역사적 일화를 근거로 한 것 등이 주로 사자성어 형태로 전해져 온다.고사성어는 동양인 사유의 집적체라 할만큼 많이 인용된다. 특히 시공을 초월한 인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삶의 지침이나 교훈으로도 주목을 받는다.동양권에 속한 우리도 사자성어를 즐겨 사용한다. 특히 연말연시가 되면 한 해를 마무리하거나 새롭게 시작할 때 사자성어를 인용해 그해의 특징이나 나아갈 방향을 설정한다. 지방자치단체나 경제단체 등 많은 기관이 선택한 사자성어 속에서 그들의 각오와 반성을 읽을 수 있다.지난 연말 우리나라 대학교수들은 2022년 우리 사회를 “과이불개(過而不改)”라 설명했다.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남 탓만 하는 우리 정치의 그릇됨을 꼬집었다. 사자성어는 짧은 말 속에 큰 의미를 담아내는 촌철살인의 묘미가 있다.지난해 “살얼음을 밟고 있는 것처럼 아슬아슬하다”는 뜻의 여리박빙(如履薄氷)으로 한 해를 시작한 중소기업인들이 올해 사자성어로 금석위개(金石爲開)로 정했다. “쇠와 돌을 뚫는다”는 뜻이다. 정성을 다하면 쇠와 돌도 뚫을 수 있다는 의미로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과 통한다.글로벌 경제난 극복에 온 힘을 쏟겠다는 중소기업인의 의지가 담긴 말이다.올해도 경제가 어려울 것 같다는 전망이다. 서민에게도 예외없이 혹독한 시련이 닥칠 것 같아 걱정이다. 금석위개의 각오를 다져야겠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1-01

드론의 공포

우정구 논설위원 드론은 전파로 조정할 수 있는 무인 비행기다. 카메라, 센서, 통신시스템이 장착돼 있어 군사용으로 먼저 시작을 했으나 지금은 고공 촬영, 배달 등 민간영역에서도 그 사용 빈도가 늘고 있다.군사용으로 처음 사용할 때는 공군의 미사일 폭격 연습대상이었지만 지금은 정찰과 공격적인 용도로까지 사용 범위가 넓어져 국지전에서 드론의 활약상이 자주 소개된다.드론이 군사용으로 인기를 유지하는 이유는 조종사 없이도 적군의 동태를 파악하고 폭격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적은 비용으로 효과적인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장점도 드론의 이용률을 높이고 있다.엄청난 비용을 들인 초음속 비행기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더 높은 효과를 내니 세계 각국마다 지금 첨단드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드론이 미래 전쟁의 양상도 바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이스라엘이 개발한 자폭 드론 ‘로템-L’은 프로펠러가 4개 달린 쿼드콥터 형태다. 작고 가벼워 병사가 배낭에 담아 다닐 수 있어 언제 어디서든 단시간에 목표물을 파괴할 수 있다, 특수 목적의 부대가 활용하기 제격이라 한다. 비록 수류탄 2발 정도의 위력이지만 정확한 장소와 목표물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 파괴력이 결코 약하지 않다는 평가다.북한 무인기 5대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 상공을 휘젓고 다닌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보에 대한 국민적 불신감이 커졌다. 더 충격적인 것은 북한 드론 침범에 대한 우리 군의 무능한 대응이다.만약 북한이 드론에 고성능 폭발물이나 생화학 무기를 탑재했다면 어떤 참변이 일어났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드론의 공포를 막아줄 특단의 대응책이 먼저 나와야겠다. /우정구(논설위원)

2022-12-29

수성못 수상공연장

홍석봉정치에디터 오스트리아의 브레겐츠 페스티벌은 세계 최고의 클래식 음악축제로 꼽힌다. 인구 2만의 소도시 브레겐츠가 보덴호(湖)에 수상무대를 설치, 오페라 축제를 열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매년 20만~3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이 축제는 1946년 ‘일주일간의 브레겐츠 축제주간’이라는 이름으로 시작, 77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 축제는 호수 위의 극장이라는 파격적인 무대와 아름다운 연출로 ‘007’영화에도 등장했다. 죽기 전에 봐야 할 야외 오페라로 평가받는다.경주 보문관광단지에도 지난 2010년 50억원을 들여 9천여㎡의 부지에 주차장과 진입로 등을 개설하고 2천70석 규모의 관람석을 갖춘 보문호 수상공연장이 들어섰다. 그간 콘텐츠 부족과 상설 공연단 유치 실패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4월부터 10월까지 각종 상설공연과 뮤직페스티벌 등을 열어 관광객 유치에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다. 보문 수상공연장은 당초 경북도가 세계적인 공연 관광의 명소가 된 중국 항주와 계림의 수상공연을 벤치마킹해 만들었다. 세계적인 영화감독 장예모 감독이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대구 수성못에 세계적인 수준의 수상공연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수성구청은 수성못에 2천㎡ 규모의 수상공연장을 만들기로 했다. 1천700석 규모의 관람석도 설치한다. 수성못과 들안길을 연결하는 스카이브리지도 설치할 계획이다. 내년 설계 및 공사에 들어가 2024년 완공 예정이다.수성못 수상공연장과 대구의 국제뮤지컬페스티벌로 우뚝 선 ‘딤프’ 공연이 어우러지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또 대구의 대표축제로 거듭난 치맥축제도 함께 개최하면 물과 맥주의 만남이 돼 더욱 가치를 높일 터이다./홍석봉(정치에디터)

2022-12-28

서문시장 100년

우정구 논설위원 대구 서문시장은 전국적 명성이 있다. 조선시대부터 시장이 형성돼 대구, 평양, 강경 등과 함께 조선 3대 시장으로 손꼽혔다. 그때는 서문시장이 아닌 대구장이다.서문시장 이름은 조선시대 중반 경상감영이 들어서고 감영의 서문 쪽에 시장이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처음에는 성곽에서 300m 정도 떨어진 지금의 시장북로 오토바이 골목 일대가 시장이었다. 이후 1922년 일제가 공간이 좁다는 이유로 공설시장 허가를 내주면서 지금의 장소로 옮기게 한 것이 오늘에 이른다. 실제는 시장이 좁아서가 아니고 일제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한 구실이었다고 한다.서문시장은 큰장이란 명성 외에 큰불이 자주나 유명세를 탔고, 보수 거물정치인이 자주 찾는 장터로도 유명하다. 서문시장은 1952년 이후 여섯 차례 큰불이 일어났고 1960년에는 화마로 1천800여 개의 점포가 불타버렸다. 6년 전에도 4지구 점포 500개가 불타는 피해를 입었다.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 보수 정치인이 자주 찾아 ‘보수 성지’라는 별명도 있다. 올해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도 후보 자격으로 이곳을 세 번 방문했다. 당선 후에도 다시 한 차례 방문했다.전국 3대 큰장으로서, 화마로 시련의 역사를 이겨온 전통시장으로서, 대중정치의 중심으로 자리를 지켜온 서문시장이 내년이면 이전 100년을 맞는다. 긴 역사만큼 하루에도 아직 수만명의 사람이 이곳을 찾아 전통시장으로서 활력과 매력을 유지하고 있다.재래시장은 비록 물건을 주고 팔지만 사람끼리 부대끼면서 인정을 느끼고, 삶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어 아직도 많은 사람이 발길을 주는 곳이다. 서문시장이 100년 역사를 이어온 것도 이런 휴머니티가 있기 때문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2-12-27

동장군의 위세

홍석봉정치에디터 동장군은 혹한을 의인화한 말이다. 특히 겨울철에 주기적으로 남하하는 시베리아 차가운 기단을 말한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를 가리키는 ‘동장군(冬將軍)’은 1812년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실패에서 유래됐다. 60만 대군과 원정에 나섰던 나폴레옹은 전투에서 이기고도 추위 때문에 후퇴해야 했다.영국 언론은 나폴레옹을 꺾은 러시아의 추위를 ‘제너럴 프로스트(General frost)’라고 했다. ‘후유쇼군(冬將軍)’이라고 번역해 사용한 일본을 거쳐 한국에서도 동장군이라는 용어로 쓰였다. 소련은 제2차 세계대전때도 독일을 상대로 동장군 덕을 단단히 봤다.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입 전쟁에서도 동장군이 영향을 미쳤다. 전쟁 초기에는 동장군이 우크라이나 편이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다시 겨울을 맞자 러시아가 유리해졌다는 소식이다. 동장군은 소련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동장군이 연말 한국을 덮쳤다. 지난 주말 대구의 아침 최저기온이 연이틀간 영하 10℃ 아래로 떨어졌다. 25일엔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한강이 결빙됐다. 기상청은 동장군이 내년 초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예보하고 있다.전력 수요도 비상이다. 동장군이 위력을 떨치면서 전기 수요가 급증, 순간 최대 사용량이 연일 사상 최대치를 돌파했다. 예비율이 높아진 때문에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호남과 제주에는 동장군과 함께 폭설이 덮쳐 교통망이 마비되다시피 했다. 비닐하우스가 주저앉는 등 피해가 적지 않았다. 미국에도 혹한·폭설·강풍을 동반한 동장군이 강타하면서 사망자가 속출했고 교통도 마비됐다고 한다. 수도관 동파 등과 농축수산물 냉해 방지 등 동장군 피해에 각별히 신경써야 할 때다./홍석봉(정치에디터)

2022-12-26

도시숲

우정구 논설위원 한 도시가 도심 내 얼마나 많은 녹지공간을 확보하느냐는 것은 그 도시의 삶의 질을 가늠하는 중요 잣대다. 또 선진도시로 평가받는 기준이 된다.고도화되고 경쟁이 치열한 현대사회 속에 자연친화적 환경으로 돌아가려는 인간 본능적 욕구도 강해지고 있지만 도심의 녹지공간만큼 현대인의 건강과 정서 함양을 도울만한 수단도 별로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선진국일수록 도심숲에 대한 관심이 크고 도시의 녹지공간도 더 많이, 더 잘 관리되고 있다. 도심의 허파로 불리는 뉴욕의 ‘센트럴파크’ 공원은 세계적으로 대표되는 도심숲이다.바쁜 일상에 시달리는 뉴요커들이 즐겨찾는 휴식공간이자 안식처며 관광명소다. 빠른 도시화 움직임에 대응해 지금으로부터 160년 전에 만들어진 센트럴파크는 여의도 면적의 15배다. “도심에서 자연으로 최단시간 탈출”이라는 철학적 명제를 품고 만들어진 공원이다.“만약 맨해튼의 중심부에 큰 공원을 설계하지 않는다면 5년 후엔 똑같은 크기의 정신병원을 지어야 할 것”이라는 설립 배경의 경고처럼 이 공원은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도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충분한 역할을 한다. 센트럴파크가 뉴욕의 허파로서 뉴욕의 명성과 주민 삶의 질을 높였다는 사실 하나로써 도시숲의 중요성은 입증됐다.연구조사에 의하면 도시숲은 여름철 온도를 3∼7℃ 낮춘다. 버즘나무 가로수 한그루가 15평 에어컨 5대를 5시간 가동하는 효과를 가진다고 했다.포항시 철길숲이 산림청 주관의 대한민국 대표 모범도시숲으로 선정됐다. 영국 KBT 시행 녹색깃발상과 UN해비타트 주관 아시아도시경관상에 이은 연속 쾌거다. 포항시의 도시품격을 높인 성과로 자랑해도 좋다. /우정구(논설위원)

2022-12-25

소득 4만달러 시대

우정구 논설위원 세계에서 국민소득이 가장 높은 나라는 유럽의 룩셈부르크다. 1인당 국민소득 11만7천달러로 우리나라 3배다. 1990년 이후 30년 동안 연속 1위를 차지한 나라다. 독일과 프랑스, 벨기에 둘러싸인 이 나라의 인구는 63만명. 면적은 제주도의 1.5정도 되는 소국이다.국민소득이 높은 나라를 보면 대개 국토가 작고 인구가 적은 소국이 많다. 아일랜드, 스위스, 노르웨이 등이 그렇다. 영토가 넓고 인구가 많으면서 잘사는 나라는 미국이다.2022년 기준 국가별 국민소득은 룩셈부르크가 1위, 미국(7만5천달러)은 7위, 일본(3만4천달러) 28위, 한국(3만3천달러) 30위다.룩셈부르크는 기업에 대한 세금을 낮춰 매출이 많은 해외의 유수 기업 본사가 이곳에 몰려있다. 유럽에서 실업률이 가장 낮고 금융업이 잘 발달된 나라로 알려져 있다.반면에 국민소득이 낮은 나라들은 주로 아프리카 국가들이다. 아프리카 동부에 위치한 부룬디는 1인당 소득이 272달러로 세계 194위로 꼴찌다. 세계적으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뚜렷하다.윤석열 정부가 2027년에 1인당 국민소득을 현재 3만4천달러에서 4만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만약 달성이 된다면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3만달러 시대를 넘어선지 10년만이다.코로나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야기된 글로벌 경제위기를 넘어 4만달러 시대가 열린다니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준 셈이다. 그러나 지금의 경제가 암울하고 불과 5년 후 4만불시대가 열린다고 내 주머니 경제 사정이 확 좋아질 것으로 느끼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개인소득 양극화와 지역간 성장 불균형 등 국가적 난제가 풀려야 개인이 느끼는 소득에 대한 만족감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2-12-22

고향세 답례품 경쟁

홍석봉 정치에디터 고향사랑기부제(고향세) 시행을 열흘 가량 앞두고 가장 핵심이랄 수 있는 기부자들에 대한 답례품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지자체마다 기부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답례품 선정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이색적이면서도 파격적인 답례품을 찾았다.고향사랑기부제는 자신이 거주하지 않는 지자체에 일정액을 기부하면 10만 원까지 전액 세액공제(10만 원 초과분은 16.5% 세액공제)를 해주는 제도다.지자체는 기부액의 30% 범위 내에서 답례품을 줄 수 있다. 10만 원을 기부하면 최대 13만 원을 돌려받는 셈이다. 1인당 연간 기부 한도는 500만 원이다. 기부금은 해당 지역의 주민 복지나 문화 혜택 등에 사용된다.지자체마다 답례품 선정위원회를 두고 심의와 조례 입법을 거쳐 다양한 답례품을 마련, 출향인 마음잡기에 나섰다. 고향 특산품이 많다.눈길을 끄는 답례품이 적지 않다. 영천시는 조상 묘 벌초 대행 이용권을 내놓았다. 출향인의 벌초 일손을 대신해 주겠다는 취지다. 경주시는 관광도시의 이점을 살려 관광지 이용권과 숙박권을 제시했다.포항시는 과메기, 김천시는 지례흑돼지, 안동시는 간고등어, 울릉군은 명이와 부지갱이 등 지역 특산물을 내걸었다. 영주시 인견, 경산시 대추, 의성군 마늘소, 영덕군 대게, 청도군 반시, 성주군 참외, 고령 딸기 등도 있다.고액 기부자를 위한 고가의 상품도 마련됐다. 호텔 숙박권과 한우·한돈 세트, 대게, 송이버섯, 도자기 등이 대표적이다.고향세는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마련됐다. 10만 원을 기부하면 13만 원을 돌려받고 고향 발전에 기여한다. ‘일석삼조’의 효과다. 내년에 고향세가 얼마나 걷힐지 기대된다. /홍석봉(정치에디터)

2022-12-21

봉화 분천 산타마을

우정구 논설위원 산타클로스는 북극에서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고 전 세계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빨간색 옷을 입은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다. 선물과 너그러움의 상징이다.산타 할아버지는 3세기경 현존하던 인물에서 유래됐다는 것이 정설이다.그는 지금의 터키 파타라지역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상속받은 많은 재산을 나눠주고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으로 일생을 보낸 인물로 전해진다. 그는 후에 대주교가 되어서도 남몰래 선행을 베풀었는데, 이것이 산타클로스의 주인공으로 태어나게 된 배경이 됐다고 한다.네덜란드에서는 그가 성인이 된 날인 12월 6일을 ‘니콜라스의 날’로 기념하고 있으며, 아이들은 이날 쿠키와 사탕을 받기 위해 신발을 바깥에 내놓기도 한다고 한다.산타할아버지가 양말 속으로 선물을 전달하게 된 동화 같은 이야기 하나가 있다. 자신의 선행을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산타는 어느 날 한 가정의 굴뚝 안으로 동전을 던지게 된다. 공교롭게도 그날 집안 화롯가에 걸어둔 양말 속으로 동전이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부터 아이들은 산타할아버지는 굴뚝을 통해 선물을 주고 간다고 믿게 됐다는 것이다.경북 봉화군 소천면에 있는 분천 산타마을은 산타클로스를 주제로 조성한 관광지다. 산림면적이 95%에 달하는 오지 중의 오지인 분천은 핀란드 산타마을을 벤치마킹한 아이템 하나로 사람이 몰려드는 관광지로 변신했다.한국관광 100선과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겨울 여행지 선호도 2위에 오르는 영예도 안았다. 지난 주말 분천산타마을이 3년만에 개장식을 가졌다. 이번 겨울 크리스마스 축제는 이곳에서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우정구(논설위원)

2022-12-20

문화유산국민신탁

홍석봉 대구지사장 문화유산국민신탁은 국민과 기업의 기부로 문화재를 매입·보존·활용하기 위해 2007년 탄생한 문화재청 산하의 특수법인이다. 영국의 ‘내셔널 트러스트’가 모델이다. 창립 15년 만에 회원수 1만5천명을 넘어서는 단체로 성장해 지난 10월 덕수궁에서 회원들이 힐링콘서트를 갖기도 했다.국민신탁은 그동안 덕수궁 중명전을 비롯 서울 이상의 집, 군포 동래정씨 동래군파 종택, 보성여관, 부산 문화공감 수정, 대전 소대헌·호연재 고택 등 문화유산의 보전, 위탁 관리 등에 힘써왔다. 지난 2018년 복원공사를 마친 워싱턴의 주미대한제국공사 매입과 복원으로 국민적 관심을 끌기도 했다.국민신탁은 지역에도 뿌리를 내렸다. 2011년 울릉도와 독도의 근현대사를 체험할 수 있는 울릉 역사문화체험센터를 개소했다. 19일에는 ‘마지막 신라인’ 고(故) 고청 윤경렬(尹京烈) 선생의 생애를 기리는 고청기념관이 국민신탁의 도움으로 개관한다. 윤 선생은 평생 경주 남산을 조사 및 소개하고 어린이들에게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과 자긍심을 가르쳤다. 기념관은 경주시민들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국민신탁’은 개인, 기업, 단체의 기부·증여 등을 통해 위탁받은 재산·회비 등을 활용해 보전가치가 있는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등을 취득하고, 민간차원의 자발적인 참여방식으로 유산을 영구히 보전·관리하는 운동을 뜻한다. 그동안 정부나 지자체의 힘이 닿지 않는 곳을 찾아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보존·보전하는 데에 힘을 쏟아왔다. 민간 차원의 자발적인 보존 관리 활동이라는 점에서 시민운동과도 궤를 같이 한다.우리 주변의 사라져가는 문화유산의 복원·관리에 많은 관심이 필요한 때다./홍석봉(정치에디터)

2022-12-19

MZ세대와 정치

우정구 논설위원 MZ세대를 제대로 알려면 플렉스 문화를 이해해야 하고, 미닝아웃 소비가 무엇인지도 알아야 한다. 영어의 플레스(Flex)는 몸의 근육 등을 푼다는 의미다.MZ세대에게 플렉스는 몸이 아닌 돈이다. 돈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행동 등을 플렉스 문화라 일컫는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젊은세대의 플렉스 문화가 필요 이상의 돈을 쓰며 분수에 맞지 않는 생활을 뜻하는 사치와는 거리가 있다는 사실이다.한 트렌드 분석가는 그의 저서에서 밀레니엄 세대에 대해 “있어 보이기 위해 비싼 물건을 사는 것보단 자기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는 것에 더 주목한다”는 것으로 설명했다. 이른바 미닝아웃(Meaning Out) 소비 형태다. 의미를 뜻하는 meaning과 드러낸다는 coming out의 합성어인 미닝아웃 소비는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이 기능과 품질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한다면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다. 소비 행위를 신념 표출의 수단으로 삼는 거와 같다.언제부턴가 MZ 세대는 고가명품 브랜드업계에서도 큰손으로 등장했다. 가격을 올려도 물건이 없어 못 팔 정도가 되니 가격을 덧붙여 명품을 되파는 리셀러까지 나타났다.MZ세대에게 소비는 가치에 대한 투자 개념이다. 미래보다는 현재에, 가격보다는 취향을 먼저 따지는 세대다. 휴대폰, 인터넷 등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그들에게 민주화와 산업화로 대표되는 정치 구호는 무의미하다.이미 잘사는 나라에 태어난 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은 청년들이 어떻게 먹고 잘사느냐 하는 문제다.정치가 MZ세대에게 인기가 있으려면 MZ세대와 마음이 통할 수 있는 공감 능력부터 갖추는 것이 순서다. /우정구(논설위원)

2022-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