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6월5일 포항 출발 ~11일 부산 하선 행사에 4억5천만원 지원 <br/>“탑승만 하고 바로 떠나는 일정인데 무슨 도움 되나” 예산 낭비 논란
포항시가 특정 여행사가 진행하는 초호화 크루즈 여행 관광 행사에 수억 원을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과도한 예산 집행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여행은 포항에서 출발해 부산에서 마무리하는 일정으로 관광객들이 지역에 체류할 시간이 짧아 관광 효과가 의문시 되기 때문이다.
25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A여행사가 오는 6월 5일부터 11일까지 6박 7일간 유명 트로트 가수 B씨와 그의 팬들과 함께 떠나는 크루즈 여행을 추진 중이다. 이 여행은 포항에서 출발해 일본 오키나와와 미야코지마, 대만 기륭, 부산에서 하선하는 코스다. 탑승료는 1인당 최소 209만원에서 최대 39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크루즈 여객선은 11만4천500t급의 여객선으로, 최대 수용 인원은 3천780명이다. 이중 크루즈 여행을 신청한 관광객은 모두 3천24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포항시의 과도한 예산 지원이 도마에 올랐다.
시는 크루즈 관광을 주관하는 A여행사에 4억5천만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관광객을 지역에 유치하면서 소비를 늘리고 도시 이미지 제고와 홍보 효과 등 다양한 파급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지출 대비 효과가 떨어지는 사업에 예산만 낭비한 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는 예산지원을 통해 크루즈 출발지를 부산에서 포항으로 바꿨지만 도착지는 부산이어서 관광객들이 사실상 포항에 체류하며 구경할 여유가 없는 일정이다.
크루즈 관광객들은 출발 시각에 맞춰 여객선에 탑승한 뒤, 일정이 끝나고 난 뒤 부산항에 도착, 곧장 집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포항은 크루즈 여객선을 타기 위한 ‘단순 경유지’에 그칠 뿐이다.
그런데도 4억5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게 시민들의 반응이다.
더욱이 출발지인 영일만신항은 내년까지 여객터미널 조성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이라 인근에는 식당, 기념품 가게 등 관광객들의 편의시설이 거의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크루즈 탑승만을 위해 포항을 단순 방문하는 3천여 명의 관광객들에게 1인당 약 14만8천원상당의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지역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포항시는 지난 2019년 추진한 ‘코스타 네오로만티카’의 크루즈 여객선이 포항에서 출발해 블라디보스토크를 여행하다 포항에서 내리는 여행과 비슷한 수준의 인센티브를 A여행사의 크루즈 여행해 집행한 상태다.
포항시는 인센티브 지급에 대해 “A여행사와 크루즈 선사 및 관계자에게 영일만항의 입지를 확인시키며 환동해권 거점항만으로 영일만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예산지원을 추진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납득할 시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이시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