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읍이 개발촉진지구로 지정되면서 국비 140억원을 받아 여객선 터미널을 예술적 조형미와 야간 조명의 아름다움이 어울리게 바꿔놓았다. 특히 야간에는 신비로운 조명과 함께 바다에 떠 있는 오징어잡이배의 집어등 불빛도 특이한 정경을 만들어낸다. 대마도 밤바다는 수백척의 고기잡이배들이 밝히는 집어등이 볼거리인데, 도동항 게이트웨이에서 바라보는 밤풍경은 그보다 훨씬 신비롭다. 울릉도는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섬 지역의 독특한` 생태계를 가진다. 육지에 없는 식물들이 다수 자생하고 있어서 생물학 연구의 보고이다. 또 울릉도는 화산섬이기 때문에 기암괴석이 많다. 코끼리 바위 등 해안에 암벽의 절경이 즐비하다.
그러나 또 한편 울릉읍사무소의 생각없는 남벌행정 때문에 울릉도의 이미지가 타격을 입게 되었다. 울릉읍 사동리 안평정 입구 군도로 주변 급경사지에 자라던 40~50년생 아름드리 소나무 100 그루 이상을 베어낸 것이다. 관계자는 “나무 그늘 때문에 눈이 잘 녹지 않아 도로 결빙의 원인이 된다”며 “주민들의 요청으로 그렇게 했다”고 하고, “도로 확장 때문에 벌목이 불가피했다”고 한다. 그런 핑계를 대는 공무원의 정신상태가 정상인지 모르겠다. 이곳 벌목 현장 인근에 최근 모 업자가 팬션을 신축 중이어서 읍사무소가 개인조망권을 확보해준 것 아닌가 하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해안가 소나무는 방풍림, 어부보안림이고, 급경사지의 나무는 산사태 방지에 절대적이다. 벌목된 나무 뿌리가 썩으면 땅이 내려앉아 대형 산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바람이 거센 해안가는 소나무가 생육하기 어려운 환경인데 50년이나 자란 소나무라면 그 자체가 문화재급이다. 그래서 이런 소나무가 있는 도로는 그대로 두거나 도로를 내도 나무를 피해 우회해야 한다. 호주 같은 나라에서는 나무를 한 그루 심는 것도 허가를 받아야 하고, 한 나무를 없애고 다른 나무로 교체할 때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지방관청이 함부로 나무 한 그루라도 없앴다가는 중앙감사원이 지체 없이 감사에 들어가고 사법기관은 삼엄한 조사를 편다.
제대로 된 나라는 `사람과 나무`를 함께 존중한다. 나무는 도시환경을 살리고 미래자원이 되기 때문이다. 환경보존지역 울릉도의 아름드리 소나무 100여 그루를 남벌한 울릉읍사무소에 대한 감사와 사법처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