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죠. 이런 집에서 언제 한번 살아볼 수 있을까요?”
지난 25일 포항시 북구 `장성푸르지오`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결혼 7년차 주부 A씨(36·북구 용흥동)는 내 집 마련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이미 지난달 남편과 함께 한차례 모델하우스를 둘러본 뒤 이사 문제를 논의해 봤지만, 외벌이 가정이라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포항 신규 아파트 분양가 700만원 중반서 800만원대 형성청약 당첨되더라도 계약포기 많아… 실수요자 관망세 확대
비싸게 책정된 분양가 등 지역 분양시장 걸림돌로 작용
아쉬운 마음에 남편 몰래 한 번 더 이곳을 찾은 A씨는 “결국 돈이 문제죠. 수중에 모아놓은 돈은 없고 빚내서 사는 건 무리인 것 같고. 내 집 마련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되는 날이 오긴 올까요?”라고 물었다.
비싼 아파트값에 내 집 마련의 꿈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막상 계약을 포기하는 실수요자가 늘면서 포항지역 신규 분양시장의 실적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자료에 따르면 2017년 7월말 현재 경북지역에 신규 분양된 민간아파트 단위면적 3.3m²당 평균 분양가격은 783만원으로 전년동월대비 13만4천원 올랐다.
매년 7월 기준으로 따져보면 2016년 741만원, 2015년 703만원, 2014년 655만원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흔히 말하는 집값 하락 우려와는 달리 최근 3년만 봐도 실질적으로 집값은 꾸준히 오른 셈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700만원 중반에서 800만원대까지 형성돼 있어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도 매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앞으로 들어올 아파트는 최소한 이 가격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치솟는 분양가로 인해 `신규 거래 실종사태`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 열풍이 불던 지난 2015년 경북지역의 신규 아파트 분양률은 99%까지 치솟으며 매분기 90% 이상의 높은 계약률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30%대로 큰 폭 감소해 올해까지 침체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6월 단위면적 3.3m²당 800만원대에 분양한 `포항 남구 라온프라이빗 스카이파크`의 계약률은 현재 29.4%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 장성침촌지구에 선보이는 `로열파크 씨티 장성 푸르지오`의 경우 지난달 최고 45.5 대 1의 경쟁률로 청약 마감되며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지만 실제 계약을 앞두고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지난달 27일 계약했다는 B씨(55·북구 용흥동)는 “첫날인데 예상보다 사람이 적어 모델하우스 직원들도 대기인원을 보고 놀라는 눈치였다”고 전했다.
1천500세대 대단지로 오는 2020년 1월 입주예정인 장성 푸르지오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865만원이다.
KTX포항역, 영일만대로 등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고 각종 여가시설과 학군, 생활편의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라 북구지역을 대표하는 새로운 주거단지가 될 것이란 기대가 모이고 있지만, 높은 분양가에 수요예측을 넘는 과다한 분양물량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이미 초곡이나 자이에 분양권을 한두 개씩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투자 수요보단 실수요자 중심으로 계약층이 비교적 탄탄한 편이지만 초기분양률은 5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17년 7월말 기준 포항시 주요 업체별 미분양 현황
소재지 | 아파트명 | 총 분양가구 | 미분양가구 |
북구 두호동 | 두호 SK VIEW 푸르지오 | 657 | 506 |
남구 대잠동 | 대잠 라온프라이빗 | 371 | 286 |
북구 흥해읍 | 초곡 화산 살례 | 554 | 242 |
북구 우현동 | 우현 우방아이유쉘 센트럴 | 478 | 98 |
자료 제공/포항시
/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