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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교육이 진정한 `교육`이다

등록일 2013-08-13 00:08 게재일 2013-08-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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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일적 교육을 `교육`이라 부르기 어렵다. `틀`을 하나만 만들어놓고 그에 맞춘 사람은 엘리트·유능한 자·성공한 자로 인정하고, 그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열등생·문제아·실패한 자·희망이 없는 자라고 비하한다. 사람은 전부 같을 수 없고, 다양한 소질과 취향을 가졌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획일적 제도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을 `비정상적인 인간`으로 취급한다. 이같은 잘못된 교육을 보완하고 나선 종교인들이 있다.

정홍규 가톨릭 신부는 2003년 영천시 화북리로 들어와 오산자연학교를 열었다. 자폐증 아이나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에 걸린 아이들을 치유한다. 학교에는 토끼 닭 우리가 있고, 천연기념물 삽살개도 기르고, 식물을 가꾸는 온실도 있다. 여린 생명들을 오래 대하다 보면 아이들의 거친 감정이 절로 순환되는데, 실제 뜻대로 되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고, 단체활동에 끼지 않는 아이들도 6개월이 지나면 변화를 보인다. 휴대폰이나 TV 없는 자연 속에서 자연의 일부가 돼 살다보면 닫혔던 아이들의 마음이 문을 열게 된다고 한다.

정 신부의 교육관은 “아이들은 다 다르다”에서 시작한다. 공교육이 실패하는 이유는 그런 개성을 무시한 획일화 때문이라고 한다. 이 학교 재학생은 초 중 고 합쳐 60명 정도이고, 교사는 상근 14명, 강사 20명이다. 수업은 가급적 교실 밖 체험학습 위주다. 공부지옥이 여기서 만은 없게 하겠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수업을 듣지 않을 권리도 있지만, 대신 스스로 판단해서 자연을 관찰하거나 자연에서 느끼는 것으로 시간을 채운다. 정 신부는 말한다. “학교 부적응아는 성적 지상주의가 낳은 피해자일 뿐이다. 사랑의 눈길로 보면 나름의 장점을 가진 아름다운 존재다. 참교육이란 그런 장점을 포착하는 일이다”

원불교 강해윤 교무는 1990년 출가 후 줄곧 도시빈민 교화, 교도소 교정 교화 등에 헌신하다가 2010년 경기도 용인에 `은혜학교`를 설립했다. 은혜학교는 교육법상 `각종학교`다. 학력을 인정해주지만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지 않고, 외부의 후원금으로 운영한다. 현재 재적 인원은 중 고교생 합쳐서 25명 가량인데, 개중에는 `6호처분`도 5명 있다.`9호 10호 처분`은 소년원에 가는데, 그 보다는 `양질`의 아이들이지만 교사들은 순간 순간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온갖 말썽을 다 부리지만 교사들은 언제나 아이들을 따뜻이 보듬어준다. `학교는 지옥`이라 생각해왔던 아이들에게는 천국이다.

강 교무는 “하늘과 땅, 부모, 동포, 법률 등 4가지 은혜에 항상 감사하고, 보답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분노 대신 감사의 마음을 얻어 가지는 것보다 더 높은 교육의 덕목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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