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이전 신도시 명칭 왜 늦어지나
전남도청은 남악 신도시, 충남도청은 내포 신도시, 경북도청은 `답보(踏步) 신도시(?)`. 지난 7, 8일 안동과 예천의 접경에 소재한 경북도청 신도시로 경북소방본부가 첫 이사를 완료하면서 경북도청 이전이 본격 막오른 가운데 정작 신도시 명칭 제정작업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도시가 생겨났지만 부를 새 이름이 없으니 일부에서는 불편과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게 현실. 명칭 제정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지연되는 속사정은 뭔지 살펴본다.전국 848건 공모 접수에도
당선작 채택 결론 못내고
`퇴계·예안·동천` 시상만
안동-예천간 정서 차이 등
미묘한 역학관계가 한몫
본관 `안민관`·의회 `여민관`
세부 시설물은 이름 정해
경북도는 지난해 3월 경북 새천년의 도읍지이자 신성장 거점으로 건설한 도청신도시의 명칭을 전국민을 상대로 공모했다. 여기엔 경북의 정체성과 장기발전 비전, 역사성, 상징성을 담은 848건이 접수됐다.
이에 따라 도는 행정부지사를 위원장으로 내외부 16명이 참가한 신도청 명건도감위원회(이하 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해 4월29일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위원들은 1, 2차 사전심사를 거쳐 선정된 10개의 명칭 중 퇴계, 예안, 동천, 해올, 풍호 등 5개를 후보로 선정했지만 당선작은 추후 이견을 조율한 후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위원회는 5월11일 열린 제2차 회의에서도 당장 시급한 문제가 아니라며 당선작은 시간을 두고 결정하기로 하고 1차 5개 후보에서 해올·풍호를 탈락시키고 퇴계·예안·동천을 공동수상작으로 총 600만원을 시상했다. 그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안동시와 예천군의 정치적, 정서적 미묘한 역학관계로 신도시 명칭 제정 반대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김현기(경북도 행정부지사) 위원장은 “신도청 브랜드 명칭은 전국민을 상대로 공모받았지만 명건도감위에서도 결정하지 못했다”며 “지금은 도청이사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시간적 여유를 두고 총선 이후 명칭결정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신도시 명칭결정은 유보했지만 21개 세부시설물에 대한 이름을 부여했다.
7층짜리 본관은 도민에게 평안한 도정을 펼친다는 의미로 안민관으로 결정했다.
1층 북카페는 글의 향기가 가득한 담소의 공간이라는 의미로 카페문향, 구내식당은 디미방, 휴게실은 독도 쉼터로 정했다.
2층의 영상회의실은 영상을 통해 서로 모여서 소통하며 조화를 이룬다는 의미로 영상회통실(원융회통이라는 원효의 화쟁사상에서 따옴), 중회의실 1은 호국실, 중회의실 2는 화랑실로 붙였다.
3층의 간부회의실은 크게 순환하며 화합한다는 의미로 원융실(역시 원융회통에서 인용), 중회의실 3은 사림실, 중회의실 4는 창신실, 휴게실(중앙)은 예천 `삼강주막`처럼 누구나 편히 쉬다가는 공간이라는 의미로 삼강쉼터(3층에 있다는 의미도 함께)로 이름을 부여했다.
4층 대강당은 중지를 모으고 화합하는 주된 공간이란 의미로 화백당(신라 화백제도에서 유래), 옥상정원은 소요원, 휴게실은 사은쉼터, 5층의 휴게실은 오산쉼터로 정했다. 6층과 7층은 소방본부에서 사용한다.
주민복지관은 경북도민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의미를 담아 고조선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에서 유래한 홍익관으로, 1층 행정자료실은 문연각, 문서고는 춘추고로 결정했다.
대공연장은 맹자의 `여민동락`에서 따온 말로 백성과 함께 즐긴다는 의미로 동락관으로 붙였다.
특히 야외 대동마당은 새마을광장, 휴게공원은 세심원, 천년숲은 영춘림, 첫 상징문은 경화문으로 명칭을 부여했다.
경북도의회 청사는 역시 맹자의 `여민동락`에서 인용한 여민관으로 잠정 결정했다.
한편 경북도는 오는 2월12일 행정부지사실 등을 필두로 본청 첫 이사를 시작, 19일 도지사실 등, 21일 자치행정국 등의 이사를 마무리하고 총선 이후 개청식을 할 예정이다.
/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