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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갑`이 아직 많이 보인다

등록일 2013-06-13 00:39 게재일 2013-06-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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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군 북면 부구리 한울원자력발전소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원전 골프장`이 있다. 2008년 11월에 개장한 6홀 짜리다. 한수원이 37억원이나 들여 조성했는데, 4만4천평 부지에 코스 길이 1천895m이다. 이 골프장 이용료는 단돈 1만원이어서 전직 대통령들이 전용하는 골프장 이용료 2만원보다 싸다. 그런데 더 못마땅한 것은 한울원전 직원 1천750명만 이용하는 골프장이라는 것이다. 가족들도 안되고 협력업체 직원이나 인근 주민들도 출입금지다. 그 이유는 보안시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안`이라면 군부대보다 더한 곳이 없을 것인데, 군부대 골프장에는 협력업체 직원들, 지역 주민 모두 출입할 수 있다. 그런데 한울원전 골프장은 직원들만 이용한다. 자기들만 `대통령 골프`를 즐기겠다는 지독한 독점욕이다.

원전 비리가 지금 문제되고 있고, `대청소`를 진행하고 있지만 전부터 한수원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았다. 하청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아 해임된 임직원 30여 명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고, 경영실적 평가와 청렴도에서 낮은 등급을 받고도 거액의 성과급을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었다. 최근 새누리당 김상훈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입수한 `한수원 비리 임직원 징계조치 내용`에서 드러난 사실이다. 해임된 32명 임직원들이 받은 퇴직금은 21억4천만원이나 됐다. 공기업 직원들은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가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파면이나 해임 등 징계를 받는데, 파면이 되면 퇴직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재판 중에 해임조치를 해 퇴직금을 고스란히 챙겨받는 수법을 쓴 것이다.

한수원은 또 경영실적 평가에서 하위 등급인 C등급을 받았는데도 거액의 성과급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김상훈 의원은 “국가적으로 수조원대의 손실을 초래한 한수원이 비리 직원에게 퇴직금을 주고 전 직원에게 성과급을 풀어가며 돈잔치를 벌인 것은 문제”라며 감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울진 한울원전 골프장도`수퍼 갑`의 행태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다. 비리의 온상, 돈잔치 마당, 독점적 도락 등등 원전의 문제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완전한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법인인감 카드 재발급을 위해 지난 10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1층 등기과 민원실을 찾은 김모(35)씨는 거기서도`수퍼 갑 공무원`들을 보았다고 한다. 여러 민원인들이 기다리는데도 점심 시간이 훨씬 지난 시간까지 담당 공무원이 자리를 비웠고, 답답한 민원인들이 이유를 물었으나 다른 직원들은 오불관언이었다는 것이다. 그 자리에 있던 한 민원인은 “점심시간이 지났는데 8개 창구 중 3곳만 담당직원이 있었고, 늦게 나타난 해당 창구 직원은 아무런 사과조차 없었다”고 했다. 보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법원 체질도 이제 변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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