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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벌꿀 생산량 ‘뚝’… 양봉농가 비상

피현진기자
등록일 2021-11-24 20:25 게재일 2021-11-2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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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저온 기후·밀원수 부족 영향<br/>평년대비 4분의 1… 2년 연속 급감<br/>위기 농가 경제적 지원방안 절실

올해 경북지역 양봉농가에서 생산한 벌꿀이 2년 연속 급감해 지역 양봉산업이 붕괴 직전에 내몰렸다.

24일 경북도와 한국양봉협회 경북도지회에 따르면 경북 양봉농가 꿀 평균 생산량은 2019년 벌통 1개당 20.2㎏에서 지난해 7.7㎏로 줄었고 올해는 5.9㎏으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와 올해 벌꿀 생산량이 평년보다 4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이다.


이처럼 벌꿀 생산이 줄어드는 원인은 날씨 탓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3월 지역에 따라 기상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하다가 4월과 5월 한때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등 최고 기온과 최저 기온이 시기에 맞지 않게 기록되면서 꿀벌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기도 전에 꽃이 폈다가 일찍 떨어졌다.


잦은 비도 벌꿀 생산량 감소에 한 몫 했다. 경북도의 5월 강수일수는 구미 19일, 경북 안동 20일 등이었다. 비는 수확량뿐 아니라 품질도 떨어뜨렸다.


지역의 한 양봉업자는 “올해는 수분 함량 18%가 넘는 ‘물꿀’이 많아 추가 비용을 들여 농축하는 일이 다반사 였다”며 “심지어 꿀 수분 함량이 30%를 넘어 수분 측정기가 오류를 일으키는 일도 벌어졌다”고 밝혔다.


양봉업계는 이런 기상이변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벌꿀 생산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아까시나무의 경우 20∼30년 전만 해도 남쪽과 북쪽의 개화 시기가 30일가량 차이가 있어 이동 양봉을 통해 채밀량을 늘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한꺼번에 개화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지역을 이동하며 채밀하는 일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밖에 1960∼1970년대 사방사업 목적으로 심은 아까시나무들이 산불, 노령화, 벌목 등으로 사라진데 비해 꿀을 채집할 수 있는 밀원수 식재는 부족했다. 여기에 말벌류 개체 수 증가 등도 꿀 생산을 감소시켰다.


양봉 농가도 감소하는 추세다. 2019년 지역 양봉농가 6천300호가 벌통 59만 통을 운영했으나 2020년에는 5천300호 농가에 53만6천 통으로 급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선 시·군에서 벌꿀 생산량 감소는 매우 심각하다. 경북 칠곡에서는 평년 500t의 꿀이 생산됐지만 올해 생산량은 250t으로 반 토막이 났다.


최근 3년간 칠곡 양봉농가 200호가 생산한 꿀은 2019년 520t에서 태풍피해를 입었던 2020년 120t, 2021년에는 250t으로 격감했다. 타 시·군 양봉농가도 꿀 생산량이 예전과 비교해 40∼45% 감소해 수입에 큰 타격을 입었다.


경북도와 일선 시·군은 꿀 생산 감소로 어려움에 부닥친 양봉농가를 위해 지원책을 시행키로 했다.


박승표 양봉협회 경북도지회 사무국장은 “이상저온과 불순한 일기 때문에 꿀 생산이 줄고 양봉농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지역 양봉농가에 기자재 및 보조사료 지원과 함께 산림자원을 활용한 밀원수 조림 등 양봉장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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