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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농산물의 수출길을 넓히자

등록일 2013-08-20 00:47 게재일 2013-08-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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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농가는 어느때보다 깊은 시름에 잠겨 있다. 올해는 병충해도 없고 비도 적당히 내려 고추농사는 잘 됐지만 그 풍년이 오히려 화근이다.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다며 고추 수확을 포기할 지경이다. 지난해 하루 5만원이던 품삯이 올해는 7만원을 준대도 일손이 없다. 폭염속에서 일을 할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들이 뙤약볕 밑에서 밭일을 하다가 일사병이나 탈수증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8월에 수확한 홍고추는 첫물이라 5천500원 선에 거래되지만 9월에 수확하는 끝물은 3천원 받기도 어렵다고 한다. 비료 농약 종자대 급수비 등 들어가는 비용과 노력은 큰데, 그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팔아야 하는 농민들의 심정은 한 없이 팍팍하다. 그래서 농민들은 이렇게 말한다.“일년 먹을만큼 마음껏 따가세요. 그리고 일손이나 거들어주세요. 물론 수고비도 드립니다”그러나 폭염이 일손을 가로막는다. 무리하게 들일 하다가 더위라도 먹을까 걱정인 것이다. 일선 자치단체나 각급 기관들은 사과농원 지원은 하는데, 고추 따는 일에는 별 관심이 없다.

올해는 마늘도 풍년이다. 명품 마늘 집산지인 의성군은 발빠르게 수출길을 틔웠다. 마늘의 자극적인 냄새를 없애고, 효능을 향상시킨 흑마늘을 개발한 것이 수출의 호재가 되었다. 지난 6월에는 미국에 수출했고, 이달 16일에는 중국행 선적을 했으며, 일본과 유럽, 동남아 등지로 수출길을 열었다. 의성흑마늘영농조합법인을 이끄는 원용덕 조합장이 국내외를 뛰면서 판로를 개척한 덕이다. 원 조합장의 노력에 의해 마늘 풍년에도 가격하락을 수출로 보완, 농가는 시름을 덜었다.

상주시도 해외시장 개척에 한 몫을 한다. 참배수출단지농업회사법인(회장 이만희)는 최근 상주원황배 첫 수출 선적식을 가졌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가는 상주배인데, 현지 롯데마트와 무궁화마트에 상주배가 진열돼 팔리게 된다. 또 상주꿀배사벌영농법인(회장 이동근)도 두바이에 상주 원황배를 수출해 아랍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우리나라의 우수 농산물의 해외 수출은 FTA시대에 무엇보다 먼저 힘을 기울여야 할 일이다. 농민단체들이 먼저 나서야 하겠지만 자치단체는 행정적 지원을, 금융기관은 재정 지원을, 연구기관들은 기술지원으로 우리 농산물의 수출길을 더 넓게 열어야 한다.

고추 수출길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는 것같다. 흉년에 중국산 고추를 수입하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에 수출의 여력은 없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지금은 풍년에 대비한 수출길도 모색해야 한다. 지금 `쓰고 매운` 인도산 고추소스가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달고 매운` 한국산 고추소스가 `맛경쟁`에 뛰어들 여지는 많다. 한국고추맛의 우수성과 다양성은 해외에 널리 자랑할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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