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잔혹하게 살해한 40대 아들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어재원)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아버지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기소된 A씨(45)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19일 오후 2시 18분쯤 대구 동구 아버지 B씨(75) 소유 조립식 건물에서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과거 B씨에게서 돈을 빌려 사업하다 그만둔 뒤 일정한 직업이 없는 상황에서 금전적 도움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고 잔소리를 듣게 되자 지난 2021년 B씨와 연락을 끊었다. 그러다 지난해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1억원 상당 카드빚을 진 게 B씨의 무책임함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증오심에 범행을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사흘 동안 흉기를 지닌 채 B씨를 만나기 위해 범행 장소를 찾아갔고 범행 당일 조립식 건물 인근 공터에서 B씨가 오길 기다렸다가 그를 뒤따라가 살해했다. A씨는 흉기에 찔려 쓰러진 B씨가 숨을 헐떡이는데도 방치한 채 범행 장소에 설치된 CCTV 영상 저장장치를 떼어내고 2분 만에 현장을 벗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또 B씨 피가 묻은 자기 옷가지를 여러 장소에 나눠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범행 전후 사정과 범행에 사용된 도구, 공격 횟수와 방식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범정 또한 매우 무거워 엄중한 처벌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김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