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첫 한목소리” vs 구미시 “수질개선 요구 뿐”<Br>양측 의견 못 좁힌 내용 그대로 담아 대립 첨예할 듯
대구취수원 이전과 관련한 대구·구미민관협의회의 공동 건의문을 두고 양 도시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6일 구미상수도사업소에서 열린 9차 협의회에서 대구취수원 이전 대구·구미민관협의회는 중앙 정부에 8가지의 공동 건의문을 제출했다. <본지 17일자 2면 보도> 이와 관련해 대구시는 대립만 하던 양측이 처음으로 한목소리를 냈다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구미시는 공동 건의문은 낙동강 수질개선에 대한 문제이지 취수원 이전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중앙정부가 취수원 이전은 양 지역간 합의가 전제조건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건의문에 대한 답변이 언제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한 수질전문가는 “양 측의 공동 건의문을 잘 살펴보면 정부가 당장 답변하기 어려운 내용이 대부분이다. 특히 구미측의 건의문에는 낙동강 수계에 대한 중·장기 계획 관련 내용들이 있는 만큼 답변이 늦어 질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민간협의회 민경석 위원장은 “이번 건의문은 대구취수원을 구미에 이전 한다면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질문내용이다. 대구측의 3가지 건의사항 중 1번과 2번은 국토부와 환경부에서 빠른 시일내에 답을 할 수 있는 것이다”면서 “질문 중에는 중장기적으로 낙동강 수계에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이를 해결해 줄 방안을 찾아달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고, 구미측도 나름대로 이러한 의미에서 질문을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구시의 기대감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구미시는 이번 9차 협의회에서 발표한 공동건의문이 지난해 2월 남유진 구미시장이 대구시청을 방문한 당시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는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 이제야 실천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건의문에는 양측 민간협의회가 그동안 의견을 좁히지 못한 내용들을 그대로 포함하고 있다.
구미민간협의회 윤종호 위원장은 “이번 공동건의문은 대구취수원 이전과는 전혀 상관없는 낙동강 수계에 대한 질의문”이라면서도 “건의문은 그동안 대구취수원 이전과 관련된 잘못된 학술조사 등을 모두 접고, 제로베이스에서 이 문제를 다시 시작하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동 건의문이 양 도시의 입장차만 확인하면서 앞으로 민간협의회가 또다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미/김락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