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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재(三災) 겹친 동해안, 지원책을

등록일 2013-08-21 00:02 게재일 2013-08-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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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등 경북 동해안은 올 여름 삼재(三災)가 겹쳤다. 7월 초에는 냉수대가 형성돼 해수욕객이 물에 들어갈 수 없을 정도였고, 경주 포항 영덕 일대 양식장 10여 곳이 냉수피해를 입어 커다란 손실을 당했다. 냉수대가 걷히자 무더위와 함께 적조가 발생했다. 남해에서 생긴 적조가 북상하다가 동해 연안을 덮쳤다. 군경의 협조를 얻어 가며 황토를 뿌리고 물을 뒤집는 등 긴급대책을 시행해봤지만 넓은 수역으로 확산되는 적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현재까지의 피해액은 44억3천여만원 선으로 추정되나, 폭염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적조가 언제 걷힐 지 알 수 없고, 피해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립수산과학원은 9월 하순까지 적조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올 여름의 적조는 전례 없는 악성이다. 울릉도는 그동안 적조가 나타나지 않아 청정섬이라 불리어졌지만 이번에는 예외가 아니었다. 사동리 가두봉을 기점으로 통구미, 남양리, 태하리 대풍감까지 적조띠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울릉도에는 종묘장을 비롯해 3개의 양식장이 있는데, 울릉군과 어민들이 바싹 긴장하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특히 지금은 오징어 성수기가 코앞이라 적조는 공포의 대상이다. 자칫 `울릉도 오징어`의 명성을 적조가 손상시키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낙동강의 녹조가 주변 도시들의 식수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환경부와 국토부가 4대강 녹조를 두고 충돌하고 있는데, 환경부는 공격조이고 국토부는 방어조 처럼 보인다. 녹조는 물 표면에 있으니 심층수를 이용하는 식수에는 위협이 되지 않지만, 민물고기들은 녹조가 아가미를 막는 바람에 떼죽음을 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죽은 물고기를 제때 처리하지 않으면 부패가 확산돼 악취를 풍기니 이 또한 심각한 공해다. 공무원과 주민들이 예찰활동을 잘 해야 할 일이다.

올 여름 동해안 지역의 폭염과 가뭄은 최악이다. 전에도 이런 무더위와 가뭄은 보기 드물었다. 바다에는 적조, 강에는 녹조, 육상에는 폭염과 가뭄, 이렇게 삼재가 겹친 올 여름이다. 올여름 강수량은 평년의 42.1%에 불과하고, 포항지역 297개 저수지 저수량은 계획저수량의 68.7%에 불과하니, 배추 무 대파 부추 파종은 가뭄때문에 늦춰질 수밖에 없어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참깨 들깨 고추도 활기를 잃고, 벼농사도 물부족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며, 저수지가 없는 오천읍 원리, 대송면 상동리, 호미곶면 강사리, 청하면 신흥리 일대는 소방차로 식수를 날라야 할 상황이다. 울릉도 일부 지역도 제한급수에 들어갔다.

여름재난을 골고루 다 당하는 경북 동해안지역을 위한 지원대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서 국가 차원의 구제책을 세워주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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