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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읍의 남벌(伐), 처벌해야

등록일 2013-12-12 02:01 게재일 2013-12-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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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 도동항이 세계적 미항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탈리아 나폴리와 호주 시드니항과 함께 울릉 도동항도 게이트웨이사업을 통해 새롭게 떠오르는 미항이 됐다. 울릉도는 눈 돌리는 곳마다 절경이지만 조형미 있는 건축물을 새로 짓고 산뜻한 조명으로 새로운 야간 볼거리를 만들어“울릉도는 자연과 인공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낮과 밤이 모두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울릉읍이 개발촉진지구로 지정되면서 국비 140억원을 받아 여객선 터미널을 예술적 조형미와 야간 조명의 아름다움이 어울리게 바꿔놓았다. 특히 야간에는 신비로운 조명과 함께 바다에 떠 있는 오징어잡이배의 집어등 불빛도 특이한 정경을 만들어낸다. 대마도 밤바다는 수백척의 고기잡이배들이 밝히는 집어등이 볼거리인데, 도동항 게이트웨이에서 바라보는 밤풍경은 그보다 훨씬 신비롭다. 울릉도는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섬 지역의 독특한` 생태계를 가진다. 육지에 없는 식물들이 다수 자생하고 있어서 생물학 연구의 보고이다. 또 울릉도는 화산섬이기 때문에 기암괴석이 많다. 코끼리 바위 등 해안에 암벽의 절경이 즐비하다.

그러나 또 한편 울릉읍사무소의 생각없는 남벌행정 때문에 울릉도의 이미지가 타격을 입게 되었다. 울릉읍 사동리 안평정 입구 군도로 주변 급경사지에 자라던 40~50년생 아름드리 소나무 100 그루 이상을 베어낸 것이다. 관계자는 “나무 그늘 때문에 눈이 잘 녹지 않아 도로 결빙의 원인이 된다”며 “주민들의 요청으로 그렇게 했다”고 하고, “도로 확장 때문에 벌목이 불가피했다”고 한다. 그런 핑계를 대는 공무원의 정신상태가 정상인지 모르겠다. 이곳 벌목 현장 인근에 최근 모 업자가 팬션을 신축 중이어서 읍사무소가 개인조망권을 확보해준 것 아닌가 하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해안가 소나무는 방풍림, 어부보안림이고, 급경사지의 나무는 산사태 방지에 절대적이다. 벌목된 나무 뿌리가 썩으면 땅이 내려앉아 대형 산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바람이 거센 해안가는 소나무가 생육하기 어려운 환경인데 50년이나 자란 소나무라면 그 자체가 문화재급이다. 그래서 이런 소나무가 있는 도로는 그대로 두거나 도로를 내도 나무를 피해 우회해야 한다. 호주 같은 나라에서는 나무를 한 그루 심는 것도 허가를 받아야 하고, 한 나무를 없애고 다른 나무로 교체할 때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지방관청이 함부로 나무 한 그루라도 없앴다가는 중앙감사원이 지체 없이 감사에 들어가고 사법기관은 삼엄한 조사를 편다.

제대로 된 나라는 `사람과 나무`를 함께 존중한다. 나무는 도시환경을 살리고 미래자원이 되기 때문이다. 환경보존지역 울릉도의 아름드리 소나무 100여 그루를 남벌한 울릉읍사무소에 대한 감사와 사법처리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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