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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은 줄 모르는 배달비… 소비자는 웁니다

이시라기자
등록일 2022-02-03 21:07 게재일 2022-02-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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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포항지역 4천500원 기본비용에 명절 할증 1천원 <br/>  거리당 추가요금 붙어 최대 8천원까지 부담 ‘원성 자자’<br/>  포장주문 크게 늘고 ‘배달공구’ 등 새 풍속도까지 생겨나 <br/>“대행업체 인상 담합 아닌가” 음식점 업주들도 부글부글

“기본 배달비도 비싼데 명절할증도 받네요. 칼만 안 들었지 강도가 따로 없습니다.”

배달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배달비를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포항지역 배달업계에 따르면 설연휴인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3일간 다수의 배달대행 업체가 1천원의 ‘명절(공휴일) 할증’을 부과했다. 명절에는 배달 수요가 평일에 비해 2∼3배가량 뛰지만, 공휴일이라 일을 하는 배달대행업체와 배달기사 수가 줄어들면서 배달비를 높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명절 전날과 당일에만 할증을 붙였던 것과 달리 올해는 다수 배달대행업체에서 연휴 3일 내내 소비자들에게 할증료를 부담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배달대행 업체에서는 지난해 설 명절 할증 비용을 500원을 부과하게 했지만, 올해는 2배나 뛴 1천원을 소비자들에게 납부하게 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중순쯤부터 현재까지 포항지역 소재 배달 대행업체 생각대로, 부릉, 딜리버리 등 10여곳은 1.5㎞당 기본 수수료를 기존 3천500원에서 4천500원으로 1천원을 인상해 받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번 설 연휴 기간에 기본요금 4천500원에, 명절 공휴일 할증 1천원, 거리당 추가 요금까지 최대 8천원의 배달비를 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달비 상승은 소비자들이 감내할 수 있는 마지 노선을 넘어선 상태다.


과도한 배달비 인상에 대한 반발로 ‘배달 끊기’를 선언하거나 ‘셀프 배달’에 나서는 이들도 잇따르고 있다.


비싼 배달비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은 배달횟수를 줄이거나, 가게에 직접 들러 포장해가는 포장주문 고객들이 크게 늘었다.


젊은 층 사이에서는 값비싼 배달 수수료를 감당하기 위해 배달비를 나눠서 부담하는 ‘배달공구(공동구매)’와 같은 새로운 풍속도 생겨났을 정도다.


일부 시민들은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주문 품목과 시간을 정해 한꺼번에 음식을 주문하고 배달비를 n분의 1로 내는 등 배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팁을 공유하고 있다.


포항시민 유모(38·남구 해도동)씨는 “배달앱이 없었을 때는 애초에 배달료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는데, 배달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플랫폼 사업자의 배를 불려 주려고 애먼 시민들과 자영업자만 경제적 비용을 부담하며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7천∼8천원 정도 하는 분식을 시켜 먹으려고 해도 배달비가 최소 4천500원부터 시작하고 있어 배달 음식 자체를 꺼리게 됐다”고 말했다.


배달료 인상에 대한 음식점들의 불만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배달 대행업체들의 배달 기본료 인상 담합 의혹까지도 제기되고 있다.


포항지역 다수의 배달 대행업체들이 지난 3년 동안 3천원의 배달 수수료를 유지해 왔는데, 2021년 한해 동안에 무려 1천500원의 금액을 동시에 인상한 것이다.


포항에서 배달전문 음식점 운영을 준비하는 김모(29·남구 상도동)씨는 “배달팁 문제는 플랫폼 점주와 배달기사, 소비자 사이의 치킨게임인데 그 피해는 결국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가게 돼있다”며 “코로나19 시국 이후 배달 음식을 시켜먹는 게 각광을 받게 됐는데, 정부에서도 더이상 방관하지 말고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달비를 안정화 시켜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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