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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 교사 6천·학생 7만 확진 수업 마비사태… 교육청 뒷짐만

이시라기자
등록일 2022-03-30 20:49 게재일 2022-03-3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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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수업에 방역까지 맡은<br/>일선 교사 격무 부담 커져도<br/>비상인력 배치 제대로 안돼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으로 경북지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폭증하면서 일선 교육현장도 감염자 증가로 혼란이 심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3월 신학기부터 최근까지 지역에서 6천100여명이 넘는 교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학습결손 및 수업 공백이 우려되고 있지만, 경북교육청은 별다른 대책 마련 없이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새 학기가 시작된 지난 2일부터 29일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된 지역 내 유·초·중·고교생은 무려 6만9천73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경북지역의 전체 학생 수(지난해 4월 기준) 29만2천929명 중 23.80%에 달하는 수치다. 또한 29일 하루 동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은 3천812명이나 됐다.


코로나19에 감염된 교사 수도 증가추세다. 같은 기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누적 교사 수는 6천131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경북지역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사 수의 4만254명 중 15.23%를 차지한다. 특히 도내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포항지역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포항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29일까지 포항지역 유·초·중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누적 학생 수는 1만441명으로 이는 지역 내 전체 학생 수(4만8천48명)에 21.73%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섯명에 한 명꼴로 감염된 셈이다. 같은 기간 포항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누적 교직원의 수는 763명으로 이는 전체 교직원(4천98명)의 18.61%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상황은 10대 이하의 백신 접종률이 낮고, 학생들이 교실에서 밀집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현장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교육 현장은 곳곳에서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


일선 교사들은 동료 교사의 확진이 늘게 되면서 그들의 빈자리를 메우느라 수업시간이 늘게 되고, 방역업무까지 전담하고 있어 매일 격무에 시달린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포항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생들만 확진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도 코로나19에 연이어 감염되면서 사실상 수업이 마비상태”라며 “학교 내 보조 인력 만으로는 코로나19 격리된 교직원들의 빈자리를 채울 수 없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학생들 역시 잦은 대체 수업 등으로 인해 제대로 된 수업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경북교육청은 ‘뾰족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경북교육청은 지난 14일 ‘경북교육청, 비상시 수업 대체인력에 장학사도 투입’이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당시 경북교육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교육전문직원(장학사), 파견교사, 학습연구년제 교사 등 비상 인력 풀을 구축해 등교수업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며 학생들의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자신했지만 조사결과 보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일선 교육현장에는 비상인력이 제대로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는 실정이다.


경북교육청의 이같은 대응은 세종, 인천, 울산, 충남, 충북의 타지역 교육청이 교육청에 근무하는 장학사와 연구사 등을 일선 학교에 파견해 대체수업을 지원하며 학습결손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우리도 정신이 없어 대체 인력에 투입에 대한 현황 자료는 확보하지 못했고, 비상인력에 대한 자료를 취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앞으로 비상인력풀을 구축해 등교수업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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