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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농협, 국제유가 급등에 300억 긴급 투입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농협이 농업인과 소비자의 유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총 300억 원 규모의 지원책을 긴급 시행한다. 농협은 △농업용 면세유 할인 지원 250억 원 △NH농협카드 할인 지원 50억 원 등 총 300억 원을 투입해 농업인과 국민이 체감하는 유류비를 최대한 낮추겠다고 11일 밝혔다. 먼저 면세유 할인은 오는 4월 8일까지 한 달간 농협주유소에서 농업용 면세유를 구매하는 농업인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경유, 등유, 휘발유 순으로 사용량에 따라 차등 지원되며, 재원은 농협중앙회 예산으로 마련된다. 또한 NH농협카드 할인은 13일부터 4월 10일까지 전국 농협주유소(NH-OIL)에서 NH농협카드로 5만 원 이상 결제 시 리터당 200원 캐시백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NHpay 사전 응모 시 최대 1만 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현재 전국 717개 농협주유소(경북 122개)는 국제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 시장 평균 대비 휘발유 83원, 등유 118원, 경유 140원 저렴하게 판매 중이다. 이번 300억 원 지원책은 농번기를 앞둔 농가의 경영비 부담을 크게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주원 경북농협 본부장은 “농번기에 즈음한 유류비 급등으로 농업인들의 고통과 걱정을 함께하며, 이번 면세유 보조금 지원이 영농비 부담을 줄여 농산물 가격 안정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중동 사태가 안정화될 때까지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농민들의 걱정을 덜어드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농협은 지난 설 명절에도 난방용 등유를 대폭 할인 공급하고 영농자재를 최대 30% 할인하는 특별행사를 통해 농가 경영비 부담을 줄인 바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3-11

사별한 아내와 ‘공동 1억’⋯73세에 전한 깊은 울림

평생을 성실하게 일하며 모은 소중한 자산을 인재 양성을 위해 선뜻 내놓은 70대 시민의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 포항공과대학교(이하 포스텍)는 포항 시민 조열래 씨(73)가 대학 발전기금으로 1억 원을 기부했다고 11일 밝혔다. 조씨는 이 대학 졸업생이나 교직원 등 직접적인 인연이 없는 평범한 시민이다. 정년퇴직 후에도 최근까지 아파트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며 묵묵히 삶을 일궈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기부 동기에 대해 “평생 열심히 일하며 잘 살아올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하며 이제는 사회에 조금이나마 돌려주고 싶었다”며 “교육 보국의 유지를 이어가는 포스텍이 미래 과학 인재를 키우는 데 힘을 보태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기부는 6년 전 사별한 아내 고(故) 서남섭 여사와 조씨의 공동 명의로 진행됐다. 생전에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한 뜻만큼은 아내와 함께 남기고 싶다는 조씨의 간곡한 요청에 따른 것이다. 김성근 포스텍 총장은 “대학과 특별한 인연이 없음에도 교육의 가치를 믿고 손을 내밀어 주신 점이 더없이 감동적”이라며 “두 분의 뜻을 무겁게 받들어 대한민국 과학 미래에 기여하는 대학으로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기부금은 ‘POSTECH 2.0 교육지구 건립기금’으로 지정돼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공간 조성에 사용될 예정이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11

후쿠시마 원전 사고 15년···포항 시민단체 “핵발전 확대 중단하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15주년을 맞아 포항 지역 시민단체들이 핵발전 확대 정책 중단을 촉구했다. 포항환경운동연합과 포항시농민회는 11일 오전 포항시청 앞 광장에서 ‘후쿠시마 핵사고 15주년 캠페인’을 열고 “후쿠시마 사고는 15년이 지난 지금도 끝나지 않은 재난”이라며 핵발전 확대 정책 재검토를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후쿠시마 핵사고 15년, 재난은 끝나지 않았다’, ‘핵발전 확대 정책을 중단하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기억하라 후쿠시마’, ‘핵발전소 SMR 건설계획 철회하라’, ‘신규 핵발전소 어디에도 안 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원전 사고는 대지진과 쓰나미로 촉발된 원자로 멜트다운 사고로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환경으로 방출된 대형 재난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사고 발생 15년이 지났지만 녹아내린 핵연료는 아직 회수되지 않았고, 폐로 작업에는 앞으로도 수십 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주에서 추진 논의가 이어지는 소형모듈원전(SMR) 단지 계획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한 참가자는 “SMR은 규모가 작을 뿐 핵발전소라는 점에서는 사고 위험과 방사성 폐기물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신규 핵발전소 건설 논의는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단체들은 “후쿠시마 사고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재생에너지 확대 등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3-11

50사단 영덕대대, 영덕역서 민·관·군·경·소방 통합 대테러 대응훈련 실시

육군 제50보병사단 영덕대대가 지난 10일 경북 영덕역 일대에서 ‘2026년 FS(프리덤실드) 연습’의 일환으로 민·관·군·경·소방이 참여한 통합방위 대테러 대응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에는 영덕대대 장병들과 영덕군청, 경찰, 소방 등 관계기관 인원 50여 명이 참가해 미상 폭발물 테러와 다중이용시설 화재가 동시에 발생한 복합 재난 상황을 가정하고 대응 절차를 점검했다. 훈련은 역내에 폭발물 의심 물체가 설치됐다는 주민 신고 상황을 시작으로 진행됐다. 신고 접수 후 군과 경찰의 초동대응팀이 현장에 출동해 주변을 통제했으며, 이후 현장 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해 기관별 임무를 분장하고 체계적인 대응에 나섰다. 소방과 보건소는 역내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부상자에 대한 응급처치를 실시했다. 동시에 군·경 합동 기동타격대는 폭발물을 설치한 테러범을 추적해 검거하는 과정까지 수행하며 훈련을 마무리했다. 군은 이번 훈련을 통해 유관기관과의 협조체계를 점검하고 사회 안전망 시스템을 활용한 적 식별 능력을 강화했다. 또 초동조치부대와의 지속적인 정보 공유와 소통을 통해 테러 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과 범인 검거 능력을 숙달했다. 김중완 영덕대대장(중령)은 “사전 협조회의와 예행연습을 통해 민·관·군·경·소방이 함께하는 통합방위작전 훈련이 내실 있게 진행됐다”며 “어떠한 적의 공격에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완벽한 통합방위태세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3-11

철강도시 포항의 그늘···도심 곳곳 ‘고물상 난립’, 폐기물 환경법 위반 소지 곳곳

철강도시 포항의 또 다른 풍경은 도시 곳곳에 자리 잡은 고물상이다. 산업단지와 철강공장이 밀집한 도시 특성상 고철과 재활용 자원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이를 수거·유통하는 고물상 역시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그러나 최근 지역 곳곳에서 고물상과 관련된 환경 민원과 안전 문제가 잇따르면서 관리 체계의 허점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 업계와 관련 기관 자료를 종합하면 포항지역에서 영업 중인 고물상은 대략 120~160곳 안팎으로 추정된다. 철강 산업 기반 도시라는 특성 때문에 전국 평균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문제는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소규모 개인 사업장 형태로 운영되면서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에서 고물상은 두 가지 법 체계로 관리된다. 하나는 경찰이 관할하는 ‘고물영업 허가’이고, 다른 하나는 지자체가 관리하는 폐기물 재활용 관련 신고다. 그러나 일정 규모 이하 사업장은 폐기물 처리 신고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는 사실상 관리 밖에서 운영되는 사업장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도심 주변의 소규모 고물상들은 경찰의 영업 허가만 받은 채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폐기물 보관 방식이나 처리 과정에 대한 지자체의 환경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특히 일부 고물상에서는 고철과 폐전선, 폐플라스틱 등 각종 재활용 자재가 분리되지 않은 채 장기간 야적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잔재 폐기물이나 오염물질은 폐기물관리법 등 환경 관련 법 위반 소지가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실제로 고물상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단순 고철만이 아니다. 폐전선 피복, 플라스틱 잔재, 오염된 포장재 등 다양한 폐기물이 함께 발생한다. 이를 적절히 분리·보관·처리하지 않을 경우 명백한 폐기물 처리 기준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러한 관리 여부를 상시적으로 점검하는 체계는 사실상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환경 관리 기준이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확인하기조차 쉽지 않다는 것이 현실이다. 포항 남구 오천읍과 연일읍, 북구 흥해읍 등 철강공단 주변에는 고철과 비철 금속을 취급하는 중소 고물상들이 밀집해 있다. 공장 폐자재와 철강 스크랩을 수거하는 업체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든 결과다. 여기에 도심 골목형 고물상까지 포함하면 주거지 인근에서도 쉽게 고철 야적장을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환경은 주민 생활과 직결된 문제로 이어진다. 고철 절단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 폐기물 적치로 인한 악취, 비산 먼지 등 생활환경 민원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폐전선이나 플라스틱 잔재 등이 뒤섞여 보관될 경우 화재 위험도 높아 주민 불안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국적으로도 고물상 화재는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대부분 고철과 폐기물, 가연성 재료가 뒤섞여 적치된 환경에서 발생하며 한 번 불이 나면 대형 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좁은 골목이나 도심형 사업장의 경우 소방차 접근이 어려운 곳도 많아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또 다른 문제는 고철 도난과 불법 유통 가능성이다. 철강 가격이 상승할 경우 공사장 자재나 공공시설물 등이 도난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발생해 왔다. 고물상은 거래 기록과 신분 확인 의무가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철저히 지켜지는지는 별도의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관리 부재다. 경찰은 고물영업 허가를 관리하고, 지자체는 폐기물 관련 신고를 담당하지만 두 제도 사이의 틈에서 상당수 사업장이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포항시가 지역 고물상 전체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조차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공식적으로 공개된 전수 자료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업계 추정치만 떠도는 실정이다. 철강 산업이 유지되는 한 고철과 재활용 산업은 도시 경제의 한 축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산업이 주민 생활환경과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방치된다면 이는 명백한 행정의 관리 문제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포항시가 고물상 실태에 대한 전면적인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찰의 고물영업 허가 자료와 지자체의 폐기물 관련 신고 자료를 통합해 지역 내 모든 사업장의 위치와 규모, 운영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폐기물 보관 상태와 처리 과정, 환경 관리 기준 준수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해 폐기물관리법 등 환경 법령 위반 가능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철강도시 포항의 또 다른 산업인 재활용 시장. 그러나 관리되지 않은 고물상 난립은 언제든 환경 문제와 안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이다. 포항시는 지역 고물상 전수조사를 즉각 실시하고, 폐기물 처리와 환경 관리 기준을 강도 높게 점검해야 한다. 도심 곳곳에 쌓여가는 고철 더미와 폐기물. 이 문제가 더 큰 환경 재난으로 이어지기 전에 행정의 철저한 대응과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3-10

수제화 50년, 향촌동에 꽃 피운 ‘편아지오’

“구두는 발이 편해야 한다.” 대구 향촌동 제화 골목의 역사는 우종필(64) 장인의 손끝에서 다시 쓰였다. 3대째 가업을 이어가는 그는 쇠락해 가던 거리의 명맥을 살린 주역이다. 1976년, 축구선수의 꿈을 접고 열다섯 나이에 망치를 든 소년은 이제 200여 개의 표창장을 지닌 대한민국 신지식인 명장이자 지역 공동체의 상징이 된 인물이다. 장인의 48년 외길은 순탄치 않았다. 8년의 수련 끝에 재봉틀 한 대로 시작한 작업장은 꼼꼼한 솜씨로 소문나면서 한때는 직원이 15명이나 되는 규모로 커졌다. 그렇지만 호황은 길지 않았다. 결재한 거래처의 수표가 줄줄이 부도나면서 납품 대금 회수 실패라는 가혹한 시련이 찾아왔다. 채무자를 찾아 전국을 헤매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아픔뿐이었다. 하는 수없이 삼촌 공장에 다시 들어가 일을 시작했다. 또 새로운 재기를 위해 중국으로 건너가 일을 했으나 이곳에서도 바이어들의 횡포로 몸만 겨우 빠져나오는 고생을 했다. 그러나 이것이 그를 오히려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나 할까. 2000년대 들어 제화 경기가 추락하며 향촌동 거리에 폐업 행렬이 이어질 때, 그는 전업 대신 ‘상생’을 택했다. “모든 것은 내가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반대하는 동료들을 설득해 ‘대구 수제화 마을기업’을 탄생시킨 것이다. KBS ‘아침마당’ ‘다큐 3일’ 등 생방송의 조명을 받으며 전국에서 고객이 몰려들었고, 죽어가던 거리는 다시금 망치 소리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못다 한 학업을 위해 야간학교와 대학을 장학생으로 졸업했다. 지인들의 추천으로 한때 대구 중구의원으로 진출해 지역 봉사에도 앞장섰다. 우 장인이 운영하는 (주)편아지오는 이름부터 남다르다. 외래어 대신 “발이 편안해지오”라는 우리말로 상호를 지었다. “아무리 가죽이 좋고 맵시가 있어도 발이 편하지 않으면 신지 않는다”는 그의 장인 정신과 철학이 담긴 상호다. KBS 생방송을 통해 그의 이름이 전국으로 알려지자 국경을 넘어 일본 교포한테서도 주문이 들어왔고, 뉴욕에서는 300mm 맞춤형 구두 주문이 들어오기도 했다. 석 달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는 ‘진품 수제화’의 명성은 이때부터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그의 곁에는 아들이 서 있다. 한때 자리를 비우기도 했던 아들이 돌아와 아버지의 가업을 잇는 모습은 이젠 장인에게 가장 큰 보람이다. 수백 개의 상패보다 마을기업 우수상이 더 자랑스럽다고 말한 그는 “이 길은 선택이 아니라 숙명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최선을 다한 뒤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그의 좌우명처럼, 우 장인은 오늘도 묵묵히 구두를 만든다. /유무근 시민기자

2026-03-10

서각(書刻) 30년, 금곡 신동호 작가

금곡 신동호는 1948년생으로 78세다. 서각에 반 갑(甲)년을 보내고, 지난 2월 20일부터 3월 8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 전시실에서 ‘전통의 숨결을 새기다’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가졌다. 지금도 시간만 나면 공방으로 가서 하루에 5시간 이상 작품 활동을 한다. 또 오전에는 매일 대구 범물노인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할 정도로 건강도 좋다. 범물복지관에서 신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신 작가는 서각을 시작하게 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모 방송국에서 퇴직한 후 운동을 위해 신천을 산책하다 한가히 놀고 있는 노인들의 모습을 보고 늙어가지만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서경을 공부하다 잡지에서 본 서각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서각은 “나무와 작가가 나눈 이야기를 표현하는 예술작품이라 생각한다”면서 “때로는 나무가 나에게 말을 걸고 어떤 때는 내가 나무에게 말을 거는 예술”이라 설명한다. 그 와중에 나무의 무늬가 이야기에 끼어들기도 한다고 했다. 하지만 칼을 잡고 작업을 하는 순간만은 번뇌와 망상이 끼어들 틈이 없다고 했다. “참선보다도 더 좋은 것 같다”며 서각의 매력을 이야기했다. 신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32점을 전시했다. 작품이 팔려 수익이 생긴다면 전액을 이웃 돕기에 사용하고 남은 작품과 앞으로 만드는 작품도 원하는 공공 기관이나 복지관 등에 기증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의 작품 가격이 궁금해서 주변에 살짝 알아보았더니 주는 대로 받지만 ‘십장생’은 400만원에 팔렸다고 했고, 소품도 30만원 정도는 된다고 귀띔했다. 서각에는 나무가 가장 중요하다. 그는 무늬가 좋고 야문 느티나무를 주로 사용하며 은행나무, 호두나무, 먹감나무, 참죽나무 등도 사용한다고 했다. 나무가 좋으면 값이 비싸고 너무 싼 나무와 수입된 알마사카, 마디카 나무는 물러서 작품성이 떨어져 잘 사용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가 가장 아끼는 작품은 ‘마음을 다스리는 글’을 표현한 작품인데 느티나무를 사용했고 테두리는 참죽나무로 만들었다. 집 거실에 걸어 두면 좋다고 했다. 마음을 비우려 늘 노력한다는 그는 78세의 나이에도 현재 예목서각회 고문과 사단법인 한국각자협회 자문위원, 목산서각연구원 원장으로 후학을 지도하고 있다. 또 대한민국 각자대전 초대작가, 운영위원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서각 전을 둘러보던 시인 김동원씨는 “신 작가는 먹물의 흐름에 따라 나무와 한 마음이 되어 칼로서 글을 썼다”며 ”그의 양각은 쪽빛 하늘 허공에 대고 무형각(無形刻)으로 봄바람이 매화 향기를 머금듯 도풍(道風)을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6-03-10

(시민기자 단상) 김유신에게 배우는 지도자의 자세

김유신을 둘러싼 평가는 시대에 따라 달라져 왔다. 한때 그는 삼국통일의 위대한 장군으로 추앙받았다. 그 후에는 외세와 손을 잡았다는 이유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다양한 해석과 논쟁을 거쳐도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 김유신은 여전히 역사적 영웅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영웅은 신화 속 인물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어려운 현실 속에서 결단을 내린 사람이다. 7세기 동아시아는 거대한 제국 당이 군림하던 국제 질서였다. 고구려는 강대했고, 백제 역시 해양 세력과 연계된 강국이었다. 상대적으로 약소했던 신라가 살아남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았다. 신라가 당과 동맹을 맺은 것은 사실이다. 이를 두고 외세 의존이라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제정치에서 동맹은 굴종이 아니라 전략이다. 생존을 위해 힘의 균형을 활용하는 것은 약소국이 취할 수 있는 현실적 선택이다. 김유신은 감정이 아니라 계산으로 움직인 군사 지도자였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이후다. 통일이 이루어진 뒤 신라는 당과 충돌했고, 매소성과 기벌포 전투를 통해 당 세력을 한반도에서 몰아냈다. 만약 신라가 진정한 사대 국가였다면 그런 전쟁은 없었을 것이다. 도움을 받았으되 지배를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동맹은 굴종이 아니라 자주권을 향한 과정이었다. 김유신의 공적은 단순히 전장에서의 승리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신라 내부의 귀족 연합체제를 조정하며 왕권을 뒷받침했다. 분열과 전쟁이 반복되던 한반도에 처음으로 장기간의 통합질서를 여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그 통합은 이후 고려와 조선으로 이어지는 국가 전통의 토대가 되었다. 한반도 역사에서 ‘하나의 정치 질서’가 지속된 경험은 가볍지 않다. 물론 그의 선택이 모든 면에서 이상적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외세와의 협력은 언제나 위험을 동반한다. 그러나 우리는 결과를 알고 있는 자리에서 과거의 결단을 쉽게 재단하는 경향이 있다. 김유신은 결말을 모른 채 국가의 존속을 위해 선택해야 했던 인물이었다. 그가 짊어진 것은 영광 이전에 책임이었다. 영웅은 완벽해서 영웅이 되는 것이 아니다. 시대의 가장 어려운 문제 앞에서 도망치지 않았기에 영웅이 된다. 김유신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현실을 택했다. 그 현실적 선택은 한반도의 통합과 자주적 질서 확립으로 귀결되었다. 우리는 영웅을 흠 없는 존재로 만들고 싶어 하지만, 역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오히려 논쟁 속에서도 지워지지 않는 이름이 진정한 영웅에 가깝다. 김유신은 비판과 재해석을 거쳤음에도 여전히 역사에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한다. 그것은 그의 선택이 한 시대의 운명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분열의 시대에 통합을 이끈 결단, 외세 속에서도 자주권을 지켜낸 전략, 그리고 그 결과를 끝까지 감당한 책임. 이 세 가지가 바로 김유신을 오늘날에도 영웅으로 남게 하는 이유다. 그런 의미에서 김유신은 한 시대의 영웅이기 이전에, 지도자가 가져야 할 자세를 보여 준 인물이었다. /김성문 시민기자

2026-03-10

대구에 있는 아름다운가게를 아시나요

(재)아름다운가게는 비영리 공익재단이다. 우리 사회의 생태적, 친환경적 변화에 기여하고 국내외 소외계층을 위한 공익활동을 벌인다. 기증품 판매 수익금, 개인 단체 기부금, 행사 수익금 등을 통해 지역공동체 회복 및 빈곤 해결과 환경문제 해소를 목표로 2002년 처음 시작했다. 지난 20여 년간 전국 164개 매장과 690개 이상 운영된 나눔장터에서 총 2억5700만점의 중고물품을 거래했다. 2012년에는 미국 LA에, 2013년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지점을 개점하기도 했다. 아름다운가게는 전국 매장 수익의 약 70%를 매장이 속한 지역사회에 환원한다. 20여 년 동안 저소득층과 공익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또 환경을 위해 ‘아름다운 숲’ 조성 사업에도 힘쓴다. 전국 매장과 17개의 되살림 센터(기부물품 집하 및 배송 담당)를 통해 자원순환도 이루어진다. 아름다운가게의 사업은 물품 기부, 착한 소비, 업사이클링 사업 등이다. 물품 기부의 참여를 원하면 3가지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다. 직접 매장을 방문하여 기부할 수 있고, 기부할 물품이 3박스 이상이면 전화를 하면 직접 수거해간다. 물품을 기부하면 그 중 판매 가능한 것은 오프라인 아름다운 가게 매장에서 판매한다. 아름다운가게 대구수성점(대구 수성로 69길 65. 상가 7동 101호)을 찾았다. 지상철 대봉교역 4번 출구에서 대봉교를 지나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로 보인다. 기부 코너에 가서 기부할 옷과 도서를 세고, 회원가입을 한 뒤 등록을 마치니 휴대전화에 물품의 개수와 기부금을 신청하라는 메시지가 보인다. 가게에는 의류, 도서, 생활용품 등 없는 것 없다. 필요한 물건은 누구나 여기서 살 수 있다. 값은 아주 저렴하다. 겨울용 패딩이 2만원 정도며 점퍼 바지는 1만원에 살 수 있다. 학용품과 문구류는 대부분 새것이다. 값은 절반 수준. 여기서 팔리는 물건들은 대부분이 기증품이다. 해당 방문 매장에 기부된 물건은 본사 측에서 소독을 마친 뒤 가격 측정 후 전국 매장으로 보내지게 된다. 나에게는 필요 없는 물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요긴하게 쓰일 물건들이 기부를 통해 판매되고, 그 수익금은 국내외 소외계층을 돕는다. 고마운 일이다. 지나는 길에 자주 들른다는 수성동 박수현(42)씨는 “중학생과 초등학생 두 자녀가 있는데 크는 아이에게는 새 옷을 사도 1년 못 입는다”며 “못 입는 옷은 깨끗하게 세탁하여 기부하면,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받아 연말정산 하면 환급되고, 입을만한 옷도 사 가면 일거양득”이라며 웃었다. 도서 코너에는 전집, 소설, 수필집, 시집, 시조집 등이 많다. 판매가는 정가의 20% 정도였다. 책들이 모두 깨끗해 새 책이나 다름없다. 매장에는 고가품인 카메라, 전자제품, 주방용품 식품도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가게를 이용하여 물품을 기부하기도 하고 사가게 되면, 재사용으로 환경도 보호하고 가게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6-03-10

지인 상대로 ‘투자 수익’ 미끼 수십억 가로챈 50대, 징역 8년

부동산 투자로 높은 수익을 내주겠다고 속여 지인들로부터 거액을 가로챈 50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1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51)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서울 영등포구 일대 부동산 개발사업 등에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지인들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위와 간경화 등 지병으로 2014년 이후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개인 신용카드 대금과 기존 채무가 늘어나자 이를 돌려막기하기 위해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부동산 개발사업에 투자하면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있다”거나 “카드 대금을 갚으면 투자금을 상환하겠다”는 식으로 지인과 사업 관계자 등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돈을 빌린 뒤, 실제로는 기존 채무 변제나 생활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기존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이나 원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다른 지인들에게 돈을 받아 돌려막는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장기간에 걸쳐 주변 지인들의 신뢰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247억 원 이상의 돈을 편취했고 피해 규모도 60억 원을 상회한다”며 “피해 회복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10

제48회 전국 무용 예술제 개최

(사)무궁화예술단이 주최한 제48회 전국 무용 예술제가 지난 8일 대구 아양아트센터 대강당에서 개최되었다. 경연 부문은 한국 전통, 한국 창작, 발레 클래식, 발레창작 현대무용, 째즈댄스, 에어로빅, 댄스스포츠, 힙합 댄스, 방송 댄스, 라인댄스, 벨리댄스 등이다. 전국 각지에서 신청 받은 결과, 학생부 46팀, 시니어부 4팀, 신인부 4팀, 일반부 5팀, 명인부 5팀이 참가했다. 초등부에서 명인부까지 폭넓은 연령층의 참가자들이 무대에 올라 수준 높은 공연을 보여 관중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번 예술제는 전국 각지의 무용 인재들을 대상으로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치도록 하고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한국무용 축제의 한마당이 되고자 준비한 축제다. 시상식은 2025년 명인부 대상을 받은 팀의 축하 공연이후 시작됐다. 김세화 심사위원이 학생부 대상 이혁준(한노인 만찬)과 시니어부 이옥자외 4명(부채 산조), 신인부 김가령외 3명(진주건무, 경상국립대학생)에 대해 시상을 했고 안덕기 교수가 일반부 대상 주홍희(살풀이), 명인부 대상 장요환(남도 소고춤)을 시상했다 무궁화예술단은 “앞으로도 무용 예술의 저변 확대와 우수한 인재 양성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유병길 시민기자

2026-03-10

대구지검, 지방선거 앞두고 선거범죄 대응 강화

대구지방검찰청이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범죄 대응 강화에 나섰다. 대구지검은 10일 오전 대구지검 7층 대회의실에서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와 대구·경북 경찰이 참석한 가운데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선거범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검찰 공공수사부장과 선거 전담 검사 3명, 검찰수사관 3명, 대구시선관위 지도계장 등 11명, 대구경찰청·경북경찰청 지능팀장 등 10명 등 총 28명이 참석했다. 검찰과 선관위, 경찰은 이번 선거에서 허위사실 유포와 흑색선전, 선거 관련 금품수수, 선거 폭력행위, 공무원과 단체의 선거개입 등을 중점 단속 대상 범죄로 정하고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이나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가짜뉴스 유포 등 허위사실 유포 범죄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SNS를 통한 근거 없는 의혹 제기나 후보자 비방, 당내 경선 과정에서의 여론조사 조작 등도 주요 단속 대상에 포함된다. 또 정당 후보자 추천과 관련한 금품수수, 선거운동 또는 경선 과정에서의 금품 제공,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의 금품 요구 등도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후보자나 선거관계자에 대한 폭행·협박, 벽보와 현수막 훼손 등 선거 관련 폭력행위 역시 엄정 대응 대상이다. 검찰은 선거사건이 공소시효 6개월의 단기 시효가 적용되는 만큼 선관위와 경찰 간 협력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사건 발생 초기부터 재판 단계까지 수시로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등 수사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수사 과정에서 적법절차를 철저히 준수하고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 공정성을 확보하는 한편,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에 따라 제보자 신원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대구지검은 이미 지난 2월 2일 선거사범 전담수사반을 편성해 단계별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으며, 선거사건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오는 12월 3일까지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할 예정이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검찰과 선관위, 경찰이 긴밀히 협력해 선거범죄에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며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가 치러질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10

독도 인근 해상 50대 선원 응급환자⋯포항해경, 긴급 이송

독도 인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50대 선원이 극심한 복통을 호소해 해경이 긴급 이송 작전을 펼쳤다. 포항해양경찰서는 지난 9일 오전 6시 8분쯤 독도 남동방 약 56km(30해리)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근해채낚기 어선 A호(70t급, 승선원 8명)로부터 응급환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신고를 받은 해경은 즉시 경비함정 1003함을 현장으로 급파했다. 오전 8시 15분쯤 현장에 도착한 해경은 환자 B씨(50대)를 고속단정으로 안전하게 옮겨 태운 뒤, 함정 내 설치된 ‘원격의료시스템’을 가동했다. 해경은 강릉 동인병원 의료진과 실시간으로 연결해 응급조치를 실시했다. 당시 B씨는 의식과 호흡, 맥박은 있었으나 심한 복통으로 거동이 불가능한 상태였으며 의료진은 맹장염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냈다. 해경은 환자를 1003함에서 507함으로 다시 옮겨 태우는 등 긴밀한 연계 작전을 통해 포항 용한항으로 신속히 압송했다. B씨는 대기 중이던 119 구급대에 인계돼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근안 포항해양경찰서장은 “원거리 해상에서 발생하는 응급 상황에서도 신속한 대응체계를 가동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10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조선업 현장 불시 점검… “안전 사각지대 뿌리 뽑는다“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지청장 박해남)은 지난 9일, 최근 중대재해가 발생한 조선업계의 경각심을 높이고 안전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포항시 북구 흥해읍 소재 조선업 사업장을 대상으로 고강도 불시 점검을 했다 이번 점검은 조선업 특성상 중량물 취급(크레인), 화기 작업(용접·절단), 고소 작업 등 사고 위험이 높은 공정이 밀집해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기획됐다. 특히 최근 현장 내 저숙련 근로자와 외국인 노동자의 비중이 급증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안전 관리의 허점을 메우는 데 주력했다. 현장 점검 결과 안전난간 미설치와 레버플러 훅 해지 장치 탈락 등 실질적인 추락 및 낙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요인들을 적발했다. 포항지청은 확인된 위반 사항에 대해 즉각적인 개선을 지시했다. 또 외국인 근로자의 언어 장벽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공정별 핵심 안전수칙을 담은 ‘맞춤형 교육’ 도 했다. 이와 함께 보호구 착용 및 장비 점검 등 가장 기본적인 안전 수칙의 철저한 이행 강조 등 중점 지도 사항도 전달했다. 박해남 포항지청장은 “선박 블록 제조 공정의 특성을 고려한 위험 요인은 즉시 시정되어야 한다”며, “기본적인 안전 수칙 미준수가 곧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지청장은 이어 “이번 점검을 시작으로 현장의 안전 사각지대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강도 높은 점검과 지도를 멈추지 않겠다”며 “앞으로도 현장에서 발견되는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진호 선임기자

2026-03-10

포항고등학교 동아리 ‘라솔라’, 대한민국 최고(最古) 고등학교 동아리로 공식 인증

KRI 한국기록원(Korea Record Institute)은 지난 2월 9일 포항고등학교 학생 동아리 ‘라솔라(La Solar)’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최고(最古)의 고등학교 동아리”로 공식 등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라솔라는 단순한 학교 동아리를 넘어 한국 근현대사와 함께 호흡해온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재확인하게 됐다. 이에 따라 라솔라는 오는 11일 서울 서초동의 한식 레스토랑에서 KRI 공식 인증서를 전달받는 임시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KRI 한국기록원은 인증서에서 “1955년 9월 8일 포항고등학교(1951년 개교)에서 재학생 9명의 자발적 의지로 창립된 라솔라가 2026년 현재까지 71년간 단 한 기수도 끊기지 않고 지속되어 대한민국 최고(最古)의 고등학교 동아리로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라솔라가 한국 교육사적 가치를 지닌 상징적 단체임을 공식화한 것이다. 라솔라는 지난해 9월 창립 70주년을 맞아 기념문집 ‘형산강은 흘러서 영일만에 깃들고, 우리 청춘은 그 푸른 바다에 빛나고’를 출간한 바 있다. 이후 KRI 등재를 목표로 등재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약 5개월간 자료 수집과 검증 과정을 거쳐 이번 성과를 이뤘다. 특히 1955년 창립 당시의 정관, 회원 명부, 활동 기록 등 역사적 사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임시총회에는 라솔라 창립 주역인 허화평 명예회장(1기, 전 국회의원), 이상철 총회장(20기), 배용재 포항지회장(18기, 변호사), 박을종 등재추진위원장(19기) 등이 참석한다. 또한 창립 70주년 공로자로 선정된 김영원 전 총회장(11기), 소설가 이대환(21기), 예비역 육군 소장 신봉수(22기), 이화여대 교수 권태상(37기) 등 각계 동문들이 모여 축하할 예정이다. 이들은 “100년, 150년, 200년까지 전통을 이어가며 모교와 지역사회 발전에 힘쓰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1955년 한국전쟁 후 재건을 꿈꾸던 포항에서 포항고 1학년 허화평, 김현준, 이낙필 등 9명은 “순수한 우정으로 희망찬 미래를 열어가자”는 뜻으로 동아리 ‘라솔라’(La Solar)를 결성했다. ‘태양계 9개 행성’을 상징으로 삼은 이들은 전쟁의 상처를 딛고 학문 탐구와 동문 유대감을 키워왔으며, 71년의 시간 속에 거목으로 성장해 한국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KRI한국기록원은 우리나라의 최고 기록을 KRI 공식 최고 기록으로 인증하고 등재해 미국 World Record Committee(WRC·세계기록위원회) 등 해외 기록 인증 업체에 도전자를 대신해 인증 심의를 요청하는 최고 기록 인증 전문기관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3-09

박병훈 37.5% 주낙영 31.6%…국힘 경주시장 공천 안갯속

6·3 지방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경북매일신문이 지난 주말 경주시장 지지도 여론조사를 한 결과 경주지역 민심은 여전히 안갯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경주시장 선거에는 국민의힘 공천을 놓고 주낙영 시장을 비롯해 박병훈·이창화·여준기·정병두 예비후보 등 5명이 경쟁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지난 8일 마감된 국민의힘 경주시장 후보 공천신청을 했다. 이번 조사는 본지가 국민의힘 경주시장 공천 신청이 진행되던 지난 6~8일, ㈜에브리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병훈 현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상임고문이 37.5%, 주낙영 시장이 31.6%를 얻어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여준기 현 경주시체육회 회장이 4.1%, 이창화 전 국가정보원 담당관이 4%, 정병두 전 국회의원 종로구 보궐선거 예비후보자가 3.6%를 기록했다. ‘지지 후보가 없다’는 11%, ‘모름’은 3.7%, 그 외 인물을 답한 사람은 4.5%였다. 국민의힘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박병훈 예비후보가 45.2%, 주 시장 36.7%로 오차범위 밖에서 박 후보가 앞섰다. 주 시장은 이번 주 중 업무를 휴직하고 경선 대열에 뛰어들기로 해 앞으로 피 마르는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정병두(4%)·이창화(3.8%)·여준기(3.5%)였다. 국민의힘 경주시장 공천은 오는 4월 20일을 전후 결정된다. 이번 조사를 맡은 김종원 에브리리서치 대표이사는 “승부는 향후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된 예비후보들에 대한 지지층을 누가 흡수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경주지역의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64%, 더불어민주당 20.7%, 개혁신당 2.2%, 진보당 1.1%, 조국혁신당 0.6% 순이었다. ‘지지정당 없다’는 8.1%, 기타 정당은 2.3%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경북매일신문이 여론조사전문업체인 (주)에브리리서치에 의뢰해 경주시 거주 만 18세이상 유권자 600명을 대상으로 지난 6~8일 유·무선(유선전화 RDD 20%, 휴대전화 가상번호 80% 활용)을 혼용한 ARS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p다. 응답률은 4.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황성호·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3-09

해군 1함대사령부, ‘자유의 방패’ 훈련···울릉도 내수전발전소 일대 도서방어 작전

울릉도 내수전발전소 일대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해상을 통해 적 특수작전 요원이 침투했다는 상황이 전파되자 군과 경찰, 해경, 지자체가 동시에 움직였다. 연안에는 수색 인력이 투입되고, 도로 곳곳에는 검문소가 설치됐다. 울릉도를 향한 침투 시도를 막기 위한 합동 대응 훈련이었다. 해군 1함대사령부 118전대는 9일 울릉도 내수전발전소 일대에서 ‘2026 자유의 방패(FS·Freedom Shield)’ 연습의 하나로 합동 도서방어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울릉도 지역 통합방위작전 절차를 숙달하고 유관기관 간 협력체계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해군 118전대를 비롯해 공군 319대대, 울릉경찰서, 울릉경비대, 동해해양경찰서 울릉파출소, 울릉군청 등 관계 기관이 함께 참여했다. 훈련은 적 특수작전 요원이 해상을 통해 울릉도에 침투한 뒤 국가 중요시설인 내수전발전소를 향해 이동하는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침투 신고를 접수한 118전대는 즉시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통합기동타격대를 출동시켰다. 동시에 동해해경 울릉파출소는 연안 구조정을 투입해 해안선을 따라 수색했고, 울릉경찰서는 인근 주요 교차로에 검문소를 설치해 수상한 인원 식별에 나섰다. 수색에 나선 통합기동타격대는 침투 흔적을 발견한 뒤 추적 작전에 돌입했고, 결국 침투 세력을 제압하는 상황을 가정한 대응 단계를 이어갔다. 이후 현장에서 발견된 폭발물 의심 물품을 안전하게 제거하는 절차까지 진행하며 훈련을 마무리했다. 유승욱 전대장(대령)은 “국가전략도서인 울릉도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도내 유관기관들과의 합동작전은 필수적”이라며 “앞으로도 실전적인 훈련을 통해 기관 간 공조 체계를 구축하고 통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3-09

반려식물로 맞이하는 봄

봄이다. 지난주 경칩이 지나니 사람들의 옷차림도 새뜻해졌다. 지난겨울이 추웠던 탓에 더 반가운 봄, 뭔가 새로운 것을 준비하고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이 꿈틀거린다. 오후의 산책길에서 만난 달래와 쑥, 냉이들을 보니 괜히 기분이 좋다. 문득, 겨울처럼 건조하고 황량한 집 베란다가 떠올랐다. 올봄에도 습관처럼 새로 화분을 들여야겠다 싶다. 하지만 그동안 화분들을 잘 보살피지 못한 터라 화분을 다시 들이기가 머뭇거려졌다. 작은 도서관에 책 반납하러 가는 길에 숲마을도 들러보기로 했다. 입구에서부터 봄맞이 하러 온 사람들로 붐볐다. 주차장 한쪽 상설나무시장에는 조금 더 들썩였다. 앞선 차들이 잠깐 멈추고 나무를 사거나 비료를 바쁘게 싣고 있어서다. 1층 임산물전시판매장에 들어서니 먼저 온 사람들이 삼삼오오 꽃과 나무를 구경하고 있다. 구경하는 사람들과 키 큰 나무들 사이에서 단연 시선을 끄는 것은 매대에 오종종하게 앉아 있는 다육이다. 종류별로 전시가 되어 있지만 색깔이 화려하거나 모양이 독특한 건 집에 있어도 또 사게 된다. 가격도 저렴하니 구입하기에 부담이 없다. 옆에서 이것저것 고민하던 한 할아버지는 순식간에 6개를 골라 계산대 앞에서 기다리고 계신다. 잘 키우기가 신경이 쓰였지만, 봄맞이 선물로 사는 거라 여기니 손에는 벌써 두 개의 다육이가 들려 있다. 봄맞이로 식물을 집에 들이는 것만큼 설레고 기분 좋게 하는 것도 없다 싶다. 계산을 하면서 분갈이나 물 주기 등. 잘 키우는 방법에 대해 물으니 물도 너무 자주 주지 말고 무심한 듯, 잎이 마른 것 같거나 15일 정도의 간격으로 주면 된다고 말한다. 거창하게 식집사(식물+집사) 는 못 되어도 다시 잘 키워보리라는 자신감이 생긴다. 아침마다 식물들과 인사하는 것도 꽤 괜찮아 보인다. 그러고 보니 요즘은 반려식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다. 얼마 전, 방문한 지인의 공부방 베란다에는 다육이는 물론 여러 초록의 식물들로 가득 차 있다. 어느 날 들른 식당에서도 입구에서부터 초록의 싱싱함을 자랑하듯 식집사로서의 지식을 내뿜는 사장님도 보았다. 매일 같이 잎까지 예쁘게 닦아낸다니 식물 키우기에 진심으로 보였다. 말씀 중에 김빠진 맥주가 식물을 더 건강하게 한다는 것도 사장님을 통해서 알게 된 지식이다. 또 사장님은 집에서 키우던 걸 가게로 많이 옮겨 왔는데 손님들이 관심 가져 주어서 또 다른 힐링이 되고 있어 기분이 좋다고 하셨다. 반려동물 키우기만큼 많아진 반려식물 키우기는 최근 농촌진흥청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약 1745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식집사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대중화가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가 키우는 반려식물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그만큼 정서적인 위로를 받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대부분은 제대로 키우기를 어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맞춰 국립원에특작과학원에서는 맞춤형 반려식물 추천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무작정 식물을 기르기보다 이용자에게 맞는 식물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식집사 유형은 33가지나 된다. 시민기자도 재미 삼아 직접 해보니 추천은 사랑 가득 식집사형이었다. 맞춤 반려식물은 고무나무와 잘 모르는 식물들이 몇 가지 나왔다. 숲마을에서 사 온 다육이 두 개를 베란다에 놓고 보니 저절로 기쁘다. 다시 찾아온 봄, 반려식물을 통해 초록이 주는 기쁨을 누려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6-03-09

엄마가 그리워지는 한정식

홍시를 소개받았다. 무엇이든지 오래된 도시 경주에 살고 싶다는 문숙씨가 경주에 오래된 집을 샀다. 남편과 틈날 때마다 자신들의 손으로 고쳐서 아늑한 숙소로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그 동네가 골목 골목이 볼 게 많아서 찾아다니는 재미에 푹 빠졌다고 자랑했다. 그 골목에 있는 한정식 맛집이라고 홍시를 알려주었다. 듣자마자 나훈아의 노래가 떠올랐다. ‘홍시’의 도로명 주소는 화랑로, 옛 지번으로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걸으면 10분 거리인 성건동이다. 경주읍성 바깥 서쪽을 뭉뚱그려 구획한 ‘성서’와 북쪽인 ‘성북’을 합쳐 성건동이라 한다. 성건동의 乾이 8방위에서 서북방을 이르는 말이다.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인구도 제일 많았고 소득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몰려 사는 동네였지만, 황성동, 용강동, 충효동, 현곡면 금장리가 차례대로 개발되면서 인구가 줄어들며 명성이 많이 퇴색되었다. 차 한 대가 겨우 들어가는 골목 입구에 ‘홍시’라는 간판을 끼고 안으로 들어서니 뜻밖에도 제법 주차장이 넓다. 정원에 나무와 꽃이 많아 봄이면 볼거리가 더 많아질 것 같다.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서니 봉당에 신발이 가득했다. 손님들이 벗어두면 주인장이 얼른 달려와 가지런히 정리했다. 실내는 오래된 집이라는 분위기가 가득했다. 시간을 수집한다는 수석이 장에 가득했고, 곱게 자수를 놓은 병풍, 소의 멍에가 장식으로, 코너마다 놓은 반닫이장 위에 도자기들이 예사롭지 않다. 하나씩 둘러보려면 시간이 모자랐다. 예약도 안 된다고 해서 무작정 이른 점심시간에 달려왔더니 다행히 막 손님이 일어선 자리가 나서 앉을 수 있었다. 보통으로 드릴까요? 네~. 한정식과 불고기 한정식 두 종류뿐이니 보통이라면 불고기를 뺀 것을 묻는 것이라 짐작하고 그렇게 달라 했다. 주문을 받으며 내 온 것은 차였다. 남편은 향이 좋다고 했고 그냥 물이 제일 즐기는 나로서는 디른 물병을 따로 받았다. 잠시 후 전식이 나왔다. 뚝배기에 담긴 게 무엇이냐고 물으니 닭죽이라고 했다. 자글자글 끓어 쌀쌀한 꽃샘 추위에 딱이었다. 찹쌀전병, 단호박샐러드, 채소샐러드, 얇게 부핀 파래전까지 다섯 가지였다. 닭죽을 먼저 먹고 파래전을 맛보니 쫄깃하니 입에 착 감겼다. 양이 적은 나로서는 이미 배가 불렀다. 뒤이어 정식이 16가지 찬과 함께 나왔다. 주인장의 말로는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이어받아 재래장류와 발효음식이고 직접 연구하고 조리하며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다. 특히 들깨탕은 과하지 않고 슴슴해 좋았다. 다른 찬은 약한 간과 심심한 것을 좋아하는 내 입맛엔 살짝 달았다. 후식으로 홍시와 쌍화차를 주셨다. 직접 여러 가지 약초를 넣어 끓였다며 자랑하는 바깥주인의 자부심이 대단했다. 가게 이름이 왜 홍시냐고 물으니 나훈아 노래 ‘홍시’처럼 엄마가 그립다는 가사가 어머님이 하던 음식을 듣고 따라 해서 잘 어울렸다고 한다. 홍시는 2018년 발매된 New Freestyle (40주년 기념앨범)에 수록되었다. 본래 1992년에 처음 발표된 ‘석류가 웃는 이유’로 후배 가수 김지애의 앨범 및 동명 곡으로 등장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나훈아가 광복 60주년 기념 공연 ‘나훈아의 아리수’에서 이 곡을 리메이크해 ‘아리수’, ‘사내’와 함께 무대에 올리면서 비로소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가게 홍시가 27년 되었다고 하니 노래가 먼저인지 이집이 먼저인지 헷갈리지만 둘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건 같다. ‘생각이 난다 홍시가 열리면 울엄마가 생각이 난다 힘든 세상 뒤쳐질세라 사랑땜에 아파 할세라 그리워진다 홍시가 열리면 울엄마가 그리워진다’ 노래를 읊조리며 가게를 나섰다. 경북 경주시 화랑로19번길 5, 0507-1462-8668. /김순희 시민기자

2026-03-09

윌리엄 터너 전···늘 빛과 함께 연상되는 그의 작품들

경주는 지방 소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리만치 멋진 공연이나 전시가 자주 열린다. 한수원의 지원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라는 특수 효과를 제하고도 이미 선재미술관이라는 훌륭한 미술관이 있었기에 과거에도 좋은 전시를 때때로 관람할 수 있었다. 지금은 우양미술관으로 이름이 바뀌어 꾸준히 좋은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엔 영국화가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의 개인전이 열렸다. 국내 최초다. 미술사에서나 접하던 작가의 작품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은 굉장히 설레는 일이다. 그의 이름은 늘 빛과 함께 연상된다. 그의 작품들을 보고 있자면 모든 사물이 빛으로 이루어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빛의 묘사에서 그만큼 훌륭한 작가가 있을까 싶다. 이번 전시는 맨체스터 대학의 휘트워스 미술관과 공동 기획되었다. 수채화와 판화 등 8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특히 터너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여 판화 연작 ‘리베르 스투디오룸’이 100년 만에 71점 모두 전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하나, 이번 전시의 특이점 한 가지를 더 추가하자면 이청아 배우가 들려주는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다. 아이와 동행한데다 작품에만 오롯이 집중하고 싶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지만 터너가 익숙지 않은 관람객에 유용하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한쪽 벽에 터너의 생애가 가득 쓰여있다. 벽 하나 가득한 그의 생애를 훑어보고 본격적인 작품 감상에 들어갔다. 세밀한 판화 작품이 주를 이루다 보니 입구에 돋보기가 비치되어 있다. 사진 그 이상으로 정밀하게 묘사된 풍경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날카로운 선 속 부드럽고 풍부한 빛이라니. 다양한 색이 쓰이지 않았음에도 풍경들을 보고 있자면 현장감이 느껴졌다. 지붕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는 금방이라도 움직일 것처럼 묘사되어 있다. 풍경 내 공기의 온도, 습기까지 느껴지는 듯하다. 1,2 전시장에서는 판화 작품을 감상했다면 3전시장에서는 수채화도 함께 관람 가능하다. 화려한 색이 쓰이지 않았지만 화면 속으로 관람객을 흡수시키는 힘은 강렬하다. 그 사이 터너의 작품 도록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 통나무집처럼 꾸며져 있다. 발을 디딜 때마다 조금씩 삐걱대는 나무 소리가 나는데 다른 공간에 온 듯한 이색적인 느낌이었다. 전시장 말미쯤 작품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스위스 샤모니 계곡, 원경의 몽블랑”(1809년 작)이라는 작품으로 불투명 수채와 스크래치로 그려졌다. 햇살이 가득 내려앉은 바위는 손으로 만져질 듯하고 조금 쌀쌀한 공기가 바로 옆에 놓인 기분이 들었다. 마치 현장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다. 아이가 가장 좋아했던 곳은 체험코너였다. 아무래도 단색의 판화 작품들이 어린 아들에게는 조금 무료했던 듯하다. 체험 코너는 간단히 판화와 빛을 체험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또한 작품 제작에 쓰였던 메조틴트와 에칭 등 전문 판화 용어에 대한 설명과 서양 미술사 역사가 정리되어 있어 먼저 눈에 익히고 체험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시작된 ‘Turner: In Light and Shade’전은 오는 5월 25일까지 진행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박선유 시민기자

2026-03-09

12년 차 ‘베테랑 눈’에 딱 걸린 차량 털이범⋯포항북부서, 연쇄 절도범 구속

심야 시간대 포항시 외곽 지역을 돌며 주차된 차량에서 금품을 훔쳐 온 연쇄 절도범이 12년 경력 베테랑 관제요원의 ‘매서운 눈’에 덜미를 잡혔다. 포항북부경찰서는 심야에 주차된 차량을 대상으로 연쇄 절도 행각을 벌인 피의자 A씨를 검거해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일 0시 30분쯤 포항시 북구 기계면 일대 도로변에 주차된 차량 5대 등을 순차적으로 돌며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의 여죄도 다수 확인돼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자칫 미궁에 빠질 수 있었던 이번 사건은 포항시 CCTV 통합관제센터 요원의 직관적인 판단 덕분에 해결됐다. 당시 근무 중이던 관제요원 B씨는 기계우체국 인근 주차 차량의 문을 조심스럽게 열거나, 주변 눈치를 보며 차량 손잡이를 일일이 잡아당기는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했다. B씨는 즉시 포항 북부서 상황실과 공조해 현장 검거를 이끌어냈다. 특히 B씨는 2014년부터 관제 업무를 시작해 지금까지 10건 이상의 범인 검거를 도운 ‘베테랑’으로 알려졌다. 박신종 포항북부경찰서장은 9일 관제센터를 찾아 B씨에게 표창을 수여하며 노고를 격려했다. 박 서장은 “베테랑의 예리한 감각과 신속한 공조가 추가 범죄를 막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도 관제센터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촘촘한 지역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09

“하루 벌어 먹고 사는데”···‘치솟는 기름값’에 배달 라이더들도 ‘한숨’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배달 라이더와 같은 생계형 운송 종사자들의 연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포항에서도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라이더들이 체감하는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다. 포항에서 배달 일을 하는 김수혁씨(40)는 배달 특성상 장거리 운행이 잦아서 유류비 부담이 크다. 한 달에 25일 정도 일하고 하루에 200㎞ 이상 오토바이를 타는 날이 많은 김씨는 “125cc 오토바이를 기준으로 하루 휘발유 사용량이 10ℓ 정도 된다”라며 “일주일 사이 휘발유 가격이 ℓ당 300원 정도 오른 것으로 계산하면 하루 약 3000원 정도 기름값이 더 들어간다. 한 달로 따지면 9만 원 정도 부담이 늘어난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실제 수입 구조에서도 연료비 비중은 적지 않다. 김씨의 경우 최근 수입과 지출을 비교한 결과, 월 소득의 6% 정도가 기름값으로 들어갔다. 지금처럼 기름값 상승이 이어지면 연료비 비중이 8% 까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일부 라이더들은 전기 오토바이나 전기자전거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휘발유 오토바이가 대다수다. 유가 상승은 노동 강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라이더 이정민씨(37)는 “기름값이 오르니 한 건이라도 더 뛰어야 한다”며 “배달 플랫폼 기본 단가는 건당 2200원 정도인데 거리나 조건, 소속 업체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묶음 배달의 경우 여러 주문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지만 건당 단가는 더 낮아지는 경우도 있다”며 “배달 건수를 늘리다 보면 피로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배달 라이더의 고용 구조도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배달 라이더 박모씨(34)는 “배달 라이더들은 대부분 배달 플랫폼을 통해 일감을 받는 특수고용노동자 형태로 일하고 있다”며 “유류비나 오토바이 유지비, 보험료 같은 비용도 개인이 부담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름값이 오르면 이런 부담이 결국 라이더들에게 그대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영학 전국이륜차배달라이더협회 대구지회장은 “기름값이 오르면서 라이더들의 수익성이 더 나빠지고 있어서 중앙회와 관련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전기 이륜차 등 친환경 이동수단을 활성화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9일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1900.65원, 경북 평균 가격은 1908.81원을 기록했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