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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도 낙제점 ‘형산강 에코전망대’가 애물단지

이시라기자
등록일 2021-12-16 20:03 게재일 2021-12-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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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설물은 고장 4개월째 방치<br/>콘텐츠는 빈약·안내표지판도 無<br/>방문객 일 평균 60∼70명에 불과<br/>불법 주정차 등 각종 문제도 겹쳐<br/>이런 상황에도 市는 뒷짐만 빈축
인지도 부족으로 이용률 저조에 시달리고 있는 ‘형산강 에코 전망대’의 모습. /이시라기자
“포항 형산강 에코전망대?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그게 뭐예요?”

포항시민의 젖줄인 형산강의 생태를 전망하기 위해 수십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만든 ‘포항 형산강 에코전망대’가 인지도 부족으로 이용률 저조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일부 시설물의 경우 고장 난 지 4개월이 넘게 방치돼 있었고 콘텐츠도 극소수에 불과해 예산만 낭비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거세다.


지난 2017년 10월 말 포항시 남구 연일읍 중명리 일원에 배를 형상화한 2층 건물인 ‘형산강 에코 전망대’가 들어섰다. 건물 1층에는 AR증강현실, VR체험, 철새전시실이 조성됐고, 2층 전망대에는 그늘 쉼터와 망원경이 설치됐다.


오픈 당시 포항시는 “이 전망대가 시민들의 진정한 휴식 공간이자 자연생태자산의 귀중함을 몸소 체험하는 교육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며 거창한 설립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초창기에는 분위기가 좋았다. 멸종 위기에 처한 다양한 새들을 만나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일이 지날수록 각종 문제점이 드러나며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콘텐츠가 적다는 것이다. 볼거리라고는 스크린 속 가상화면에 공룡과 방문객이 함께 나오는 ‘AR증강현실’과 멸종 위기에 놓인 철새들을 박제한 모습밖에 없다. 심지어 VR기계는 지난 8월께부터 고장이 난 상태다. 방문객 수도 일 평균 평일 기준으로 60∼70명이고 주말은 100명 안팎으로 저조하다.


또한 안내표지판마저도 갖춰지지 않아 이곳이 단순한 화장실인 줄로 알고 있는 시민들도 다수다. 이에 ‘화장실’을 이용할 목적으로 지나던 시민들이 잠시 불법 주정차를 하는 경우도 잦아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포항시민 유모(28) 씨는 “주위에 ‘형산강 에코전망대’라는 표지판이 1개만이라도 있었어도 시설물 찾는데 이렇게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거 같다”며 “조금은 기대를 하고 갔는데, 볼거리가 정말 없어서 관람시간이 10분이 채 안 됐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포항시는 강건너 불구경 하듯 뒷짐만 지고 있어 문제를 더욱 키우고만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하고 날이 추워서 방문객의 수가 줄어들었다”며 “VR의 경우 자제 수급이 어려워 기기를 고쳐서 쓸지 새로 구입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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