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안동 시의원들의 이해 못 할 해외연수

등록일 2012-09-06 21:20 게재일 2012-09-06 19면
스크랩버튼
경북지역 기초의회가 최근 미덥잖은 일로 계속 눈총을 받고 있다. 예천과 상주의 의장 선거 돈파문과 의원직 나눠먹기 논란, 단체장의 기초의원 해외연수 여비 지원 등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기초의회다.

이번에는 안동 시의원들이 두 차례 태풍으로 농사를 망친 농심을 외면한 채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나 물의를 빚고 있다. 안동시의원 7명은 지난 4일부터 4박6일간의 일정으로 지구 온난화에 대비한 아열대 농업의 운영 실태 파악 등을 목적으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연수길에 올랐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시의원 6명도 4박5일 일정으로 중국 안후이성 연수를 떠났다.

안동지역은 7월 말에 발생한 두 차례 태풍으로 100㏊가 넘는 농작물 피해가 났고, 현재 민관군이 나서 피해복구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중이다. 농가들은 추석을 앞두고 공들여 가꾼 농작물을 한꺼번에 잃고 실의에 빠져 있다.

기초의원들은 주민들이 직접 지방행정에 참여할 수 없어 주민을 대신해 지방행정을 견제, 감시하도록 임무를 부여받았다. 또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의정과 행정에 반영해야 하는 책무가 있다. 그런 역할을 충실히 해달라는 뜻으로 무보수가 아니라 의정비까지 지급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누구보다 먼저 태풍 피해현장에 뛰어가 복구를 돕고 행정적 지원 방안을 강구하는 등 상처난 농심을 위로해야 할 사람이 바로 기초의원이다. 그런데 안동시의원들은 현장에 없다. 그것도 모자라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해외연수여행을 떠났다.

기초의원들의 해외연수도 필요하다. 선진행정을 배우고 익혀 더 나은 의정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중요한 수단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취지의 해외연수라도 시기가 중요하다. 안동시의원들의 이번 외유는 집에 우환이 났는데,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가장이 자리를 비운 것과 다를 바 없다.

안동시의회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해명을 하지만 지역 사정을 고려하면 연수일정을 연기하든가 아예 취소하고 연수경비를 피해복구비로 사용하는 것이 훨씬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안동시의회는 수해복구보다 시민복리증진을 위한 의원 자질 함양을 더 중요한 가치로 선택했다. 이번 견학에서 얼마나 많은 공부를 해왔고, 지역 발전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행여 관광성 외유는 없었는지 소상히 밝히고 시민들의 동의를 받아야 할 것이다.

2030, 우리가 만난 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