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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CCTV 통합관제센터, 매의 눈으로 ‘안전 파수꾼’ 역할 톡톡

이시라기자
등록일 2021-04-29 19:27 게재일 2021-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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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4천여대 운용…방범·교통·재난재해상황 모니터링<br/>강력범죄·음주운전·청소년비위 등 범인 검거 일등공신<br/>시민 “사생활 침해 논란 있지만 범죄 예방·억제 큰 도움”
지난 28일 포항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관제요원들이 포항 전역에 설치된 4천여 대의 방범용 CCTV를 모니터링 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남몰래 하는 당신의 나쁜 짓과 수상한 짓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새벽 1시께 포항시 북구 기계면에 위치한 한 도로에서 회색 승용차 1대가 차선을 지키지 않은 채 삐뚤 빼뚤 곡예운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 차량은 중앙선을 침범하며 역주행해 마주 오던 운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 때마침 벌어지는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던 관제요원은 경찰에 해당 승용차를 음주운전 의심차량으로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차량 운전자인 30대 남성 A씨에 대해 음주측정을 진행했고, 조사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45%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3월 18일 새벽 2시께 포항시 남구 대도동의 노상에서 주차된 차량의 주변을 서성이며 차의 문고리를 수차례 잡아당기는 20대 남성 B씨의 모습이 관제요원의 눈에 포착됐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관제요원은 B씨의 동태를 살폈고, 그가 잠금장치가 풀린 차 안으로 들어가 최신형 휴대전화기 1대를 훔쳐나오는 것을 목격했다. 관제요원은 CCTV 영상을 보며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B씨의 범죄 행각과 순찰차를 보며 도망치는 그의 이동 경로를 경찰관에게 상세히 알렸다. 경찰은 현행범으로 B씨를 체포한 뒤 절도 혐의로 입건했다.

포항시민 안모(37)씨는 “과거에는 사람의 눈에 띄지 않고 경찰에 걸리지만 않으면 완전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도심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어 행동한 번 더 생각하고 하게 된다”며 “CCTV 설치와 관련해서 사생활 침해 논란이 있지만, 그래도 방범용 CCTV가 있어 범죄를 예방하고 억제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포항CCTV 통합관제센터가 24시간 보이지 않는 눈으로 ‘안전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9일 포항시에 따르면 통합관제센터는 지난 2020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5대 강력범죄(살인·강도·강간추행·절도·폭력) 58건, 음주운전 38건, 청소년비위행위 19건, 경범죄(쓰레기 투기 및 소각) 9건, 주취자 안전조치·기타 159건 등 모두 283건의 크고 작은 범법행위를 발견해 경찰의 범인 검거를 도왔다.

또 이미 발생한 범죄에 대해 같은 기간에 7천691건의 CCTV 영상자료를 제공하며 범죄를 해결하는데 1등 공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운영된 포항CCTV 통합관제센터는 현재까지 포항 전역에 설치된 4천여대의 CCTV를 통해 방범, 교통, 재난재해 상황에 대해 모니터링하며 지역의 치안을 담당한다.

40명의 관제요원은 10명씩 한 조를 이뤄 4조 3교대로 일하며 24시간 포항 전역을 매의 눈으로 살펴본다.

관제요원들은 한 명당 4대의 모니터를 쉴 새 없이 살펴야 하는데, 이들은 업무의 긴장감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모니터링을 하는 지역을 일정기간과 시간이 지나면 서로 바꾸면서 일을 하기도 한다.

관제요원들은 퇴근 후 카메라의 위치 및 방향 확인을 위해 현장 탐방을 하고, 머릿속에 자신이 맡은 지역의 지리적 특성과 CCTV의 위치 등을 파악해 도심 지역 내 치안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선린대학교 홍승철 교수는 “방범용 CCTV를 설치하기 전에 범죄사각지대와 우범지역 등을 위주로 위치를 선정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시민의 사생활 침해 부분만 주의를 기울여 준다면 부족한 경찰인력을 채워주고, 범죄 예방에 큰 도움이 되는 등 실보다 득이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시 관계자는 “통합관제센터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운영되고 있다”며 “아동과 여성,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범죄로 안전한 포항시를 만들고자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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