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밝힌 현재의 피해상황을 보면, 3일 포항지역 3개 양식장에서 13만2천여 마리, 4일 3개 양식장에서 39만3천여 마리, 5일까지 7개 양식장에서 총 62만5천여만 마리, 시가 40억원에 가까운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현재 경북 동해안에는 경주시 감포읍 대본리에서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호미곶등대앞 해안까지 적조경보가, 호미곶등대에서 울진군 기성면 사동항까지 적조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특히 구룡포읍 해역에는 유해 적조생물 코클로디니움 폴리크리코이데스의 밀도가 ㎖당 최대 1만 개체에 이르고, 적조띠가 육지까지 닥치고 있다.
올해의 기상은 이변이다. 냉수대가 형성돼 바깥은 무더위인데, 물은 차가워서 해수욕객들이 물에 못들어갈 지경이었다. 물의 온도에 민감한 물고기들이 받은 스트레스도 심했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적조까지 기습공격을 가하니 이는 기상재앙이다. 동해안 일대에는 92개의 양식업체가 있는데, 이런 재해를 당하고 보니 영어 의욕까지 상실할 지경이다. 정부는 재해보상법에 따른 보상을 해주지만 1억원 이상 피해를 입으면 가구당 5천만원을 보조해주고, 피해금액의 30%를 융자해주는 지원을 하고 있지만, 피해액이 불어나면 이것도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영어자금 상환 기일을 연기한다든가, 이자를 감면해주고, 자녀 학자금 감면 등 간접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
경북도는 포항 경주 지역 양식장에 황토와 액화산소 구입비 등 적조 방재 예산 2억600만원을 우선 지원했는데, 피해가 극심한 포항지역에 1억5천만원, 경주에 5천6백 만원을 지원했다. 도는 적조 발생 이전부터 3억5천만원의 예산을 확보해놓고 육상양식장이나 해상가두리 양식장에 황토살포, 살포선박 임대, 액화산소 구입비로 사용키로 했지만 지금의 적조 기세를 보면 터무니 없이 적은 예산이다.
해양수산부는 5일 “남해안 적조 발생 해역은 수온 상승과 함께 고밀도가 지속될 것이고, 포항 등 동해안 연안 또한 냉수대 약화 및 수온 상승 등으로 적조 분포가 확대될 것”이라 했다. 무더위가 한동안 계속된다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으니 적조피해는 더 극심해질 전망이다. 적조 방재비를 아낌 없이 지출하고, 피해 보상책을 미리 세워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