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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구출에 돈을 더 써야 한다

등록일 2013-06-14 00:34 게재일 2013-06-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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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당국회담의 무산은 예견되었던 일이다. 북으로서는 순전히 미국과 중국에 `보여주기 회담 쇼`에 불과했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에는 회담을 하면 돈을 주었고, 조공을 바치듯이 `격`을 따지지 않고 굴욕도 감수했었는데, 이번에는 전혀 그렇지 않으니 그들로서는 실망이 컸을 것이고, 자존심도 상했을 것이다. 지금 그들이 가진 것은 핵무기와 자존심 두 가지 뿐이다. 경제는 갈수록 파탄지경이고, 굶어죽는 국민들의 참상은 더 심해지고, 돈 나올 구멍도 점점 더 막히고, 그나마 중국으로부터 얻어먹었는데, 그 또한 핵무기 때문에 거절을 당하니 결국 `칼 들고 거리에서 구걸하는 거지`꼴 밖에 되지 않는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우리 정부가 원칙과 당당함으로 나가고 있는데 반해 북한은 최근 15년간 관행을 한번도 바꾸지 않은 것같다”고 하고, “북한도 현실을 인식하고 대화에 참여하길 바란다. 북한이 계속 같은 입장을 보인다면 애초부터 회담에 응하는 진정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 될 것”이라 했다. 그리고 “한때는 북이 만나자 하면 황송해했고 회동 대가를 요구하면 그것도 감사하게 제공하면서 쩔쩔매던 시절이 있었다”며 좌파정권시대에 버릇을 잘못 들인 과오를 지적했다. 그러나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여전히 “북한이 진실성을 갖고 대화하려 했던 것 만큼은 사실인 것같다”라며 북을 두둔했다.

북이 좌파정권시절에 잘못 들인 못된 버릇을 고치지 않는 한 정상적인 회담은 불가능하다. 계속 자기들이 `갑`이라는 환상에 젖어 있는 한, 회담을 할때 마다 돈을 받던 버릇을 고치지 않는 한, 한반도 남반부 적화 혁명이라는 국가목표를 버리지 않는 한, 한반도의 주인이 북이라는 고집을 버리지 않는 한 남북대화는 항상 겉돌 수밖에 없다. 진정성 없는 회담이 내린 합의나 결론은 언제라도 뒤집힐 수 있다. 순진하게 북의 말을 믿었다가 뒤통수를 맞은 일이 어디 한 두 번인가. 이제 더 이상 바보같이 속아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회담을 통해 무엇을 이뤄내려 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이 이제 힘을 기울여야 할 일은 탈북자들을 구출하는 일이다. 현재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는 2만5천명 가량 된다는데, 10만명이 되면 평화통일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그래서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수단은 탈북자를 더 많이 구출하는 일”이란 말이 나온다. 상황은 유리하게 전개된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김정은을 굴복시키겠다”는 극언을 했고, 탈북 청소년 9명을 북송시킨 라오스는 국제사회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으며, 태도를 바꾸고 있다. 국제사회가 탈북자에 깊은 관심을 표하고 있으며, 북한 수용소의 실상에 치를 떨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탈북자 구출에 돈을 더 써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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