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부실 관리가 화근이다

등록일 2013-12-18 02:01 게재일 2013-12-18 19면
스크랩버튼
정부가 취약계층에 지원하는 복지예산 실태를 최근 감사원이 점검해봤더니, 온갖 비리와 지자체의 관리 태만이 대거 드러났다. 2001년 이후 가짜 기초수급자에 지급돼 지자체가 환수해야 할 지원금은 경산시의 8천만원을 비롯, 1천만원이 넘는 지자체가 대구·경북에서 9곳이나 되었다. 또 14개 시군의 21개 사회복지법인이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무려 30여억원의 부정계약을 체결했다.

대구의 한 노인요양병원은 2009년 국고보조금으로 억대의 물품을 사면서 특정 업체와 결탁해 낙찰정보를 빼돌리다 적발됐다. 어떤 노인요양병원은 입찰업자에게 뒷돈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온갖 트집을 잡아 계약을 포기토록 한 뒤 오히려 웃돈을 더 주고 다른 업체와 수의계약했다. 9개 노인요양병원은 무허가 업체에서 물품을 구입했는데, 한 사회복지법인은 저주파 치료기와 흡인기 등을 무허가 업체로부터 사들였다. 복지재정의 누수현상과 지자체의 관리 태만이 심각하다.

상수원보호구역에서 불법어로 행위를 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는 법규는 있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포항 형산강에는 10월부터 12월까지 연어가 회귀해 산란하는데, 이를 노린 낚시꾼들이 대거 몰려와 연어·숭어·잉어를 잡고 있지만 단속의 손길은 없다. 이같은 불법어로행위는 생태계를 파괴하고, 겨울철새들의 먹이를 가로채는 일이며, 혹고니, 큰고니, 흰꼬리수리, 흰비오리, 홍머리오리, 알락오리, 고방오리 등 천연기념물의 먹이사슬을 교란시킨다. 이런 행위를 방지하라고 만든 법률인데, 포항시의 부실관리는 법을 `장식품`으로 만들었다.

안동시가 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의 방만 부실 경영을 새롭게 쇄신하겠다는 발표를 하고 위원회도 사과문을 냈지만, 시민사회단체는 “비리에 대한 책임소재도 밝히지 않고, 문책의지도 없으며, 인적 쇄신도 약속하지 않는 말뿐인 쇄신과 구두선에 불과한 여론잠재우기 식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열린사회를 위한 시민연대는 `감사원 감사`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두리뭉수리하게 대충 무마하고 넘어가려는 의도를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울릉도 인근 해역에 중국 어선들이 피항하면서 온갖 문제점이 발생한다. 야간에 폐어구와 쓰레기를 불법투기하고, 불법 어로행위, 쌍끌이 조업으로 인한 오징어 싹쓸이, 시설물 훼손 뿐만 아니라, 북한 공작원의 우회 침투 수단으로 울릉도 상륙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이에 울릉도 어민들은 울릉군수 등 관계 기관장 등 120명이 모인 가운데 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향후 더 큰 화근을 만들지 않도록 미리미리 확실한 대책을 세워 강력히 추진해야 할 일이다. 언제나 느슨하고 부실한 관리가 심각한 문제를 만들기 때문이다.

공봉학의 인문학 이야기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