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어사 前 주지 “종단 자정 필요” <bR>포항시청서 기자회견 열고 주장… 일부는 해외원정까지 <br>조계종 “개인적 이해관계 위해 무모한 행동, 법적대응”
불국사 말사인 오어사 전 주지인 장주스님이 조계종 산하 전국 주지급 스님들과 도박을 벌였다고 폭로했다.
장주스님은 8일 오후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전 국민을 분노에 빠뜨린 백양사 도박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조계종 산하 주지급 스님들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도박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장주스님은 “조계종 실세들인 11명의 스님들은 서울, 대구 등 전국을 다니며 도박을 해왔다. 포커 도박을 하며 한판에 최소 300만원에서 1천만원의 판돈을 걸고 도박을 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또 일부는 해외에서는 마카오, 필리핀, 미국 라스베거스, 아틀랜시티 등지에서 주로 거액의 도박을 일삼았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도박에 가담한 스님 11명의 명단을 공개한 장주스님은 “이들과 수년간 도박현장에서 함께 도박을 했다”면서 “종단의 허물을 드러내면서 주저함이 있었지만 종단의 자정에 기여하기 위해 자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자회견에 앞서 포항지검에 가서 자수하고, 조계종 도박승 실태를 진술하고 왔다”며 “종단이 스스로 자정하지 못하면 외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주 스님은 “불교계에서 돈은 삼보정재라하여 시주의 은혜를 하늘처럼 생기며, 신도들의 보시금을 한 푼이라도 마음대로 쓸 수도 없고 헛된 일에 사용해서는 안된다”며 “종단과 불교가 바로 설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질책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한불교조계종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장주스님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법적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조계종측은 “장주스님의 주장에 대해 종단 호법부에서 수차례 자료제출 요구를 했으나 거부한 바 있다. 일방적으로 아무런 근거 없이 음해성 허위주장을 공표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조계종측은 특히 “장주스님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 조차 없다. 종단 주변에 떠도는 상습 및 해외도박 관련 유언비어는 이미 종단의 제적승 정한(법명 성호)이 수차례 사법기관에 제소했으나 모두 `각하` 종결됐고, 현재 무고죄로 수사를 받고 있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조계종측은 또 “장주스님의 근거 없는 음해성 주장은 오어사 주지에 연임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이라고 종단 내외에서 회자되고 있다”며 “총무원장선거를 앞두고 종단을 음해해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관철하고자 하는 무모한 행동”이라고 단언했다.
조계종은 장주스님의 행위에 대해 엄중 대응과 함께 직접 거론된 스님들 또한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기태기자 kkt@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