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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선거 치른 전문가 어이없는 패착

전준혁기자
등록일 2014-04-30 02:01 게재일 2014-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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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장 선거 금품살포<BR> 당원 표심이 당락 좌우… 과열이 불법 불러<BR>지역서 금권선거 구태 재현에 개탄 분위기<Br>경선 하루전 `헛발질` 두고 일각서 공작설도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포항시장 경선이 불법으로 얼룩지고 있다.

전국 최초 선거여론조사 왜곡에 이어 마침내 금품살포 건까지 터져 나오며 선거판이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포항시장 경선에서 당선이 유력해 보이던 공원식 후보는 자원봉사자의 금품살포건으로 경선을 하루 앞둔 29일 후보직을 사퇴했다. 공 예비후보 선거캠프의 자원봉사자 A씨(52)가 새누리당 당원 B씨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된데 따른 도의적 책임을 진다는 것이 사퇴 이유다.

포항시장 후보 경선은 30일 포항실내체육관에서 당원직접투표 50%,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후보자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었다.

경선 방법과 경선 후보, 일정이 확정된데 이어 경선에 참여할 당원 명부가 공개되면서 선거전은 과열양상으로 치달았다. 시민여론조사는 거의 고정변수가 된 상황에서 당원 투표가 당락을 결정할 수 있어 일찍부터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금품살포설이 파다하게 나돌았다.

하지만, 최종 경선을 불과 하루 앞두고 이번 사건이 터져나온데 대해 시민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공원식 후보는 지역에서 평생을 선거만 치렀던 선거 베테랑이고 이번 사건의 장본인인 A씨 역시 국회의원 및 지방선거 때마다 유력후보 진영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선거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금포살포와 관련한 사법 당국의 단속이 강화될 것이란 사실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는 선거 전문가들이 경선을 하루 앞두고 `헛발질`을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는게 지역 정치권 대다수의 의견이다.

특히 공 후보 지지자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덫에 걸렸다”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공 후보진영 측 한 관계자는 “자원봉사자 A씨의 평소 성품과 경찰 조사내용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해보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공작에 걸린 것 같다”며 “후보진영에서 금품을 건넨 결과는 백번 잘못한 일이지만 지역 선거에서마저 공작선거가 진행된다면 지방선거와 지역의 미래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경찰 수사 결과 이번 사건에 대한 명명백백한 진실이 드러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금품으로 대의원을 상대로 매표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금권선거의 구태가 지역에서 상존하고 있는 점은 개탄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다만, 이번 사건을 놓고 지역 정치권은 물론 시민들 사이에서 흉흉하게 나돌고 있는 `공작설` 등 각종 의혹 만큼은 경찰의 수사과정에서 철저히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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