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흥 창업주 ‘대구상회’ 출발<br/> 외환위기 때도 최고 기록 건재 <br/> 롯데·현대 등 진출하며 치명타<br/> 하나 남은 대백프라자도 ‘위태’<br/> 달성 출신 배재호 씨 대표이사<br/> 제이에이치비홀딩스가 양수<br/>“부지 개발 방향, 시 등과 협의”
(주)대구백화점은 중구 동성로에 위치한 대구백화점 본점을 (주)제이에이치비홀딩스와 자산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양도금액은 2천125억 원(자산 총액 대비 약 수준 41%)으로 앞으로 재무구조 개선 및 사업계획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자금으로 소요될 예정이다. 계약금은 50억 원이며, 중도금(300억 원)은 오는 6월 말, 양도 기준일 및 등기 예정일인 11월30일 나머지 금액을 제이에이치비홀딩스가 대구백화점에 지급한다.
대구백화점은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지난해 7월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현재 7천500㎡ 안팎의 백화점 본점 건물은 비어 있고, 주차장은 임대 중이다.
대백은 1944년 1월 고(故) 구본흥(1920~2006) 창업주가 대구 종로에 설립한 ‘대구상회’가 효시다. 66㎡ 규모 대구상회에서 주로 잡화류 판매를 시작으로 성공해 50년대 대구상회의 10배 규모인 유복상회를 인수하면서 ‘대구백화점’이 탄생했다.
구본흥 창업주는 사업을 확장해 1969년 한강 이남에서 가장 큰 백화점을 동성로에 개점해 현재의 본점 건물로 위치를 옮겼다. 이후 1988년 기업공개, 1993년 프라자점 개점, 1999년 지방 백화점 최초 인터넷 쇼핑몰 운영 등을 추진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울산과 광주 등 지방 백화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지만 대백은 회계연도 2001~2002년에 매출 6천900억 원, 영업이익 880억 원, 당기순이익 413억 원 등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2003년 롯데백화점, 2011년 현대백화점, 2016년 신세계백화점 등 수도권 대형백화점이 지역에 잇따라 개점한 이후 명품 브랜드 등 주요 브랜드 이탈 등으로 영업 손실이 발생하면서 이에 따른 구조조정, 급여삭감 등 자구책을 시행했으나 힘도 써보지 못하고 무너지기 시작했다. 2017년 4월 동대구로에 야심차게 문을 연 대백아울렛 동대구점이 17개월 만에 문을 닫았고 지난해 3월 본점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
이로써 대구백화점은 현재 대백프라자점만 남았으며, 이마저도 현재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대형백화점이 즐비한 지역 유통환경에서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구 달성군 구지면 출신인 배재호씨가 대표이사인 제이에이치비홀딩스는 대구시에서 창업한 뒤 20여 년간 주요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전국 상가MD 및 컨설팅, 시행을 전문으로 해 온 기업이다. 2년 전 본사를 서울로 이전한 후 경북 구미시 원평동 일대를 비롯해 전국에서 주상복합 시행을 통해 사세(社勢)를 확장하고 있다. 계열사로는 법인 건축설계사무소, 중개법인, 시행법인 등이 있다.
대백 관계자는 “이번 양도에 따라 금융부채를 상환함으로써 무차입 경영을 통한 수익성 개선과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 기존 사업의 원활한 운영뿐만 아니라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회사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주)제이에이치비홀딩스 관계자는 “대구백화점 부지 매입은 약 18개월 전부터 준비했으며, 대구백화점 부지에 대한 회사의 개발 방향은 있지만, 관할청인 대구시와 중구청과 긴밀히 협의해 대구와 중구의 발전을 위한 형태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