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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구 수성유원지

우정구 논설위원 대구 수성유원지는 대구 12경의 하나로 소개되는 곳이다. 대구시민이 가족과 함께 즐겨찾는 장소이자 대구시민의 정서가 담겨 있는 유서 깊은 장소다.일제 강점기인 1924년 수성못 일대 농민들은 신천을 농업용수로 사용했으나 신천이 상수도로 사용되면서 농업용수 부족을 겪게 되자 일본인 미즈사키 린타로와 함께 저수량 70만t의 수성못을 축조하기에 이른다. 당시 축조에 공로가 컸던 미즈사키 린타로는 그의 유언에 따라 그의 묘가 수성못 부근에 조성돼 있다.수성유원지보다 수성못으로 더 알려진 이곳의 명물로 수성관광호텔(현재 호텔수성)을 꼽지 않을 수 없다. 대구 최초의 관광호텔로 고 박정희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유명하다. 박 대통령이 대구에 오면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곳에 머물러 박정희 별장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지금도 그가 머물던 방이 남아 있어 관광용 객실로 팔려나간다 한다.1980년대까지만 해도 수성못 둘레에는 100개가 넘는 포장마차가 성행, 불야성을 이뤘으나 1991년 수성못 일대 정비가 시작되면서 모두 사라졌다.수성못 한쪽 편에는 대구에서 태어난 독립운동가이자 문학 시인인 이상화를 기념하기 위한 상화동산이 조성돼 있고 그의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시비도 세워져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곳에서 시장 출마를 선언해 당선이 됐다.대구 대표 명소인 수성못의 소유권을 한국농어촌공사에서 대구시나 수성구청으로 무상 이양하자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된다고 한다. 농업용수 기능이 사실상 폐지된 저수지를 지방자치단체로 넘겨 효용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수성못이 명소에 걸맞는 변신을 거듭할지도 주목된다./우정구(논설위원)

2022-10-27

추억의 우체통

홍석봉정치에디터 포항 송도해수욕장 산책길 위에 위치한 ‘추억의 소식통’이 이용객이 없어 흉물로 전락했다는 소식이다. 이 우체통은 지난 2016년 10월 송도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가 500만원을 들여 설치했다.과거 해맞이 관광명소로서 이름 높았던 해수욕장의 풍경을 되새기고 이곳을 방문한 시민과 관광객들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편지지와 필기구를 갖춰 누구나 이용토록 했다. 우편물은 무료 발송해주었다. 카드나 편지를 부치면 작성일 기준 6개월 후 포항우체국을 통해 받아볼 수 있었다.이 우체통도 세월의 무게는 이기지 못했다. 해풍에 녹슬고 관리부실이 겹쳐 이용객이 뚝 끊겼다. 붉은색 페인트는 벗겨지고 녹슬어 상처 투성이가 됐다. 부스 안은 편지 대신 뿌연 먼지만 쌓였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장소로 기억될 우체통이 관리부실로 흉물이 되고 말았다.김천의 소리길에는 지역출신 트로트 가수 김호중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트바로티 우체통’이 설치돼 있다. 서울 용산공원에는 윤석열 정부가 국민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경청 우체통’도 있다. 구미의 ‘희망우체통’, 울산 간절곶의 ‘소망우체통’, 광주의 ‘듣는다우체통’, 현충원의 ‘하늘나라우체통’, 한때 관광지마다 설치돼 사연을 전달하던 ‘느린 우체통’ 등등….이색적인 이름의 ‘우체통’이 우리 주변에 하나 둘 등장해 관심을 끈다. 이용만큼 관리가 중요하다. 1년에 편지 한 통 쓰지 않는 요즘 세태다. 편지는 어느새 우리에게 추억의 하나로만 남아 있다. 편지를 대신하던 카카오톡의 먹통 사태가 편지에 대한 추억들이 새록새록 돋아나게 한다. 이색 우체통들이 편지로 사연을 전하던 설레임의 감성을 채워주고 있다./홍석봉(정치에디터)

2022-10-26

락다운 세대

우정구 논설위원 한때 ‘이태백’이란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말의 줄인 것으로 우리사회 청년의 취업난을 빗댄 표현이다.비슷한 뜻의 N포세대가 있다. 모든 것을 포기한 세대라는 뜻이다. 원래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여기에 취업과 내집 마련이 추가되면서 ‘오포세대’로 변했고, 지금은 꿈과 희망까지 모든 것을 포기한 N포세대로 바뀐 것이다.중국도 젊은층 사이에 이와 비슷한 탕핑주의라는 말이 유행했다. “일할 것 없이 그냥 누워있는 게 낫다”는 젊은이의 자포자기식 사고를 꼬집은 표현이다. 이 말이 유행하자 급기야 중국 정부는 이를 금기어로 지정했다.일본에서 유행했던 ‘사토리세대’도 유사하다. 돈 버는 일은 물론 출세에도 관심이 없는 일본 젊은이의 사고를 빗댄 표현이다. 나라마다 젊은이의 생활 태도와 생각의 단면을 콕 찍어 만든 유행어가 생산되고 있으나 공교롭게도 모두가 비슷하다. 첨단과학이 발달하고 생활이 풍요로워져도 세상살기가 만만치 않다는 현실 세태를 반영한 결과다.2020년 국제노동기구는 코로나19로 ‘락다운(봉쇄)세대’의 출현을 예고했다. 코로나가 청년의 고용과 교육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면서 한창 미래를 준비해야 할 젊은이의 모든 것을 앗아갈 거란 예고다.한 경제단체가 대학졸업예정자 등을 대상으로 취업인식 조사를 해봤더니 응답자의 66%가 “구직을 단념했다”고 답했다.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로 취업의 문이 좁아진 탓도 있으나 코로나 파고를 넘지 못한 젊은이의 상실감이 쌓여 나타난 결과일까 걱정이 된다.청년 위기의 시대다. 확실한 청년실업 대책부터 세워 청년이 사회로부터 봉쇄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급하다./우정구(논설위원)

2022-10-25

울릉 도동항 향나무

여객선을 타고 울릉도 관문인 도동항에 도착하면 산 중턱에 위풍당당한 향나무가 주민과 관광객을 반긴다. 도동항 동편 기암괴석 위에 우뚝 솟아 있는 이 향나무는 울릉도의 상징이자 문지기였다. 척박한 암벽에 뿌리내린 채 2천년 이상 세월 동안 울릉도를 묵묵히 지켜왔다. 뿌리 부분의 둘레가 4.3m, 높이 9.5m로 웅자가 남다른 향나무다.  그런데 울릉도의 상징인 이 향나무가 지난달 6일 울릉도를 덮친 태풍 힌남노에 의해 뿌리째 뽑혔다. 볼성 사납게 된 이 향나무는 그 고귀함은 뒤로한 채 자칫 낙석 등 또 다른 위험을 안게 됐다. 이에 울릉군국유림관리소와 울릉산악구조대가 지난 20일 밧줄과 앵커 등을 이용해 뽑힌 향나무를 바위에 결박하는 조치를 했다. 구조대는 이와 함께 향나무 위 부위를 잘라 남부산림청에 제공했다. 산림청은 이를 후계목 조성 및 생태 연구 등에 사용키로 했다. 울릉도 대표 향나무의 수난은 이뿐만 아니다. 수령 2천300년으로 조사된 우리나라 최고령 향나무가 또 있다. 도동 마을에서 바라보이는 이 향나무도 지난 1985년 10월 태풍 브랜다로 한쪽 가지가 꺾여나갔다. 울릉군이 긴급 보수해 현재 두 가닥 쇠줄에 의지한 채 가까스로 몸을 지탱하고 있다. 울릉도 대표 향나무의 잇단 수난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번에 뿌리가 뽑힌 향나무는 일제강점기 시절 도동항 사진에도 나온다. 울릉도 주민들은 섬사람들의 개척정신을 대변해 주는 향나무라며 자랑스럽게 여겨왔다. 이제 이 향나무의 기품 높은 풍광은 다시 보기 어려워졌다. 울릉도의 상징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재생이 어렵다면 고목이라도 원형 복원해 재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울릉도 향나무는 상징 이상의 가치가 있다. 또 피해목 주위에 비슷한 수령의 향나무가 여럿 남아 있다고 한다. 남은 향나무의 보존과 관리에도 더욱 신경써야 할 터이다. /홍석봉(정치에디터)

2022-10-24

마약과의 전쟁

우정구 논설위원 아편전쟁은 1840년과 1856년 두 차례 걸쳐 영국과 중국 사이 무역분쟁으로 인해 일어난 전쟁이다.청나라로 유출되는 은화(銀貨)를 회수하기 위해 영국이 청에 아편을 살포한 것이 원인이 됐지만 전쟁에서 패배한 중국은 그 대가로 홍콩을 내주게 된다. 1841년부터 156년동안 홍콩은 영국의 지배를 받는다.중국 역사에 가장 치욕스런 전쟁으로 남아 있기에 지금도 중국은 마약과 관련한 범죄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는 강경 일변도다. 2014년 마약과 관련한 한국인이 체포되자 한국의 신변양도 요청에도 사형을 집행한 적도 있다.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마약을 공공의 적으로 선포하면서 마약과의 전쟁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이후 미국의 모든 대통령이 마약에 관한한 강경책을 폈으나 결과적으로 마약 이용자를 줄이는 데는 실패했다. 단순히 금지된 마약을 사용했을 뿐인데 많은 사람이 마약 전과자로 낙인되면서 오히려 직장을 구하지 못해 빈곤층이 더 늘어나는 역효과가 생긴 것이다.마약 청정국으로 알려진 우리나라도 마약관련 사범이 급증하고 있다. 경찰 발표에 의하면 2017년 이후 5년동안 마약밀수단속량이 무려 18.4배가 늘었다. 특히 연예인 등 일부 계층 중심으로 사용되던 것이 이젠 젊은층까지 광범위하게 번져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이 경찰의 날 행사에 참석해 마약과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해 달라는 주문을 했다. 마약의 우리 사회침투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마약은 중독성이 강해 한번 중독되면 빠져나오기 힘들어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 한다. 마약에 대한 우리 사회의 경각심부터 높아져야겠다./우정구(논설위원)

2022-10-23

부동산시장 10년 주기설

우정구 논설위원 수년간 급등세를 보이던 집값이 정부의 규제와 미국발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속수무책으로 떨어지고 있다.이사철임에도 집을 사고자 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어 일부 신축 아파트는 분양가를 밑도는 마이너스 피가 형성되고 있다. 또 살던 집이 안 팔려 새로 구입한 아파트에 입주를 못해 전전긍긍하는 이도 많다.이같이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자 업계서는 “부동산시장 10년 주기설이 재현되는 것 같다”는 견해도 나온다. 10년 주기설은 부동산 가격이 10년 단위로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는 현상이다.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가 주기를 갖고 상승 하락하지만 주기를 특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주장도 한다.그러나 올 들어 7월까지 주택 거래량을 살펴보면 10년 전인 2012년과는 비슷한 양상이다. 아파트 누적 거래량을 보면 올해와 10년 전이 연간 최저 거래량에서 나란히 1,2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시기를 특정하지 않는다지만 공교롭게도 10년전과 지금의 침체 상황이 거의 닮은 꼴이다. 경제가 저성장 기조에 놓였을 때는 경기진작 효과가 큰 부동산 경기부터 먼저 살린다. 부동산 경기는 주택·건설 등 경제후방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대구와 경북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미분양 아파트가 쌓여 있다. 전국 미분양 물량의 40%가 이곳에 있다. 게다가 신축을 준비 중인 아파트도 많아 부동산 경기가 장기 침체할까 걱정하는 사람도 많다.특히 중개업소, 인테리어업체, 이사짐센터 등 관련업계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경제적 어려움이 겹쳐 경기진작을 호소하고 있다. 부동산이 급등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급락도 좋지 않다. 당국의 적절한 대책이 나와야 할 때다./우정구(논설위원)

2022-10-20

양곡관리법

홍석봉정치에디터 쌀이 남아돌아 난리다. 쌀 생산량은 매년 조금씩 준다. 반면 소비량은 더 많이 줄어 쌀이 남아돈다. 식습관 변화 탓이다. 정부는 올해 45만t의 쌀을 시장격리 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역대 최대 물량이다. 올해 초과 생산량 25만t보다 20만t 더 많다. 공공비축미 45만t을 포함하면 올해 모두 90만t이 시장에서 격리된다. 과잉 생산에 따른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다.정부는 2005년 공공비축제를 도입했다. 이후 17차례 쌀을 시장격리해 초과 생산된 쌀 298만t을 매입했다. 5조4천억원을 썼다. 쌀 생산량은 변화가 크지 않지만 수요가 줄면서 쌀값이 지속 하락하고 있다. 여야가 쌀값 보장 방법을 두고 충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쌀이 시장격리 요건에 해당할 경우 초과생산량 전량을 격리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발의,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양곡관리법이 시행되면 2030년까지 생산량이 연평균 46만8천t을 초과, 매년 1조443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다.반면 정부여당은 양곡관리법이 시행될 경우 벼 재배 농가가 늘어 쌀 공급 과잉이 심화될 것을 우려한다. 고령화된 농촌에서 벼는 손이 적게 가고 편하게 지을 수 있는 작물이다. 기계 영농과 관리가 가능, 선호도가 높다. 값을 보장해주면 벼 재배가 늘고 과잉생산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쌀의 과잉 생산을 막고 재고를 쌓지 않는 게 최선의 방안이다. 농민들이 다른 농작물을 재배하도록 유도하고 생산량을 조정하는 계획농정이 절실하다. 양곡관리법은 야당이 의석수로 밀어붙이면 ‘대통령 거부권’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지금 정치권은 농심과 국익의 선택 기로에 섰다./홍석봉(정치에디터)

2022-10-19

흔들리는 건강보험 재정

우정구 논설위원 의료보험제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복지정책의 하나로 손꼽힌다.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도 극찬을 했다는 한국의 의료보험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판도 받는다.경제 대국인 미국은 개인의 의료비 지출이 세계 최고이면서 건강 수준은 OECD국가 중 하위권이다. 의료기관들 대부분이 사설기관에 의해 운영됨으로써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의료비 때문에 연간 수백만명이 가계 파산에 이르고 의료채무가 미국인 파산의 주요 원인이라고 하니 잘 사는 나라 미국의 아이러니다.의료보험제도란 여러 사람이 의료비를 모아 지불함으로써 많은 비용이 드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비용대비 효과를 극대화 하겠다는 제도다.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책 가운데 가장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것 중 하나가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보장성 강화 정책이다. 2019년 5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시 당대표는 문재인 출범 2주년을 맞아 최고위원회를 열고 그 자리서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가 제가 여러나라를 돌아다녀 본 바로 가장 우수한 제도라 생각한다”며 문재인 케어를 자랑스럽게 말한 적이 있다.코로나19 영향으로 병·의원 진료가 줄면서 흑자를 유지하던 건강보험재정이 내년부터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에 의하면 내년에 당장 1조4천억원의 재정적자가 예상되고 이 상태로 가면 6년후인 2028년에는 재정이 바닥날 것이란 분석이다. 급격한 고령화와 재정사정을 고려않은 문 정부의 보장성 강화정책이 재정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 한다. 보장성 강화란 재정투입이 불가피한데, 섣부른 정책 결정이 화를 자초한 셈이다. 지금이라도 빨리 손볼 것은 손봐야 한다. /우정구(논설위원)

2022-10-18

카톡 먹통과 유비무환

홍석봉정치에디터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이 먹통이 됐다. 전 국민들이 한순간 혼란에 빠졌다. 국민 생활 전반에 큰 지장을 가져왔다. 개인과 집단 등 결제와 소통이 멈췄다. 카카오 관련 서비스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이번 사태는 국민들의 카톡 의존도와 위험을 동시에 깨닫게 해 주었다. 우리 생활에 카톡이 얼마만큼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 실감케 했다. 인터넷이 일상화된 세상에 소통 수단 단절시 나타날 수 있는 일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85%의 시장점유율 만큼이나 카톡 상실감이 컸다. 대안을 찾아 나서는 이들도 있다.2018년 아현 KT전화국 화재 당시 국가통신망 붕괴로 국민들이 큰 혼란에 빠진 적이 있다. 하지만 금세 잊었다. 이번 카카오톡 먹통사태가 여실히 보여준다. 해당 기업에 비상 사태에 대비를 게을리한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토록 해야 한다.조선시대 역사실록을 보관하기 위해 4대 사고를 운영했다. 같은 실록을 4곳에 분산, 보관함으로써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실록이 지금까지 온전히 전해지는 이유다.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고 했다. 이순신 장군은 평소 철저한 계획과 준비로 전쟁에 대비했다. 그는 ‘요행’과 ‘만일’을 경계했다. 승리의 비결이다. 이순신의 유비무환은 쓰러져가는 나라를 구했다.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이 어떤 국가적 위험을 초래할지 모른다. 통신서비스가 불의의 사고로 먹통이 될 경우 국민의 일상의 불편은 물론 경제, 사회 활동이 마비될 우려가 크다. 전쟁 등 국가 비상사태때는 어떨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차제에 국가의 시스템 보안 상태를 점검하고 2중, 3중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홍석봉(정치에디터)

2022-10-17

코로나19 1000일

우정구 논설위원 지난 15일은 코로나19가 국내서 처음 발생한 지 1천일 되는 날이다. 약 2년 9개월이란 시간의 의미를 떠나 코로나19가 1천일 동안 우리사회에 미친 파장은 실로 천지개벽할 만큼 컸다.2019년 11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 보고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국민의 절반이 이 질병에 감염되는 대기록을 세웠다. 직간접적인 이유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3만명 가까운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1천일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도 코로나 충격파가 우리사회를 억누르고 있다. 아직 하루 2만명 내외의 확진자가 발생한다. 9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대폭 해제했지만 실내서는 여전히 마스크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전문가들은 이번 겨울 7번째 대유행도 예상한다. 특히 증상이 비슷한 독감과 더불어 함께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걱정한다. 전문가에 따라서는 내년 봄 실내마스크도 벗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으나 변이 바이러스 등장 등 예측불허의 변수는 여전하다. 어찌보면 질병과 싸워야 하는 인류의 운명 같아 보이기도 한다.1천일 동안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곳은 수도권이다. 대구신천지교회 신자를 중심으로 크게 번지면서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대구는 누적확진자 수에서 전국 7번째 줄에 섰다.예측대로 기저질환 소유 등 나이가 많은 고령층의 사망률이 높았다. 80세 이상이 59%, 60세 이상으로 확대하니 94%에 이르렀다.코로나19가 비대면 문화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면서 뉴노멀의 시대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그것이 인류 역사에 좋은 기록으로 남지는 않을 것이다. 1천일이 지났지만 코로나19는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로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우정구(논설위원)

2022-10-16

아마겟돈 상황

우정구 논설위원 아마겟돈은 기독교에서 쓰는 종교용어다. 선과 악의 세력 승부가 결정되는 최후의 싸움터를 의미한다. 소행성 충돌로 인한 지구의 종말을 뜻하기도 하나 전쟁사태 등으로 인류가 위험에 처하게 되는 상황에 비유적으로 쓰이기도 한다.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크림대교 폭발 븡괴로 러시아의 반격이 격화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 전역에 80여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핵 사용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지금처럼 아마겟돈 위기에 직면한 적은 없었다”고 말하며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가 말한 아마겟돈을 ‘인류의 최후 전쟁’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면 세계는 말할 수 없는 일촉즉발의 위기에 봉착해 있는 셈이다.이런 가운데 한반도에서도 전술핵 배치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여당 내에서도 “우리도 우리를 지키기 위한 자위적 수단이 강구돼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실어가고 있다. “핵에는 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공포의 균형’ 논리가 조금씩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있는 상황이다.최근 강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남한에 대한 핵 공격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국민적 불안감도 여느 때보다 높다. 북한 핵에 대한 우리의 대응방법이 “핵 보유가 유일하다”는 주장에 대해 국민들의 생각이 어떻게 모아질 지도 궁금하다.아마겟돈 위기를 논할 만큼 긴장감이 감도는 한반도 상황이라는 데 국민적 공감대와 경각심이 높아져야 할 때다./우정구(논설위원)

2022-10-13

친족상도례

홍석봉정치에디터 친족 간에 발생한 재산 범죄의 처벌을 면해주는 형법의 ‘친족상도례’ 규정이 존폐 논란이 일고 있다. 방송인 ‘박수홍씨’ 사건이 계기가 됐다. 박씨의 친형이 박수홍이 번 돈을 관리하면서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에 박씨 부친이 돈을 횡령한 장본인은 자신이라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친족상도례’ 규정이 주목받고 있다. 횡령 주체가 부친이면 ‘친족상도례’ 규정이 적용된다.형법상 ‘친족상도례’는 직계혈족이나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등 사이의 절도·사기·횡령 등 재산 범죄를 처벌하지 않도록 한다. 그 외 친족의 재산 범죄는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로 규정한다.이 규정은 1953년 형법 제정시 가까운 친족 사이에 발생하는 재산범죄에 대해 가족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국가 개입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친족 인식이 변하고 친족 간의 재산범죄가 늘면서 현실에 맞게 손질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국회에서도 여러 차례 법개정이 시도됐다. 하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 국회에도 개정 법안이 상정돼 있다. 법무부 장관도 국감에서 개정에 동의하기도 했다.법 개정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 이 제도가 가정 문제의 공권력 개입을 막는 순기능을 인정하면서도 가정문제에 대한 과도한 국가 개입은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 같은 규정으로 대체하자는 제안도 있다. 헌법재판소는 “가정의 평온이 형사처벌로 깨지는 걸 막는 데 입법 취지가 있다”며 합헌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남보다 못한 가족이 많은 시대다. 소송할 정도면 가정은 이미 파탄난 상황이다. 현실에 맞는 개정이 필요하다./홍석봉(정치에디터)

2022-10-12

막말 정치인

우정구 논설위원 어떤 대상물의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 한자(漢字) 글의 출발이다. 날 일(日)은 해의 모양을, 달 월(月)은 달의 모양이며 불 화(火)는 불이 활활타는 모양을 묘사한 글이다. 입 구(口)는 입의 모양을 본떴다. 혀 설(舌)은 입에서 혀가 튀어나온 모양을 표현한 글자다.품성의 품(品)자는 입 구(口)자를 세 개 모아 완성했다. 품위를 지키려면 말을 신중히 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오랜 옛날이나 지금이나 말이 중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 모양이다.어느 작가는 언어에도 온도가 있다고 했다. 온기가 있는 따뜻한 말은 상대의 슬픔을 감싸주는 대신 차가운 말은 상대의 마음을 얼어붙게 한다는 뜻이다.말은 내 생각을 전하는 단순한 언어 전달의 수단을 넘어 그 사람이 가진 사상과 인격을 대표한다. 공자는 “덕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들을만한 말을 한다. 그러나 말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덕이 있는 것은 아니다”(有德者 必有言 有言者 不必有言)라고 말했다.누군가 말은 생각의 집이라 했다. 사랑을 생각하면 사랑이 나오고 악마를 생각하면 악마가 튀어나오는 법이다. 생각이 망가지면 말도 망가지게 된다는 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말을 경계한 금언은 수도 없이 많다. 말이 우리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의미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우리 속담은 말이 가지는 참다운 의미를 잘 표현한 금언이라 하겠다.국정감사를 벌이던 국회의원 입에서 막말이 터져 또다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정치인 막말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나 걸핏하면 터져나오는 막말로 정치의 격이 엉망이 된다. 세련되고 품위있는 말로 관료나 상대 정치인을 압도하는 달변의 정치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우정구(논설위원)

2022-10-11

홍준표와 즐풍목우(櫛風沐雨)

홍석봉정치에디터 즐풍목우(櫛風沐雨)란 일신의 안위를 잊고 천하를 위해 온몸을 바쳐 일하느라 시간이 없어 바람으로 머리를 빗고 비로 목욕을 한다는 뜻이다.요즘도 마찬가지지만 요순시대 황하의 물길을 다스리는 치수(治水)는 국가 사업이었다.순 임금이 신하인 우(禹)로 하여금 홍수를 막도록 황하의 치수사업을 맡겼다. 우는 물길을 터서 사방의 땅과 온 나라에 흐르게 했다. 뒤에 임금이 된 우는 당시 몸소 삼태기와 삽을 들고 물길을 정비했다.우는 치수 책임자로 일하는 13년 동안 집에도 가지 않고 인부들과 함께 물 속에서 생활했다. 장딴지에 살이 안보이고 정강이 털이 몽땅 빠졌다고 한다.그는 바람으로 머리를 빗고 비로 목욕하면서(즐풍목우) 나라의 안정을 꾀했다. 우 임금이 백성을 위해 자신의 몸을 힘들게 한 것이 이러했다고 한다. 장자(莊子) 천하편(天下編)에 나오는 이야기다.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6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즐풍목우의 심정으로 대구를 바꾸고, 대구 재건을 담대하게 밀고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구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그는 기득권 카르텔을 깨지 않고서는 대구의 미래가 없다며 대구의 변화를 위해 시정을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고 있다.‘즐풍목우’는 홍 시장의 대표적인 정치적인 수사다. 중요한 고비마다 즐풍목우를 되뇌이며 자신을 채찍질했다.2017년 탄핵사태로 위기를 맞은 자유한국당의 대표에 취임하면서, 또 지난해 8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때 ‘즐풍목우’심경으로 국민을 위한 희생을 다짐했었다. 즐풍목우의 다짐이 빛을 발하길 바란다./홍석봉(정치에디터)

2022-10-10

축제의 계절

우정구 논설위원 10월은 축제의 계절이다. 10월 한달만 전국적으로 수 백개의 축제가 열린다. 코로나 이후 모처럼 만에 폭발한 축제로 많은 사람이 축제의 장으로 빠져들고 있다.특히 민선 단체장이 등장한 이후 지역의 특성을 살린 축제가 붐을 일으켜 한해동안 1천개가 넘는 축제가 벌어져 축제 홍수에 대한 비판론도 나온다. 그러나 일본은 2만개가 넘는 축제가 열려 축제 없으면 쓰러질 나라라 할 정도이고, 프랑스는 약 10만개의 축제가 열린다고 하니 우리나라 축제 개최 수를 두고 많다 할 수도 없다.축제의 본질은 즐기는 것이다. 억눌렸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잠시의 일탈을 통해 본능적 쾌감을 느끼는 일이다. 지역과 문화와 연고성을 엮어 지역민이 함께 즐기는 축제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페스티벌이나 카니벌을 즐기는 서구인의 축제도 본질적으로 우리와 다르지 않다.동질의 문화감을 느끼며 지역주민간 유대와 화합을 지속시키는 축제의 효과는 긍정적이다. 또 지역의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발굴하고 이를 상승 작용시켜 일체감을 이끌어내는 것은 축제의 장점이다.그러나 수많은 축제가 양산되는 과정에서 축제가 상업적으로 흐르거나 단체장의 성과물로 전락되는 일도 적지 않다.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는 비생산적 축제란 비난도 나온다. 지금 대구·경북 10월도 축제로 물들고 있다. 어느 축제가 볼만하고 어떤 축제가 축제의 본질에 잘 부합하는지 축제의 장으로 들어가 즐겨볼 좋은 기회다.대구에서는 오페라, 재즈, K-팝, 한방문화 등을 묶은 판타지아 대구페스티벌이 열리고 있고, 경북은 안동탈춤, 신라문화제, 영주인삼축제와 울진송이, 경산포도, 의성마늘축제 등 손꼽을 수 없을만큼의 축제가 한창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2-10-06

물고기의 반란

홍석봉정치에디터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철이다. 그런데 가을 전어가 사라졌다. 제철이 됐지만 남해안에서 전어가 잡히지 않는다. 수온 상승이 원인이다. 급격한 기후 변화로 어장 환경이 바뀌고 있다. 수확량도 크게 줄었다. 전어가 ‘금전어’가 됐다.지난 7월 영덕 장사해수욕장에서 죽은 참치 1천여 마리가 발견됐다. 어민들이 버린 것이었다. 피서객들이 썩은 참치 악취에 시달렸다. 피서객들은 최고급 횟감인 참치가 해안에서 버려진 채 썩어가자 어리둥절해 했다. 참치 포획량은 국제협약으로 정해져 있다. 이에 할당량을 초과해 잡은 참치를 버린 것.수온 상승과 해류 변화로 동해에서는 잡히지 않던 참치가 최근 다량으로 잡혀 폐기되는 일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어부들은 참치 포획량을 확대하거나 어쩔 수 없이 잡은 참치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우리나라 바다에서 명태와 꽁치가 사라진지는 오래됐다. 국산 명태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급기야 2014년 해양수산부 등이 나서 현상금(?)까지 걸고 명태 수배령을 내렸다. 명태 복원작업이 시작됐다. 이제 동해에서 조금씩 잡히고 있다고 한다.찬 바다에서 사는 명태와 꽁치는 종적을 감추고, 따뜻한 바다에서 사는 고등어와 멸치 등은 더 많이 잡힌다.물고기의 반란은 기후 변화가 주요인이다. 지구 온난화는 사람이 주범이다. 온난화로 우리나라 바다 수온이 지난 54년 동안 1.35도 올랐다. 전 세계 평균 상승 폭의 5배다. 2050년에는 최대 2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바다 생태계의 변화로 어느날 괴물 물고기가 밥상에 오를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의 업보다./홍석봉(정치에디터)

2022-10-05

자주국방

우정구 논설위원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 처음 맞는 국군의 날 기념식이 국군의 심장부인 계룡대에서 6년 만에 처음 열린 것과 괴물 미사일을 비롯 첨단무기 등이 공개된 것은 전 정부와는 대조되는 기념식 모습이다.특히 영상 공개된 이른바 괴물 미사일로 알려진 현무-5는 많은 사람의 시선을 끌었다. 탄두 9t의 세계 최대급 탄두 중량미사일로, 핵무기가 없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재래식 무기로 소개됐다. 유사시 평양 주석궁과 지하 100m 이하에 있는 김정은 벙커를 단 1발로 초토화할 수 있다고 한다.세계 각국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탄두 중량이 500kg∼1t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현무-5의 위력은 괴물이라 할 수 있다.이보다 앞서 우리 군이 개발한 현무-4는 자탄을 살포하는 확산탄을 쓰면 축구장 200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소개된 바 있다. 괴물 미사일은 중량을 줄이면 3천km 이상을 날아가는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한다. 군사 소식통은 북한의 도발은 물론 중국 등 주변 강국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형 무기라는 설명을 했다.국군의 날 기념식은 우리 군의 위용과 전투력을 대외에 알리고 국군장병의 사기를 높이는 행사다. 지금 세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나라마다 안보 불안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자주국방이란 자국 안보를 스스로 지키는 국방력을 말한다. 그러나 각국 간 이해가 복잡한 국제정세를 보면 자국 국방력만으로 안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집단안전보장체제의 필요성이 각별히 관심을 끈다. 한미나 한미일 공조체제가 바로 그것이다.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튼튼한 국방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유비무환 정신만이 국가와 국민을 지킬 수 있다./우정구(논설위원)

2022-10-04

KBS 수신료

홍석봉정치에디터 한전은 지난해 4만8천114건의 TV 수신료 관련 민원을 접수했다. 이중 상당수가 환불요구다. TV 수신료에 대한 국민 불만이 팽배해 있다.한전이 지난달 한 법무법인에 TV 수신료 분리징수 관련 법률자문을 요청했다. 한전이 국민 여론 악화에 따라 KBS 수신료 분리징수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한전은 KBS와 위·수탁 계약에 따라 1994년부터 전기요금과 TV 수신료를 통합징수하고 있다. 현 계약기간은 2024년 말 끝난다.한전은 수신료 징수액의 6.15%인 연 419억원을 위탁 수수료로 받는다. 적잖은 액수지만 지난해 5조8천억원의 적자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한전이 TV 수신료를 받지 않더라도 한전 경영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반면 KBS 부담은 큰 폭 늘어난다. 그동안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며 공영방송의 임무를 방기한 KBS의 자업자득이다. KBS는 자체 생존 방안을 찾아야 한다.한덕수 국무총리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수신료 통합징수는 편법이라고 했다. 정치권도 민주노총 언론노조가 장악한 KBS 편파 방송 해결 방안으로 수신료 분리 징수안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국민 여론도 아주 나쁘다. 2천500원에서 3천800원으로 올리는 KBS 수신료 인상안에 대해 국민 10명 중 8명(84.1%)이 반대했다. 2019년에는 KBS 수신료 분리징수 청와대 국민청원이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정부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KBS 수신료 분리징수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정치권도 KBS를 이용할 생각은 말아야 한다./홍석봉(정치에디터)

2022-10-03

노인의 날

우정구 논설위원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산 정책의 전면 개편을 지시했다고 한다. 지난 16년동안 280조원의 예산을 쏟아붓고도 올해 2분기 출산율이 0.75명으로 떨어진 것을 보고 개탄해서 한 말이다. 국가 출산율 제고는 역대 대통령마다 야심차게 밀어붙여 왔으나 결과는 늘 허탕이었다. 해가 갈수록 되레 출산율이 떨어져 예산 투입 대비 효율은 제로도 아닌 마이너스다.통계청의 인구전망 추계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70년이면 총인구가 3천800만명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보다 1천200만명 가량이 줄어드는 대신 60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46.4%까지 늘어난다는 조사다.초고령사회란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통계청은 우리나라도 2025년이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보면 일본(29.4%)과 이탈리아(24.2%) 등 20여개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있다. 10년내 15개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란 UN측 전망이다.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1997년 경로효친사상을 앙양하고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온 노인들에 대한 감사를 표하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그해 노인의 날에 100세가 되는 노인에게는 1년생 풀인 명아주의 줄기로 만든 청려장을 정부가 준다. 가볍고 단단해 장수의 상징으로 알려진 청려장을 받는 노인들이 매년 늘고 있으니 반가운 소식이다.삼국사기 등에 의하면 통일 신라시대부터 나라에서 노인들에게 장수 지팡이를 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경로정신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장수 노인도 늘고 출생아도 느는 노인의 날이 오길 학수고대해 본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9-29

군위 대구 편입과 선거구 조정

홍석봉 정치에디터 군위군의 대구 편입이 벽에 부딪혔다. 우여곡절 끝에 경북도의회 문턱을 넘고 국회 상임위 상정을 앞뒀었다. 그러나 국회의원 숫자가 줄 것을 우려한 경북 국회의원의 거부로 상정조차 못했다.국회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획정 작업에 들어갔다. 선거구 획정은 행정 및 생활구역, 교통 등을 종합, 고려해야 해 고차방정식을 푸는 것과 다름없다. 그 중 중요한 것이 인구다. 인구 편차가 지나치게 크면 평등선거 원칙에 어긋나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다. 여야는 매번 자당에 유리한 선거구 조정을 위해 안간힘을 쓴다. 선거구 획정은 정당과 해당 지역 정치인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선거구를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기 때문이다.차기 총선에서도 지역구 획정은 관심사다. 군위군의 대구 편입시 선거구 조정은 불가피하다. 경북지역의 경우 인구수 기준으로 선거구를 조정하다 보면 자칫 국회의원 숫자가 1명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의원 수 축소는 지역 영향력 감소를 의미한다. 지난 총선 때는 선거구가 기존 상주시와 군위·의성·청송군에서 군위·의성·청송·영덕군으로 변경됐다. 경북도내 중·북부 시군 대부분 선거구가 조정됐다.문제는 인구수 기준으로 조정하다 보면 대구는 군위군이 편입돼도 의원 수가 늘지 않는 반면, 경북은 최악의 경우 의원 수가 준다. 준 만큼 경기도 등 인구가 많은 곳에서 혜택을 본다. 지역 의원들은 이 같은 사태를 우려, 군위군 편입을 차기 총선 이후로 미룰 것을 바란다.이 경우 군위 편입을 전제로 한 통합신공항 건설은 물 건너간다. 군위군민들은 군위 편입이 안 되면 통합신공항도 없다는 입장이다. 군위군민 설득이 과제다./홍석봉(정치에디터)

2022-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