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울산고속도 6월 개통 파급효과<BR>포항~울산 30분 생활권에<bR>경주 아우른 新광역권 `호재`<BR>울산·부산 등 경남 거대시장<BR>포항상권 `빨대` 작용할 수도<BR>소비자 이탈 막을 전략 절실
최근 포항~울산 간 고속도로가 부분 개통된 데 이어 오는 6월 완전 개통되면 포항은 다시 한 번 동해안의 새 교통시대를 맞게 됐다. 지난해 상반기 선보인 KTX 포항~서울 간 직결선으로 교통혁신을 이룬 포항이 울산포항고속도로와 함께 어떻게 도약할지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여러가지 낙관적인 예측과 함께 한편에선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이번 고속도로 개통이 향후 지역에 가져올 파급 효과를 전망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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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고속도로 시대 개막
동해안 지역민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울산포항고속도로가 지난해 12월 29일 일부 개통됐다. 울·포고속도로는 울산와 포항을 잇는 53.7㎞의 구간으로 지난 2009년 6월 공사에 착수했으며 총 2조 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된 대형 국책사업이다.
현재 난구간인 양남터널 굴착공사 지연으로 개통이 연기된 남경주IC~동경주IC(11.6㎞) 구간은 오는 6월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고속도로 전 구간이 개통되면 울산에서 포항은 거리가 20.8㎞ 단축되고 주행시간은 28분 단축돼 물류비용이 연간 1천억 이상 절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상습정체로 오랜 시간 몸살을 앓아왔던 경주~울산을 잇는 7번 국도의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지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였음에도 불편한 도로 탓에 멀게만 느껴졌던 포항과 울산이 30분 생활권으로 묶이며 지역발전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 동해안 광역권으로 부상
이번 울포고속도로 개통은 단순하게 교통의 편리성에서만 의의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철강산업과 첨단소재 생산 등 기술력을 보유한 포항, 자동차·조선 부품의 메카인 경주, 조선업과 자동차 등 탄탄한 산업기반을 갖춘 울산 등 세 도시가 어우러져 대한민국 산업을 뒷받침할 주춧돌이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간의 글로벌 경기침체를 겪으며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히 필요했던 이 도시들은 교통망의 구축으로 물적 교류를 통한 산업적 연계성을 높여 시너지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부산~울산 간 고속도로와도 연결돼 동해 남부권의 간선축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포항과 울산 나아가 부산항 사이의 이동도 쉬워져 물류기능 역시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추진 중인 포항·경주·울산의 `동해안연구개발특구`가 더해진다면 강소기업 육성 등 기존 산업기반과 우수한 연구개발 인프라가 모여 창조경제 실현에도 앞장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고속도로 완전개통이 미치는 영향을 철저히 분석하고 장기적인 산업 발전 계획을 수립해 일관성 있게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
□지역상권 위축 우려 이면도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이처럼 핑크빛 미래가 예견되지만 광역시인 울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 도시인 포항과 경주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바로 고속도로 개통으로 인한 `빨대 효과` 등 지역상권의 위축이다.
울산·부산 등 경남권의 관광객 유입으로 지역 관광 활성화를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반대로 경남권으로의 유출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아울러 울산과 부산 등 경남권은 문화, 의료, 쇼핑 면에서 보면 포항과 경주와 비교하면 여러모로 유리한 여건을 지녔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 고속도로 개통이 과연 `지역 내 상권`에도 호재로만 작용할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포항의 경우 죽도시장·영일대해수욕장 등 일부 관광명소에는 고속도로 개통이 희소식이 됐지만, 중앙상가나 유통업체 등 지역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의 상권에 이는 더욱 위협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지금처럼 일부 전통시장 등에만 의지해 관광·소비 회복을 꿈꾸는 것은, 거대시장과 맞물린 소규모 지역상권 붕괴를 가속시킬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대구와 울산은 동대구역과 울산역에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통해 KTX로 인한 수도권 유출을 막고 상권 회복을 꾀하고 있다.
포항과 경주도 지자체 차원의 특화된 소비유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특히 포항은 지역 소비자 이탈 방지는 물론 영덕, 울진, 울릉 등 경북동해안권을 타겟으로 하는 판매시설 유치에 다소 소극적이어서 앞으로 상당한 난관이 우려되고 있다. 포항시가 민자 유치에 전향적 개선 노력을 펼칠 경우 노후한 시외터미널의 복합쇼핑몰 환승센터 개발사업과 두호동마트 등이 지역경제의 효자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기대도 이어지고 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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