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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판세 좌우할 마지막 변수들

등록일 2022-02-20 20:12 게재일 2022-02-2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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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동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배한동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오는 3월 9일 대선 20여일 전이다. 이번 대선은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선두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주 이재명,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오차 범위 내의 접점을 이루고 있다. 아직도 정권 교체론이 약 60%에 이르는 상황에서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 지지율 역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40%에는 미치지 못하고 30% 중반의 박스 권에 갇혀 있다.


윤 후보는 잦은 실언과 원팀을 이루지 못한 당 내분, 부인과 장모의 리스크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이재명 후보 역시 대장동 개발의혹, 형수 욕설과 부인의 과잉의전 논란이라는 악재가 겹쳐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최종 승리자가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서로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된다는 확신만 있는 이상한 선거판이 전개되고 있을 뿐이다. 선거 전문가들이 이번 대선이 5% 내외로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팽팽한 선거판이지만 표심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을 점검해 보자. 대면 접촉이 제한된 코로나 상황에서 후보들의 TV 토론은 후보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이다.


지난 두 차례의 토론이 승자도 패자도 없이 공방만 하다 끝나 버렸다는 지적도 있다. 후보들이 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지나친 방어적 토론이 초래한 결과다.


두 차례의 토론은 후보의 지지율 변동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앞으로의 TV토론은 유권자들의 후보의 지지율 변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들 간의 치열한 토론과정은 가량 비에 옷 젖듯이 유권자들의 후보의 자질 평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양강구도의 대선 판이지만 앞으로의 토론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浮動)층의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한편 TV 토론은 정치적 무관심층의 관심을 자극해 기권 예방과 투표율 상승에도 기여할 것이다. 앞으로 토론이 후보 공약의 신뢰도, 위기 대응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둘째, 양 강 후보의 중도 확장 전략의 성공여부는 대선 판세를 좌우할 것이다. 현재의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진영에 편입된 약 30%의 고정 지지층은 사실상 표심을 바꾸기 어렵다.


그러나 유권자의 약 20% 내외의 중도 부동층의 선택이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 좌우 특정 진영 정치에 매몰되지 않는 부동층은 언제라도 표심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중엔 이재명과 윤석열 후보의 정치적 스캔들에 염증을 느껴 후보를 선택을 미루는 유권자도 포함된다.


최근 보수 야당의 좌 클릭과 진보 여당의 우 클릭 정책은 중도 포섭 전략의 일환이다. 코로나 재난 지원금 확대 지원, 의료 보장 범위의 확대, 군 사병 봉급의 인상, 세금 삭감 등 포풀리즘적 공약을 남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재명 후보가 김종인, 윤여준, 이상돈 등 중도 우파 인사들과 접촉하고, 윤석열 후보가 호남 공략을 적극 펴는 것도 결코 이와 무관치 않다. 앞으로 양진영의 중도 확장 전술이 대선의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셋째, 대선 막판의 후보 단일화 변수는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결정적 변수이다.


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의 위상이 갑자기 부각될 수밖에 없다. 이재명 후보는 이미 안철수 후보의 과학 기술 정책만큼은 국정운영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윤석열 후보 진영에서도 단일화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보수적 시민 단체들까지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인 안철수 후보는 처음부터 ‘대통령에 당선되려고 입후보’했음을 강조하면서 대선의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것이 안철수 후보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술인지 그의 일관된 소신인지 아직 분명치 않다. 여하튼 안철수는 또 다시 자신의 정치적 소신과 단일화 요구라는 현실 사이의 선택적 기로에 서 있다.


위의 3개의 변수는 사실상 독립 변수이면서도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종속변수이다. 여기에 한국의 대선 판도에서 느닷없이 등장할 수 있는 돌발 변수를 상정해 볼 수 있다.


이제 과거의 북풍 공작이나 병역 비리 등 네거티브는 이제 통하지 않는 선거판이 되었다. 그러나 대선 막판의 전대미문의 대형 정치 스캔들 폭로, 후보 자신 및 가족, 부인 등 핵심 측근의 명백한 비리, 토론과정의 후보의 결정적인 말실수 등은 선거의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변수다.


그러나 여야 어느 쪽이던 안철수와의 단일화만 성사된다면 이러한 돌발 변수는 잠재울 수 있다. 후보 간의 단일화가 반드시 1+1=2의 힘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안철수의 단일화 여부에 따라 대선 판도는 또 한 번 요동칠 것이 분명하다. 단일화를 포함한 돌발적인 상황 변수를 예의 주시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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