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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쇼크 대책 시급히 마련해야

등록일 2013-04-24 00:16 게재일 2013-04-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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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쇼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달러당 100엔 시대가 임박한 것이다. 엔화 환율은 일본 정부의 지속적인 양적 완화 조처에 힘입어 달러당 100엔을 곧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엔 환율은 뉴욕 외환시장에서 22일(현지시각) 장중 한때 99.90엔까지 치솟았다. 이런 흐름에 비춰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00엔 선 돌파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며칠 전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결과가 엔저를 더욱 부추기게 될 거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대문이다. G20 공동선언은 양적 완화 정책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 파급 효과에 신경을 쓰라는 단서를 달고 있지만 사실상 엔저를 묵인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문제는 가파른 양상을 보여온 엔저가 어느 수준까지 치달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우리 경제의 견인차 구실을 하는 수출에 큰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엔저 가속화를 극복할 실효성 있는 방책 마련이 시급하다.

엔저를 핵심 전략으로 하는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기지개를 켠 일본 경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노리는 듯한 형국이다. 장기 침체를 벗어나고자 절치부심해온 일본 기업들은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한다. 가격 경쟁에 힘겨워했던 자동차와 철강 분야에서는 100엔 시대가 열리면 한국 기업에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절호의 기회가 올거라고 벼르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올해 들어 더욱 가팔라진 엔화 대비 원화 가치 상승폭을 보면 그런 얘기가 나올만도 하다. 올해 1분기 중 엔화에 대한 원화 가치는 14.4%나 상승했다. 절상폭으로는 2009년 2분기 이후 거의 4년 만에 최대라고 한다. 일본 기업과 치열한 수출 시장 확보 다툼을 벌이는 우리 기업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그만큼 추락했다는 뜻이다. 달러당 엔화 환율이 이달 초 수준인 96엔에서 100엔으로 오르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3.4% 감소할 것으로 내다본 연구보고서도 나왔다. 110엔까지 치솟으면 감소폭은 11.4%로 커질 것으로 추정됐다. 철강, 석유화학, 기계, IT, 자동차 등 일본 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한 분야일수록 수출 감소폭은 커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 품질 경쟁력을 어느 정도 갖춘 대기업들은 그나마 버틸 여력이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엔저 쇼크로 심각한 위기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정책 당국은 수출 중소기업 쪽에 먼저 눈을 돌려야 한다.

우리 정부가 이달 초 이미 엔저 대응책을 내놓았지만, 뚜렷한 약효를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수출은 우리 경제를 지탱시키는 원동력이다. 더욱 실효성 있는 엔저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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