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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년 새해… 경북도내 호랑이 관련 지명·전설 ‘눈길’

이시라기자
등록일 2021-12-30 20:09 게재일 2021-12-3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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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꼬리’ 포항 호미곶 대표적<br/>문경 호계면, 호랑이 누운 형상<br/>경주 호명리, 범이 우는 산골<br/>상주 외남면 국내 최고령 감나무<br/>‘호랑이보다 무서운 곶감’ 주인공

호랑이띠해인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앞두고 경북도내에 호랑이와 관련된 지명과 전설이 눈길을 끈다.

호랑이는 예로부터 ‘호환(虎患)’을 일으키는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잡귀와 액운을 막아주는 신성한 ‘영물(靈物)’로 여겨지기도 했다. 조선 시대 왕이 신하에게 하사하던 ‘사인검’도 호랑이 인(寅)자가 네 번 겹치는 인년(寅年)·인월(寅月)·인일(寅日)·인시(寅時)에 만들어져 사악한 것을 베고 나라를 지키라는 뜻이 담겨 있었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호랑이 관련 지명은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호미곶이다.


호미곶은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수 있는 지역인 동시에 한반도 전체를 호랑이 모습에 비유했을 때 호랑이 꼬리 부분에 해당한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었다. 곶은 바다 쪽으로 튀어나온 비교적 뾰족한 육지 끝부분을 가리킨다.


400여년 전에는 격암 동해산수비록의 저자인 남사고가 장기산맥 최단부인 장기갑을 ‘호미등(범꼬리)’이라고 기록했고, 대동여지도를 저술한 김정호도 장기산맥 오른쪽 끝부분을 ‘장기갑호미등’이라 적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인 1918년 장기갑으로 불리다가 1995년 장기곶으로 변경된 뒤다시 2002년 국토지리정보원 고시로 호미곶으로 바뀌었다.


호미곶을 품은 포항 대보면도 주민 동의와 행정절차를 거쳐 아예 2010년 호미곶면으로 변경했다.


호미곶 일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만 해도 매년 새해 첫날 해맞이광장에서 한민족해맞이축전이 열렸다.


상생의 손이 있는 데다가 한반도 형상의 호랑이 조형물이 조성된 포항 대표 관광명소다.


다만 호랑이 조형물은 올해 태풍 때 파손돼 현재까지 빈 상태다.


또 포항 남구 호동은 호랑이가 개를 어르는 형국, 문경시 호계면은 호랑이가 누워있는 형상이라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경주시 강동명 호명리는 깊은 산골이라 범이 울고 다녔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


봉화에는 호랑이 바위란 큰 바위가 있었다거나 호랑이가 나타나 사람과 짐승을 해쳤다고 붙은 범우골이 있다.


도내에는 호랑이와 관련된 흥미진진한 전설이 있는 마을도 있다.


포항시 남구 효자동은 조선 중엽 효자 전희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시묘살이를 했고 그 효심에 감복한 호랑이가 밤마다 나타나 상주를 보호했다고 전해진다.


상주시 외남면 소은리에 있는 국내 최고령 감나무는 ‘호랑이보다 무서운 곶감’이란 전래동화책에 등장하는 나무로 ‘하늘 아래 첫 감나무’란 애칭으로 불린다.


밖에 호랑이가 왔다고 겁을 줘도 울던 아이가 “곶감이다”라고 했더니 울음을 그쳤고 그 이후로 호랑이가 자신보다 곶감이 더 센 줄 알고 벌벌 떨었다는 전래동화에 나오는 곶감이 이 나무에서 만든 것이라고 전해진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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