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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더미에 묻히고, 물살에 쓸려가고 ‘망연자실’

곽인규기자 · 김세동 기자 · 강남진 기자 · 박종화 기자
등록일 2023-07-16 20:11 게재일 2023-07-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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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시 서천둔치가 범람 위기속에 체육 시설물들이 그대로 놓여 있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영 주

토사 매몰로 5명 안타까운 죽음

부석사 등 문화재 피해도 잇따라

철거 방치 서천둔치 체육시설

‘침수 피해 키울까’ 주민들 불안


16일 오전 8시 현재 303.9㎜의 비가 내린 영주시 곳곳도 물폭탄 피해를 입었다. 이번 호우로 영주시에서는 토사매몰로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당했다. 지난달 30일 토사로 매몰돼 사망한 14개월 영유아를 포함하면 모두 5명이 사망했다.


연일 이어지는 호우로 피해 지역은 늘고 있지만, 장비 및 일손 부족으로 조기 응급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주시는 이번 비로 도로사면 유실 및 침수, 도로 매몰, 하천 사면 소실, 서천 고수부지 침수, 내성천 하천 범람, 풍기읍 삼가리와 이산면 용상리 통신케이블이 절단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문화재 피해도 6건 발생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부석사 조사당 앞 취현암 마당 토사가 유실되고 후문 쪽 산사태가 났다. 무섬마을은 영주댐 방류량 증가로 하천 수위가 증가해 범람이 우려됐었다. 순흥향교 진입로에는 산사태 및 피해목 발생으로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고압전기 전선 파손과 인근산 토사 유실에 따른 담장이 무너졌다. 인동장씨 고택과 삼판서 고택도 산사태 등 폭우 피해가 발생했다.


위험 요소가 있는 문정동 한정교에서 노벨리스 방향 경북선 철도하교와 부석면 상석리 주변 양방향 도로, 단산면 동원리 일대 도로는 전면 운행 통제되고 있다.


또, 13개 읍면동 339세대 670여 명의 주민은 안전 지대로 대피한 상태다. 이산면에 소재한 장애인 보호작업장인 사회복지법인 성심사회복지재단 마리스타(제조업)는 뒷산에서 흘러 내린 토사와 흙탕물이 배수로를 넘어 사무실과 생산공장까지 흘러 들었다. 전직원이 나서 4일째 씻어내고 있지만 연이은 호우 피해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이곳 시설은 지난달 내린 비로 진입로 일부가 유실된데 이어 또다시 침수피해가 더해지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영주댐 16일 현재 저수율은 77%, 유입량 323㎥/s, 방류량은 695㎥/s 규모이며 수위조절을 위해 지난 3일부터 방류를 시작했다.


한편 영주시 서천둔치 일원에 조성된 체육 시설 구조물들이 호우경보 및 범람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도 철거되지 않고 방치돼 침수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체육 시설이 갖춰진 서천 둔치 일원은 하천법 적용받는 지역이다. 하천법에 따르면 장마나 호우시 유속 흐름에 지장을 초래하는 시설물 및 고정식 공작물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규정은 호우나 장마철에 떠내려온 부유물들이 시설물과 엉키면서 물흐름의 방해 요소로 작용, 안전사고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천 둔치 일원에는 인라인스케이트장과 풋살장, 어린이 놀이터, 야외물놀이장 등 시설이 한데 모여 있어 서천 범람시 부유물이 시설물에 걸려 유속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곳이다.


주민 정모(62)씨는 “시민들을 위해 조성 한다는 이유로 하천법을 위배한 시설물들이 늘어나는 것은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이런 시설물이 시민들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하며 이번 호우에 보여준 시설물 관리는 안전불감증이라 말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사흘새 480㎜의 물폭탄이 쏟아진 문경시 동로면 석항1리에 주택이 파손된 모습.  /문경시 제공
사흘새 480㎜의 물폭탄이 쏟아진 문경시 동로면 석항1리에 주택이 파손된 모습. /문경시 제공

봉 화

50·60대 부부 두 쌍 산사태 참변

이재민 478세대 785명 대피 중

피해지역 접근 어려워 복구 난항


봉화군은 13일부터 15일까지 물야면이 최대 385㎜(평균 286㎜)로 물폭탄이 쏟아부으며 16일 11시 현재 사망 4명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인명피해는 일반산사태(주택매몰)로 춘양면 서동리 50대 부부 2명, 춘양면 학산리 60대 부부 2명 등 4명이 숨졌다. 이로 인한 이재민(일반대피자 포함)은 478세대, 785명으로 군민회관과 마을회관, 경로당, 국립미래환경센터 등에 대피중이다.


피해시설은 도로 29개소, 하천 16개소, 철도 4개소, 기타 7개소 등 56건으로 조사됐으며 피해액은 조사가 진행중이다. 명호면 복곡리 1455 일대와 봉화읍 문단리 마을도로가 양방향통제되고 있고, 주택침수와 차량유실, 농경지 및 농업기반시설에 대한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봉화군은 호우피해 조사와 함께 피해지역의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소관부서별 응급복구사업을 추진중이다.


군은 이번 폭우로 길이 유실되거나 산사태로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 많아 피해복구와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 경

2명 사망·실종자 1명은 수색작업

주택·농경지 침수피해 수백여㏊


문경은 호우주의보와 호우경보 속에 동로면에 480㎜의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농경지 토사 유출과 주택 침수로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실종자는 권모(74·마성면)씨로 당국이 수색 작업중이다.


또 주택침수와 파손 등으로 주민 249세대 391명이 경로당과 마을회관으로 대피중이다.


농작물 피해도 잇따라 785농가 농경지 532㏊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도로 침수 및 유실로 지난 14일 오후 11시부터 도로 통제가 5곳에서 이뤄진 상태다.


집중호우가 쏟아지며 상주 북천의 수위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상주시 제공
집중호우가 쏟아지며 상주 북천의 수위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상주시 제공

상 주

45가구 대피·23곳 통행제한 조치

낙동강 인근 주민 사전대피 요청


상주지역은 지난 사흘 동안 평균 211㎜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상주시는 최근 사흘간 내린 비로 45가구가 지역 내 경로당으로 대피했고, 23개소에 통행 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또한, 제방 유실 5건, 시설물 유실 5건, 사면 유실 2건의 공공시설 피해와 농경지 침수 98㏊, 주택 침수 3곳, 담장 붕괴 1곳 등의 피해가 발생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상주시는 급경사지 인접 거주민과 낙동강 수위상승에 따른 인근 지역주민에게 사전대피를 요청하고, 비탈면 붕괴대비 인명피해 예방 긴급점검 등에 나서고 있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집중호우로 인해 하천수위가 급격하게 상승할 우려가 있으니, 하천변 산책로 등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장소는 사전통제를 하고 예찰 활동을 강화해 달라”며 “집중호우 시 야외 캠핑 및 계곡 야영 등은 자제하시고 산사태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니 땅울림, 물 솟구침 등 전조 증상을 발견하면 즉시 대피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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