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접촉면회 금지 조치<br/>사전예약 경우만 비접촉 면회 <br/>임종 경우에도 독립공간 대면<br/>부모 모신 자녀들 고충 커져<br/>지역 요양원·요양병원 등<br/>면회실 소독 등 방역 강화
“올 설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어서 착잡한 마음입니다.”
코로나19로 요양원과 요양병원에 대한 접촉면회가 금지되면서 설 명절을 앞둔 가족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정부가 내놓은 설 연휴 특별방역 대책에 따르면 이날부터 내달 6일까지 전국 모든 요양원과 요양병원에서 비접촉 면회만 허용된다.
사전예약제가 도입돼 미리 예약한 경우에만 요양원을 방문해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면회할 수 있으며, 임종 등 긴박한 때는 기관 판단 하에 접촉 면회가 가능하다. 이마저도 면회객은 접종완료자로 제한되고, 1인실 또는 독립공간에서만 가능하다.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오미크론 감염자가 급증함에 따라 보다 강화된 방역대책을 내놓았다. 지난해 추석 당시만해도 대구시에서는 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에 따라 치명률이 감소하고, 돌파감염 발생률이 감소하는 상황임을 감안해 요양시설에 대한 방문 면회를 허용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요양원·요양병원에 부모가 있는 자녀들의 설움이 커지고 있다.
대구 달성군의 한 요양원에 80대 노모가 입원 중인 김모(56·여)씨는 “이번 설에는 어머니와 마주 앉아 손이라도 한 번 잡아보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게 돼 죄송스러운 마음 뿐”이라며 “다음 추석까지도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질 것 같아 두렵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정부 특별방역 대책 발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요양원과 요양병원도 마찬가지다.
지역 요양시설에는 정부 발표 이후 비접촉 면회 사전예약을 문의하는 시민들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요양시설들은 현재 설명절 기간 비접촉 면회 사전예약을 접수하는 동시에 이 기간 동안 방문객들이 이용하게 될 비접촉 면회실 소독 등 방역 강화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대구의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예전처럼 대가족이 한 번에 방문해 어르신들과 함께 음식도 함께 나눠먹고 손도 잡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의 명절 풍경은 이제는 모두 옛날 이야기”라며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요양병원에서도 환자와 가족들이 면회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