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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청소년 9명의 안위 꼭 물어보라

등록일 2013-06-12 00:32 게재일 2013-06-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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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부터 2일간 남북 당국회담이 서울에서 열린다. 이 회담 자리에서 우리측이 반드시 물어보고 확인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라오스에서 북으로 잡혀간 탈북 청소년 9명의 안위이다. 탈북했다가 되잡혀가 수용소에 갇혔다가 다시 탈북하고, 체포와 탈출을 반복하다가 마침내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한 마디로 “수용소는 바로 지옥이었다”고 했다. 잡혀가면 먼저 몽둥이로 기절할 때까지 두들긴다. 허약해서 살 가망이 없으면 내다 버리고 힘이 좀 남아 있는 사람은 강제노역장에 보낸다고 했다. 노역장은 지옥 그 자체인데, 어떤 사람은 너무 굶어 눈에 헛것이 보여 돌맹이를 떡인 줄 알고 씹기도 했다고 했다. 고문을 하는 방법도 여러가지였고, 잔인하기가 상상을 초월한다고 했다.

탈북 청소년 9명이 북으로 잡혀갔다. 그들이 당할 고통은 보지 않아도 뻔하다. 한국에 갈 것이라고 꿈에 부풀었다가 지옥에 떨어진 고아 꽃제비 출신 청소년들이 수용소에서 당할 상황은 바로 `민족반역자는 사형`에 해당할 것이다. 다행히 국제여론이 강하게 일어나 함부로 하지는 못하고 있으며, 그들이 아직 미성년자라는 점에서 극형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지만 그들의 안위를 알아보기는 해야 한다. 이번 남북 당국회담은 좋은 기회이다.

국회의원을 지내고, 현재 동국대 법대 교수로 재직하는 박선영(57) 교수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정치·경제적 문제지만, 탈북 청소년 문제는 인간생명과 직결된 이슈”라며 회담에서 반드시 거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교수는 유엔 인권이사회에 탈북 청소년 신변 안전을 확인해달라는 청원서를 냈다. 이에 따라 북한은 30~50일 간에 답변을 할 의무가 있다. 그들이 정치범수용소에 보내지지 않았는지 그것만이라도 이번 당국회담에서 확인해야 할 일이다. 북측이 불편하고 불쾌하게 생각할 의제라 해서 우리측이 피해가서는 안된다. 북측이 대답을 회피하는 경우가 있더라도`문의`는 해야 한다.

박선영 교수와 미국 북한자유연합 수전 숄티 대표는 지난 2년간 탈북 청소년들을 한국과 미국에 데려가는 일을 해왔다. 쇼티 대표는 15명 중 2011년 말 한국에 3명, 2012년에 3명을 미국에 이민 정착시켰다. 박교수도 이번 탈북 청소년 한국행을 위해 막후에서 애쓴 인사중 한 사람이고, 지난해 2월 중국의 탈북자 북송 저지를 위해 11일간 단식투쟁을 하다가 졸도해 입원했다. 박 교수는 또 5~22세 고아 탈북자 15명을 교육시키는`물망초학교`를 경기도 여주에 세웠다.

과거 서독은`동독을 탈출하려다가 잡힌 수감자`들을 돈으로 사온 일이 있었다. 우리도 중국이나 라오스를 상대로 탈북자를 돈 주고 사오는 방법을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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