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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벌초(伐草)

우정구 논설위원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제법 선선하다. 한더위가 물러가고 가을이 어느덧 우리 앞에 다가왔다. “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處暑)가 지난 지도 일주일이 됐다. 다음 달 8일은 농작물에 흰 이슬이 맺힌다는 백로(白露)다.가을의 기온이 완연해지고 오곡이 여물어가는 시절이다. 옛 속담에 “백로에 비가 오면 십리 천석을 늘린다”고 했다. 이때 비는 풍년이 들 징조로 여겼다는 것이다. 백로 이틀 뒤가 추석이다. 민족의 대명절인 이번 추석은 코로나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가족들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명절이라서 유난히 기대감이 크다. 모처럼 만에 온 가족이 만나 명절의 기쁨을 나누게 된다.지금부터 벌초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조상의 묘에 자란 풀이나 나무를 베어내고 묘를 깨끗이 하는 벌초는 보통 백중(음력 7월 15일) 이후부터 추석 전에 한다. 설과 한식에는 성묘는 하지만 벌초는 않는다. 설에는 벨 풀이 없고 한식에는 풀이 막 자라기 때문이다.유교 사상에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 사람은 죽은 조상도 살아있는 사람처럼 잘 모시기 때문에 조상의 묘를 살피고 돌보는 일을 효행으로 생각한다. 벌초를 미리 해두지 않으면 불효로 여기기도 했다. 요즘은 바쁜 사정으로 대행업체를 이용해 벌초를 하는 가정도 많이 늘었다. 벌초가 끝나면 간단한 술과 과일을 차려놓고 재배도 한다. 이것 또한 묘제를 중시한 유교의 영향이다.벌초와 관련한 속담 중에 “추석 전에 벌초를 하지 않으면 조상이 덤불을 쓰고 명절 먹으러 온다”는 말이 있다. 조상의 음덕을 잘 기리자는 뜻이다. 코로나에 지친 우리 마음을 위로해 줄 명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기왕이면 벌초도 잘해 기분 좋은 명절을 맞아야겠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8-28

영일만 횡단대교

우정구 논설위원 세계에서 가장 긴 해상교량은 중국의 강주아오 대교다. 중국 본토 광동 주하이와 마카오를 연결하는 길이 55km의 다리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2.8km)의 20배가 넘는 길이다. 22.9km의 교량구간과 해저터널구간, 인공섬으로 구성돼 있다.이 다리 본체 구조물 공사에 소요된 철강만 40만t이다. 파리 에펠탑의 40배가 넘는 물량이다. 이 다리 건설로 자동차로 3시간 30분 정도 걸리던 두 지역 간의 거리가 30분으로 단축됐다.국내서는 2009년 완공된 인천대교가 가장 긴 해상교다.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잇는 21.3km 교량이다. 순수 교량구간만 11.8km에 달한다.육지가 아닌 바다위로 달리는 교량을 해상교라 부른다. 국내는 해상교가 136군데 있다. 섬과 섬을 연결하거나 섬과 육지 혹은 육지와 육지를 연결하는 다리다.해상교가 건설되면 통행시간 단축은 물론 물류비 감소 등 경제 효과와 더불어 해상교의 아름다운 경관 등으로 인한 관광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국내에 100군데가 넘는 해상교가 있지만 경북에는 해상교가 단 한 군데도 없다.포항의 영일만 횡단대교가 10여 년 전 지역균형발전 선도사업에 포함되면서 지역민의 기대를 모았지만 아직도 미실현 단계다.영일만 횡단대교는 포항시 남구 동해면과 북구 흥해읍 일대 바다를 가로지르는 길이 18km의 해상교다. 산업도로의 동맥으로, 또 동해안 고속도로의 완결 부분이자 지역의 오랜 숙원과제로 남아 있는 사업이다.최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대통령의 지시로 영일만 대교 건설이 내년에는 드디어 해결될 것 같다”는 소식을 전했다. 경북의 첫 해상교 건설에 서광이 보이는 순간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2-08-25

휴가철 선크림의 중요성

여름 휴가철 동안 선크림을 제대로 바르지 않았다가 심각한 상처를 입은 여성의 얘기가 해외언론에 보도되면서 자외선 차단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흔히 비 오는 날, 흐린 날, 겨울철 등에는 자외선차단제를 바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구름 낀 날에도 자외선의 80%가량은 피부에 도달하기 때문에 자외선차단제는 필수다. 심지어 안개 낀 날 피부에 닿는 자외선량이 맑은 날과 같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물속에 있어도 자외선에 노출되는 만큼 외출할 때는 무조건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SPF 수치는 자외선차단제를 바른 피부가 차단제를 바르지 않은 피부에 견줘 얼마나 오랫동안 화상을 입지 않고 견디는지를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SPF 수치가 50 이상이면 최상의 자외선 차단을 의미한다. SPF 수치가 30을 넘으면 피부 자극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는 SPF 30이면 충분하다. 생후 6개월 미만의 영아라면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기보다 햇빛 노출을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6개월 이상이라면 외출 시 옷이나 모자로 자외선을 최대한 가려주고, 얼굴과 같은 노출 부위에만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는 게 좋다. 자외선차단제는 가급적 외출 15∼30분 전에 바르고, 일상생활에서는 4시간마다, 야외활동 때는 2시간마다 덧발라야 한다. 스틱이나 스프레이 형태의 제품은 크림이나 로션 형태의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고 난 후 덧바를 때 이용하면 더 효과적이다. 마스크를 써도 자외선차단제는 발라야 한다. 다만, 마스크로 가리는 부위는 피부 트러블 발생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유분이 많은 자외선차단제는 피하는 것이 좋다. 여름 휴가철은 물론 가을 행락철을 건강히 보내기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제를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8-24

고향사랑 기부제

우정구 논설위원 농촌의 인구소멸과 고령화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2016년 일본에서는 ‘관계인구’의 개념이 도입된다. 관계인구란 관광과 구분되는 개념으로 도시 등 다른 지역에 살더라도 교육, 직업, 살아보기 등 다양한 목적을 갖고 주기적으로 한 곳을 방문하는 인구다. 일본에서는 이를 제3의 인구라 불렀다.일본의 인구소멸 구조와 비슷한 형태를 따라가는 우리나라 농촌지역에서도 지역소멸 대응의 새로운 방식으로 관계인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북도가 1시군 1관계 인구 특화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이 한 예다. 체험주택 임대사업이나 한달간 지역살이 등 지역별로 차별화된 살아보기 모델을 발굴하는 기획이다.고향사랑 기부제는 개인이 고향 등에 일정금액을 기부하면 국가는 세액을 공제해주고 지자체는 받은 기부금을 통해 지역 주민복리 증진 등의 용도로 사용해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는 제도다. 일본에서는 2008년부터 고향납세제란 이름으로 시행해 왔다.이 제도가 시행되면 농어촌지역 지자체의 세수확충에 기여하고. 대도시와 농어촌간의 세수격차 개선, 농어촌 경제 활성화 등 인구소멸을 걱정하는 지자체의 재정이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아질 공산이 큰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지난해 9월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해 내년 1월부터 우리도 고향기부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인구소멸 등 위기에 봉착한 농어촌지역의 경제를 살리고 인구유입 효과까지 바라보는 이 제도가 성공할지가 벌써 관심이다.일본에서는 제도 시행 13년만에 기부액이 82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고향사랑 기부제 시행에 대비한 지자체 준비와 적극적 홍보가 필요한 때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8-23

한국의 슈퍼컴퓨터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슈퍼 컴퓨터는 현존하는 컴퓨터 중에서 가장 크고 빠른 컴퓨터로, 특별히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데이터 처리가 요구되는 제약, 기상 예측, 신소재 연구, 인공지능(AI) 개발 등 분야에 활용된다. 세계 최고성능의 슈퍼컴퓨터는 지난 5월 말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2022 국제슈퍼컴퓨팅 콘퍼런스’에서 공개된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의 슈퍼컴 프런티어로, 실측 성능 기준 초당 연산 횟수가 1.102엑사플롭스(1엑사=100경)에 이른다. ‘엑사’는 100경(京)을 나타내는 단위로, 1EF는 1초에 100경 번의 연산을 처리한다는 의미다.한국에서도 세계 톱10 안에 들 슈퍼컴퓨터가 구축된다. 정부는 최근 2천9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600페타플롭스(PF)급 이상의 이론성능을 갖춘 슈퍼컴 6호기 구축 작업을 오는 2024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페타플롭스는 1초당 1천조번의 연산이 가능하다. 따라서 슈퍼컴 6호기는 1초당 60경번의 연산 처리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는 현재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운영하고 있는 슈퍼컴 5호기 누리온의 이론성능 25.7페타플롭보다 약 23배 빠른 속도다. 또 세계 슈퍼컴 성능 2위인 일본 이화학연구소의 후가쿠(이론성능 537페타플롭스)보다도 빠르다. 현재 세계 톱500 슈퍼컴 순위에 든 한국 슈퍼컴은 모두 6대다. 2021년 삼성전자가 반도체, 인공지능 연구 등을 위해 삼성종합기술원에 설치한 SSC-21가 15위로 가장 높은 순위다. 기상청의 구루와 마루가 31~32위, 키스티의 누리온이 42위, 올해 에스케이텔레콤이 대화형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설치한 타이탄이 85위, 삼성전자의 SSC-21 스캘러블 모듈이 315위였다.과학기술의 발달이 나라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8-22

트윈데믹

우정구 논설위원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코로나와 관련한 신조어들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던진 충격이 그만큼 컸다는 의미다. 코로나 팬데믹 2년동안 전세계적으로 수백만명의 안타까운 목숨들을 잃었다는 사실만으로 코로나19의 충격파는 매우 심각했다. 지금도 여젼히 진행 중이지만 그동안 등장했던 코로나19와 관련 신조어들을 살펴보면 우리사회의 단면들을 대략이나 짐작할 수 있다.△코로나블루(코로나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 △코로나케이션(코로나와 방학(vacation)의 합성어로 학교수업이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그 기간을 방학에 빗댄 말) △코로나디비드(코로나 사태로 심해진 사회양극화 현상) △코로노미쇼크(코로나로 발생한 경제적 충격) △금스크(코로나 확산으로 수요가 폭주하면서 마스크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생긴 말) △언택트(비대면, 비접촉 방식) △확찐자(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갑자기 살이 찐 사람). 그 외도 많은 신조어들이 만들어졌다.원래 팬데믹(pandemic)은 전염병이 전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는 현상을 뜻하는 것으로 세계보건기구가 선포한 감염병 최고 등급을 일컫는 말이다.거리두기 해제 후 처음 맞는 가을·겨울철을 앞두고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두 질병은 호흡기 감염질환이면서 열, 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까지 비슷해 증상만으로 환자의 구별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자칫하면 방역체계 혼란이나 심지어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없는 사태까지 올 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코로나19의 파장이 언제까지 뻗쳐나갈지 난감한 상황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8-21

민심의 바다

논어 위정(爲政)편에서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은 스승에게 정치에 관해 물었다.공자가 말하길 “정치란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 군사를 잘 갖추고, 백성이 신뢰하게 하는 것이다.” 자공이 재차 물었다. 부득이하게 이중 하나를 버린다면? 공자는 “군사”라고 말한다.자공이 다시 그중 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공자는 “식량을 포기한다”고 했다. 사람은 모두 죽기 마련인데 만일 백성에게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나라는 유지될 수 없다고 설명을 했다. 정치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깨닫게 하는 내용으로 자주 인용되는 대목이다.민심(民心)이란 통치권자 입장에서 보면 대중의 마음을 뜻한다. 그래서 옛날부터 민심은 천심과 통한다고 했다.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나라를 얻고 백성의 마음을 잃으면 나라를 잃는다는 뜻이다.순자 왕제편에 나오는 군주민수(君舟民水)는 백성과 군주의 관계를 매우 극적으로 표현한 내용이다.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니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엎기도 한다”는 뜻이다. 지도자는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일에 항상 경계를 게을리 하지 말라는 경고다.대한민국 헌법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국민의 마음을 떠난 정치는 존립 자체를 생각할 수 없다.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시작도 국민, 방향도 국민, 목표도 국민”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국민 뜻을 받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이제 국가가 도약하고 국민의 마음을 안심시킬 대통령의 비장한 각오가 어떤 내용으로 채워질지가 관건이다. 대통령의 분골쇄신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8-18

반평생 갚는 주담대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반평생 갚아야 하는 주택담보대출상품이 새로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17일부터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주담대 최장 만기를 45년까지 연장해 시행에 들어갔다. 우리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의 주담대 만기는 현재 40년이 최장이다. 대출금리는 오르고 상환 여력은 떨어지고 대출규제가 지속되자 은행권이 45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내놓은 것이다.단순 계산으로 30세에 빚을 내서 집을 사면 은퇴하고도 75세까지 상환해야 은행과 맺은 주담대 약정이 끝나 빚에서 해방될 수 있다. 말 그대로 반평생 빚만 갚다가 인생이 끝날 지경이다. 분할 상환 주담대 상품의 만기를 길게 책정하게 되면 상환 기간이 길어져 매달 원리금 부담액이 줄어든다. 따라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비율이 낮아져 대출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정부가 대출자의 상환 부담을 낮추기 위해 50년 만기 보금자리론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은퇴후 까지 빚을 계속 갚아야 한다면 곤란할 수 있다. 가령 30세 청년이 시세 6억원 아파트를 사기 위해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주담대인 보금자리론을 최대 한도인 3억6천만원까지 받았다고 하자. 50년 만기(금리 연 4.85% 적용)로 원리금을 상환하면 매달 159만6천여원을 부담해야 한다. 대출원금 3억6천만원에 대해 50년 상환 기간 동안 내야하는 총 이자만 해도 5억9천819만여원이다. 원금을 포함하면 총 9억5천819만여원을 75세까지 갚아야 한다.장기 상환 주담대 상품이 나온 것은 가계부채로 주택장만이 어려운 서민을 위해 나온 고육책으로 읽힌다. 주택정책은 어떤 정부라도 뾰족한 해법이 없는 난제란 탄식이 나올만 하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8-17

해파리떼의 습격

조선시대 실학자 정약용은 해양생물학 서적인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해파리의 모양을 이렇게 설명했다. “큰 것은 길이가 5∼6자나 되고 너비도 이와 같다. 머리와 꼬리가 없고 얼굴과 눈도 없다. 몸은 연하게 엉키고 모양은 중이 삿갓을 쓴 것과 같다.”한자어로 해타라 부르며 당시 사람들은 삶아서 먹거나 회를 만들어 먹었다고도 전했다.해파리는 투명하며 갓 둘레에 많은 촉수를 가지고 있는 일종의 동물성 플랭크톤이다. 촉수에는 쏘기세포가 있어 동물분류학상 자포동물문에 속한다. 젤리 같은 몸을 가져서 영어로는 젤리피시(jelly fish)라고 부른다. 크기가 1∼2mm 밖에 안되는 것도 있으나 큰 종류는 1m∼2m가 넘는 것도 있다.고깔해파리나 바다 말벌이란 별명을 가진 상자해파리는 맹독을 갖고 있어 쏘임을 당했을 때 자칫 목숨도 잃을 수 있다고 한다.제주, 부산, 경북 포항 등 동해안 해수욕장 일대에 독성 해파리떼가 자주 나타나 극성을 부리고 있다. 해수욕장마다 수십 명의 피서객들이 해파리에 쏘여 치료를 받는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해파리에 쏘이면 통증이 심하고 홍반, 채찍 모양의 상처, 발열, 오한, 근육마비 등의 증세를 나타낸다. 응급처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호흡곤란, 신경마비를 일으키기도 한다.국립수산과학원은 서해, 남해, 동해 등 전국 18곳을 해파리고밀도 출연지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해파리의 잦은 출몰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고수온 현상 때문이다. 최근 바닷물이 수온 28도 이상 이어지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아열대종 해파리의 활동 반경이 그만큼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해파리떼의 습격이다. 지구온난화를 자초한 인간에 대한 경고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8-16

다크패턴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다크패턴은 인터넷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에서 사람을 속여 물건을 구매하거나 서비스에 가입하게 하도록 디자인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가리킨다. 모바일시대에 쓰이는 새로운 신종사기 수법인 셈이다.다크패턴은 2011년 영국의 독립 디자이너 해리 브링널이 개념화한 용어로, 인터넷 사이트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자들을 은밀히 유도해 물건을 구매하거나 서비스에 가입하게 하는 등 원치 않는 행동을 하게 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일상에서 경험하는 악성코드나 피싱도 다크 패턴의 일종이다. 다크 패턴은 부드러운 개입을 통해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것을 뜻하는‘넛지’와 비슷하지만, 속임수에 가깝다.2019년 프린스턴대 연구진은 쇼핑 사이트 1만1천개의 제품 페이지를 분석해 이들 사이트의 11.1%가 한 개 이상의 다크 패턴을 이용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15개의 다크 패턴을 목록화했다. 이들이 발견한 다크 패턴의 가장 흔한 방식은‘남아 있는 상품이 1개뿐이다’또는 ‘이 상품을 232명이 함께 보고 있다’ 등의‘마감 임박’ 정보를 제공해 잠재적 구매자들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런 마감 임박 숫자는 사실 무작위로 생성되거나 시간 흐름에 따라 줄어들도록 설정돼 있다.또 물건의 가격 비교를 어렵게 만들거나, 결제 과정의 마지막에 배송비와 세금을 부과해 가격을 속이고, 무료 이용 기간이 끝나면 알림 없이 신용카드로 비용을 청구하고, 사용자를 속여 다른 웹사이트로 이동하는 아이콘을 누르게 하는 경우 등이 다크 패턴에 속한다.정보화사회에서 자칫하면 다크패턴의 꼬임에 빠지거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아는 것이 힘이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8-15

반지하의 민낯

외신들은 서울의 반지하 주택을 이렇게 표현했다. semi-basement(절반지하층), underground apartment(지하아파트) 또는 우리말로 풀어 banjiha라고도 했다. 외국인의 눈에 비친 반지하는 낯설고 어설펐다.서울의 물난리가 나면서 반지하층에 살던 일가족 3명이 참변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외신들은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벌어진 참사를 일제히 보도했다, 영화 ‘기생충’에서 보았던 것과 똑같은 주택 구조에 살던 가족이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며 한국사회의 반지하 주택을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렸다. 이곳은 빈곤층이 많이 사는 곳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반지하 주택은 옥탑방과 함께 한국의 열악한 주거공간을 대표하는 장소다. 햇볕이 부족해 눅눅하고 곰팡이가 냄새가 나는 주로 저소득층이 기거하는 주거공간이다.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기생충’의 배경이 된 집이다. 한국사회의 빈부격차 문제를 지적한 이 영화로 외국서도 우리의 반지하 주택이 조금은 알려져 있다.우리나라 반지하 주택의 시작은 1970년대다. 전쟁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남북분단의 상황에서 반지하를 대피소로 활용하면서 생겨났다. 이후 서울로 인구가 대거 몰리면서 주택난이 심화되자 지하 1층을 주거공간으로 허용한 것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2020년 현재 32만가구 정도가 아직 반지하층에 살고 있다. 이번처럼 폭우가 쏟아지면 빠져나올 수 없을지도 모르는 열악한 환경에서 많은 사람이 여전히 살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서울의 민낯이다.정부가 반지하에 대한 주거 대안을 찾겠다고 하나 당장 해결책은 없다. 매년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인구의 서울 집중을 막는 것이 근본 해결책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8-11

침수차량 피해 줄이는 법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110년만의 사상 최대 폭우로 물폭탄을 맞은 서울에서 침수차량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차량 침수피해를 줄이기 위해 행동요령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먼저 침수가 예상되는 지역은 우회하는 것이 가장 좋다. 물이 불어난 구간을 불가피하게 지나야 한다면 변속을 피하고 저속으로 주행하는 것이 좋다. 시속 5~10km 미만의 속도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천천히 이동하는 것이다. 변속 과정에서 머플러 배기로 물이 유입될 수 있다. 도로 위에 불어난 물이 바퀴의 반 이상 높이라면 해당 구간은 피하는 게 좋다. 통상 자동차는 50cm 내외의 물웅덩이를 지날 수 있도록 방수처리 한다. 전기차도 가장 중요한 배터리를 포함해 주요 전원부를 방수처리 한다. 감전 등의 우려는 없지만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는 게 좋다. 특히 불어난 물로 주행 중인 차량의 엔진이 꺼질 경우 절대 시동을 걸면 안 된다. 침수차에 시동을 걸면 엔진 내부로 공기가 아닌 물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유입된 물은 주변의 전자부품까지 손상시켜 엔진을 교체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자칫 1천만원 이상의 수리비가 발생할 수 있다. 만일 차량이 침수됐다면 수해차량 특별정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를 활용하면 수리비의 최대 50%까지 할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쌍용자동차는 자연재해로 피해를 본 고객을 대상으로 10월 말까지 ‘수해차량 특별정비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차그룹은 연말까지 수해차량 수리비를 최대 50% 할인하기로 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9월 말까지 호우 피해 고객 관련 특별 서비스를 제공한다. 피해 고객은 보험수리 시 자기부담금(면책금)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천재지변을 피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8-10

쇄신론

우정구 논설위원 쇄신(刷新)의 사전적 의미는 “나쁜 폐단이나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롭게 한다”는 뜻이다. 혁신(革新)과 비슷하나 혁신이 기존의 제도나 습관 등을 새롭게 하는 것으로 본다면 쇄신은 주로 조직의 사람이나 기구의 구성을 새롭게 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정치 체제나 사회 제도 같은 것을 뜯어고친다는 뜻의 개혁(改革)도 비슷한 용도로 함께 쓰이고 있으나 개혁은 합법적으로 바꾸어갈 때 쓰는 말이다.쇄신이든 혁신이든 개혁이든 모두가 잘못된 관습이나 조직과 사람 등을 바꾸는 데 목적이 있다. 그 결과는 조치 이전보다 훨씬 좋은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어록 가운데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치열한 국제 경쟁사회에서 세계 일류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철저한 조직의 변화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그의 혁신 의지를 드러낸 대목이라 하겠다.이처럼 독한 마음을 먹지 않으면 기업이든 개인이든 새로운 도약을 꿈꾸기 어렵다. 기술의 고도발달로 세상이 급변하는 지금은 눈 깜짝할 사이 일류와 이류가 자리를 서로 맞바꿀 수 있다.정치도 마찬가지다. 사회 전반의 변화에 맞춰 끊임없는 변화와 쇄신을 거듭해야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휴가 후 복귀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다. 지지율 급락에 대처하는 대통령의 처방이 궁금해서다.윤 대통령이 어떤 쇄신책을 내놓을지 알 수 없다. 역사적으로 나라의 안정은 민심을 떠나 존립할 수 없었다. 쇄신도 국민의 마음에서 출발해야 성공하는 법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8-09

베블렌 효과(Veblen Effect)

베블렌 효과는 가격이 오르는 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을 가리킨다. 과시욕이나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고가의 물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경우, 값이 오르면 오를수록 수요가 증가하고, 값이 떨어지면 누구나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구매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소비편승효과’라고도 한다. 이 용어는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사회평론가인 베블런이 1899년 출간한 저서‘유한계급론’에서 “상층계급의 두드러진 소비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자각 없이 행해진다”라고 말한 데서 유래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 등 이른바 ‘에루샤’3사로 불리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이 베블렌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명품 소비가 흔해진다면 명품의 권위도 ‘갑’에서 소비자가 우위인 ‘을’로 바뀌는 게 정상인데, 한국의 명품 브랜드들이 오히려 ‘슈퍼갑’이 되고있는 이유도 베블렌 효과에서 비롯됐다는 진단이다. 이들 명품 한국 법인들은 고용 확대에는 인색해 국내 시장에서 막대한 이익을 가져가면서도 한국시장에서는 고용이라는 재투자 없이 돈만 벌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 결과 국내 소비자들은 수백만~수천만원의 비싼 제품을 구매하고도 질 낮은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시장에 진출한 명품업체들은 아무리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들이 줄 서서 사니 굳이 사회 공헌 활동에 큰 돈을 쓸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이러니 명품업체들의 횡포는 갈수록 심해진다. 제품가격을 한 해에도 몇 번씩 올리고, 사회공헌에도 무관심하다는 언론의 지적에도 무관심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무관심한 명품업체들에게 철퇴를 내릴 방도는 없는 걸까 궁금하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8-08

여름나기

우정구 논설위원 어느 시인은 여름철의 무더위를 이렇게 표현했다. “등에 불이 붙는가 하면 머리 위에서 타는 냄새가 난다. 아스팔트는 펄펄 끓는가 했더니 어느새 엿가락 늘어지듯 허물거린다….”여름은 1년 4계절 중 두 번째 계절이다. 태양의 남중 고도가 높아 기온이 가장 높은 시기다. 절기로는 입하(立夏·5월5∼6일)에서 입추(立秋·8월7∼8일)까지다. 우리나라 여름은 대구와 서귀포가 가장 빠른 5월 7일에서 13일경 시작하고 포항과 제주시가 5월 14∼20일, 그 밖은 5월 21∼말일경으로 본다.습기를 동반한 비가 많아 불쾌지수가 높다. 장마와 태풍, 가뭄 같은 자연재해가 많은 계절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4계절 중 여름을 가장 싫어한다.소서, 대서를 지나고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추가 어제(7일)다. 대서(大暑·7월 23일)는 예로부터 농부도 모든 일손을 놓고 더위를 피해 나무그늘 아래서 쉬는 때다. 초중고 방학도 무더위가 한창인 이 시기에 시작한다.절기상 입추가 지났는데도 더위가 물러날 기미는커녕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릴 것 같다. 물가가 치솟고 경기침체와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승으로 모두가 지쳐있는 이 시기에 더위마저 우리를 힘들게 한다.조선시대 유학자인 정약용은 소서팔사(消暑八事)를 통해 더위를 피하는 8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느티나무 그늘에서 그네타기, 동쪽 숲에서 매미소리 듣기, 달밝은 밤에 계곡 물에 발담그기 등등이다. 선풍기도 에어컨도 없던 그 시절 선비들은 자연에 순응하며 여름나기를 했다. 에어컨 바람에만 매달려 있는 현대인도 선조처럼 자연을 벗삼아 한더위를 피해보면 어떨까. 자연의 정취도 느끼고 전기절약도 하고 말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8-07

낸시 펠로시

낸시 펠로시(82)는 미국을 대표하는 여성 정치인이다. 미국 최고의 여성 권력자라고도 한다. 보통 미국의 유명 고위 여성 정치인을 꼽으라면 힐러리 클린턴을 떠올리나 힐러리는 영부인과 국무장관을 지낸 것이 다다. 의전서열이나 대통령 승계서열, 권한과 책임 범위를 따지자면 하원의장과는 비교도 안 된다. 하원의장은 대통령 승계서열 2위이자 권력서열은 3위다.펠로시는 미국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하원의장이다. 1987년 처음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31년 동안 16회에 걸쳐 무난히 재선에 성공한 의원이다.그는 민주당원으로서 정치적 색깔은 진보주의 성향에 가깝다. 특히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책에 강하게 맞섰으며, 미 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문을 찢은 일화로도 유명하다.펠로시 의장은 1991년 하원의원 시절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정부 몰래 천안문 사태 희생자 추모를 위한 시위를 벌이다 중국 정부에 구금된 일도 있다.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를 지지하고 대만을 독립국가로 인정하는 정치인이다. 중국이 그를 싫어할 이유는 충분하다.세계적인 국제 전문가인 미국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 토마스 프리드먼은 그의 대만 방문에 대해 “무모하고 위험하며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했다. 신냉전 시대를 맞아 중국을 자극할 필요가 없으며 대만 입장에서도 더 안전하고 더 득이 될 것도 없는 행동이라고 꼬집었다.펠로시의 대만 방문이 국제 정치외교계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펠로시를 윤석열 대통령이 만나지 않은 것도 미·중 사이에 끼인 한국의 입장을 단적으로 보여준 좋은 사례다. 세계정세가 불안해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우정구(논설위원)

2022-08-04

‘역시즌’마케팅

유통업계에‘역시즌 마케팅’이 인기다. 장마에 이어 폭염이 이어지는 한여름에 겨울 의류를 판매하는 걸 말한다. 한겨울 의류는 단가가 비싸지만, 여름에 구입하면 상대적으로 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은 매출을 높일 수 있고, 제조업체는 공장 가동일을 분산하고 재고 부담을 덜 수 있어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유통업계에선 매년 역시즌 상품 행사를 해왔지만, 치솟는 물가가 극성인 올해에는 행사 기간도 길어지고 상품가짓수도 늘어났다. TV홈쇼핑이나 백화점뿐 아니라 이커머스 업체들도 온라인에서 역시즌 행사를 펼치고 있다.롯데온은 8월 한 달간‘돌아온 역시즌’행사를 진행한다. 가장 더운 이때 겨울 패션·잡화를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지난 6월초부터 진행한 역시즌 행사에서 니트·스웨터 등 역시즌 상품 판매가 2배가량 늘었기에 이번엔 겨울 신발과 가방 등 패션 상품을 판매한다고 한다.W컨셉은 14일까지 2주간 역시즌 할인 행사 기획전을 열고, 200여개 브랜드와 1만2500여종 상품을 최대 80% 할인해 판매한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6월에 진행한 모피 역시즌 판매 방송에서 1시간 만에 자체 기획 브랜드 상품부터 직수입 상품까지 80만원대부터 1천만원대의 모피를 1천벌 이상 팔았다.현대백화점도 8월 한 달간 역시즌마케팅에 나선다.‘미리 준비하는 겨울’을 테마로 겨울 패션 상품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지난 7월부터 시작한 신세계백화점의 프리미엄 패딩 팝업스토어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43%가 넘게 늘어났다.기업은 여름철 비수기 실적을 올리고, 소비자는 고가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역시즌 마케팅이 고물가 시대 새로운‘윈윈(Win-Win)’ 전략이 되고 있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8-03

태풍

태풍은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열대성 저기압이다. 나무가 뽑혀 나갈 정도의 강한 바람과 집중호우를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한반도는 나라의 길이가 긴 중국과 일본에 비해 비교적 태풍으로부터 안정권이다. 매년 30건의 태풍이 발생하나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3.1개 정도다. 거의 7월, 8월, 9월에 집중된다. 그러나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이 늘고 가을 태풍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걱정이다. 2019년에는 8개, 2020년은 6개의 태풍이 한반도를 내습했다.우리나라로 향하는 태풍은 대부분 일본으로 빠지거나 제주도와 경상남도, 전라남도에 주로 직접적 피해를 준다. 진로가 시계방향으로 휘어 포물선 형태를 그리기 때문에 경북 동해안도 종종 큰 피해를 입는다.태풍은 발생지역에 따라 명칭이 다르다. 인도양과 남태평양에서 발생하면 사이클론, 미국에서는 허리케인이라고도 부른다. 영어 typhoon은 그리스 신화의 거대하고 강력한 괴물 티폰(typhon)에서 유래했다. 한국은 태풍(颱風)이라 표기하지만 일본은 ‘台風’으로 쓴다.한국에 가장 큰 인명피해를 입힌 태풍은 1936년 8월 발생한 태풍 3693호(당시에는 태풍 명칭이 없음)으로 1천232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재산상 가장 큰 피해를 낸 태풍은 2002년 8월에 발생한 태풍 루사다. 5조1천400여억원의 피해가 났다.한반도로 향하던 5호 태풍 송다와 6호 태풍 릴레이가 모두 열대저압부로 약해지면서 소멸 단계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올 여름도 휴가철이 끝나면 태풍 7호, 8호가 밀어닥칠 것이 예상된다. 올해는 비만 적당히 뿌려 가뭄 해갈과 지구 온도를 낮춰주는 유익한 태풍이 한반도를 거쳐갔으면 좋겠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8-02

선크림 선택법

한여름 뜨거운 뙤약볕에 나설 때 선크림은 필수다. 햇살에 포함된 자외선은 사람의 피부를 늙게 만들 뿐만 아니라 피부의 콜라겐 분해를 촉진해 주름을 만들고,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세포를 자극해 기미 등의 색소 질환을 악화시킨다.더구나 만성적인 자외선 노출은 편평세포암, 기저세포암과 같은 피부암에 걸릴 위험도 높인다. 따라서 야외활동을 할 때는 반드시 자외선 A와 B를 모두 차단할 수 있는 자외선차단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자외선 차단지수인 SPF는 자외선 B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정도를 나타낸다. PA는 자외선 A에 대한 차단 지수이며, 그 정도에 따라 +/++/+++ 로 표시된다. 일상적인 야외활동을 할 때는 SPF 30~50, PA ++~+++를 고르고, 해수욕장 등 자외선이 강한 지역에서는 SPF 50 이상, PA +++ 이상인 제품을 골라야 한다. 민감성 피부의 경우는 SPF 20을 권한다. SPF15는 94%, SPF30은 97%, SPF50는 98%의 차단율을 보인다.한 번 바른 차단제는 땀 등의 영향으로 조금씩 씻겨나가므로, SPF가 높은 것을 선택하더라도 양을 충분히 도포하고 자주 덧바르는 것이 중요하다.일반적으로는 외출 30분 전에 미리 도포하고, 2~3시간마다 충분한 양을 꼼꼼하게 발라야 한다. 민감성 피부의 경우에는 가급적 화학적 차단제가 들어있지 않은 물리적 차단제, 저자극 제품, 무향, 무알레르기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화학적 자외선차단제는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화학적 및 물리적 차단제제가 적절히 혼합되어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피부건강을 지키기 위해 내 몸에 맞는 선크림을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8-01

소설가 연구원장

경북도가 소설가(이인화)이자 이화여대 응용융합콘텐츠학과 교수를 역임한 유철균 전 교수를 대구경북연구원장에 임명해 화제다. 대구경북연구원은 1991년 대구시와 경북도가 출연한 정책 연구기관이다. 대구경북의 산업과 경제, 도시계획, 교통, 문화,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시책을 연구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이른바 지방정부의 싱크탱크다.이곳의 수장이 소설가 출신이라니 이색적이다. 물론 그의 경력 중에 이화여대 융합콘텐츠학과 교수 이력이 있으나 관례적인 연구기관의 수장 이력과 비교하면 파격적이고 어색하다.경북도는 인문학 기반의 원장을 선임한 배경에 대해 “융합적 연구와 파괴적 정책 대안 제시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아이디어가 중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디지털과 인문학적 역량을 갖춘 혁신형 리더로서 역할을 기대한다”고도 했다.지금 우리시대는 상식이 파괴되는 시대다. 융복합적 사고로 이뤄지는 과학의 발명이 상식의 범주를 넘어서고 새로운 창의를 만들어 내는 세상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문, 과학, 기술 등 각각의 세분화된 학문이 서로 결합하고 통합하며 나아가 이를 응용해 새로운 분야를 창출하는 과정들이 반복되고 있다.예술과 기술이 만나고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 파괴적 변화를 일으킨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리가 맞을 미래는 아무도 상상 못 할 일들로 가득할지도 모른다. 인공지능 기술을 필두로 나타나는 초연결, 초지능, 초융합 세상에 대처할 우리의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소설가 출신 연구원장 임명이 파격적이지만 파괴적 변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가오는 것은 시대 흐름에 맞기 때문일 것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