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1단계 준공인데<br />공장용지 분양 고작 1%대<br />연말 2단계 착공 앞두고<br />무기한 공사 연기 ‘괴소문’ <br />LH선 “예정대로 11월에”<br />이철우 지사·이강덕 시장<br />파격적 조건 등 대책
‘이러다 2단계 착공은 물건너 가는 것 아닌가’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의 미래가 ‘시계제로(0)’ 상태다.
공장용지를 분양한 지 22개월이 지났는 데도 공장용지 분양률이 1%대에 머물러 있다.
포항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분양가를 할인하는 등의 궁여지책으로 ‘기업 모시기’에 나서고 있지만, 입주하겠다는 기업은 거의 없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오는 11월로 예정된 2단계 착공에 대한 회의론이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LH가 2단계 착공을 무기한 연기했다”는 괴소문까지 나돌아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 구룡포읍과 동해면, 장기면 일대에 조성 중인 블루밸리 국가산단은 LH가 7천360억원을 들여 용지를 조성 중이며, 총 사업면적은 608만㎡다.
블루밸리 산단은 두 단계로 나눠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중 1단계는 293만9천㎡ 규모로 지난 2014년 10월 착공해 내년 3월 준공될 예정이다. 공정률은 90%를 넘어섰다.
블루밸리 산단은 분양 초기 큰 기대를 모았다.
지난 2015년 진행된 상업용지 분양은 4만7천592㎡가 100% 완판되고, 주택용지는 21만6천474㎡ 중 20만1천㎡가 분양돼 92.9%의 높은 분양률을 보였다.
그러나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이듬해 9월 공장용지 가운데 10%를 1차분으로 분양 공고를 냈지만,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같은 해 12월부터는 수의계약으로 변경해 분양에 나섰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분양가를 할인해주는 특별분양 당시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POMIA·7천603㎡)과 주은스틸(4천877㎡)이 산업·연구시설 각 1호로 분양계약을 체결하며 변화가 기대됐으나 이후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추가 분양은 한 건도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분양률 저조는 영남권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투자 위축 등이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높은 분양가도 한몫했다는 지적도 많다. 블루밸리 산단의 분양가는 3.3㎡에 69만4천원으로 포항영일만 3일반산업단지(58만6천원)와 비교하면 3.3㎡(평)당 10만원 이상 비싼 수준이다. 지난해 공장용지 특별분양 당시 3.3㎡당 약 10만원 할인에도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이 1곳뿐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블루밸리 산단 분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산업단지 특별분양팀’을 만들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공언했고, 포항시와 LH는 머리를 맞대고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지난 23일 포항시와 LH는 오전 포항시청에서 블루밸리 국가산단과 관련해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다. 이날 이강덕 포항시장은 임대공단 조성을 비롯해 신소재·신성장산업 부지의 분양가 할인 등을 LH 측에 건의했다. 임대공단은 정부가 LH로부터 용지를 사들인 후 입주희망 기업을 대상으로 낮은 가격에 임대해 주는 사업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유치업종 다변화와 분양면적 세분화, 분양가 할인 등을 비롯해 입주 업체에 대해 취득세와 재산세를 감면해주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블루밸리 산단 내 임대 공단이 유치되면 많은 기업이 입주를 희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블루밸리 국가산단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심지어 오는 11월 예정된 2단계 착공을 LH가 연기했다는 근거 없는 괴소문까지 나도는 등 산단 인근의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LH 측이 “2단계 공사는 오는 11월 차질없이 예정대로 착공하게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괴소문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LH 관계자는 “2단계 산업시설용지는 1단계보다 접근성이나 지형적인 측면이 우수해 분양이 순조로울 것”이라면서 “2단계 공사가 미뤄질 것이라는 소문은 1단계 낮은 분양률에 따른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