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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국가대표

영화 `국가대표`는 광고 효과 보다는 영화를 보고 입소문을 통해 흥행의 가속도를 내고 있다. 그만큼 작품성이나 감독의 연출과 스토리가 탄탄하다는 이야기다. 국가대표는 열악한 환경을 딛고 세계무대에서 우뚝 설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인간승리를 감동으로 엮어낸다. 영화는 보편적이고 평범한 정서를 대중이 원하는 웃음과 재미, 그리고 감동이라는 양념을 적절히 배합하여 새로운 볼거리로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줄거리 “이 쓰레기 같은 친구들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불순한 목적으로 대한민국 스키 국가대표가 된 녀석들, 누가 봐도 웃음부터 나온다. 이들의 모습에서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1996년 전라북도 무주,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정식 종목 중 하나인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이 급조된다. 이에 전(前) 어린이 스키교실 강사 방종삼(성동일 분)이 국가대표 코치로 임명되고, 그의 온갖 감언이설에 정예 멤버들이 모인다. 전(前) 주니어 알파인 스키 미국 국가대표였다가 친엄마를 찾아 한국에 온 입양인 밥(하정우 분), 여자 없으면 하루도 못 버틸 나이트클럽 웨이터 흥철(김동욱 분), 밤낮으로 숯불만 피우며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살아온 고깃집 아들 재복(최재환 분), 할머니와 동생을 돌봐야 하는 짐이 버거운 말 없는 소년 가장 칠구(김지석 분), 그런 형을 끔찍이 사랑하는 동생 봉구(이재응 분)까지! 방 코치는 마치 신이라도 된 것처럼 그들에게 엄마가 되어주고 집이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준다. 이들의 훈련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찾아볼 수 없다. 점프 복이 없으면, 트레이닝복을 입는다. 헬멧이 없으면, 안전모를 쓴다. 점프대가 없으면 만들어서 탄다. 그들은 하나같이 과거에 스키를 한번 타 봤다는 이유 하나로 모였다. 경험이 없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은 험난 하기만 하다. 변변한 연습장도 없다. 점프대 공사장을 전전해야 했고 제대로 된 보호 장구나 점프복도 없이 오토바이 헬멧, 공사장 안전모 등만을 쓰고 맨몸으로 훈련에 임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점점 선수다운 모습을 갖춰 가고, 스키 하나에 의지해 하늘을 날아가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드디어 월드컵에 참여한 대한민국 스키점프 국가대표팀. 외국선수들의 비웃음과 무시에도 굴하지 않고 그들은 천신만고 끝에 나가노 동계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게 되어 올림픽 진출의 꿈에 부푼다. 그러나 한국은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에 끝내 탈락하게 되고,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은 해체 위기에 처한다. 군 면제를 위해, 엄마를 찾기 위해, 이제 이러한 개인적인 명분들을 뛰어넘어 스키점프에 대한 애정과 열정, 그리고 도전 정신만으로 경기에 출전할 수 있기를 고대하는데 과연 그들은 거침없이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인간의 한계 도전 국가대표는 인간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꿈을 가지고 인간한계에 도전한다. 인간은 하늘을 날 수 없지만 스키점프는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는 인간의 오래된 욕망을 구현해내는 매력적인 종목이다. 분명 새처럼 하늘을 나는 그 짜릿함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게 만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대표는 스키의 불모지라는 현실 앞에서 세계를 향해서 스크린을 향해 날아가는 또 하나의 모험이고 기적이었다. 따라서 국가대표는 인간의 승리가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은 말한다. 인간은 하늘을 날 수 없다고. 그러나 그들은 스키 하나로 하늘을 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스키를 타고 하늘을 날면서 다른 사람들이 느껴보지 못하는 그 짜릿함을 느낀다. 휴머니즘의 영화 김용화 감독은 휴머니스트다. 감독은 세 편의 영화를 통해서 인간의 위대성을 감동 있게 다루었다. `미녀는 괴로워`에서 외모 콤플렉스와 행복의 가치를 따뜻하게 담아내며 대중과 소통했다. 그리고 `오! 브라더스`에서는 형제애와 가족애를 통해 가정의 소중함을 보여주었다. 감독은 지금까지 두 편을 통해 절박한 순간을 살고 있는 인간들의 지극히 개인적이고 소박한 구원을 다뤄 왔다면 영화국가대표에서 휴먼 드라마의 완성자로서 인간의 승리를 보여 주고 있다. `국가대표`는 그의 전작들과 공통적으로 고통과 상처가 있는 인간들의 드라마이면서도 각자의 장애를 딛고 꿈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에 남녀노소 모든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영화다. 온갖 역경을 딛고 묵묵히 자신들의 꿈을 향해 날아가는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들, 그들은 희망을 위해 몸을 던진다. 국가대표는 감동적이고 인상 깊은 영화다. 오랜만에 진정한 웃음과 눈물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영화다. 특히 감독의 탄탄한 연출이 돋보이고 배우들의 순수함과 열정적인 연기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영화 국가대표는 소재가 비인기 종목이지만 안 보면 후회 할 뻔한 영화였다. 오랜만에 흙탕물 속에 진주를 찾은 것처럼….

2009-08-28

해운대

해운대는 여름철 가장 많은 피서객들이 모이는 곳이다. 감독은 그 해운대를 배경으로 거대한 쓰나미가 몰려온다는 상상을 한다. 영화 `해운대`의 시작은 2004년 역사상 유례없는 최대의 사상자를 내며 전 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준 인도네시아 쓰나미 현장을 현장감 있게 그려낸다. 바다를 삼키는 파도, 검은 구름을 동반한 폭우, 선원들의 울부짖음, 침몰하는 배, 그 광경을 보고 절규하는 만식…. 그 암시는 해운대에 곧 닥칠 쓰나미의 복선이 깔려있었다. 2004년 당시 인도양에 원양어선을 타고 나갔던 해운대 토박이 만식은 예기치 못한 쓰나미에 휩쓸리게 되고, 단 한 순간의 실수로 그가 믿고 의지했던 연희 아버지를 잃고 만다. 이 사고 때문에 그는 연희를 좋아하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숨길 수밖에 없다. 과거의 지울 수 없는 상처 때문에 연희에게 가까이 가지 못하고 늘 연희 주위에 맴돈다. 그러던 어느 날, 만식은 오랫동안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로 결심하고 연희를 위해 광안리 대교가 보이는 배 위에서 멋진 프로 포즈를 준비한다. 연희는 만식의 프로 포즈를 받아주는 징표로 이튿날 배 위의 붉은 스카프를 걸어 놓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하룻밤 사이에 연희는 동춘을 통해 과거 아버지의 죽음의 진실을 알게 되고 만식의 프로 포즈는 물거품이 되고 두 사람의 관계는 더 복잡하게 꼬여만 간다. 한편 국제해양연구소의 지질학자 김휘는 해운대 일대 지각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다. 그는 그곳에서 7년 전 이혼한 아내 유진과 딸 지민을 우연히 만나지만 지민이 자신의 존재를 모른다는 사실에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일에 성공한 커리어우먼 유진은 바쁜 일로 인해 어린 지민을 혼자 두기 일쑤다. 한편 그 순간에도 바다의 상황은 시시각각 변해가고 마침내 김휘의 예상대로 일본 대마도가 침몰하면서 초대형 쓰나미가 생성된다. 일본열도에서 시작한 지진이 대마도를 침몰시키고 해운대를 휩쓸었다. 한여름 더위를 식히고 있는 수백만의 휴가철 인파와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부산 시민들, 그리고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이들에게 초대형 쓰나미가 시속 800km의 빠른 속도로 밀려온다. 바다를 배경으로 가장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순간적으로 닥쳐온 쓰나미는 엄청난 시련의 현장으로 몰아넣는다. 그러나 영화는 쓰나미를 통해서 갈등과 상처의 흔적을 깨끗이 치유한다. 쓰나미라는 재난은 개인의 갈등과 가정의 갈등 그리고 인간관계의 갈등을 깨끗이 씻어내는 하나의 동기가 된다. 그래서 쓰나미도 휩쓸지 못한 그들의 이야기가 감동을 준다. `해운대`는 소시민들의 아픔과 웃음화 그리고 눈물을 적당히 혼합하면서 재난이주는 반전을 담아낸다. 그것은 갈등에서 하나 됨으로, 막힌 인간관계를 화해와 소통으로 풀어간다. `해운대`는 전형적인 재난영화다. 그러나 미국식 재난영화는 아니다. 미국식 재난 영화는 영웅이 자연재해에 맞서 싸우며 사람들을 구하지만 해운대는 쓰나미가 왔을 때의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미국식 재난영화에 익숙하다면 그저 단편적이고 재미없다는 말이 나올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상당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약간은 어색하면서 구수한 부산의 억센 사투리, 약간 엉성한 듯 보이는 전개와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의도적인 내용이 조금 아쉽다. 그리고 재난 속에서 주인공이 죽지 않는 극 이야기는 뭔가 2%가 모자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해운대에 등장하는 각각의 캐릭터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보고 만나게 되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의 모습들이다. 해운대를 배경으로 초반부의 스토리는 소시민들이 경험하는 삶의 끈적끈적한 이야기들이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지금까지 재난 영화는 모두가 컴퓨터 그래픽의 위용을 실감 나게 그려냈다. 해운대는 지금까지 상영된 `타이타닉``투모로우` `일본 침몰` `노잉` `포세이돈`과 같은 외국의 재난영화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영화다. 영화 중간에 희미와 형식의 대화는 인생의 단면을 보여준다.“당신은 오후 세 시 같은 사람이에요. 왜냐하면 오후 세시는 무엇을 시작하기엔 너무나 늦고, 무엇을 끝내기엔 너무나 빠른 어정쩡한 시간이거든요” 이 대사는 바보스럽고 촌스럽지만 순수한 부산 청년 형식(이민기)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 삼수생 희미(강혜원)의 대사다. 어쩌면 해운대는 대한민국을 삼키기에는 뭔가 부족한 오후 3시 같은 영화인지도 모른다. 컴퓨터 그래픽은 진보했으나 스토리는 뭔가 모자라는 한계를 드러낸다. 거대한 쓰나미가 지나갔지만 주인공들과 주인공 주변의 사람들은 거의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점에서 영화의 감동이 미진 해 보인다. 그러나 그 오후 3시 같은 영화가 관객 1천만 명의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지금 해운대는 쓰나미도 휩쓸지 못하는 따뜻한 사랑의 이야기가 몰려오고 있다.

2009-08-21

싱가포르 기행 (5)

아시아에서 경제적인 면에서 탁월한 지도자가 있다. 한국의 박정희 대통령, 중국의 모택동, 월맹의 호지명 그리고 싱가포르의 이광요 수상이다. 이 가운데 가장 청렴한 지도자는 싱가포르 이광요(李光耀) 전 수상이다. 청렴하고 깨끗한 지도자 싱가포르를 여행하면서 기적이라는 단어가 현실임을 실감한다. 좁은 땅, 적은 인구, 지하자원이 없는 나라, 도무지 가능성이라고는 희박한 나라다. 그러나 싱가포르는 해냈다. 싱가포르의 사회는 건강하다. 정치도 안정적이다. 경제나 교육은 세계 초 인류국가를 향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싱가폴을 모델로 삼고자 몰려온다. 이광요 전 수상은 오늘날 싱가포르를 세계적인 선진국으로 만든 지도자다. 그의 정치 철학은 정직(正直)과 청렴(淸廉)이었다. 이익보다는 정의, 부정부패 엄벌, 깨끗한 선거, 그리고 군림하는 자세가 아니라 섬기는 자세로 리더십을 발휘했다. 특히 이광요 수상의 업적은 부정부패로 얼룩진 싱가포르를 가장 청렴하고 살기 좋은 부자나라로 만들었다. 수상은 가방 하나만 들고 취임했다. 거창한 취임식도 없었다. 화려한 팡파르를 울리지도 않았다. 그의 정치 철학은 어떻게 하면 싱가포르를 선진국의 대열에 세울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기득권을 포기했다.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국가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겸손한 정치인이었고 경제 대통령이었다. 그가 수상 직을 마칠 때에도 이임식이 없었다. 그의 이·취임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그렇게 청렴한 정치를 했기 때문에 부정부패로 얼룩진 싱가포르를 가장 깨끗하고 잘사는 나라로 만든 것이다. 이광요의 정치철학 이광요는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본받아야하는 깨끗한 리더십을 지녔다. 깨끗한 도덕성, 청탁이 없는 정치문화, 탁월한 리더십은 한국의 정치인들이 배워야한다. 그의 섬김과 청렴한 정치는 혼돈과 무질서의 나라를 안정과 질서의 나라로 바꿨다. 즉 무에서 유를 만든 것이다. 그의 정치 철학을 보면 법과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1. 그는 수상으로 취임을 할 때 취임식도 없었고, 현수막도 내걸지 않았다. 돈 1원 한 장 들지 않았다. 2. 그는 지도(指導)하는 자세가 아니라 복무(服務)하는 자세로 근무를 했다. 3. 그는 정직(正直), 청렴(淸廉), 근면(勤勉), 복무(服務), 봉사(奉仕)하는 자세였다. 4. 그는 당장의 경제적 이익(利益)보다 기준과 원칙이 통하는 정의(正義)를 선택했다. 5. 그는 국민적 공개토론을 거쳐 원칙으로 정해지면 예외 없이 끝까지 관철시켰다. 6. 그는 공무원 보수를 대폭 개선해 부정부패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렸다. 7. 그는 조그만 부정부패도 용서하지 않고 엄벌주의(嚴罰主義)를 척결했다. 8. 그는 수사기관의 독립성을 보장하여 정의와 도덕성이 실현되도록 했다. 9. 그는 깨끗한 선거를 통해 청렴하고 현능(賢能)한 인물이 나오도록 했다. 10. 그는 총리직을 마치고 나올 때 이임식도 없었고, 회식도 없었다. 싱가포르의 경제 싱가포르는 인구의 78%를 차지하는 중국인이 정치와 경제의 실권을 쥐고 있다. 싱가포르는 전체 세계지도에서 점 하나에 불과하다. 그리고 좁은 국토에 부존자원이 전무한 실정이다. 그러나 지리적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여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개방경제를 추구하고 있다. 또한 다자무역 체제와 양자간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통해 무역이 국내총생산의 약 3배이며 자동차, 유류, 주류, 담배 이외는 무관세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환경 개선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어 세계의 자본, 기술, 고급인력의 유입과 세계적 판매망 확보를 도모하고 있다. 그래서 외국인 투자가 총 국내 투자의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동남아 영업, 무역, 교통, 항만, 금융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는 런던, 뉴욕, 홍콩, 동경과 더불어 세계 5위 권내 외환시장이며, 역외금융시장(아시아 달러시장), 자본시장, 선물시장 등을 통해 아시아 금융 중심지 역할하고 있다. 여행이 주는 의미 여행이란 일상의 세계를 벗어나 편안한 마음으로 어디든 떠나는 것이다. 낯선 나라,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생활, 문화, 인간군상을 겪어보고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여행을 즐기기 위해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유로워야한다. 나태함과 느긋함이 있어야 한다. 싱가포르를 여행하면서 잘 디자인된 자연 환경과 맛깔스러운 도시환경을 보면서 일상에 단비를 흠뻑 맛은 것 같다. 그것은 삶을 돌아보는 큰 가슴과 정신의 풍성함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 온다. 싱가포르 여행은 그런 의미에서 삶의 단비가 되고 삶의 소중한 쉼표가 된 것 같다. 인생이란 서로의 가슴에 작은 쉼표 하나쯤 찍는 것인지도 모른다. 끝

2009-08-14

싱가포르 기행(4)

싱가폴은 노동자들의 데모나 파업이 없는 나라다. 아예 처음부터 법으로 금지했다. 그래서 데모나 파업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 대신 정부의 약속은 국민들을 잘 살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정직하게 일하고 땀 흘리는 사람에게 충분한 대우를 하고 있다. 이것이 직업의 귀천이 없는 선진국의 모습이다. 근로자, 경쟁력 높이려면 교육시켜라 싱가폴에는 근로자들의 지식화 교육을 위해 민관이 합동으로 지원한다. 노동자들의 경쟁력 향상방안은 교육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정부는 `평생교육`이 기업과 근로자 양측에게 모두 도움을 준다는 생각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싱가폴도 한때 대기업들이 국가 내에서 창출하는 부가가치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소기업들이 부가가치 창출에 더 많이 기여하고 있다. 싱가폴은 통상적으로 다른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는 `노동부(Ministry of Labor)`를 `인력부(Ministry of Manpower)`로 전환하고 정책기조도 크게 바꾸고 있다. 흔히들 경제학에서 노동은 `토지, 노동, 자본` 등 투입요소 중 하나로 본다. `노동부`라고 하면 이 같은 요소 중 하나인 노동의 수요와 공급을 조정하는 부서라는 뜻을 지닌다. 그러나 `인적부`는 `재능`을 뜻한다. 노동의 수요공급을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인적자원에 대한 교육과 투자로 시각을 돌린 것이다. 이것을 위해 외국의 재능을 끌어오고 이를 육성한다. 이는 지식경제로 가기 위한 출발점이다. 근로자의 경쟁력은 교육에 있다는 신념이 오늘의 선진국 싱가폴을 만들었다. 또 다른 외국인 근로자들 싱가폴을 여행하다 보면 출 퇴근 시간에 트럭 뒤편에 삼삼오오 타고 있는 노동자들을 보게 된다. 바로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말레이시아계나 인도인들이 대부분이다. 대체로 건설인부들이나 제조업에 종사하며 험한 일들을 도맡아 하는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법적으로 정해진 규칙에 따라야 한다. 우선 일할 수 있는 기간이 명시되어 있는 비자를 받아야 한다. 이들은 싱가폴 현지여성과 결혼할 수 없다. 그리고 한 달 임금은 대략 40만원 정도 받는다. 그래도 자국에서는 이런 대우를 받을 수 없기에 싱가폴로 건너오려고 한다. 여기에 비하면 우리나라 외국인 근로자들이 받는 임금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싱가폴에 온 외국인 근로자들을 보면서 정직하게 일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노동의 신성함을 느낀다. 오늘도 외국인 노동자들은 싱가폴 드림을 꿈꾸며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다. 문득 고단하게 살아가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기도하고픈 마음이 생긴다. 저들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앞서가는 싱가폴의 교육 싱가폴의 특징은 사람을 키울 줄 안다는 것이다. 싱가폴은 아시아에서 국가경쟁력이 가장 높은 나라다. 인구는 고작 400만 명에 불과하지만 교육 분야의 국가경쟁력은 세계 최강을 자랑한다. 그래서 세계 지식경제의 상위 리더로서 자리 잡고 있다. `교육`은 싱가폴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인프라`산업이다. 대학교육은 `효율적인 지식`의 양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싱가폴에서는 4년제 대학을 가는 전체 인력이 20%밖에 안 된다. 3년제 대학인 `폴리테크(Politeck)`에 40%가 가고 나머지가 2년제 전문대학에 간다. 폴리테크와 전문대에선 각 분야에서 최고인 전문인들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무조건 4년제 대학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표와 필요에 의해서 기술과 어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대학을 가는 것이다. 싱가폴 지식경제의 초점은 `인재(talents)`를 자국나라로 끌어들이고 유치하는 것이다. 싱가폴은 국토는 물론 수자원, 원자재 등 천연자원이 모두 부족하다. 오로지 `사람`밖에 없다. 그러나 `사람`이 싱가폴에 존재하는 한 우리는 계속 발전할 수 있다는 신념이 있다. 따라서 지식국가전략은 `어떻게 좋은 인재를 모으고 이를 유지하는가`하는 것이고 모든 것이 인재양성과 유지에 맞춰져 있다. 싱가폴에는 교수·학생은 물론 기술자도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은데 약 70만 명이 외국인이다. 또 싱가폴은 궁극적으로 650만명 정도의 국민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가경쟁력을 최상급으로 올리려면 이 정도의 국민 수는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싱가폴은 여성들도 대부분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출산율도 그리 높지 않다. 결국 이민을 받는 방법밖에 없다. 싱가폴이 다른 나라와 차별된 것은 사람의 가치를 최고로 여긴다는 것이다. 즉 사람만이 유일한 희망인 것이다. 계속

2009-08-07

싱가포르 기행(3)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 반도 끝, 조호르 해를 사이에 두고 말레이 반도와 마주 보고 있고 적도에서 불과 136km 북쪽에 위치한 5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도시국가이다. 북쪽에 말레이시아와 접하고 있고, 남쪽에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로 둘러싸여 있으며 모두 육로로 연결되어 있다. 덥고 습기가 많은 나라 싱가포르는 적도와 가까워 늘 덥고 습기가 많다. 그래서 싱가포르 사람들의 얼굴은 대체로 까만 짭짭하다. 햇빛에 적당히 익은 건강한 얼굴이다. 싱가포르에서 여행을 하다 보면 목이 마를 때가 있다. 더운 날씨 때문에 갈증을 느낀다. 따라서 늘 손에 생수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 물값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보다 몇 배나 비싸다. 따라서 여기가 물 한 방울 나지 않는 싱가포르라는 사실을 비싼 물값에서부터 피부로 느낀다. 싱가포르의 기온은 일 년 열 두 달 23~30도를 오르내리는 전형적인 열대성 기후다. 특히 11월부터 2월까지는 우기로 거의 매일 소나기성 비가 쏟아진다. 하지만 우기가 지났다 하더라도 종종 느닷없이 비가 쏟아진다.(스콜현상) 이렇게 내리는 비로 인해 도시가 한층 깨끗하고 산뜻해지며 한낮의 열기를 잠깐씩 식혀준다. 또한 한랭 계절이 있는데 영상 10도 이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견디기에 아주 좋은 기후도 있지만 가끔 영상 10도에서 얼어 죽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것은 더위에 익숙한 싱가폴 사람들의 단면을 보여 준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머라이언 공원 머라이언 공원은 싱가포르 최고의 스텐포드 호텔 앞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공원이다. 이곳엔 높이 8m의 순백 머라이언 상이 멋지게 바라다보이고 공원 안에는 축소판의 미니 머라이언 상이 있어 관광객들이 빠지지 않는 관광 명소의 하나다. `머라이언`이란 상반신은 사자, 하반신은 물고기의 모양을 한 기묘한 동물 형상이다. 상반신의 라이온은 싱가포르 국명의 유래인 `싱가(산스크리트어로 라이온을 뜻함)`를 하반신은 항구도시 싱가포르를 뜻하는 인어(Mermaid)의 모습이다. 저녁식사는 중국인이 운영하는 BBQ 라는 식당인데 해저류와 육식을 곁들인 일종의 사바사바 요리였다. 오랜만에 육식의 포만감에 배가 즐거웠다. 식당 안은 밀려오는 손님으로 가득하다. 뜨거운 열기가 온몸을 달군다.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사람 사는 맛이다. 싱가포르를 여행하면서 자연도 사람도 도시도 참 깨끗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우선 이 나라에는 가짜, 부정부패, 도둑, 강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거의 없는 나라다. 유흥업소가 없는 나라, 싱가포르는 캬바레, 나이트클럽, 윤락업소가 없다. 참으로 자연 그대로 청정한 나라다. 싱가포르의 야경 호텔에서 바라본 싱가포르의 야경은 참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야경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밖으로 나왔다. 아니 야경이 발걸음을 밖으로 유혹했다. 빌딩 숲으로 보이는 야경이 동화 속에 나오는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거리에는 각양 각 색의 인종 시장을 연상케 하듯 다양한 사람들로 붐볐다. 사람구경이 재미있다. 지구상의 온갖 인종은 싱가포르에 다 모인 것 같다. 수많은 인종 가운데 어느덧 또 한 사람의 이방인이 된듯하다. 그러나 무덥고 습한 아열대의 밤 날씨 때문에 온몸이 젖었다. 덥고 축축한 아열대 탓인지 밤하늘에 뿌연 안개가 자욱하다. 문득 류시화의 시 한 구절이 생각난다. “그 지붕 위의 /별들처럼 /어떤 것이 그리울수록 그리운 만큼 /거리를 갖고 그냥 바라봐야 한다는 걸….” 그랬다. 이방 땅, 싱가포르에서 나는 또 한 사람의 이방인이 됐다. 그것은 저 멀리 바라보는 별들처럼 아늑한 것이었다. 그리고 야경과 밤안개가 또 하나의 그리움을 불러왔다. 안개에 밀려 안개가 서서히 그친다. 밤은 깊어간다. 그리움도 깊어간다. 늘 그렇지만 여행은 우리 인생이 늘 혼자라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서둘러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 안은 에어컨이 추위를 느낄 정도로 빵빵 돌아가고 있었다. 긴 여행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 왔다. 내 몸을 잠 속으로 밀어 넣었다. 어느덧 깊은 잠 속으로 떨어졌다. 역시 여행에서 잠은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인 것 같다. 신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단잠을 주신다고 했던가.

2009-07-31

싱가포르 기행(2)

싱가포르은 관광과 쇼핑의 천국이다. 정부에서는 관광객들에게 최대한의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제공한다. 싱가포르 여행의 진미는 은은한 야경과 다양한 먹을거리, 그리고 정글 같은 자연환경이다. 특히 살아 있는 자연환경은 아름답고 멋있는 도시의 배경이 된다. 국립식물원 보타닉 가든 아침에 싱가포르 국립식물원으로 갔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보타닉 가든은 싱가폴을 대표하는 공원이다. 울창한 야자수 가지에서 아침 이슬이 떨어진다. 맑은 공기와 선선한 바람이 상쾌하다. 기분이 한결 가볍다. 지친 몸이 생기를 얻는다. 수많은 열대밀림의 야자수와 넓은 공원에 단장된 푸른 잔디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야생화, 아담한 연못, 우거진 숲, 사람들을 기다리는 빈 의자와 조각품, 동남아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나무, 그리고 잘 정돈된 공원 길은 오랜만에 여유와 느긋함을 안겨주었다. 이 공원은 52ha의(18만평) 방대한 부지 위에 원시림과 관상용 식물 등이 조각품과 조화를 이루며 전시되어 있다. 식물원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이국적인 향취에 압도를 당한다. 식물원은 고요함과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가끔 고요한 적막을 새소리들이 깨우곤 했다. 이곳에는 전 세계 희귀종을 비롯하여 수천종의 식물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식물원의 풍성함과 다양함은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묶어놓는다. 특히 나무 가운데 콜라의 원액 나무인 자이언트 콜라나무와 천연고무 라텍스 나무는 여행객의 시선을 받기에 충분했다. 특히 여러 종류의 다양한 꽃들은 색깔로 유혹하고 있었다. 원래 꽃은 향기를 품고 있다. 꽃은 자신의 고유한 향기를 발산하여 벌을 유혹한다. 예를 들어 라일락의 은은한 향기는 그리움을 만들고 아카시아의 신선한 향기가 벌을 유혹한다. 그러나 이곳 싱가폴에서는 꽃의 향기가 별로 없다. 그 대신 더운 날씨 탓에 꽃의 색깔이 정열적이다. 화려하다. 이름 모를 흰색의 꽃에서 약간의 향기가 났다. 이것은 말레이시아에서도 경험했던 사실이다. 1년 내내 더운 날씨이다 보니 꽃은 항상 피어 있다. 그러나 기후의 변화가 없기에 꽃에 향기가 없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꽃들이 향기로 나비나 벌을 유혹하는 것이 아니라 꽃의 화려한 색깔로 유혹한다. 다양한 관광자원 `쥬롱 새 공원`으로 가는 길은 시원하게 쭉 뻗어 있었다. 도로 옆으로 레인트리(비나무)가 20~40m씩이나 높이 성장하고 있어 말레이반도 아열대 특유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쥬롱 새 공원은 보기만 해도 그 위용이 느껴지리만치 대단히 넓고 다양해 보였다. 쥬롱 새 공원은 세계 최고의 조류생태 전시장이었다. 멸종 위기에 있는 12종의 새들을 포함하여 6백여종 9천여 마리의 새들이 자연 그대로 서식하고 있었다. 펭귄은 날씨가 더운지 물속에서 헤엄을 치고 있다. 무리를 지어 한가롭게 물가를 거니는 붉은 홍학의 무리는 물속에 핀 한 폭의 꽃과 같았다. 그리고 다리가 유난히 긴 백조는 우아하게 먹잇감을 찾고 있다. 쥬롱새 공원의 백미는 역시 잘 훈련된 매와 독수리 쇼였다. 지렁이 같은 먹이를 던져 먹이를 가로채는 빠른 몸놀림, 사람의 손과 어깨에 정확히 착취하는 모습에서 길들여진 독수리의 위용을 볼 수 있었다. 인간의 손에서 자연스럽게 모이를 먹는 잉꼬 새는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 같았다. 자연은 인간을 만나면 아름다워지고 인간은 자연을 만나면 순수해진다. 이곳에서의 새들은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미학(美學)을 연출하고 있었다. 싱가포르 시내를 관통하는 클라키(Clarkecuay) 강가는 더위로 달구어진 시내를 시원하게 식혀주고 있었다. 강가에는 인어와 사자 상을 조합하여 거대하게 만들어 세운 멀라이언 입에서 폭포수가 시원하게 품어져 나오고 있었다. 뒤로는 무역건물과 은행 건물이 높게 세워져 있어 세계적인 부를 상징하는 듯했다. 많은 여행객들이 강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역시 강은 인간에게 길동무인 것 같다. 센토사 섬은 싱가포르 남쪽에 있는 동서 4㎞, 남북 1.4㎞의 작은 섬이다. `센토사`는 말레이어로 `평화의 고요함`을 뜻하며, 테마파크로 조성된 이곳은 아름다운 자연, 역사박물관에서부터 레저 오락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그리고 아시아에서 제일 큰 규모의 열대 해양 수족관이 있으며, 내부는 에스켈레이터와 보행으로 마치 바다 속을 거니는 기분이 들게 만들어졌으며, 다양한 열대어종이 있어 해양생물에 대한 교육과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현재 섬 안에는 호텔과 레저기구, 카지노 건설을 위해 대대적인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관광객 유치전략이다. 점심은 골프장의 고급식당에서 최고급 중국식 코스요리를 먹었다. 아늑하고 고급스러우면서도 전원적인 식당 분위기가 좋았다. 역시 여행의 즐거움은 먹는 즐거움이다.

2009-07-24

싱가폴 기행 (1)

싱가폴은 1965년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했다. 인구는 440여만 명의 작은 나라다. 국민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화교민들이 75%, 그 외 말레이인, 인도인, 기타 이민족들이 사는 다민족국가다. 또한 불교, 이슬람, 기독교 등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다. 이렇게 다민족, 다문화, 다종교가 서로 인정하며 국민소득 4만 불 시대를 열어 가고 있다. 너무나 깨끗한 도시 말레이시아에서 1시간 정도 비행기를 타고 싱가폴 창이 국제공항에 내렸다. 하늘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눈부실 정도로 빛난다. 크고 작은 섬들이 이국의 향수를 자극한다. 푸른색의 하늘과 푸른색의 바다와 푸른색의 숲들이 그리움으로 다가왔다. 공항은 도심에서 동쪽으로 25㎞ 떨어진 곳에 있었다. 공항에서 도심에 이르는 길은 바다 매립으로 건설된 해안 도로였다. 도로와 가로수 그리고 잘 정돈된 도시는 이곳이 계획도시임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공원 같은 느낌이다. 도시는 깨끗했다. 거리도 산뜻했다. 다만 아열대의 후끈한 기온이 약간의 갈증을 일으킨다. 이곳에서는 가래나 침도 함부로 뱉어서는 안된다. 껌은 아예 씹을 생각을 안 해야 한다. 담배도 지정된 장소 외에는 피울 수가 없다. 무조건 벌금제도로 법을 정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인상 깊은 것은 거리에 지나다니는 자동차가 마치 방금 세차한 것처럼 반질반질하고 깨끗하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자기 아내보다 차를 더 소중하게 생각한단다. 먼지는 찾아볼 수 없다. 이것은 물론 차가 비싸서 애써 관리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싱가폴 사람들의 청결과 깨끗함을 대변한다. 잘 정돈된 계획도시, 인공적으로 만든 정원 같은 도시의 숲, 그리고 사람의 손길이 이렇게 자연을 아름답게 할 수 있을까? 거리는 그야말로 숲 속의 도시를 연상케 한다. 쭉쭉 길게 뻗은 가로수와 가로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조성된 화단은 정말 부러움의 극치였다. 싱가폴의 거리는 그야말로 여기가 어느 큰 공원에 산책 나온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했다. 국토가 작은 섬 도시국가가 이렇게 도로에 나무와 화단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물론 사계절이 여름이라는 특징도 있고 나무를 가꾸고 심지 않으면 여름의 기온에서 살 수 없는 것도 있지만 정말 놀랍고 부러웠다. 싱가폴 정부의 상품성과 관광전략에 다시 한번 감동을 받는다. 물가가 비싼 나라 싱가폴은 물가가 비싸다.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가장 비싼 것이 자동차, 담배, 술이다. 담배는 한 갑에 1만2천 원 정도 한다. 소주는 한 병에 1만5천 원이 넘는다. 맥주는 1잔에 8~9천 원 정도 하기 때문에 싱가폴 사람들은 절제의 미덕을 발휘한다. 싱가폴은 없는 것이 몇 가지가 있다. 우선 물 한 방울 나지 않는다. 지하수도 없다. 그래서 축산업은 아예 하지 못한다. 싱가폴에서는 껌, 전봇대, 약국은 잘 보이지 않는다. 껌은 찾아볼 수 없고 약국은 지하 가게에 있고 거리에 전봇대나 전선이 없다. 전봇대나 전선들이 도시가 지저분해져서 땅 밑에 묻었다.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다 수입에 의존하기에 물가는 자연히 비싸다. 싱가폴에서는 원자재를 수입하다가 물건을 만들어서 역수출하는 나라다. 그리고 싱가폴은 태풍이 없다. 태풍이 없기에 세계 물류대국이다. 자연 기업하기에 좋은 나라다. 싱가폴은 국가가 돈을 벌어서 국민들에게 나눠주는 살림살이를 취한다. 앞으로 싱가폴은 책, 약, 카지노 등을 통해서 새로운 경제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공무원들이 배워야 할 나라 싱가폴을 아시아 최고의 선진국으로 이끈 원동력은 지도자들의 리더십과 특히 공무원들의 깨끗하고 정직한 정신에서 찾을 수 있다. 만약 공무원들이 부정하면 모든 공직에서 박탈당하고 모든 재산도 몰수된다. 그리고 3대까지 공무원이 될 수 없다. 공무원의 관심은 어떻게 하면 국민을 잘살게 할까? 기업인들에게는 무엇을 도와드릴까라는 자세로 근무하고 있다. 싱가폴 공무원은 청렴하다. 부정부패는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국민들에게 최고의 인재, 최고의 대우, 최고의 존경을 받는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싱가폴을 보며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싱가폴을 보면서 이 나라는 법의 나라요, 환경의 나라요, 경제의 나라요, 상식이 동하는 나라임을 배운다.

2009-07-17

말레이시아 기행(3)

현재 말레이시아는 중국 다음으로 가파른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해외 많은 투자자들의 자본과 인적자원들이 몰려오고 있다. 그 이유는 풍부한 자원과 기업하기에 좋은 환경 때문이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공존의 도시 말레이시아는 동양과 서양문화의 중심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인도, 이슬람 문화와 동남아시아 고유의 문화가 융화되고 공존하면서 독특한 문화를 뿌리내렸다. 특히 서구문화는 말레이시아 문화의 다양성에 크게 기여하였다. 말레이시아를 여행하다 보면 도시의 다양한 색채에 또 한번 놀란다. 도시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건물들이 조화를 이루며 특히 독특한 색감들이 여행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공존의 도시 `멜라카`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다. 이곳은 15~16세기 해상 실크로드의 거점이었고,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 유럽 열강에 식민지 지배를 당한 경험도 있어 `문화의 용광로`라 불린다. 겸손한 물가로 서민들의 천국 말레이시아에서 느끼는 감정은 느림의 미학이다. 특히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느리다. 상점이나 관공서는 보통 오전 10시부터 문을 연다. 문을 닫는 시간도 비교적 일찍 닫는다. 더운 날씨 탓에 자연에 순응하는 모습이다. 특히 물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겸손하다. 전기세, 수도요금, 택시요금, 병원비 등 물가가 너무 저렴하다. 그래서 서민들이 살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사시사철 무더운 여름이 계속 되기에 우리처럼 철 따라 옷을 살 걱정이 없다. 물가가 싼 관계로 최근 필리핀으로 가던 유학생들이 말레이시아로 향하고 있다. 이곳에서도 충분히 영어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한번 내리는 스콜현상 말레이시아는 스콜현상이 있다. 스콜 현상은 하루에 한 번씩 날씨가 맑다가 갑자기 소낙비가 내리다가 금방 햇빛이 생기는 현상이다. 스콜은 열대지방의 소나기로 적도 부근 더운 지방에 하루에 한 번 정도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그 원인은 날씨가 더운 만큼 수분의 증발이 많고 증발된 수증기가 대기 중에 모여 일정량 이상 되면 응결과 동시에 비로 쏟아지게 된다. 스콜현상은 더웠던 거리를 식혀주고 먼지를 없애준다. 마음도 한결 깨끗한 느낌을 준다. 하나님은 사람이나 자연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추위가 심한 남극이나 북극에도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주시고 더운 지방에서도 하루에 한 번 스콜 현상을 통해 소나기가 내리므로 자연과 사람이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고온 다습한 나라에서 하루 한번 내리는 소나기야말로 자연과 사람에게 시원한 생수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서 하나님은 만민에게 공평한가 보다. 켄팅 하이랜드 말레이시아는 연중 내내 더운 여름 날씨다. 그러나 유일하게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고산 켄팅 하이랜드가 있다. 켄팅은 종합휴양지이자 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인공관광지이다. 이곳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놀이시설부터 어른들이 즐기는 카지노까지 다양한 놀이공간을 갖고 있다. 특히 방대한 고원 위에는 말레이시아 유일의 카지노, 골프장 등이 있어서 다양한 고객층이 즐길 수 있다. 사람들은 이곳을 “돈만 있다면 평생 내려오고 싶지 않은 곳”이라고 한다. 켄팅 하이랜드는 울창한 열대 우림 속에 우뚝 솟은 해발 1천768m 울루칼리 산 정상에 세워져 있다. 산 정상에는 늘 구름들이 산허리에 걸려 있다. 시원한 가을바람이 더운 몸을 식힌다. 산 정상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지만 오르막이 심하고 길이 구불구불하여 굴곡이 심하다. 관광객들은 높은 산길을 돌아가는 찻길보다는 간편한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 케이블카도 장장 14.5km에 이르는 장거리로 최고 속도로 달려도 20분은 족히 걸린다. 켄팅은 1970년 문을 연 뒤로 국내외 관광객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이곳은 큰 도시 하나가 들어와 있을 정도로 그 규모와 조직력이 너무 어마어마하다. 이곳은 창업자인 중국계 사업가 림 고통의 탁월한 사업 수완 덕분에 하루 평균 1만5천명에서 2만명의 고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주말이면 5만에서 10만 명에 가까운 여행자들이 이곳을 찾는다. 이곳 호텔은 객실수만 2만개가 넘는데 그것도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방을 정할 수 없다고 하니 카지노 수입이 엄청남을 짐작할 수 있다. 과연 산 정상의 켄팅 하이랜드까지 찾아오게 하는 비결이 무엇일까? 인생 역전 대박의 꿈 때문일까. 사람들은 각박하고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일탈을 꿈꾼다. 그래서 여행 이후에는 호젓하고 광활한 자연에서의 꿀맛 같은 휴식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른다.

2009-07-10

말레이시아 기행(2)

말레이시아는 독특한 나라다. 피부도 다르고 종교도 다르다. 그러나 이 나라에서는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 이곳에서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다양성 속에 일치를 만들어 가고 있다. 다양한 인종이 함께 사는 나라 말레이시아는 여러 민족이 모여 한 나라를 구성하고 있는 다민족 국가다. 시내를 다녀보면 흥미롭다. 바로 사람 구경 때문이다. 이곳은 인종박물관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인종들이 살고 있다.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은 말레이계 말레이시아인들이다. 그다음은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그리고 파키스탄계나 인도계도 1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 밖에 여러 소수 민족들이 서로 공존하며 살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요한 요직이나 정치권력은 말레이계가 쥐고 있다. 이들은 좀처럼 자기민족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 경제와 상권은 중국인이 쥐고 있다. 그 외에는 인도인과 파키스탄계가 험한 일을 대부분 도맡아 하고 있다. 현재 정부에서 말레이인 우대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없지는 않지만 다양한 민족이 함께 조화를 이룬다. 시내를 걷다 보면 다양한 인종을 만날 수 있어 심심하지 않다. 이곳에서는 사람 구경도 또 하나의 볼거리이다. 이렇게 다민족, 다문화가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아시아에서 흔히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공존하는 종교 말레이시아는 이슬람을 국교로 공인하고 있다. 그러나 불교나 힌두교 기독교 등 다른 종교의 자유도 함께 인정하고 있다. 특히 하루 일과 중, 이슬람 기도 시간에는 스피카에서 흘러나오는 기도소리를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다. 이슬람 국가이다 보니 율법이 국법보다 우선한다. 무슬림인은 술과 담배 여자를 멀리한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하루 5차례 정해진 기도시간을 지켜야 한다. 무슬림으로 살아간다는 자체가 하나의 고행과 수행의 길이다. 말레이시아는 수도 쿠알라룸프에 대한 나의 인상은 도심 속 정원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화려한 이슬람의 건축 양식이 도심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유럽풍의 건축양식과 동양적인 건축양식이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간직한 나라 말레이시아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지니고 있다. 낭만과 사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자연이 숨 쉬는 말레이시아를 여행하면 그 신비로움을 더 할 것이다. 누구든지 말레이시아에 도착하면 수만 년 전으로 돌아가거나 초현대의 시간으로 들어갈 준비를 해야 한다. 자연의 세계가 현재에서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과 같다. 사진에 관심 있는 여행자라면, 공원 같이 잘 정비 된 거리의 가로수나 울창하게 우거진 열대림, 그리고 숲으로 가득한 정글 같은 산등성이, 시원한 급류와 폭포 등지에서 마음껏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1억3천만 년 동안 아무도 손대지 않은 열대림은 수만 종의 조류와 야생동물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식물군상 역시 다양하다. 고대의 처녀림은 안개로 가득한 산 정상까지 끝없이 뻗어 있어 환상적인 광경을 연출한다. 원시림이 마치 잘생긴 처녀의 다리처럼 시원하게 하늘을 향해 뻗어 있다. 왜 이렇게 나무들이 잘 생겼을까. 저절로 감탄이 나온다. 하늘을 향해 길게 늘어진 나무들이 발걸음을 유혹한다. 순간, 여기가 에덴동산이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진다. 이러한 천혜의 자연조건은 살아있는 원시림을 체험하게 한다. 말레이시아 어느 곳을 가든 그야말로 완벽한 자연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태양과 바다, 수중 세계를 좋아하는 이는 말레이시아에서 꿈같은 휴가를 보낼 수 있다. 작열하는 태양과 그림 같은 해변이 펼쳐져 있는 팡코르, 동양의 진주 페낭, 때 묻지 않은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키나발루, 신화와 전설이 일상에 녹아 있는 랑카위 등 말레이반도 동서해안은 천혜의 보고이다. 또한 말레이시아의 아름답고 화려한 1천7개의 섬 중 38개 섬은 해양 공원으로 선포되어 있어, 이 섬들과 바다를 둘러싼 환경은 다이빙, 스노쿨링, 수영, 요트 및 보트 타기, 윈드서핑, 낚시와 수중 촬영에 이상적이다. 말레이시아를 구경하다 보면 현재라는 시간을 망각하게 된다. 자신도 시간도 걱정도 잊어버린다. 그것은 천혜의 원시림과 살아있는 자연경관 때문이다. 그래서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느림의 미학에 푹 빠져 있다. 느림은 게으름이 아니라 삶의 여유를 맛보며 주위를 돌아보는 것이다. 파스칼의 말처럼 인간의 불행은 고요한 방에서 휴식 할 줄 모르는 데서 오는지도 모른다.

2009-07-03

말레이시아 기행(1)

말레이시아는 태고의 자연과 지하자원이 잘 보존된 나라였다. 이곳은 서양과 동양, 원시와 현대가 공존하며 특히 많은 인종이 함께 사는 다민족국가이다. 미지의 나라,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 그리고 모든 것이 베일에 갇힌 낯선 나라에 간다는 것은 두려움과 함께 약간의 흥분을 동반하는 기분이었다.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6시간 후에 말레이시아 셋방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오후 5시, 공항을 빠져나오자 무더운 아열대 기온으로 숨이 막힌다. 온몸은 이미 땀으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강렬한 태양과 무더운 날씨는 약간의 현기증까지 느끼게 했다. 왠지 습하고 무더운 바람이 이국의 향취가 묻어나 미지의 세계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말레이시아는 깨끗한 해변과 크고 작은 섬들과 밀림과 정글로 뒤덮인 산악지대가 어우러진 곳이다. 15세기 말레이 반도 남부에 말라카 왕국이 세워졌으며, 18세기 이후 포르투갈과 네덜란드에 의해 점령되었고, 19세기에는 영국의 지배를 받았고 그 후 일본의 침략을 받아 많은 아픔을 겪기도 했다. 푸른색의 팜 나무 물결 말레이시아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수많은 섬이 있는 지상의 낙원이다. 또한 국토의 4분의 3이 밀림과 습지로 우거진 원시의 자연을 간직하고 있었다. 비행기에 내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야자수와 팜 나무였다. 그리고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해안을 따라 역사의 도시 말라카로 가는 양쪽에도 팜 나무들이 파란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날씨는 더웠지만 푸른 팜 나무를 쳐다보면 더위도 잊었고 끝없이 펼쳐지는 이국적인 경관에 흠뻑 빠졌다. 그것은 여행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이었다. 말레이시아가 팜 나무에 들이는 관심의 정도는 `말레이시아 팜 오일 위원회(MPOB)`라는 기구를 만들었다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팜 나무는 5년이 가기 전에 초기에 들어간 비용을 다 회수할 수 있을 만큼 경제성이 뛰어나다. 팜 나무를 통해서 많은 오일을 생산해내어 부를 쌓기 때문이다. 가이드가 야자나무와 팜 나무를 소개해준다. 야자나무는 쭉 뻗어서 키가 큰 나무이고, 팜나무는 야자나무에 비해 키가 작다. 그리고 팜나무 열매는 대추처럼 작고 붉은색을 띤다. 팜 나무는 대략 수령 3년이 지나면 열매를 맺기 시작하여 이후 근 25년 동안 열매를 맺으며 왕성한 생산력을 자랑한다. 열매는 식용유와 바이오 디젤 등 다양한 용도로 가공되고 있다. 특히 팜 오일은 환경오염을 줄이고 미래의 석유를 대체하는 산업으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각광받고 있는 사업이다. 생산성이 좋아서 몇 년 안에 초기 투자비용이 다 회수되기 때문에 임야를 소유하고 있는 현지인들은 기존의 나무들을 없애고 팜 나무를 심는다고 한다. 그리고 팜 나무 농장은 `애국하는 나무` `눈에 보이는 오일 공장` `돈을 벌어다 주는 나무`로 불리고 있다. 다양한 지하자원의 나라 말레이시아는 팜 나무 외에 세계 굴지의 고무 산출국이다. 팜 나무 외에 고무나무도 원시림을 이루고 있다. 그밖에 목재, 차, 주석, 철, 구리, 보크 사이드, 석유 등의 광산물도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세계 제일의 품질과 생산을 자랑하는 말레이시아 주석은 고무, 팜유와 더불어 말레이시아의 3대 자원으로 꼽힌다. 특히 주석은 은백색의 광택 있는 금속으로, 빛깔과 순도에 따라 가공 용도가 정해지며 은은한 광택이 날수록 질이 높은 자원이다. 주석 제품들을 말레이시아 내에서는 `퓨터(Pewter)`라고 부르는데 조각이 정교하고 색깔이 곱고 맑아야만 관리가 간편하며 또한, 보온과 보냉의 성질을 갖고 있어 음식물을 담아 보관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다. 그래서 찬 음료나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유리잔보다 주석 컵이 더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주석은 부식과 변질이 없어서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음료수 캔 속에도 이 주석이 숨어 있다. 캔은 일정 기간동안 내용물이 부패하는 것을 막아주는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지하에 매장되어 있는 주석은 물을 정화시켜주는 천혜의 자원이다. 문득 말레이시아를 보면서 이곳이 바로 하늘이 내린 축복의 땅임을 실감한다. 태고의 자연을 간직한 나라, 그리고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는 나라, 그리고 서민적이고 소박한 사람, 사람들, 문득 이런 땅에 살고 싶다는 생각은 나만의 착각일까? 밤은 깊어 가는데, 갑자기 그리움들이 몰려온다.

2009-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